아는 만큼 보인다, 하버드 대학 탐방 완벽 정리
우리나라에서 일류대의 대명사가 서울대 또는 SKY(서울/고려/연세)이듯이 세계 일류대의 대명사는 하버드대 또는 HYP(하버드/예일/프린스턴)인데요. 지난 미국 보스턴 여행에서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 또는 선생님으로부터 수없이 덕담으로 들어왔던 하버드 대학교를 '입학'은 못했지만 '투어'는 하고 왔네요.ㅎㅎ 오늘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하버드대 캠퍼스 모습을 나눔 하고자 합니다.
아이비리그 사립 대학, 하버드 대학교
1636년에 설립된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이자, 미국 동부 8개 명문 사립대학인 아이비리그 중 하나입니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시작된 대학교로 처음에는 학생 9명과 교수 1명을 두고 목사 양성을 목적으로 출범하였는데요. 이 지역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청교도 성직자 존 하버드(1607-1638년)가 기독교인은 지식이 부족해서는 안 되다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세상을 떠나면서 장서와 재산을 기부했다고 해요. 1636년에 매사추세츠 식민지 일반 의회(the Great and General Court of the Massachusetts Bay Colony)가 하버드 대학교를 설립할 당시 대학의 원래 명칭은 ‘새로운 대학’을 뜻하는 뉴 칼리지(New College)였으나, 하버드 대학의 최초의 주요 기부자인 존 하버드(John Harvard)의 성을 따서 1639년에 하버드 칼리지(Harvard College)라고 명명하게 되었어요.
하버드 투어의 시작, 하버드 광장
투어(Official Harvard tour)는 하버드 광장(Harvard Square)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Harvard Information Center)에서 등록을 한 후 단체로 출발해요. 자유 투어(self-guided walking tour)를 원할 경우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제공하는 무료 맵 또는 9가지 언어로 된 유료 팸플릿을 가지고 이동해도 됩니다.
저희는 하버드 투어 코스가 포함된 시티 패스(City Pass)를 구입했기에 등록 후 하버드(Harverd) 스티커를 받아 팀에 합류했어요. 투어 전후로 여유 시간이 있다면, 하버드 광장에 있는 2층 규모의 스타벅스와 2개의 매장으로 이뤄진 하버드 기념품 가게 쿱(Coop)을 들리면 좋아요.
하버드 학생 가이드 투어
가이드(하버드 학생)를 따라 존스턴 게이트에 들어섬으로써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며 약 1시간 동안 하버드 야드(Harvard Yard)에 있는 주요 건물을 둘러보는 것으로 구성돼 있어요. 총 25개의 하버드 게이트 중 가장 오래된 존스턴 게이트는 1889년에 영국 조지안 리바이벌(Georgian Revival) 디자인으로 완공된 입구예요. 재학생이 존스턴 게이트를 2번(입학식과 졸업식) 이상 넘어 다니면 졸업을 못한다는 흥미로운 속설이 있다고 해요.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ㅎㅎㅎ
1. 하버드 홀(Harvard Hall)
게이트를 지나 처음 도착한 건물은 하버드 홀이에요. 1677년에 건립되어 하버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 될 뻔했으나 1764년 1월 24일에 리포트 작성을 위해 밤중에 도서관에 몰래 들어간 학생이 두고 간 촛불로 화재가 나 건물뿐만 아니라 대학 설립자 존 하버드가 기증한 400권의 책을 포함해 총 5,000권 이상의 도서관 책이 태워졌다고 해요. 현재 건물은 존 핸콕 등의 기부를 받아 1766년에 기존보다 더 크게 재건축된 건물입니다.
2. 매사추세츠 홀(Massachusetts Hall)
2번째로 간 매사추세츠 홀이에요. 1718~1720년 사이에 세워진 기숙사 건물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건물이자 미국에서 2번째로 오래된 대학 건물이에요. 현재는 대학 총장, 부총장, 교무처장의 사무실이 1층, 2층, 3층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4층은 신입생의 기숙사 공간이라고 해요. 하버드에서 가장 오래된 기숙사이기에 거쳐간 유명 인물도 많은데요. 건국의 아버지 사무엘 아담스(Samuel Adams), 2대 대통령 존 애덤스(John Adams), 미국 독립선언서에 최초로 서명한 존 핸콕(John Hancock), 매사추세츠 주지사 엘브리지 게리(Elbridge Gerry) 등이 있으며 근래에는 전 법무부/보건교육복지/국방부/상무 장관 엘리엇 리처드슨(Elliot Richardson), 미국 작사가 앨런 제이 러너(Alan Jay Lerner)와 작곡가 존 하비슨(John Harbison), 영화감독 제프 샤퍼(Jeff Schaffer) 등이 있어요.
3-1. 유니버시티 홀(University Hall)
3번째로 간 유니버시티 홀이에요. 1813–1815년 사이에 지어진 화강암 건물로 1970년에 국가역사유적지(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되었어요. 유니버시티 홀 앞에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명소인 존 하버드 동상이 있어요.
3-2. 존 하버드 동상(statue of John Harvard)
동상은 재산과 장서를 기증한 존 하버드(1607-1638)를 기념하기 위해 1884년에 다니엘 체스터 프렌치(Daniel Chester French)가 만든 청동 조각품이에요. 존 하버드 동상의 발을 만지면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인지 발 부분이 닳아 반질반질해져 있었어요ㅎㅎ 하지만, 사람들 몰래 밤중에 소변을 보는 재학생이 종종 있다고 해 만진 후 손을 바로 씻으라고 알려주더라구요ㅋㅋ 딸의 명문대 입학을 간절히 바라는 부모도 아니고 인파도 많아서 저희는 동상 사진만 찍었네요ㅎㅎ 하버드 동상에는 숨겨진 3가지 이야기는 아래에 따로 적어 봅니다.
- 존 하버드는 설립자가 아니라 기부자이다! - 학교명 때문인지 설립자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존 하버드는 하버드 대학교의 최초의 주요 기부자 중 1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버드 홀의 화재로 하버드가 기부한 책이 모두 불타 현재는 1권도 남지 않았다고 해요.
- 동상에 새겨진 하버드 대학교 설립 연도가 다르다! - 동상에는 1638년으로 새겨져 있지만, 하버드대 설립 연도는 1636년이 맞다고 정정해주었습니다.
- 동상의 얼굴은 존 하버드가 아닌 하버드 법대생이다! - 1884년 조각품을 만들 당시 존 하버드의 얼굴을 확인할 만한 사진이나 자료가 없어 당시 하버드 법대생이었던 셔먼 호어(Sherman Hoar)의 얼굴을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셔먼 호어는 이후 변호사, 매사추세츠 국회의원과 지방검사를 맡았습니다.
4. 사이언스 센터(Science Center)
또 다른 게이트를 지나 4번째로 간 사이언스 센터예요. 1972년에 완공된 건물로, 과학과 수학 전공 학부생들의 교실과 실험실 등이 있는 곳이에요. 건물 앞에 의자 역할을 하는 바위가 잔뜩 있어 눈길이 갔네요.
사이언스 센터 광장에서 케임브리지 소방서(Cambridge Fire Department)에서 내려다보였어요. 출동 신고를 받았는지 소방차가 막 출동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5. 메모리얼 홀(Memorial Hall)
5번째는 메모리얼 홀로, 사이언스 센터 앞에서 설명만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도서관 다음으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건물 중 하나였는데 내부를 볼 수 없어 아쉬웠네요. 메모리얼 홀은 미국 남북 전쟁(the American Civil War, 1861-1865) 기간 동안 희생된 하버드 대학생들을 기리는 곳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하이 고딕(High Victorian Gothic) 양식에 따라 1870-1877년 사이에 지어진 건축물이에요.
6. 메모리얼 교회(Memorial Church)
도서관을 향하는 길에 메모리얼 교회를 지나쳤어요. 메모리얼 교회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373명의 하버드 대학생을 기념하기 위해 1932년에 지어졌어요. 그후, 2차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한 하버드생을 기념하는 또 다른 기념관이 추가로 세워졌다고 해요. 저희가 갔을 당시에는 문이 닫혀 있었으나 매주 일요일 주일 예배 및 하버드생으로 구성된 성가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7. 와이드너 도서관(Widener Library)
와이드너 도서관은 1912년 타이타닉 침몰로 사망한 1907년 하버드 졸업생 해리 엘킨스 와이드너(Harry Elkins Widener)의 어머니가 아들을 기리기 위해 아들이 모은 도서들과 재산을 기증하여 1915년에 개관한 도서관이에요. 다만, 아들이 수영하는 법을 알았다면 죽지 않았을 거라고 여긴 와이드너의 어머니는 기부 조건으로 수영 테스트 통과를 졸업 요건으로 삼아 달라고 하여 실제로 수영이 필수 과목이 되었으나 장애 학생 차별이라는 항의로 1970년대 후반에 폐지되었습니다. 와이드너 도서관은 현재 100개 이상의 언어로 된 약 350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어요. 학생들을 위해 내부는 외부인 출입금지입니다.
8. 졸업식장(367th Harvard University Commencement, 2018)
도서관 바로 맞은편에는 5월 말에 있을 367회 하버드 졸업식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는데요. 의자를 끝도 없이 펴고, 음향 장치를 설치하느라 분주해 보였어요. 2017년 366회 졸업식에서는 페이스북 설립자이자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역대 연사 중 최연소 나이로 졸업식 연설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지요. 마크 저커버그는 2002년 하버드대에 입학한 후 페이스북 창립을 위해 2004년에 중퇴하였는데요. 13년 만인 2017년에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9. 신입생 기숙사(dorms)
와이드너 도서관 바로 옆에는 신입생들이 머무는 기숙사들이 있었어요. 오랜 역사와 명문대답게 하버드 출신의 유명 인물들이 많은데요. 미국 대통령은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26대),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35대),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43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44대) 등 총 7명이며 이중 3명은 대학원 학위를 받았어요. 이외에도 미국 독립선언서에 최초로 서명한 존 핸콕(John Hancock), 버락 오바마의 부인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이스라엘 출신 영화배우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 등이 있습니다.
1870년에 세워진 웰드 홀(Weld Hall)에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35대) 등 다수의 유명 인물들이 거쳐갔다고 해요.
1863년에 세워진 그래이스 홀(Grays Hall)은 당시 지하에 수도꼭지가 있는 대학 최초의 건물로, 다른 건물은 펌프로 물을 끌어와야 했다고 해요. 이스라엘 출신 영화배우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과 버락 오바마의 딸 말리아 오바마(Malia Obama) 등이 머물던 기숙사입니다. 그 외에도 빌 게이츠(Bill Gate) 등이 머물렀다는 Wigglesworth Hall도 근방에 있어요.
10. 맥 학생체육관(M.A.C, Malkin Athletic Center)
5분 이상 도보로 걸어 도착한 곳은 말킨 체육관으로, 1930년에 지어진 1,000석 규모의 다목적 경기장이에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컴퍼니(Empire State Building Company, LLC.) 대표 피터 엘 말킨(Peter L. Malkin)으로부터 재건축 자금을 받아 말킨 체육관으로 불리고 있어요. 현재 하버드 펜싱팀, 배구팀, 레슬링팀 등의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말킨 체육관(Malkin Athletic Center) 바로 뒤편에 학부생 기숙사 12개 중 한 곳인 커클랜드(Kirkland House)가 있는데요. 이곳에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머물렀다고 해요.
11. 램푼 캐슬(Lampoon Castle)
다시 투어 시작점인 하버드 광장으로 가려는 길에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이 가는 빌딩 앞에 잠시 섰는데요. 1876년 7명의 학부생에 의해 시작된 하버드 유머 잡지 하버드 램푼(The Harvard Lampoon)의 신문사로, 1909년 건설 당시 미국 대학 신문사 중 가장 비싼 곳이었다고 해요.
12. 기념품 가게(The Harvard Shop & Coop)
마지막 코스는 하버드 기념품 가게였어요. 이외에도 학교 주변에 'The Harvard Shop' 간판이 달린 하버드 기념품 가게가 많았는데요. 이곳은 아마도 저희 팀을 인솔했던 하버드 졸업생 가이드와 연계된 곳이지 않을까 싶네요. 가이드마다 투어 순서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더라구요. 저희는 투어를 마친 후 하버드 기념품 가게로 가장 유명한 Coop으로 이동했어요.
하버드 기념품 가게로 유명한 쿱(Coop)은 1882년에 하버드 협동 조합(Harvard Cooperative)으로 설립된 후 현재 하버드에 3곳, MIT에 2곳 있어요. 하버드 광장 길 건너편에 위치한 쿱은 2층 규모로 되어 있었으며 내부 인테리어가 화려했어요. 후문으로 나가면 또 다른 쿱 건물이 바로 이어지는데요. 그곳에는 어린이 위주의 기념품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었어요. 건물 사이에 천사 날개 벽화도 있어서 기념사진도 촬영했지요.
세계 및 미국 유명인들을 배출한 대학교
하버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 대통령(7명), 노벨상 수상자(157명), 억만장자(62명)를 배출해 낸 대학인데요. 이외에도 미국에서 가장 많은 퓰리처상 수사장(36명), 연방 대법원 대법관(21명), 세계은행 총재(7명), 로즈 장학생(335명)을 배출했습니다.
하버드 캠퍼스 면적은 약 550만 평으로, 약 45만 평의 서울대보다 훨씬 큰 대학인데요. 투어가 진행되는 보스턴 케임브리지(Cambridge) 본교보다 보스턴 올스턴(Allston) 캠퍼스 면적이 더 넓어요. 투어하면서 '생각보다 캠퍼스가 아주 크지 않네.'라고 여겼지만, 빙산의 일각만 본 셈이었지요. 내부는 보지 못하고 건물의 외관만 둘러 본 투어였지만, 하버드 졸업생의 가이드를 통해 중요한 건물의 역사와 특징을 듣고 나니 자유 투어를 했으면 후회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한, 건물을 소개할 때마다 건물과 연관된 세계 및 미국에서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입학'은 못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버드의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어 좋았어요. 이외에도 2018년 미국 대학교 순위 Top 20 및 캐나다 대학교 순위 Top 20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우리나라 대학교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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