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교회에서 열린 성탄절 야외 연극 관람

성탄절 연극 '첫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베들레헴'

저희 동네에 있는 한 교회에 다니고 있는 친구가 주말에 성탄절 연극을 한다고 초대하여 다녀왔어요.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했던 베들레헴을 투어하면서 연극을 관람하는 야외 공연으로 매우 이색적이었어요. 그럼, 약 2천 년 전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베들레헴 마을로 함께 떠나볼까요?

아기 예수가 태어날 당시의 베들레헴을 향해 가다

그룹 투어 형태로 관람을 해야 하므로 도착하자마자 예약을 하고 휴게실에서 잠시 몸을 녹였어요.

휴게실에는 크리스마스 주제의 색칠공부하기, 틀린 그림 찾기, 미로 탈출하기, 워드 스크램블 하기, 퀴즈 풀기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돼 있었어요.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를 찾아 떠나다

헤롯왕의 모습이에요.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할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지배를 받았는데요. 당시 유대인의 왕이었던 헤롯에게 동방 박사가 찾아와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난 아기가 어디 있냐고 묻자 헤롯왕은 새 왕의 등장에 불안에 떨게 됩니다. 헤롯왕은 아기 예수께 경배하겠다며 계신 곳을 알게 되면 알려달라고 부탁한 뒤 아기 예수를 죽이기 위해 유대인에게서 태어난 2살 이하의 모든 남자 갓난아이 학살을 명령하지요.

당시 로마 황제였던 가이사 아구스도는 모든 사람은 호적하라는 영을 내려 요셉과 마리아는 호적 등록을 하기 위해 요셉의 고향 베들레헴에 도착하게 됩니다. 저희도 그룹 투어 등록 시 받은 동전을 세금으로 내면서 호적 등록에 참여했어요.

호적 등록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서자 아기 예수가 태어났던 베들레헴의 마을 모습이 보였어요. 드라마 야외 세트장을 방문한 느낌이었어요.

그룹 투어를 리드하는 사람과 그룹 투어에 참여한 사람들은 베들레헴을 돌아다니며 아기 예수를 함께 찾아가는 일행으로 연극에 동참하게 되었어요.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각종 향신료, 잡곡, 견과류, 과일 등을 판매하는 식료품점이었어요.

이스라엘의 대표 특산품인 올리브오일을 판매하는 상인도 만났어요. 올리브나무(감람나무)의 열매에서 추출한 최고급 기름이라면서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지요. 실제로 이스라엘에서 생산한 제타(Zeta) 올리브오일은 최고급 품질로 유명합니다.

빵집과 생선 가게도 있었어요. 베들레헴 주민들은 구약 성경에서 오래전에 예언한 아기 예수의 베들레헴 탄생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주변의 소동으로 인하여 약간의 혼란스러움이 있었지만, 어느 때와 비슷한 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시장에서 판매 중인 살아 있는 닭도 볼 수 있어 현장감이 더욱 살아났어요. 야외 공연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유대교의 회당인 시너고그(synagogue)도 세워졌어요. 유대교의 율법학자 랍비(rabbi)가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태초에니라 - 미가서 5장 2절" 구약 성경을 읊으며 예수님이 베들레헴에서 출생하는 것이 예언되었다는 것을 알려줬어요.

베들레헴 여관 모습이에요. 호적 등록을 위해 고향을 찾은 사람들로 인하여 객실이 꽉 찼다고 알려줬어요. 숙소를 찾지 못해 마구간의 구유에 태어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일러주는 복선 역할을 하는 장소 같아요.

각종 식기류, 장식품,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잡화점과 바구니 및 옷감 등을 판매하는 가게예요. 성령으로 잉태하는 일이 정말 가능한 일이냐며 혼란스러워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목재상과 대화를 나누던 중 로마 병정이 나타나 유대인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모습이에요. 세심한 재현으로 인하여 당시의 상황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별의 인도를 따라 아기 예수를 찾기 위해 베들레헴을 찾아온 동방 박사의 모습이에요. 3명 중 1명은 그룹 투어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자원한 사람이에요. 고대 동방에서 동방 박사(Magi)는 수 세기 동안 정치와 종교에서 힘과 권세를 가진 고위 계급으로, 별자리를 관찰하고 왕에게 정치적 상담을 해주거나 왕이 될 왕자를 직접 가르치는 사람들이었어요. 3명의 동방 박사는 황금, 유향, 몰약을 아기 예수께 바치며 경배하러 가는 길이라며 별을 따라서 함께 가자고 했어요.

베들레헴에서의 아기 예수 탄생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들에서 양을 치는 목동이었는데요. 밤하늘에 나타난 천사를 두려워하는 목동들에게 구세주가 나셨으니 강보에 싸여 말구유에 누운 아기가 바로 그분이라며 일러줬다면서 우리에게 빛줄기를 찾아가 보라며 일러줬어요.

목동 옆으로는 당나귀와 염소가 있는 가축우리가 있어 눈길이 갔어요. 연극을 위해 가축까지 직접 데려왔다니 놀라웠네요. 그룹에 참여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빛줄기를 따라 발길을 옮겼어요. 눈 내리는 밤하늘을 향해 강력한 빛을 발하고 있는 빔을 볼 수 있었어요.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족히 빔의 길이가 15미터가 넘을 정도여서 신비로움이 더해졌어요.

빔을 따라오니 마구간에 앉아 있는 요셉과 마리아가 보였어요.

마리아의 품에는 아기 예수가 있었고, 발 앞에는 가축들의 먹이통인 구유가 있었네요. 약 2천 년 전의 아기 예수의 탄생을 목격함으로써 야외 연극은 끝이 났습니다.

교회에서의 간식 타임

친구 가족이 다니고 있는 교회는 기독교에서 특정 교파에 속하지 않은 독립 교회입니다. 주로 군인 출신의 가족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고 해요. 강단 위의 악기와 크리스마스 데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눈 내리는 영하 기온의 날씨에 30분 동안 연극 투어를 했더니 한기가 제법 느껴졌는데요. 투어를 마친 후 홈메이드 쿠키와 음료를 제공해줘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모두 열연을 해서 투어 중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이틀 연속 3시간 동안 야외에서 릴레이 공연을 했던 교인들은 꽤 힘들었을 듯해요. 덕분에 아기 예수의 탄생 스토리를 더욱 실감 나게 경험할 수 있었네요.

연극 관람은 무료 이벤트였지만, 교회 현관 입구에 놓인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지역 사회에 기부할 각종 생활용품 및 식품들을 갖다 놓을 수 있었어요. 캐나다에서는 연말이 되면 불우한 이웃을 위해 학교, 직장, 단체, 전시회 등을 통해 다양한 연말 기부 행사를 한답니다.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연례 행사라고 하는데 친구맘 덕분에 올해 처음 참여하게 되었네요. 캐나다 여러 교회에서 하는 성탄절 이벤트를 참석해봤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이벤트는 처음 본 것 같아요. 함박눈이 내리는 넓은 야외 주차장을 연극 무대로 삼아 아기 예수 탄생 당시의 베들레헴의 분위기를 실감 나게 표현해 매우 인상 깊게 보고 왔네요. 연말이 다가오면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을 많이 주고받는데요. 성탄절 'Christmas'의 'Christ'는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고, '-mas'는 '-절(節), 축일'을 뜻합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성탄절의 의미를 짚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미리 "Merry Christmas" 인사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