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2017)
<라라랜드(La La Land, 2016)>의 여주인공 캐스팅 1순위가 <미녀와 야수>의 여주인공을 맡은 엠마 왓슨(Emma Watson)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었었는데요. 데이미언 셔젤(Damien Chazelle) 감독의 영화 <라라랜드>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여우주연상·미술상·촬영상·음악상·주제가상 등 6개 상을 거머쥐었으며, 2017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주인공이었던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라라랜드의 후폭풍이 어마어마했지요. 에이전트나 영화 관계자마저도 엠마 왓슨이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지만, 엠마 왓슨은 크게 개의치 않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엠마 왓슨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을까요? <미녀와 야수>가 한국에서 3월 16일, 북미에서 3월 17일에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Frozen, 2014)>보다 더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2015년에 개봉한 디즈니 <신데렐라> 실사판이 저절로 떠올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는데요. <신데렐라>와 달랐던 <미녀와 야수>의 매력 7가지를 나눔 해볼까 합니다.
1. 엠마 왓슨은 영화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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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가 탄생한지 65년이 되는 해였던 2015년 3월 13일에 개봉한 <신데렐라> 실사판은 2015년 북미 박스오피스 10위, 2015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12위를 달성해 흥행에 성공했지만, 개인적으로 썩 만족스럽지 않게 본 영화였어요. 여주인공을 맡았던 릴리 제임스(Lily James)의 각진 턱 선과 큰 입은 우리에게 친숙했던 신데렐라의 외모와 일치하지 않아 영화가 시작된 지 한참 지나도록 적응 시간이 필요했어요.
반면, <미녀와 야수>에서 벨(Belle) 역할을 맡았던 엠마 왓슨의 사랑스러움과 작지만 단단함이 느껴지는 체구는 아름다우면서 진취적인 캐릭터인 벨(Belle) 공주와 너무 닮았어요. 도리어 작은 체구로 인하여 현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전진하는 의지가 더욱 돋보이는 효과가 있었고, 거대한 몸집을 가졌던 비스트와도 대조를 이뤄 영화 제목에 걸맞은 시각적인 효과가 느껴졌어요. 감성적이면서도 당찬 벨(Belle)을 통해 현대적인 여성상을 구현하는 엠마 왓슨의 연기는 손색이 없었다고 봅니다.
2. 여주인공의 드레스는 사랑스러웠고 당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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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이전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3번이나 수상한 영국 영화 의상 디자이너 센디 파웰(Sandy Powell)이 맡게 되어 화제가 되었는데요. 실제로 무도회에서 춤추는 장면에서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드레스가 많이 보여 즐겁게 봤습니다. 하지만 정작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신데렐라의 파란 드레스는 할로윈 코스튬이 연상될 정도로 촌스러웠고, 인연의 매개체가 되어주는 유리 구두는 심하게 반짝거릴 뿐 투박한 디자인이라서 실망스러웠어요.
하지만, <미녀와 야수>에 나왔던 엠마 왓슨의 평상복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면서도 사랑스러움이 느껴져 털털하면서도 러블리한 매력을 더욱 돋보여졌어요. 또한, 말을 탈 때 입는 큰 외투는 작은 체구를 더욱 강조해 연약한 존재로 느끼게 했지만, 말을 타고 질주하는 모습에서 포스가 느껴져 아름다우면서도 당찬 벨(Belle)의 색깔을 드러내는데 한 몫을 했던 것 같아요. 또한, 벨을 상징하는 노란 드레스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심플했지만 캉캉춤을 출 때 입는 드레스처럼 여러 겹의 풍성한 레이어드로 인하여 야수와의 댄스가 더욱 아름답고 화려하게 보이도록 했던 것 같아요. 당대 프랑스 여성들이 입었던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어주는 코르셋을 입지 않아 시대적으로 요구받았던 여성성을 거부한 모습이 매우 당차보였습니다.
3. 악역 역할 과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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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실사판에서는 묘하게도 주인공보다 악역이 더 머릿속에 남은 영화였습니다. 계모 역할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는 아름다운 외모에 감춰진 내면의 악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주인공에게 느껴지지 않았던 포스와 함께 묘한 매력까지 느껴질 정도였어요.
<미녀와 야수> 실사판에서 끊임없이 벨에게 구애하는 전쟁 영웅 개스톤(Gaston) 역할을 맡은 루크 에반스(Luke Evans)은 악역 역할을 과도하지 않게 적절한 선에서 멋지게 소화했던 것 같아요. 개스톤의 오른팔(?)인 르푸(Le Fou)도 조시 개드(Josh Gad)와 함께 원작에 버금가는 악역 콤비 열연을 보여줬어요.
4. 디즈니 사상 첫 게이 캐릭터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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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실사판에서 개스통(Gaston)과 악역 콤비를 보여준 르푸(Le Fou) 캐릭터를 두고 디즈니 영화 사상 최초로 게이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하여 개봉 전부터 논란이 많았는데요. 개스통에게 사랑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다가 결국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는 캐릭터라고 하는데요. 막상 영화를 보니,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이 캐릭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애매모호하게 표현을 한 것 같아요. 게이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사실에 말레이시아에서는 개봉이 연기됐고, 러시아는 관람 등급을 ‘16세 이상 관람가’로 상향조정했으며, 미국 앨라배마 주의 한 극 장은 아예 상영을 취소하기까지 했는데요. 감독은 약간의 반전으로 갖게 될 깨알 즐거움을 위한 설정이었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디즈니의 파워를 고려해본다면 여러 가지 의도와 그로 인한 영향을 예상한 함축된 설정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매력이라기보다는 이슈 된 바가 커서 나눔 해보았어요.
5. 동물 또는 사물 캐릭터의 역할, 환상을 채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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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실사판에서는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도맡던 동물 캐릭터들의 역할이 축소되어 다소 실망스러웠는데요.
반면, <미녀와 야수> 실사판에서 괘종시계, 촛대, 차주전자와 찻잔, 피아노, 깃털 먼지떨이 등 의인화한 사물 캐릭터들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데다가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 훈훈했지요. 사물 캐릭터들이 식사를 차리는 모습과 야수를 죽이려고 모여든 사람들과 싸우는 모습은 판타지 영화 같은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또 다른 볼거리가 되었어요. 디즈니 영화답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6. 줄거리 전개에 속도감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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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동화 줄거리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영화 내내 지루함을 느꼈어요.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살리려고 노력하여 즐거운 볼거리는 많았으나, 너무 충실한 줄거리 전개로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그 당시 1학년이었던 딸에게 딱 맞는 영화였어요.
하지만, <미녀와 야수> 실사판은 어른이 봐도 매우 흥미로운 전개였습니다. 극 중반까지는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몰입해서 봤던 것 같아요. 중반 이후 미녀와 야수가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에 빠져가는 부분이 나올 때 살짝 지루했으나 곧 클라이맥스로 도달해 기분 좋은 결말까지 시원하게 봤네요.
7. 눈과 귀가 즐거웠던 뮤지컬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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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의 OST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궁중 음악이 주된 느낌이었다면, <미녀와 야수>는 서민의 삶에서부터 궁중의 무도회까지 보다 더 다양한 색깔을 드러냈던 것 같아요. 영화 첫 장면에서 엠마 왓슨이 노래를 부르며 등장하여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습은 <맘마미아>의 여주인공이었던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yfried)의 모습이 연상되었어요. 엠마 왓슨의 노래 실력은 뮤지컬 배우처럼 파워풀한 솜씨나 기교는 없었지만, 담백하면서도 사랑스럽게 노래를 불러 되려 역할에 적절해 보였어요. 초대형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웅장한 노래와 환상적인 군무가 틈틈이 나와 <미녀와 야수>의 뻔한(?)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줬어요. 악역 역할의 개스통과 르푸가 나무 테이블 위에서 추는 경쾌한 탭댄스는 악역의 존재를 잊게 할만큼 신이 났어요. OST 작업에 참여한 셀렌 디온(Celine Dion), 현 세대 최고의 가수로 손꼽히는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와 존 레전드(John Legend)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눈 못지않게 귀도 즐거웠던 영화였네요.
한 달에 한 번꼴로 영화를 보는 편인데, 이번 주에만 IMAX 자연 다큐 영상을 포함해 총 3편의 영화를 보게 되었네요. 아이와 영화관에 다녀온지 며칠되지 않았는데, <미녀와 야수> 북미 개봉일이 3월 17일이라는 것을 어제 알게 되었거든요. 다음 주로 미룰까 하다가 개봉 첫날에 보는 재미가 있기에 다녀왔는데요. 오후 9시가 넘은 시각에 상영하는 영화라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았는데도, 맨 앞줄만 제외하고 만석인 모습을 처음 보았어요. 실은 기대하는 마음보다도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숙제하는 마음으로 다녀왔는데요. 딸 못지 않게 재미있게 보고 와서 나눔 해보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 후기였습니다만, 디즈니 <미녀와 야수> 실사판 관람을 예정하고 있거나 미루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봄 햇살처럼 화사한 하루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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