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름 문화] DIY로 뒷마당에 덱 설치하기

제가 사는 캐나다 오타와는 겨울이 최소 5개월 동안 이어질 만큼 꽤 길어요. 겨울이 길다 보니, 긴 겨울 동안 쌓인 한을 풀어내듯이 여름을 열정적으로 즐기는데요. 여름을 즐기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집의 뒷마당(backyard)입니다. 캐나다인이 여름에 뒷마당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잠깐 둘러볼까요?



캐나다인의 뒷마당 활용법


"여름날의 주방"



더운 여름날, 주방에 있는 조리기구의 열기에서 벗어나 뒷마당의 그릴을 사용해 요리합니다. 저희는 가끔 하는 편이지만, 저희 이웃집은 여름 내내 주방에서 요리를 아예 하지 않고, 뒷마당에서만 해요.



"여름날의 여가 장소"



뒷마당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휴식을 겸한 다양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수영장, 농구대, 미끄럼틀, 트램펄린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하기도 합니다.  


"여름날의 파티 장소"



더운 집안 대신에 뒷마당으로 손님을 초대해 파티를 즐기도 합니다. 


이렇게 뒷마당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여름철을 위해서 덱(deck)을 설치하는 주택이 매우 많은데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덱은 주택에서 뒷마당으로 나갈 때 사용하는 문과 연결된 나무로 만든 테라스를 말해요. 배의 갑판이나 우리나라의 평상 같은 부분이 주택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저희 집 뒷마당(before)"



저희 집 뒷마당의 모습이에요. 세 가족이 살기에 딱 알맞은 자그마한 주택에 살고 있어요. 뒷마당에는 잔디밭과 한국 채소를 키우는 작은 텃밭 외엔 아무것도 없었는데요. 불편함은 없었지만, 공간을 조금 더 활용하고 싶어 덱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만들어 놓으면 생활 공간이 더 넓어져서 편리할 뿐 아니라, 주택 매매 시에도 매매가가 그만큼 올라가기 때문에 손해 보는 일은 아니거든요. 

남편의 손을 거쳐 완성된 <DIY의 완결판, DECK 만드는 과정>을 소개해봅니다.^^    



1. 땅고르기



넓이는 12ft(3.65m) 정사각형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막대기를 각 모서리에 꽂고 실로 연결해 땅을 파낼 면적을 표시했어요. 컬러 스프레이로 뿌려서 표시해도 좋아요. 잔디를 걷어낸 뒤, 땅 표면을 고르게 했습니다. 이를 위해 갈퀴(rake)를 18달러(1만 8천 원) 주고 샀습니다.


저희는 뒷마당으로 나가는 계단이 끝나는 부분부터 만들었기 때문에, 덱의 높이가 낮았는데요. 만약 계단이 시작하는 높이로 높게 만든다면, 시청에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하며, 건축법에 따라 기초 공사를 위해 땅을 깊게 파야 해요. 주택과 연결된 건축 시공으로 주택 안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2. 주춧돌 놓기



땅을 파내고 평평하게 다진 후, 자갈을 깔고 나무틀을 고정해 줄 주춧돌(deck block)을 놓았어요. 주춧돌은 개당 7달러(7,000원)으로 11개를 사용해 세금 포함 총 90달러(9만 원)이 들었습니다. 



3. 조경용 부직포 깔기



조경용 부직포(landscape fabric)를 깔았어요. 흙이 유실되지 않고, 잡초가 자라지 않기 위함입니다. 150 평방 미터당 8달러(8,000원)으로 21개를 사용해 세금 포함 총 18달러(18,000원)이 들었습니다. 



'ㄷ' 자 모양의 철사 침인 부직포 핀(landscape fabric staple)을 꽂아, 부직포가 움직여지지 않도록 고정했습니다. 1세트(75개입)에 10달러(10,000원)으로 세금 포함 총 11달러(11,000원)이 들었습니다. 



4. 자갈 깔기



부직포 위에 자갈(limestone)을 깔았습니다. 18kg당 3.5달러(3,500원)으로 25포대를 사용해 세금 포함 총 100달러(10만 원)이 들었습니다. 사진보다 입자가 더 굵은 것을 깔아도 됩니다. 



 5. 나무틀 만들기



덱의 기초가 되어줄 나무틀(wooden works)을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이 작업을 위해 원형 톱 80달러(8만 원), 무선 전동 드릴 77달러(7만 7천 원), 삼각자 세트 17달러(1만 7천 원)가 들었습니다.



나무틀 공사를 마친 모습이에요. 12ft(3.65m) 처리 목재 개당 16달러로 총 19개가 들어 세금 포함 총 350달러(35만 원)이 들었고, 나무틀을 고정하는데 필요한 못, 꺾쇠 등을 사는데 총 86달러(8만 6천 원)이 들었습니다.



계단을 없애고 높이가 높은 덱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 때문이었어요. 에어컨 실외기 밑의 잔디를 걷어낸 후, 부직포를 깔고 데코 용 흰 자갈(decorative stone)을 깔았습니다. 18kg당 6달러(6천 원)으로 4포대를 사용해 세금 포함 총 27달러(2만 7천 원)이 들었습니다. 



5. 상판 설치하기



덱의 상판이 되는 목재는 12ft(3.65m)로 배달을 요청했습니다. 목재가 긴 데다가 꽤 무거워 여러 명이 올지 알았는데요. 긴 트럭에 지게차가 매달려있어, 목재에 손 한 번 대지 않고 기계로 손쉽게 옮겨시더라고요. 참고로, 무게, 크기, 거리에 크게 상관없이 캐나다 시내 배송비는 평균 70달러(7만 원)입니다. 



덱의 상판은 진짜 나무가 아닌, 목재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복합재(composite wood)입니다. 목재보다 최소 1.5배 이상 비쌉니다. 목재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실용성 때문인데요. 목재를 사용하면, 표면 보호를 위해 1~2년마다 한 번씩 페인트칠을 해줘야 합니다. 사포로 목재를 일일이 문지르고 페인트 칠하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요. 게다가 캐나다 뒷마당에 쌓인 눈이 4월 말이 되어야 녹기 때문에, 최소 5개월 이상 덱 위에 눈이 덮여 있기 때문에 표면에 손상이 많이 갑니다.  


12ft(3.65m) 복합재 개당 28달러로 총 32개가 들어 세금 포함 총 1,028달러(1백2만 8천 원)이 들었습니다. 데크 공사비 중 가장 큰 비용이 든 부분입니다. 상판을 나무틀에 고정할 핀(fastener)은 1세트(90개입)에 30달러(3만 원)으로 세금 포함 총 100달러(10만 원)이 들었습니다. 



6. 완성! 뒷마당 살림 차리기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비가 내려서, 촉촉하게 젖었네요.



야외용 식탁 세트(patio furniture)입니다. 구입 가격은 500달러(50만 원)입니다.



식탁 세트와 같은 모델인 티 테이블 세트입니다. 구입가격은 260달러(26만 원)입니다. 



바비큐 그릴(grill)은 캠핑 시 사용하려고 작은 크기로 샀더니, 손님 초대할 때 고기 굽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뒷마당에 사용할 그릴을 따로 장만했습니다. 구입 가격은 350달러(35만 원)입니다.



창고(shed)입니다. 언뜻 보면, 간이 화장실 같다는ㅋ 보통 사진보다 두 배 크기의 창고를 많이 설치하는데요. 가격이 1,000달러(백만 원)이 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작은 크기로 설치했습니다. 구입 가격은 540달러(54만 원)입니다.  



창고를 위한 기초 공사 과정이에요. 덱과 비슷한 과정입니다. 부직포 깔기 - 나무틀 얹기 - 자갈로 채우기 - 상판 얹기 - 창고 조립하기 - 상판과 고정하기 순으로 작업했습니다. 창고 기초공사에 필요한 목재, 부직포, 자갈 등 비용은 총 120달러(12만 원)입니다. 



3년 된 작은 텃밭이에요. 한국 채소를 구하기 힘든 오타와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답니다. 벽돌로 경계를 뒀더니, 잔디와 채소가 자꾸 섞여 요리 준비할 때 손이 많이 가더라고요. 공사하면서 목재를 더 구입해 나무틀을 만들었어요.  



깻잎 옆에는 부추, 머루, 돌나물, 상추, 고추, 토마토를 심었어요. 2주 전 사진으로 지금은 훨씬 더 많이 자랐네요. 아래는 저희 집 텃밭 탄생기입니다. 




작업하고 남은 목재로 화분도 만들었어요. 화분 만드는 과정은 아래에 있습니다.^^




뒷마당 활용하기 시작!



완성된 첫날, 수고한 남편을 위해 삼겹살 파티를 했어요.



사이드 메뉴는 홈메이드 쌈장, 고추 장아찌, 양파 피클, 부추 무침, 마늘종 볶음이었습니다. 



남편이 무척 좋아하는 시원한 미역 오이 사과 냉국도 준비했어요.



바로 다음날, 지인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캐나다에서 DIY(do it yourself)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매우 높은 인건비 때문인데요. 조경 업체에게 시공을 맡기면, 재료비의 2배 이상 듭니다. 오타와 조경업체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최소 700만 원부터 시작해 최대 3억까지도 있더라고요. 컥! 3억이면, 집을 짓지...--; 


덱(deck) 설치 재료 비용 : 2,200달러(220만 원)

야외용 가구, 그릴, 창고 등 구입 비용 : 1,770달러(177만 원)


저희는 총 4,000불(4백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발품 팔아가며 최저가격 보장 제도와 세일을 활용해 재료를 구입했어요. 우리나라보다는 전반적으로 모든 재료비가 조금 더 비싸더라고요.


퇴근 후 쉬지도 못하고 수고한 남편이 무척 고마웠네요. 남편 역시 잘 할 수 있을까 염려하더니, 만드는 과정 속에서 성취감을 조금씩 누려가더라고요. DIY는 높은 인건비를 대폭 절약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자기 속도에 맞춰 내 손으로 무언가를 천천히 완성해 가는 기쁨이 있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캐나다의 여름 문화와 D.I.Y.의 힘을 전하는 글이었기를 바라봅니다. 무더운 여름날, 건강과 행복함 속에서 즐거운 추억 가득 쌓아가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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