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가족은 매년 2,000여 명의 아이들을 해외에서 입양하고 있습니다. 국제 입양 국가 순위로는 중국이 약 53%로 제일 많고, 미국(12%), 에티오피아(8%), 베트남(8%), 아이티(7%)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캐나다 국제 입양 국가 순위 중 한국은 평균 7위로, 현재 캐나다에는 약 3,000명의 한인 입양아들이 있고 해마다 약 100여 명의 한국 아이들이 입양되고 있습니다.
캐나다로 입양되는 한국 아이를 위해 캐나다 현지에 사는 한인 동포의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오늘은 그중의 하나인 <한인 양자회 '설날 민속놀이 잔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전에 캐나다 한인 양자회가 어떤 곳인지 살짝 살펴보고 갈까요?
캐나다 한인 양자회란?
캐나다 한인 양자회(Korean Canadian Children Association:KCCA)는 캐나다로 입양 온 한국 아이들이 한국인이 지녀야 할 정체성과 긍지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캐나다 양부모들에게는 한국 문화 소개 및 자녀 교육 정보 제공을 위해 설립한 단체입니다. 1991년에 설립해, 2016년 올해 25주년을 맞이했네요.
캐나다 한인 양자회는 해마다 설날 민속놀이 잔치, 여름 전통문화 체험 캠프, 크리스마스 파티, 모국 방문, 한글 학교 등을 개최하여 한국 역사와 전통, 언어, 음식을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행사는 한국 아이를 입양한 다른 입양 가족들이 서로 만나 교제할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아래는 캐나다 한인 양자회에서 개최한 '설날 민속놀이 잔치'의 모습입니다.
설날 세배하기
한인교회 체육관에서 한국 설날의 문화인 '세배'를 배우고 해보는 시간으로 설날 민속놀이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한인 입양 가족과 한인 동포에게 세배 문화와 세배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배운 방법대로 세배를 하는 모습입니다.
세배한 후, 어른들께 세뱃돈을 받고 있어요.^0^/
한국 음식 문화
세배한 후, 식당으로 옮겨 점심을 먹었습니다.
캐나다 입양가족에게 다양한 한국 음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봅니다.
한인 양자회 회장을 역임하셨던 저희 이모부님의 모습입니다.^^ 이모부님과 이모님께서는 한인 양자회에 끊임없는 후원과 관심을 보이시고 계세요.
한국 민속놀이
식사 후 다시 체육관으로 이동해 우리나라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해보았어요.
아이들 얼굴이나 손에 태극기와 무궁화를 그리고 있어요. 태극기의 건.곤.감.리는 어른인 저희도 종종 헷갈리는데요. 이런 계기로 태극기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어 좋아요.
장기와 오목을 두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해보는 공간이에요. 어느 양부모가 놀이 규칙에 무척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민속놀이가 조금 어려울 어린 친구들을 위해 공 던지기 공간도 있었는데, 제법 인기가 많더라구요.
설날 민속놀이 윷놀이도 있었어요. 어린 친구에게는 조금 어려웠는지, 윷을 던진 후 윷판 말은 자유자재로 이동하더라구요. ㅎㅎㅎ
은근 인기 많았던 공기놀이입니다. 저도 오랜만에 공깃돌을 보니 반가워, 딸이랑 함께 해 보았어요.
그 외에도 팽이 놀이와 제기차기를 배우는 공간도 있었어요. 팽이치기가 한국인에게도 그리 쉽지 않은데요. 어느 캐나다인 입양부모가 자원봉사자를 통해 팽이 치는 법을 배우더니, 자신의 아이에게 잘 전수해 주더라구요.
연달아 차는 게 쉽지 않은 제기차기이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사물놀이 행진도 있었어요. 한복을 곱게 입은 캐나다 입양가족이 나와 사물놀이 패와 함께 행진하면서 춤을 췄어요. 그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하면서도 뭉클했어요.
한국 민속 무용
캐나다 입양가족을 위한 민속무용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색동저고리를 입고 얼굴에 연지곤지를 찍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가야금 가락에 맞춰 앙증맞은 꼭두각시 춤을 춰서 보는 이들에게 함박웃음을 짓게 했어요. 아이들이 넘 귀엽더라구요.^^
'설날 민속놀이 잔치'에 참여한 캐나다 입양가족들이 아이와 함께 관심 있게 봐 주셨어요.
아름다운 소고춤입니다.
민속무용에서 빠지지 않은 부채춤입니다. 어릴 적 학교 운동회 때 부채춤을 연습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생각보다 많은 공연을 준비해서 캐나다 입양가족뿐만 아니라, 저희도 정말 잘 보았네요. 특히 한국을 1번밖에 방문해보지 못한 저희 딸에게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타지에서 한국의 고유한 멋이 깃든 민속무용을 캐나다 입양가족들과 함께 보고 있으니 마음이 뭉클하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구요.
한국 입양 다큐멘터리, 북미 극장에 상영
2015년 작년 봄에 한국 주사랑 공동체 이종락 목사의 베이비박스 사역 스토리를 담은 영화 '드롭 박스(The Drop Box)'가 북미 전역 극장에서 개봉되었어요.
'드롭 박스(The Drop Box)'는 한국에서 버려지는 신생아들이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유기 아이들을 위한 보호시설인 주사랑 공동체를 설립해 헌신해 온 이종락 목사의 활동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개봉되기 한 달 전, 중국 여자아이 둘을 연달아 입양했던 캐나다인 친구가 한국 <Drop Box>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제안하더라구요. 북미에 영화로 개봉된 지는 저도 캐나다인 친구를 통해서 알았네요. 종교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보니, 전국 극장 개봉이지만 3일간만 한정 개봉되었는데요. 기대했던 것보다 관심이 높아 3일 상영 이후에 상영날짜가 추가로 늘어날 정도로 찾는 이가 많았습니다.
버려진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이종락 목사의 부부 모습과 교제를 통해 당시 무신론자였던 드롭박스 영화감독 브라이언 아이비는 크리스천이 되었다고 해요.
저는 중국 아이 둘을 입양한 친구를 통해 입양에 대해 간접적이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있어요. 친구는 한국 아이를 입양하고 싶었는데, 절차가 너무 오래 걸려서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중국으로 갔다고 해요. 친부모인 저보다도 동화처럼 아름답게 입양아를 알뜰살뜰 키우는 제 친구 가족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입양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이 있었던 제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입양아의 마음이 두 번 다치지 않도록, 입양을 바라보는 나 자신부터 입양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올바른 시선과 관심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으로 입양된 한국 입양아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자 하는 용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말이지요.
입양 온 한국 아이들이 자신들이 한국에서 버려진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랑을 받기 위해 선택받았다고 믿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입양을 통해 사랑의 나눔을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고 있는 모든 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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