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키운 한국채소 활용법 텃밭채소요리

지난 5월 중순 뒷마당 작은 텃밭에 한국 채소 모종을 심었어요. 캐나다 오타와에는 한인마트가 있지만, 한국 채소를 찾기가 쉽지 않거든요. 캐나다 처음 올 때는 꽃게탕, 아귀찜, 양념치킨 이런 것들이 무척 그리웠는데, 해가 더해질수록 어릴 적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신선한 봄나물 무침들이 그렇게 그리워지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감사하게도 지인들을 통해 한국 채소 모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텃밭에 작년과 달리 조금은 다양하게 심어보았습니다. 텃밭에서 채소를 키우면서 실패한 채소도 있지만, 어쨌든 저로서는 그것도 귀한 경험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해가 거듭될수록 실패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봅니다^^

 

캐나다 텃밭채소요리 텃밭채소활용

상단 사진은 올해 5월 중순에 심은 토마토, 머위, 쑥갓, 미나리, 돌나물, 부추, 깻잎입니다. 캐나다는 4월 중순까지 눈이 내리기에 그때까지 겨우내 내린 눈이 쌓여 있어요ㅠ 5월 중순 즈음이 되어야 모종 심기에 적합한 온도가 된답니다.

아래 링크는 5월에 모종 심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Daum  메인에 소개된 글입니다. 

 

남편을 슬슬 달래가며, 모종 심기를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저는 물을 주고, 가끔 가지를 쳐주며, 퇴비도 1번 더 주며 정을 쌓아 보았습니다ㅎㅎ 해가 짧은 뒷마당의 구석인지라 내심 걱정도 되었는데요, 7월 중순 즈음부터 농작의 기쁨을 하나둘씩 맛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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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색깔이 정말 예쁘지요?^^ 머위와 돌나물은 올해 처음 심어 보았는데, 실패입니다ㅠㅠ 저는 더 키워서 먹어야 하는 줄 알고, 때를 기다렸건만, 수확의 시기를 놓쳐 뻣뻣해져서 먹지 못하겠더라구요. 마트에서 파는 모양이나 크기에 기준을 두면 안 되겠더라구요^^;; 오른쪽 아래 사진은 친구네에서 보내준 채소 바구니입니다^^ 자기네 텃밭과 마트의 채소를 가끔 나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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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뒷마당에서 물놀이하면서 토마토가 빨갛다고 알려주네요. 이쁜 색깔만 따오랬더니, 4개나 그새 익었네요^^ 엊그제에도 2개를 따서 먹었거든요. 세계 슈퍼푸드 1호인 토마토를 집에서 키워 먹으니, 마트에서 사 먹는 것보다 더 자주 먹는 것 같아 좋네요^^ 

함께 물을 주고, 채소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수확을 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와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럼, 텃밭용 채소를 활용한 요리들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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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쉽고 간단하게 채소를 먹는 방법은 바로 샐러드이지요. 저녁에 햄을 오븐에 구워먹어서, 사이드 메뉴로 마련한 베리 샐러드에요. 친구네에서 준 오이와 저희집 텃밭에서 따온 토마토를 넣어서 먹었습니다^^ 색감이 참 예뻐서 먹는 즐거움이 가득, 영양도 한가득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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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텃밭의 깻잎과 쑥갓을 넣고 겉절이식으로 무친 샐러드입니다. 집에서 키우다 보니, 마트에서 구할 수 없는 어린 깻잎을 새싹채소처럼 활용할 수 있어 참 좋아요~ 고기쌈 먹을 때 두 손을 사용해야 해서 쌈 싸 먹기 귀찮잖아요^^;; 그래서 전 고기를 먹을 때 종종 채소 겉절이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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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면을 위한 고명들이에요. 오이와 어린 깻잎이 텃밭에서 나와 쫄면 고명 그릇으로 갔네요~

 

이건 친구네에서 준 방울토마토를 넣은 새우 간장 비빔모밀이에요. 저두 방울토마토를 키우려고 했는데 모종을 찾지 못해서 큰 토마토 모종을 사 왔거든요^^;; 그래도 친구네 덕분에 텃밭에서 자란 방울토마토를 먹게 되었네요. 

 

홈메이드 도토리묵입니다!!! 어머님께서 직접 따서 물에 담그고 말리고를 반복해서, 곱게 빻은 묵가루로 묵을 만들었어요!!! 감개무량>.< 쑥갓과 어린 깻잎을 넣어 무쳐보았어요^^ 아...쑥갓 향 엄청 좋아요~행복함ㅠ   

화끈한 어묵탕에도 어린 깻잎과 쑥갓이 들어갔답니다. 채소를 듬뿍 넣어서 매운 어묵에 싸 먹음 엄청나게 맛있어요>.< 조만간 레시피 업뎃 하겠습니다^^

 

불고기 전골에도ㅎㅎㅎ 느끼함을 없애주는데 딱!입니다^0^ 고기보인 저도 살짝 익힌 채소에 손이 더 가더라구요.

 

모게요?^^ 쑥갓과 미나리를 살짝 데쳐서 무친 쑥갓미나리나물입니다. 귀여운 텃밭에서 키우다 보니, 양이 많지 않아서 두 가지를 따로 하려고 데친 건데, 데쳐놓고 보니 양이 너무 적아서 한데 모아 무쳤습니다. 

깻잎나물이에요^^ 실은 깻잎나물을 처음 해봤어요. 텃밭에 깻잎이 너무 많이 자라서 가지치기를 해주다 보니, 자른 깻잎 순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자연이 준 선물을 그냥 버릴 수는 없어서, 나물로 만들어봤어요. 고사리나물 하듯이 해본 건데요. 살짝 데친 뒤 멸치 다시마 육수, 적양파, 통들깨를 넣어 볶다가 국간장, 마늘가루, 후추를 넣고 간한 후,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었어요. 생각보다 맛있어서, 그 뒤로도 몇 번 더해서 먹었네요^^

깻잎 김치도 해서 먹었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오타와 한인마트에서는 청양고추를 찾기 힘든데요. 그래서 두부전에 올릴 고추가 없어서, 아주 어린 깻잎 순을 떼다가 올렸더니 나름 이쁘더라구요^^ 막 지졌을 땐 더 예뻤는데..제가 식은 줄 알고 랩핑해뒀더니, 두부전이 쭈글쭈글 늙어버렸어요ㅠㅠ

 

호박전 위에는 쑥갓 순이 올라 갔습니다. 늘상 보던 고추 고명은 아닌데, 나름 예쁘지 않나요?ㅎㅎㅎ 나무심기운동 로고 같아요!ㅋ

깻잎은 데코에도 잘 썼답니다. 요리를 다 한 후, 음식 밑이나 위에 올리면 왠지 정성을 더한 느낌을 줘서 좋아요^^ 고기 밑에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깻잎 두 장이 보이시나요?ㅎㅎ 고기에 싸서 먹었습니다^^ 뒷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때도 쌈 채소로 깻잎 뜯어서 잘 먹구 있구요. 특히 소시지를 구워서 깻잎에 싸먹는 맛이 짱!입니다^0^

 

묵밥 고명입니다. 삶은 달걀을 흰그릇에 담으니 다른 고명에 비해 색감이 좀 죽더라구요. 그래서 후다닥 텃밭으로 달려가서 어린 깻잎을 떼서 올려두니^^ 왠지 먹기도 전에 건강해지는 기분이에요ㅎㅎㅎ

 

저희집 텃밭 깻잎에서 휴식 중인 무당벌레입니다^^ 넘 예쁘죠? >.<

 

텃밭에서 한 움큼 채소를 따서 주방으로 올 때면,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오직 나만의 채소,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한 채소라는 특별한 기분이 들거든요. 더더구나 한국 채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오타와에서 몇 종류되지는 않지만 직접 키워 요리할 때면 마음이 뭉클할 정도로 행복합니다. 쑥갓 없는 우동, 쑥갓 없는 도토리 무침, 깻잎 없는 삼겹살 쌈 생각하기 싫습니다ㅋㅋㅋ한국의 그 맛을 제 입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타지인지라 재료도 비싸고, 과정도 서양음식에 비해 복잡한 한국 음식을 매일 해먹으면서, 제 안에 쌓여가는 그리움을 그렇게 달래가나 봅니다. 엄마가 해주신 소소한 반찬이 매일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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