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파티처럼 즐기는 캐나다 건국기념일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생일이 있듯이, 각 나라마다 건국 기념일이 있는데요. 캐나다 건국 기념일은 7월 1일로, 캐나다 데이(Canada Day)라고 부릅니다. 1867년 7월 1일 영국령 북아메리카 법(British North America Act)를 제정 공포하여, 2016년 올해로 149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출처 : ottawacitizen.com


캐나다의 건국 기념일인 캐나다 데이가 되면, 수도 오타와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는 일 년 중 가장 큰 규모의 축제가 열립니다. 오늘은 캐나다인이 캐나다 생일을 어떻게 축하하고, 파티를 즐기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럼, 신나는 축제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수도 오타와(Ottawa)의 캐나다 데이의 공식적인 축제 장소는 캐나다 국회의사당, Major's Hill 공원, 캐나다 역사 박물관으로 세 곳입니다. 저희는 국회의사당을 먼저 찾아가기로 했어요.

방송국에서도 축제의 열기를 소개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입니다. 

 


Canada Day가 되면, 사람들은 빨간색과 하얀색 옷을 입거나, 액세서리를 착용하는데요. 1921년 영국 왕 조지 5세에 의해, 캐나다 국가 색이 영국을 뜻하는 빨간색과 프랑스를 뜻하는 하얀색으로 선언되었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캐나다가 건국되기 전에 영국과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오타와 대중교통 OC Transpo에서 오타와 교통 지도와 캐나다 국기를 무료 배포하고 있었어요. 



축제 장소를 중심으로 거리 곳곳에서 길거리 재주꾼 버스커(busker)들이 다양한 공연을 펼칩니다.  



캐나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Loblaws에서 아이스크림과 함께 무스(moose)의 뿔 모양 머리띠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어요. 캐나다의 상징 중 하나인 무스는 북미산 큰 사슴으로, 한국에서는 엘크(elk)로 알려져 있지요. 



파룬 따파(Falun Dafa, 法輪大法)를 홍보하고 있네요. 파룬따파는 1992년 리훙쯔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수하기 시작해, 현재 세계 110여 개국에서 1억 명 이상이 수련하고 있는 심신수련법입니다.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동관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에요. 울긋불긋한 거리 모습에, 2002년 월드컵이 떠올려졌네요. 



먹구름이 진하게 낀 하늘에서는 CF-18 제트 전투기의 에어 쇼(Air show)가 열렸어요. 



제 장소인 국회의사당 바로 앞거리인 Wellington St.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의 통로가 된답니다. 



이목을 끄는 복장을 입고 기념사진을 함께 찍어주는 시민을 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어요. 축제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인가 봅니다. 덕분에 저희 딸도 추억이 하나 더 늘었네요.^^ 



축제의 중심인 국회의사당의 본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주요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본관 앞 잔디밭으로 입성하기까지 인내가 필요할 만큼의 많은 인파가 모였어요.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 설치된 대형 무대에서 축제의 주요 행사가 열립니다. 제가 갔을 때는 위병 교대식이 끝나고, 오후 콘서트가 막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출처 : theglobeandmail.com

대통령이라 볼 수 있는 캐나다 수상(총리) 부부의 댄스로, 축제의 열기를 더해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캐나다 총독 David Johnston, 총리(수상) Justin Trudeau, 문화부 장관 Melanie Joly, 총리의 부인 Sophie Gregoire Trudeau입니다.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분위기이네요.

얼굴 보기에 너무 먼 거리에 있어서, 수상의 축하 연설만 들을 수 있었네요. 44세 나이로 작년에 총리가 된 저스틴 트뤼도는 시리아 난민의 대거 이민부터 시작해, 그동안 묵인해왔던 캐나다 원주민의 피해 진상 조사까지 소수 민족과 서민의 입장에서 혁신적인 실행을 하고 있습니다.


북미 또는 캐나다의 상징무스(moose), 비버(beaver), RCMP 기마경찰도 축제를 즐기고 있네요. 그 틈에 저희도 껴서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ㅎㅎ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리도 운하(Rideau Canal)의 모습이에요. 본래 미국과의 전쟁 시 군사 물자 수송을 위해 만들었지만, 전쟁에 사용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수문마다 100리터 이상의 물이 채워져야 문이 열려, 보트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라틴 댄스 한마당입니다! ㅎㅎ 룸바, 삼바, 자이브, 차차차까지 라틴 댄스의 정열적인 댄스를 흥겨운 리듬에 맞춰 춤을 췄는데요. 추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사람도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100미터도 채 지나지 않아, 새로운 거리의 악사를 만나게 됩니다. 덕분에 눈과 귀가 호강했어요. 저희는 국회의사당의 총리 연설을 듣고, 도보로 10분 거리인 또 다른 축제 장소, Major's Hill 공원으로 향했어요. 



제가 봤던 것 중에서 가장 흥겨운 쇼였는데요. 아프리카 음악과 삼바-레게의 타악기 연주자가 브라질 여행 후, 브라질 음악에 영감을 받아 결성한 드럼 연주 & 댄스팀, Terrato입니다. 아프리카 음악에 브라질 리듬을 가미하여 매우 이색적이었는데요. 유쾌하면서 흥겨운 리듬이 우리나라의 난타와 비슷했어요.



드럼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시민의 모습이에요. 춤 실력도 그렇지만, 그 용기가 부러웠어요>.<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그중에서 닭을 키우는 농부들의 협회(Chicken Farmers of Canada)에서 다양한 닭고기 요리 판매와 이벤트를 하고 있었어요. 



판타지에 나올 것 같은 나비 모양의 행위 예술가였는데요. 사진 중앙에서 보이는 독특한 분장을 한 사람이 두 나비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면, 나비 역을 하는 사람이 몽환적인 표정으로 그대로 따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어요. 입고 있는 조끼에 날개 부분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더라고요.  



캐나다 원주민,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 원주민의 생활 물품 만드는 방법과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원주민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었어요.



Hudson's Bay 백화점에서 축제를 위해 미니 골프 연습장과 쉼터를 제공한 모습입니다. 이외에도 캐나다 대기업이 건국기념일 축제를 후원하는 다양한 모습을 축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어요. 



여객 철도 서비스를 담당하는 비아 레일(Via Rail)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미니 기차는 매년 축제마다 볼 수 있답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나무 막대기가 악기가 되어 리듬을 만드는 연주 팀이었어요. 우리나라의 빨래 다듬이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기기 HMD로 눈앞에 거대한 화면을 보면서 공을 던져, 실제 상자에 공이 들어가게 3D 모바일 게임이었는데요.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어른도 거의 넣지 못하더라고요. 직접 하는 사람들은 무척 신나하는데, 구경하는 사람은 퍼포먼스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ㅋ



원 무대에서 흥겨운 남미 음악이 나오자, 10여 분만에 수 백명의 사람이 무대 앞으로 보였는데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이 서 있는 장소에서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전국노래자랑이랑 비슷한 분위기이었네요.ㅎㅎ



공원에서 나와 다운타운 쇼핑몰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했어요. 거리에 사람들이 정말 많았네요. 오타와 인구 수는 약 90만 명으로, 인구 순으로 캐나다 4위 대도시인데요. 평소에는 어딜 가나 늘 한산하지만, 캐나다 데이만큼은 일 년 중에서 사람 구경을 제일 많이 할 수 있는 날이에요. 



잉글랜드(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전통 의상을 입고 백 파이프를 연주하고 있었어요. 30초에 한 번씩 악기 케이스에 돈을 놓였요. 캐나다의 다양한 축제에 참여한다면, 거리의 악사에게 건넬 동전을 챙겨 가시면 좋아요.^^ 



가수, 작곡가, 피아니스트, 프로듀서를 하고 있는 오타와 출신 Mellow Dee입니다. 가스펠 송에 재즈와 R&B를 가미한 아티스트로, 축제 당시 감미로운 목소리와 키보드 연주로 지역 예술인의 후원을 돕고 있었네요. 



곳곳에서 캐나다 기념 티셔츠와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축제에서 늘 인기가 많은 헤나입니다. 지우기 힘든 문신(Tattoo)과 달리, 헤나(Henna)는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듯이 안료로 피부에 물들이는 방법으로 일정 기한 동안만 유지됩니다. 한자로 헤나받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요.



7시간 째 걸어 다녀서 집에 가고 싶은데, 딸이 불꽃놀이를 꼭 봐야 한대요. 캐나다 데이에 불꽃놀이를 안 보면, 설날에 떡국 안 먹거나 생일날 케이크 촛불을 불지 않는 거랑 똑같다나... -- ; 

할 수 없이, 국회의사당으로 다시 진입하기 위해 긴 줄을 기다리는 동안 내린 장대비로 물에 젖은 생쥐가 되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애국가를 합창하면서 비에 전혀 굴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



장대비를 맞고 1시간 30분을 기다려, 보안 검사를 마친 후 국회의사당에 입성했습니다. 캐나다 국회의사당 정원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Centennial Flame)이 있는데요. 캐나다 연방정부의 건국 10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불꽃으로, 천연가스로 피운 불꽃이 365일 동안 꺼지지 않고 켜져 있어요. 비에 젖어 꽤 추웠는데, 이럴 때 난로 역할이 되어주네요.ㅎㅎ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전국 각지에서 온 가수의 저녁 콘서트무대에서 진행되었어요. 비가 끊임없이 오는데도, 콘서트와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집에 무척 가고팠던 저 포함, 수천 명 모였네요. ㅎ



발라드 노래와 함께 공중 곡예도 펼쳐졌는데요. 서커스발레가 섞인 듯해 굉장히 신선했네요. 폴 댄스(봉춤)와도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캐나다 데이 불꽃 축제를 국회의사당에서 조금 떨어진 강가에서 봐 오다가, 올해 처음 국회의사당에서 처음 보게 되었는데요. 무대와 건물에 가려 불꽃이 잘려 보였다는....- - ; 



국회의사당의 강 건너편에서 보이는 불꽃놀이 모습이에요. 시야가 확 트인 데다가, 강물에 불꽃이 비쳐 운치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답니다. 친구가 사진을 공유해줘서 올려봅니다. 



10시 30분, 불꽃놀이를 끝으로 캐나다 데이 축제가 모두 끝났습니다.많은 사람들이 좁은 입구로 몰렸는데요. 늘 느끼는 바지만, 이러한 복잡함 속에서도 어느 한 명 서두르거나 미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자리에서 주위 사람과 똑같은 속도로 걸으니,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없이 빨리 나오게 되더라고요.  



올해는 캐나다 건국 149주년이었습니다. 내년에 있을 150주년 캐나다 건국 기념행사 위해 오타와 전역이 거의 공사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요. 내년 캐나다 데이에 캐나다 국가 원수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로열패밀리 중에서는 대표로 누군가 올 것 같다고 하더군요. 


캐나다 생일파티, Canada Day 축제 재미있으셨나요?^^ 하루 종일 머물렀지만 곳곳에서 이벤트가 정말 쉬지 않고 진행되어서 1/3 정도 밖에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본 것도 이 글에 다 담지 못했지만, 축제 분위기는 충분히 전달됐기를 바라봅니다.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 사람의 생일을 축하할 때 생일날만큼은 어느 날보다 더없이 기쁘고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나라의 건국 기념일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캐나다 탄생을 축하하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정말 생일날 파티 모습 같았네요. 


어느 해보다도 더 화려할 <건국 150주년, Canada Day>를 소개할 날을 다시 고대하며, 여러분의 하루도 생일날처럼 매일 새롭고 다복하게 채워져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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