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단배의 매력을 알게 된 캐나다 요트 체험

저희 부부는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것을 좋아해서 주말에는 거의 집에 있지 않는데요. 지난 금요일 밤, 다음날 어디로 놀러 갈까 찾던 남편이 집에서 약 한 시간 거리에 요트 축제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기로 했어요. 토요일 아침이 밝아 일어나 보니, 기상예보와 달리 굵은 비가 제법 내리더라고요. 축제가 취소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망설이다가, 일단 가보기로 했어요. 축제가 있던 곳은 워낙 운치가 좋은 곳이라서, 드라이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우려했던 바와 달리, 축제는 진행이 되었고 태어나서 처음 요트를 탈 수 있게 되었네요.ㅎㅎ 바로 지금, 캐나다 요트 승선기가 시작됩니다.^^



축제는 오타와 다운타운에서 북서쪽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퀘벡 주에 있는 항구로 불어로는 Port de plaisance Aylmer, 영어로는 Aylmer Marina라 불러요. 

사진 속 건물은 요트 클럽으로 불어로는 Club de Voile Grand-Rivière, 영어로는 Grand River Sailing Club입니다. 

캐나다 공용어는 영어와 불어인데요. 퀘벡 주는 불어가 우선권이다 보니, 도로 표지판부터 모든 명칭이 불어로 쓰여 있어요. 



세일링 클럽이라는 것을 보여 주듯이, 정원에는 닻(anchor)이 놓여 운치가 더욱 느껴졌네요.



날씨 때문인지 생각보다 한산해서 클럽 안으로 들어가서 축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봤어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았다고 해요. 비가 살짝 내리지만, 원한다면 요트를 바로 탈 수 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저희는 축제 도착하기 전에, 승선 비용이 100달러(약 10만 원) 미만이면 타자고 이야기를 나눈 터라, 금액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It's FREE!"라는 거예요. ㅎㅎ 완전 공돈 주운 기분>.<



사무실 옆에 있는 응접실이에요. 이곳에서 사고 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서류를 작성한 후, 잠시 기다렸어요.  

 


기다리는 동안 1층 테라스에 나와 보니, 뷰가 정말 좋더라고요. 이곳에서 차 한 잔만 하고 가도 나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여기에 요트까지 무료로 타게 되었으니 더욱 좋았지요.



요트 소유주와 만난 후, 선착장으로 함께 나갔어요.  비가 조금씩 내려서 준비한 일회용 비옷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어요.


요트는 운행하는 2사람 외에, 오직 저희 가족만 타게 되었어요. 캐나다에서 카누, 카약, 폐달 보트는 보통 1시간에 보통 20~40달러, 제트 보트는 1시간에 약 100달러(10만 원) 비용을 내야 하는데요. 그보다 더 비싼 요트를 저희 가족을 위해서 무료로 운행해준다고 하니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받은 기분이 들더라고요.ㅎㅎ



돛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선착장을 벗어나기 위해서 엔진을 가동했습니다. 손으로 쥐고 있는 나무 막대기는 이고요, 밑에 보이는 검은 레버는 변속기입니다.  



선착장이 점점 멀어지고 있네요.  비가 굵어지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더 이상 오지는 않았어요. 



운행을 마치고 되돌아오는 요트의 모습이에요. 선착장과 가까운 거리라서 돛을 내리고 동력으로 운행 중인 상태였습니다.  



어느 정도 선착장과 멀어지자 엔진을 끄고 돛을 풀기 시작했어요.  



캐나다는 10개 주(province)와 3개 준주(territory)로 이뤄졌는데요. 각 주와 준주마다 주 깃발이 있어요. 사진에 보이는 깃발은 퀘벡 주의 깃발입니다.   



돛 부분에 매달린 깃발로도 바람의 향방을 알 수 있다고 해요.    



두 사람이 돛을 내릴 때부터 키는 남편의 손에 있었는데요. 직접 해보라면서 한 번도 요트를 운행하지 않은 남편의 손에 운행하는 내내 키를 맡기시더라고요>.<    



사진을 분명 똑바르게 찍었는데 바람에 따라 돛이 심하게 펄럭거리면서 보트가 심하게 기울더라고요. 강가에서 운행 중인 요트를 멀찍이 봤을 때는 물결 따라 한적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평화롭게 보이더니만, 막상 타보니 생각보다 심하게 출렁거려서 살짝 긴장이 됐어요.



보트가 기울여져서 더 불안했던 이유는 요트의 키가 남편의 손에 있다는 사실이었을지도!!!ㅎㅎ 제가 살짝 겁이 나는 모습을 보이자, 작은 선실 안에 들어가 있어도 된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들어가서 찍은 상태라서 내부가 반만 찍혔네요. 식탁과 수납장 등이 있었고, 낚싯대와 튜브 등도 보이더라고요.  



오타와 강을 즐기는 다른 요트도 종종 보였어요. 보트가 심하게 출렁거리자 이 정도면 물결이 심한 편이냐고 물어봤더니 전혀 아니래요^^;;; 심한 날은 물결에 따라 요트 안으로 물이 뿌려져 다 젖기도 한다고 하네요.



의외로 저보다 더 용감했던 딸은 가지고 온 망원경으로 주변을 구경하기 바빴네요.



30분 이상을 탄 후, 되돌아오기로 했어요. 빨간 두 줄이 그려진 부표를 항상 오른쪽에 두고 회전하면 된다고 알려주셨어요.  



되돌아오는 길에도 역시 보트는 급경사를 유지한 채 운행되었습니다. 강바람 탓인지, 초보 운행인 남편 탓인지는 경험이 없어 모르겠네요.>.<



처음으로 요트를 운행해본 남편과 승선한 딸은 보트가 기울든 말든 마냥 즐거워 보였네요.ㅎㅎ



1시간 정도 타고 있으니, 부속물들이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부표같이 생긴 검은 물체는 무엇인지 물어보니, bumper 혹은 fender로 선착장이나 다른 보트와 부딪히지 않게 완충 역할을 해준다고 해요.



동력 보트를 타고 가는 배를 운행하는 사람은 저희가 타고 있던 요트 소유자의 딸이었어요.ㅎ 자신도 6살 때부터 요트 운행법을 부모에게 배우기 시작해서 딸에게도 일찍 운행법을 알려줬다고 해요.  



1시간 이상 시간이 지나 선착장으로 거의 도착했어요.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고, 중간에 요트 주인과 대화도 나누기도 해서 시간이 금세 지나갔더라고요.     



부두에 다다를 무렵, 돛을 다시 접기 시작했어요. 무척 큰 돛이었는데, 혼자서 척척해내시더라고요.



저희에게 멋진 선물을 해준 요트 주인 Véronèse와 기념사진을 찍었어요. 이제 와 보니, 전체 모습은 담지 못했네요. 저희가 탔던 요트는 Northstar의 Hughes 26였고, 주인이 val André(앙드레 계곡)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선착장을 걸어 나오면서 다양한 보트를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었어요.



멀리서 볼 때 비슷비슷해 보이더니, 저마다의 매력이 가득하더라고요.



다시 요트 클럽으로 왔어요. 입구에 핫도그와 과자를 팔고 있어서 승선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했어요. 보통 핫도그 가격은 2~8달러 사이인데, 이곳에서는 1달러!>.< 제가 본 핫도그 가격 중 제일 싼 곳은 이케아(IKEA)와 코스트코(Costco) 스낵 코너에서 파는 핫도그로 가격이 $1.50였는데 그것보다 더 쌌다는!ㅎㅎ 



고급스러운 비주얼은 아니었지만, 주문 즉시 그릴에 구운 소시지와 빵으로 만든 핫도그라서 맛이 무척 좋았어요!



우아하게 앉아서 선착장을 지긋이 바라보던 개에게 판매자가 굽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소시지를 던져 주니, 새롭게 변신하더라고요. ㅋㅋㅋ



핫도그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요트 클럽에 계시던 어르신이 클럽 회원이 사용하는 공간인 이층을 보여주겠다면서 저를 부르더라고요. 반대편에는 취사가 가능한 주방과 화장실도 있었어요.   



2층에 있는 테라스로 나갔더니, 파이프 물고 있는 선장이 똬악!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ㅋ 



2층에서 보는 전망은 1층과 또 다르더라고요! 안 보고 갔으면 어쩔뻔!!ㅎㅎ 



파란 구조물이 뭘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보트 기중기(crane)이었어요. 선착장에 보트나 요트를 정박해둔 사람도 있지만, 직접 차로 끌고 오는 사람도 있기에 필요해 보였네요. 



곳곳에 수많은 보트가 빼곡히 정박해있었어요. 저 많은 것 중에서 우리 것은 왜 없을까나ㅎㅎ



호기심에 찾아간 요트 축제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고 돌아왔네요. 회원이 아닌 이상 접할 기회가 없는 요트 클럽도 둘러보고, 무료로 요트도 타 볼 수 있어 즐거웠어요. 돌아오는 길에 지역 박물관과 농장까지 둘러보고 와서 퀘벡에서 알찬 하루를 보내고 왔네요. 


수도 오타와는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불어권인 퀘벡 주와 영어권인 온타리오 주가 오타와 강을 두고 함께 있는 지역적인 특징이 있는 곳인데요. 강을 건너서 온타리오 주와 또 다른 퀘벡 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이웃님들도 시원한 추억을 하나둘씩 쌓아가시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시원한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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