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장례 문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이기에, 가까운 사람이 떠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는데요. 캐나다에 사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장례식장에 가게 되는 일이 가끔 생기곤 합니다. 오늘은 문상객의 입장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장례 문화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해요. 



장의 절차는 전문 장례식장에서!


캐나다 장례식장


한국에서는 병원에 있는 장례식장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전문 장례식장(Funeral Home)에서 장례를 치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할 때 결혼식장을 대여하면 일정 시간 동안 식장과 식당을 사용할 수 있고 그와 관련된 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장례식장도 우리나라의 결혼식장과 매우 흡사한 인테리어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모이는 이유가 축하와 애도라는 점이 크게 다르지요.   


장례식장에 유가족이 상주하지 않는다?


Funeral Service(장례식) 이후의 홀 모습


한국에서는 장례 기간인 3~5일 내내 유가족들이 장례식장에 상주하며 조문객을 맞이하지만, 북미에서는 입관 후 발인을 앞두고 'Funeral Service'라고 추도식이 있는 특정 시간(보통 2~4시간 소요)에만 유가족과 조문객이 모두 모입니다. 고인이 교회에 소속된 경우에는 입관, 발인, 하관 시마다 함께 모여 예배드리기도 합니다. 

 


조의금을 건네면 무례하다?


캐나다에서는 조의금을 건넨다면, 큰 무례를 범하는 일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장례식 비용이 없을 정도로 매우 가난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의금을 전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가족이 자선 단체를 지정해 알려주거나 장례식장 입구에 특정 자선 단체의 기부 카드를 두면, 유가족이 지정한 자선단체에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작년에 남편의 회사 사장의 부인이 2년 동안 백혈병을 앓다가 돌아가셨는데요. 고인이 치료받았던 암 병동을 지정해서, 저희는 그곳에 기부했습니다. 


캐나다에 있는 한국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조의금 문화가 있는 편입니다. 캐나다에 있는 중국 친구에게 물어보니, 중국 이민자들도 조의금 문화가 있다고 하더군요. 



조의금 대신 이것으로!


조의금을 내지 않는 대신에, 음식 혹은 위로의 카드를 준비합니다. 


장례식을 위해 먼 곳에 사는 친지들이 찾아와 유가족 집에 머물게 되는데요. 유가족이 친지들을 위해 음식을 하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유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나눌 음식을 준비해 건네 주기도 합니다. 혹은 장례식(Funeral Service) 이후 조문객과 가볍게 나눠 먹을 음식을 해서 장례식 때 모이기도 합니다. 장례식장에서 음식 제공 서비스를 유료로 지원받을 수도 있습니다.   


유가족에게 전하는 위로 카드


위로의 카드를 건네기도 합니다. 북미에서는 생일, 졸업, 취직, 감사, 위로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카드가 발달돼 있는데요. 조의를 표하는 메시지가 적힌 카드를 사서 메시지 밑에 서명을 하거나 혹은 위로의 메시지를 더 적은 후, 유가족에게 건네줍니다(또는 장례식장 입구에 놓인 카드 바구니에 둡니다). 카드는 장례식 후 가족이 모여서 함께 본다고 해요. 


복장은 대부분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습니다만, 강제성은 없습니다. 화려한 무늬나 색감의 옷을 입고 온 사람들도 가끔 봤습니다. 단정한 무채색 계열의 옷이면 무난할 것 같네요. 



장례식장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조문객들이 모이는 추도식(Funeral Service)에서는 주로 무엇을 할까요?

추도식에서는 종교 여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고인과 추억을 함께 나눈 지인들이 차례대로 나와 추도 연설을 합니다. 고인과 어떻게 알게 되었고, 어떤 경험을 함께 나눴으며, 서로 함께 하면서 느낀 고인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함께 나눕니다. 


고인과 즐거웠거나 황당했던 순간을 나누며 약간의 농담도 곁들이기도 해 그 순간 다 함께 웃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너무 오버하는 것처럼 보일 만큼 표현력이 강한 북미인들이지만, 부정적인 상황이나 슬픈 현실에서는 극단적인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며 반어적인 표현을 통해 심적인 상태를 드러내는 북미인의 성향이 고스란히 느껴지곤 합니다. 


장례식장 응접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장례가 치러지는 내내 고인의 죽음에 애통하는 분위기이지만, 기독교가 배경인 북미에서는 고인의 죽음에 통곡을 하는 분위기라기보다는 고인을 잃은 유가족을 위로해주는 성향이 더 강합니다. 추도식이 끝나면, 문상객들은 상주에게 차례대로 다가가서 조의를 표하게 되는데요. 너무 슬프게 우시는 것보다는 유가족을 안아주면서 간단한 말로 위로해주는 정도의 조의를 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가족 또한 깊은 슬픔이 있지만, 애통해할 만큼 슬픔을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장례식장 식당과 음식


조의를 표한 후, 조문객들은 추도식이 있던 곳의 식당에 준비된 샌드위치와 디저트 등의 간단한 식사를 하고 돌아갑니다. 



유가족이 하관 또는 화장 절차를 보지 않는다?


캐나다 납골당 모습


Funeral Service가 진행되는 몇 시간 동안 시신을 냉동실에서 잠시 꺼내, 조문객에게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삼베 수의를 입히는 대신, 정장을 입히고 여자인 경우 메이크업까지 합니다. 


관을 땅에 묻을 경우 하관 예식은 하지만 관을 묘지의 구덩이 넣고 흙을 덮는 매장 절차는 가족들이 떠난 이후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화장할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유가족이 고인의 화장이 끝날 때까지 화장터에서 기다리지만 캐나다에서는 화장터에서 기다리지 않고 화장 후 2~3일 후에 유골을 건네받아 납골당에 둡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하다?


공원처럼 조성된 캐나다 묘지공원


캐나다 묘지는 외진 곳에 있지 않고 주로 마을 안에 있어요. 대부분 공원처럼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어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묘지에 대한 공포나 혐오감이 크게 없는 것 같아요. 마을 안에 묘지공원이 조성돼 있어, 고인이 그리울 때마다 공원을 산책하듯이 자주 찾아 생화를 두고 가곤 합니다.   



봉분 대신에 평장을! 



우리나라처럼 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 무덤을 만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캐나다에서는 봉분을 만들지 않고 평평하게 묻는 평장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비석을 많이 세우지 않고, 어느 위치에 있는지 찾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명패를 세운 묘지가 많아요. 하지만, 근래에는 화장을 해 납골당에 두는 비율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자취를 나눔으로! 

캐나다 공원 기부 벤치


캐나다 공원 곳곳에 고인의 이름과 고인을 기리는 메시지가 있는 작은 고인의 명패가 있는 벤치, 나무, 꽃밭 등의 시설물 또는 자연물을 흔하게 보실 수 있어요.
고인이 사망하기 전에 원해서 하기도 하고, 유가족이 뜻을 모아 하기도 하는데요. 고인이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편리함 또는 아름다움을 나누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캐나다의 장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기를 바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낌없이 사랑을 나누시며 많은 추억을 쌓아가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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