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법

캐나다는 영토가 넓다 보니, 지역마다 기온 차가 꽤 있는데요. 우리나라보다 북쪽에 자리잡고 있어 겨울이 길고 춥습니다. 제가 사는 오타와는 캐나다 남쪽에 해당하는데도 불구하고, 1월 평균 기온이 -14.8도입니다. 참고로 서울은 -2.4도입니다.

 

캐나다 겨울 월동준비폭설경보 내린 어느 겨울 

첫눈은 10월 말에 시작하고 겨우내 쌓인 눈이 4월 말에 녹다 보니, 1년 중 6개월 동안은 실외 활동이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겨우내 햇볕이 비치는 날이 많지 않고, 많은 양의 눈이 자주 오며, 바람도 거센 편이라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훨씬 더 낮은 날이 많니다.

이렇게 길고 긴 추운 겨울, 캐나다인은 어떻게 추위를 이겨내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캐나다 주택 난방 시스템, 온풍난방

캐나다 온풍난방 시스템

리나라는 '온수난방' 혹은 '(코일)복사난방'이라면, 캐나다 주택은 '온풍난방' 시스템입니다. 왼쪽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지하실 등 특정 장소에 있는 보일러에서 가열한 공기를 관(duct)을 통하여 각 방으로 공급하여 난방하는 방법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린나이(Rinnai) 순간 온수기입니다. 난방을 위한 보일러는 사야 하지만, 온수기는 입주 시 대여 혹은 구매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주택은 도시가스 온풍난방이지만, 아파트(월세형 주거지), 콘도(매매형 주거지), 사무실은 전기 히터로 난방하는 곳이 많습니다.

 

 

캐나다 주택 난방 시스템, 중앙난방

캐나다 주택 난방 시스템, 중앙난방

보일러에서 나오는 따뜻한 공기는 관을 통해 각 방으로 공급되는데요. 방마다 바닥에 1개 이상의 통풍구가 있습니다. 캐나다 주택은 보통 지하를 포함해 2~4층으로 되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각 방의 난방을 조절하는 개별난방 시스템이라면, 캐나다는 집 전체를 난방하는 중앙난방 시스템입니다. 최근에 지어진 주택 중에서 층별로 난방하는 시스템이 나오기는 했지만, 흔치 않습니다.

 

캐나다 주택의 실내 온도는 주로 18~22도를 유지합니다. 보통 20도로 실내 온도를 설정해두고, 외출 시에도 보일러를 끄지 않고 24시간 동안 가동시킵니다.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보다 떨어지면 자동으로 보일러가 돌아가서 훈풍을 보내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줍니다. 아무래도 주택 내부에 층이 많고 공간이 넓다 보니, 외출하는 동안 떨어진 실내 온도를 급격히 높이는 것보다 자동 온도 유지 시스템으로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난방비는 거주 도시, 주택 규모, 난방 종류(gas, oil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가족단위 8~40만 원 사이입니다. 저희 집은 3인 가족이 사는 지하 포함 작은 3층 집인데요. 실내 온도를 20도로 설정해 상시 가동할 시, 겨울철 월평균 난방비는 10~15만 원정도 나옵니다.

 

 

바닥의 차가운 기운은 카펫과 러그로!

훈풍난방이기 때문에 방바닥에는 온기가 없어 꽤 차가운데요. 그래서 바닥 마감재는 대부분 카펫입니다. 카펫가 없는 곳은 부분 카펫인 러그를 깔아두기도 해요.

요즘 주택 1층 마감재가 카펫에서 마루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인데요. 대부분 방으로 이뤄진 2층은 여전히 카펫이 대세입니다. 카펫이 깔려 있어도 겨울에는 발이 시려워 실내화를 신습니다.

 

 

  겨울철 무릎 담요와 카디건은 필수!

24시간 보일러를 가동하지만, 온풍난방이다 보니 한기만 없앨 뿐 따스한 기운은 없는데요. 겨울의 한기를 없애기 위해 소파나 침대 위에 여분의 무릎 담요(blanket)를 항상 둡니다. 실내에서도 목욕 가운과 수면 가운, 카디건을 겨우내 상시 착용하며 체온을 유지하고 있어요.  

 

 

캐나다 핫팩, 온수 주머니(Hot water bottle)!

우리나라에서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일회용 핫팩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캐나다에도 핫팩이 있습니다만, 사용법이 조금 다릅니다. 캐나다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일회용 핫팩은 거의 없고, 뜨거운 물을 담을 수 있는 온수 주머니는 있어요.

 

잠자기 전 실리콘으로 된 온수주머니에 뜨거운 물을 넣고 마개를 담은 후, 밤새 안고 자요. 우리나라에서 뜨거운 온수로 따근따근하게 데워진 방바닥에 몸을 대고 자는 것과 비교할 수 없지만, 따뜻한 기운이 이불 속에서 몇 시간동안 유지가 되어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온수 주머니의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니트로 만든 주머니에 담아 사용하기도 해요.

 

우리나라의 전기장판, 옥매트, 온수 매트 이런 것은 거의 없고요. 방열하는 라지에이터를 별도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캐나다 뽁뽁이, 샤워커튼!

캐나다 뽁뽁이 샤워 커튼

한국에 단열 뽁뽁이가 있다면, 캐나다에는 샤워 커튼이 있어요. 창문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기 위해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로 된 샤워 커튼을 창문마다 걸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층에 있는 창문마다 샤워 커튼을 붙이려니 비용과 수고가 만만치 않습니다. 저렴하면서도 방한 기능이 우수한 한국의 뽁뽁이를 수입해 팔고 싶어지네요.^^;;

 

 

 캐나다 겨울 교복, 방한복(Snowsuits)

캐나다 겨울 방한복 스키복 snowsuits

캐나다 학교 겨울방학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딱 2주뿐이에요. 때론 체감온도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운 겨울날에도 학교에 다녀야 하는 아이들에게 교복 같은 방한복 'snowsuits'는 필수품입니다.

 

위 사진은 11월 사진인데요. 11월부터 4월 말까지 아이들은 매일 방한복과 방한 부츠를 신고 다닙니다.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을 제외하고는 쉬는 시간(recess)과 점심시간에 모든 학생은 실외에서 놀아야 하므로 눈에 뒹굴어도 잘 젖지 않는 방한복을 입어야 합니다.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는 방한 점퍼와 바지, 부츠를 벗고 들어갑니다. 등교, 쉬는 시간, 점심시간, 하교 등 최소 하루에 4번 방한복을 입고 벗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네요.

 

 

캐나다 겨울 우울증 해결책, 비타민 D 섭취는 필수!

캐나다 겨울이 길고 햇빛 쬐는 날이 많지 않다 보니, 계절 정서 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SAD) 중 겨울 우울증(Winter blues)을 앓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요.

저도 5~6개월동안 이어지는 추운 겨울을 매년 반복해서 맞이하다 보니, 한국에서 겪지 않았던 약간의 무기력증과 우울증세가 오더라구요.

 

대부분 햇빛에 의해 얻게 되는 비타민 D는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에 부족해지기 쉬운데요. 캐나다인은 겨울이 다가오면 비타민 D 보충제를 사서 매일 섭취합니다. 캐나다 보건부에서는 모유 수유하는 아이는 하루 400IU 비타민D를 매일 섭취해야 한다고 알리고 있어, 모유 수유했던 제 딸 아이도 가정의(family doctor)의 권고 사항으로 액체로 된 비타민D 보충제를 사서 겨우내 먹였던 기억이 나네요. 

 

 

'이한치한', 캐나다 겨울 축제 즐기기!

캐나다 겨울 축제

이한치한(以寒治寒), 추위는 추위로 다스리는 법! 지겨울 만큼겨울의 무기력함과 지루함을 없애주는 각종 겨울 축제가 지역마다 많이 있습니다. 겨울 축제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서 겨울의 참맛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매년 겨울마다 오타와에서는 다양한 겨울 축제가 열리는데요. 조만간 하나둘씩 소개하며, 겨울의 참맛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겨울이니까 춥다, 긍정 마인드!

위에서 언급한 '캐나다인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법'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와 닿는 부분은 바로 '긍정 마인드'였습니다. 캐나다인은 만나면 "Hi, How are you doing?"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날씨' 이야기인데요. 친분이 있든 없든 날씨에 관해서 이야기를 정말 자주 나눕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대해 불평하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폭설, 혹한 등 기상 경보가 있는 날에 SNS 업데이트를 보면, 현재의 상황에 대해 놀라운 감정을 전하는데 그치거나, 반대로 유쾌한 농담으로 상황을 묘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캐나다인의 긍정 마인드는 추운 겨울을 이기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듯해요.

 

저는 그동안 캐나다 겨울에 적응을 잘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매년 겨울마다 신고식을 하듯이 매서운 찬 바람으로 인한 심한 이통과 두통을 몇 차례 겪다 보니, 겨울이 다가오면 덜컥 겁부터 나곤 했거든요. 하지만 캐나다인이 겨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의연한 태도로 겨울을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 어딜가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거만, 장점은 당연히 내 것인 것처럼 즐기면서 단점은 내 것이 아닌 양 감내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만 하는 제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네요.

 

요즘 한국에서도 엘니뇨, 한파, 폭설 등 기상이변이 많았는데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동부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을 보고 있자니, 겁이 덜컥 나기도 하더라구요. 자연은 자연스러울 때가 가장 아름다운 듯합니다. 겨울은 추워야 또 제이구요. 따사한 햇볕이 내리쬐는 연둣빛 봄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남은 겨울을 씩씩하게 이겨내시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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