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수도 오타와에는 크고 작은 공원의 수가 무려 850개가 넘고, 호수도 10개나 됩니다. 오타와에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오타와 도시 전체가 매우 깔끔해, 하나의 큰 공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오타와에 있는 850개의 공원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10여개의 유명한 공원이 있어요. 저희 가족은 명소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10여개의 공원을 최소 2번에서 최대 10번 이상은 다닌 것 같네요. 하지만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가까이 있는 공원이 실속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ㅎㅎ맘만 먹음 언제든지 후다닥~ 다녀올 수 있으니까요^^
시부모님께서 하루내내 집에만 계시다가 저녁까지 드시고 나니, 조금은 지루해보이길래 나들이를 권해드렸더니, 그 말을 기다리셨다는듯이 바로 옷 챙겨 입고 나오시네요^^
다음날 이른 아침에 출장길에 오를 남편을 위해, 집에서 가까운 공원을 찾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이 바로 아쿠아뷰 파크(Aquaview park) 의 모습입니다. 구글맵 찾기전에는 잘 몰랐는데, 공원의 모습이 사진 왼쪽 상단에 있는 비버의 귀여운 바디라인 같기도 하네요. 참고로 비버(Beaver)는1975년에 캐나다의 상징으로 공표된 동물이랍니다.
무지개 조명을 쏜 것이 아니라, 정말 리얼 무지개가 보였습니다. 여기에 자주 오기는 하는데, 분수에서 무지개를 보기는 처음이네요. 딱 물이 뿜어지는 부분만 무지개가 보였는데, 대개 넓고 색이 선명해서 신기했답니다.
저녁 7시인데, 한낮같이 밝네요. 완연한 여름이 왔다는 증거겠지요. 겨울이 너무나 길고 추운 오타와이기에, 여름을 최소 3배쯤은 즐겨줘야, 한여름날의 추억으로 겨울을 버틸 수 있답니다.
공원마다 조금씩 규정이 다르지만, 이 공원은 오리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을 막는 금지조항 사인이 없답니다. 그래서 종종 시민들이 산책 나오는 길에 집에서 빵이나 비스켓을 들고 나와 오리들에게 던져주죠. 먹이를 위해서 저 멀리서 모여드는 오리떼 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합니다.
오리들이 먹이를 향해 저 멀리서 모여듭니다. 물이 정말 깨끗하더라구요>.<
오리떼들을 쳐다보고 있는데, 저쪽에서 새끼오리떼들도 다가오는 거에요. 꺄악>.< 헤엄치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따라 실려오면서 먹이쪽으로 방향 잡을려고 끼앙대는 모습이 걸음마 연습하는 아이같아서 넘 귀엽더라구요. >.<
먹이를 향해 바로 직진하지는 못하고, 돌고 돌아 먹이로 모여든 새끼오리들이에요. 뒤에 지긋이 있는 오리는 엄마오리일까요? 아빠오리일까요? 절대 앞서지 않고, 새끼오리랑 1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뒤따라오더라구요. 새끼 오리가 물 속에서 방향을 잡느라 약간 허우적거려도, 다가올 듯 하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되 눈은 새끼 오리를 주시하더라구요.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나는 저희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저런 모습일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빵을 뜯어서 새끼오리에게 주고 있어요~>.< 덕분에 새끼오리는 저희 시야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습니다^^
오리들이 훨씬 많은데 한 컷에 다 담아지지는 않네요.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함께 하는 평화로운 저녁날 이었습니다.
쭉 공원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런 정자도 나온답니다. 한 눈에 호수도 보이고, 양 옆으로는 꽃도 심어졌는데...사진 앵글밖으로 숨었네요^^;;
향기가 진해서, 제 발길을 붙잡던 이름모를 들꽃입니다. 하얀 자태가 넘 곱디 곱네요. 캐나다 오기전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틈도 없이 정신없이 바삐 살았는데, 캐나다에 와서 하나 둘씩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감사가 된답니다.
보드를 타다 지친 청년이 잠시 벤치에 기대어 음악을 듣고 있네요. 구도가 넘 이뻐서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이 나뭇잎 친숙하게 느껴지시나요? 캐나다 국기 정중앙에 있는 빨간 잎인 메이플 리프, 즉 단풍나뭇잎 입니다. 메이플리프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에 있는 이전글을 참조하세요^^
아쿠아뷰 파크 한쪽으로는 이렇게 넓다란 잔디 축구장도 연결되어있답니다. 어느 축구클럽에서 나와서 맹연습 중이더라구요^^
나 스토커 아닌데ㅋㅋㅋ 벤치에 앉아 있었던 청년이 그새 기운이 차려졌는지, 다시 보드를 타기 시작하네요~ 멋진 점프도 여러번 했는데, 카메라에 담지 못했어요. 순간포착의 묘미를 못찾고 있는 DSLR 맹 입니다 - -;;
전 이런 길이 정말 좋습니다. 캐나다 공원 여기저기 처음 다닐 땐 "에게? 이게 다야? 뭐 더 없어?" 이랬죠. 어느 공원을 가나 특별함이 없는 캐나다 공원이 시시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조금씩 느껴갑니다. 이것이 캐나다스럽다는 것을요.
인공적인 미를 더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사람을 위한 공간을 최소화하는 노력들을 캐나다의 공원 이곳 저곳에서 많이 느끼고 있답니다.
푸르른 잎들과 사이사이로 내리쬐는 눈부신 햇살....그리고 잎 사이에 보이는 푸른 하늘이 몸과 마음 속의 피곤함을 토닥토닥 달래주듯이, 마음의 평정함을 주고, 저는 어느새 상쾌해진 기분으로 그 자연을 즐기며 걷고 있었습니다.
우리 어릴적에는 민들레 홀씨를 정신없이 불기 바빴는데, 서양에서는 소원을 빌고 민들레 홀씨를 분답니다. 마치 생일케이크 위의 촛불을 끄기전에, 눈을 감고 자신의 소원을 남몰래 비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동그랗게 예쁘게 맺힌 민들레 홀씨를 보고 발길이 멈춰져 찍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후, 눈을 감고 마음속에 담아뒀던 소원을 민들레 홀씨에 담아 바람에 날려 보냈답니다. 내 소원이 곧 이뤄질까요? >.<
종종 이 호수의 야생 동물을 찍기 위해 사진 작가들도 온답니다. 저 분은 작가인지 모르겠지만, 제 팔 길이만한 망원렌즈를 들고 한참동안이나 저 자리를 지켰답니다.
저기 보이는 다리 긴 새 보이시나요? 새이름이 뭘까요? >.< 황새목? 두루미목? 이름 모를 저 새는 완전 느긋하게 호수위를 천천히 걷고 있더라구요. 쟤도 나름 산책을 즐기고 있나봅니다.ㅎㅎ
이 꽃 이름이 뭘까요? 오타와에 있는 공원을 왠만한 곳은 다 가본 것 같은데, 이 꽃을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꽃 전문가이신 저희 어머님도 처음 본 꽃이라구 하시더라구요. 은은한 자태가 이뻐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어여쁜 소녀의 신비로운 매력처럼 느껴지는 꽃이었네요.
물이 정말 깨끗해서, 물 표면 위로 자연이 비춰지네요. 생각해보면 자연을 더럽히는 것은 사람인데, 사람은 사람들이 오염시킨 자연을 보고 이상하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립니다. 자연은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오리가 종종 호수에서 올라와 마실 나오기도 합니다. 색감이 참 독특해서 찍어볼려구 줌임 줌인 줌인....하..망원렌즈 필요해, 남푠님ㅜㅜ
이 호수공원 따라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정말 많네요.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다양한 애완견을 보는 재미도 제법 있답니다. 어릴 적에 개 여러 마리에게 동시에 쫓김ㅠ 당한 기억이 있어서, 못 만지고 눈으로만 보지만요^^;;
요 강아지들은 넘 귀여워서 사진촬영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고~ 요 강아지들도 개껌 하나 없이 앵글부터 들이대는 제가 신기한지 쳐다봐준 덕분에 개와의 접촉없이^^;;;; 사진에 수월하게 찍었습니다.
왼쪽 강아지는 10살이구, 오른쪽 강아지는 3살이라면서 이름도 소개해주셨는데ㅠㅠ 기억을 못하겠어요^^;; 미안하다ㅋ쩝.
나름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러 오신 분들이라 사진에 다 담지 못하겠지만, 이 호수공원이 인기 좀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고 있는 분들이죠. 하이킹, 런닝, 경보, 보딩, 스케이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원의 자연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 공원 양쪽으로는 이런 놀이터도 있어요. 이곳은 좀 작은 크기의 놀이터이구요. 앞에서 보신 잔디 축구장 옆으로 조금 더 큰 놀이터가 있답니다. 한바퀴를 도는데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중간에 놀이터에 들려서 아이들과 놀다가 남은 반바퀴를 마저 도는 것도 나름 괜찮은 산책 코스랍니다.
자연속에서 사람들은 지친 몸을 쉬게 하고, 그 안에서 마음의 평온함을 누리며, 자신의 기력을 되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주는 자연을 우리는 그대로 존중해줄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시부모님과 함께 걸은 이 길...한 시간 정도를 걷는 내내 부모님의 얼굴에 행복함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그동안 다니신 여행지가 셀 수도 없이 많으신데다가, 앞으로 저희가 모시고 가서 보여드릴 관광명소가 줄줄이 이어졌는데, 시부모님께서 이런 소소한 공원길 어떤 것이 그리 맘에 드실까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흡족해하시더라구요.
그러다가 집에 돌아와 찍은 사진들을 하나씩 정리하며 보는데, 그 답을 알겠더라구요. 두 분의 행복한 눈빛은 고스란히 저희에게 멈춰져있었습니다. 두 분께서 저희와 함께 하는 이 시간들을 얼마나 고대하셨는지 느껴질 정도로요.
마음이 찡해옵니다. 잠을 쪼개가며 최선을 다해 모셔드리고 있지만, 부모님의 사랑과 타지에 둔 자식에 대한 그리움에는 한없이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한 주가 지나가고, 앞으로 7주가 남았네요. 몸은 힘들겠지만, 남은 7주 동안 잘 모셔서, 새로운 추억으로 다시 만날 그 날까지는 마음이 허해드리지 않게 잘 해드리고 싶어지네요.
여담이지만, 재미있는 넌센스 퀴즈 하나 해드리고 갈까요?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밤새도 하여도 늦는 이 없네~듣는 사람 없어도 날이 밝도록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개굴 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
이 노래를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답 : 시어머니, 이유는 시어머니가 바라보는 아들네 가정의 서열 순(아들-손자-며느리)ㅋㅋㅋㅋ
적고보니, 여담이 윗글과 반전이 있네요^^;; 제가 넌센스라 그런가봅니다ㅋㅋㅋ
내일이면 주말이네요. 사랑하는 가족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소소한 '오늘의 행복'을 놓치지 마시고 꼭 찾아 누리시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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