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러큐스 대학교 캠퍼스를 거닐다
캐나다와 미국은 국경이 맞붙어있어 두 나라 사이를 잇는 여러 육로를 통해 서로 오갈 수 있는데요. 제가 사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Ottawa)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달리면 미국 뉴욕 주 시라큐스에 갈 수 있어요. 시라큐스(Syracuse)는 뉴욕 주에서 뉴욕시티(NYC), 버펄로(Buffalo), 로체스터(Rochester), 용커스(Yonkers)에 이어 5번째로 큰 도시예요. 시러큐스에는 도시를 대표하는 Syracuse University가 있는데요. 가족 여행 중 햇살이 너무 좋아 산책도 즐기고 딸에게 대학 문화를 살짝 보여 주고 싶어 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고 왔어요.
시러큐스 대학교(Syracuse University)
미국 뉴욕주 시라큐스에 위치한 시라큐스 대학은 뉴욕 주의 감리교 감독교회(Methodist Episcopal Church)에 의해 1870년 3월에 첫 개교한 4년제 사립 대학입니다. 감리교에서 시작했으나 1920년에 어느 종파에도 속하지 않는 대학임을 선언했습니다.
대학교 캠퍼스
@cuse.com
캠퍼스 총면적은 86만 평(284㎡)으로, 서울대학교보다 2배 크기이며 대구대학교와 거의 비슷한 크기입니다. 위 지도는 중앙 도서관, 예배당, 경기장, 언어학당 등 주요 건물이 밀집되어 있는 캠퍼스의 일부분으로 한 번의 주차로 둘러보기 좋더라구요. 지도에서 보이다시피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인도가 곡선 또는 대각선으로 되어 있어 길을 따라 거닐 때 조경이 잘 된 공원을 거닌 기분이 들었어요.
카네기 도서관(Carnegie Library)
대학교의 특색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중앙 도서관이지요. 도서관 앞에는 3m 높이의 Saltine Warrior 동상이 세워졌는데요. Saltine Warrior은 1978년에 원주민 차별 문제로 인해 폐지할 때까지 47년간(1931-1978년) Syracuse University의 공식 마스코트였습니다.
계단을 올라 도서관 문을 여니 Diana of the Chase(1932) 동상이 보였는데요. 로마신화에 나오는 디아나(영어 다이아나)는 달의 여신, 동물의 수호신, 사냥의 신, 가축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아르테미스(Artemis)와 동일시 여깁니다.
제가 갔던 날은 미국 캐나다 노동절(Labor Day)로 법정 공휴일이자 개학 전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꽤 보이더라구요. 공부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들어가지 않고 창문을 통해 구경했네요.
도서관 측면에 위치한 화장실을 가려고 했는데 복도와 도서관 사이에 기둥 외의 가림막이 없어 실내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1972년에 설립한 카네기 도서관(Carnegie Library)에는 7개층에 걸쳐 230만 권의 책, 1만 권의 정기 간행물 등이 보관 중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부서 도서관이 있어요.
도서관 복도 쪽에 위치한 작은 강의실 문이 열려 있어 입구 쪽에서 안을 둘러볼 수 있었어요.
헨드릭스 채플(Hendricks Chapel)
교내 예배당인 Hendricks Chapel이에요. 출입문과 정원 쪽 공사가 진행 중이라 울타리가 쳐져 있었어요. 크게 감리교, 침례교, 루터교, 복음주의 기독교, 흑인 교회, 불교, 이슬람교, 유대교, 로마 카톨릭교, 이교도 10개로 나눠 있어 10명의 목사가 있어요.
경기장(Carrier Dome)
교내에 오픈 가능한 돔 경기장이 있어 놀라웠어요. Carrier Dome의 면적은 48,989m²로 우리나라 장충체육관보다 4배 정도 크며 약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어요. 주로 풋볼, 농구, 라크로스 스포츠 경기가 열립니다. 학교의 상징색이 주황색이라서 경기장에 오렌지빛이 가득하네요.
@ottosgrove.com
1980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시러큐스 대학교 운동팀 마스코트 Otto the Orange예요. Carrier Dome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 또는 시러큐스 대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언어학당(Hall of Languages)
캠퍼스를 드라이브하면서 가장 눈에 띈 건물은 바로 언어학당이었는데요. 인문학 계열 학과가 이용하고 있는 건물이에요.
언어학당을 향하는 건축물과 정원은 다른 곳과 달리 유난히도 신경을 쓴 모습이었는데요. 1988년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팬암(Pan Am) 항공 103년 테러 폭파로 탑승자 259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유럽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본교 소속 학생 35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였어요.
캠퍼스 네트워크(promenades)
@medium.com
대학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존하되 캠퍼스 전역의 연결성과 접근성을 향상시켜 주는 3개의 주요 산책로를 계획하였다고 해요. 돈만 긁어가지 않고--;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학교 측의 배려가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사진은 3개의 산책로 중 첫 번째로 완성된 Einhorn Family Walk는 앞서 소개한 언어학당 앞을 가로지르는 길로 올해 가을에 처음 선보였어요. 이전에는 차량 중심의 거리였던 곳을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캠퍼스 안팎을 자유롭고 빠르게 오갈 수 있도록 바뀌었더라구요.
아이비리그 못지않았던 담쟁이덩굴들
건물마다 아이비 덩굴이 가득해 인상적이었는데요. 미국 북동부에 있는 8개의 명문 사립대학(하버드, 예일, 펜실베니아, 프린스턴, 컬럼비아, 브라운, 다트머스, 코넬 대학교)를 아이비리그(Ivy League)라고 불러왔기에 학교 위상을 위해 명문 대학의 상징이 아이비를 따라 심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1800년대부터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해 많은 대학들이 졸업 축하 행사(Clss Day)의 기념 의식으로 아이비를 심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고 해요. 미국 북동부를 대표하는 8개의 명문 대학교 건물에 아이비(Ivy) 담쟁이덩굴이 덮여 있는 모습에서 아이비리그라는 명칭이 유래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
캠퍼스 내의 건물들은 19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부터 현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물이 있었어요. 위 사진은 생물학과 건물로 옥상에 유리 하우스가 가득 보여서 인상적이었어요.
거액을 기부한 기부자 John Lyman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Lyman Hall은 1907년에 완공된 건물로 현재 응용과학과 건물로 사용 중이에요. 기부자는 건물 주변의 많은 나무와 거리 효과를 살린 구불구불한 길을 제안했다고 하는데 언덕 위의 오래된 건물과 정말 잘 어울리는 조경이었어요.
1888년에 완공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로 붉은 벽돌과 테라코타를 사용하여 눈에 확 들어오는 건물이었는데요. 원래는 도서관 소장품을 보관하기 위해 건립되었으나 새로 개장한 카네기 도서관으로 컬렉션이 옮겨간 이후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다가 현재는 인문학 센터로 사용 중입니다.
동그란 구조를 지닌 건축물은 SU(Syracuse University) 아트 갤러리로 중앙 도서관 바로 옆에 있어요. 다양한 미술 전시회가 열리는데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는 공휴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어요. 중앙 도서관과 예배당, 아트 갤러리가 모여 있는 널따란 잔디밭에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선탠도 즐기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캠퍼스 분위기
제가 대학 다닐 때와 또 다른 모습이더라구요. 캠퍼스 곳곳에서 해먹, 돗자리, 노트북,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이용해 캠퍼스 잔디밭 곳곳에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개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이곳은 해먹이 대세인지 곳곳에서 자주 보였네요. 햇살이 비치는 나무 밑에 해먹을 달고 음악을 들으면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간접 힐링이 되더라구요.
시러큐스 대학 랭킹 및 유학생
주차장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길에 만난 다람쥐 한 마리^^ 시라큐스 대학교는 미국 대학교 순위 50~70위(2016년 66위)를 오가는 대학교로, 신문방송학, 건축학, 행정학, 도서관 및 정보학과는 미국 내에서 5위 안에 들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노스웨스턴 및 미주리 대학교와 함께 대표적인 미디어 대학교로 불리고 있어요.
2014년 기준 외국 학생의 수는 1,639명으로 출신 국가별로 보면 중국인이 945명으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한국인이 149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1년간 유학생 학비는 평균 5천만 원, 기숙사 비용은 1,700만 원으로 다른 북미 대학교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외에 캐나다 대학교 순위 및 국제 유학생이 캐나다를 선택하는 이유가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음 여행에는 남편이 하버드 대학교 탐방하러 가자고 하네요. 오타와에서 300km를 달려 이곳에 왔는데 700km를 달려가자는 제안에 질겁해 내년에 가자고 일단 미뤄뒀는데 언젠가는 어릴 적부터 귀에 닳게 들어왔던 하버드에도 가보고 싶긴 하네요. 젊음이 부럽다고 한탄했지만, 배움에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다는 말을 기억하며 나이 탓은 이제 그만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쏟는 하루가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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