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광산 도시 서드베리에서 광산 투어를 하다
18억 5천만 년 전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 서드버리(Sudbury, Ontario)에서 약 3km 정도 떨어진 곳에 거대한 운석이 떨어졌는데요. 이로 인하여 지구에서 2번째로 큰 길이 62km, 너비 30km, 깊이 15km의 운석 분화구가 형성되었어요. 빙하기의 침식 작용과 운석 분화구의 형성으로 광역 서드베리 지역은 매우 독특한 지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1883년 캐나다 태평양 철도 건설을 위한 발파 작업 중 다량의 광석이 발견되면서 서드베리는 캐나다 광산 도시로 급성장하였어요. 여름휴가 시 서드베리에서는 캐나다 전 지역 중에서도 손에 꼽힐만한 지하 광산을 투어할 수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그럼, 약 150년 전부터 이어내려온 캐나다 광업 역사의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서드베리 명소 1위 다이나믹 어스(Dynamic Earth)
캐나다 온타리오 주 서드베리의 명소 1위에 해당하는 사이언스 노스(Science North) 과학박물관 소속 다이나믹 어스(Dynamic Earth)는 서드베리의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구과학과 광산업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쌍방형 학습 박물관으로, 오늘 소개할 지하 광산은 박물관 내부에 있어요. 같은 온타리오 주이지만 제가 사는 오타와(Ottawa)에서 500km 이상 떨어져서 열심히 달려 도착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동전 빅 니켈(Big Nickel)
다이나믹 어스 건물과 함께 있는 세계 유일의 화폐 공원 Centennial Numismatic Park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동전 빅 니켈(Big Nickel)이 있는데요. 1951년도 발행한 99.9% 니켈로 만든 캐나다 동전 5센트를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고 해서 빅 니켈로 불려요. 실은 높이 9.1m, 두께 0.6m의 대형 동전을 보기 위해 500km 이상 달려 이곳에 왔는데 지하 광산을 투어하고 가지 않았다면 나중에 큰 후회를 했을 것 같아요.
지하 광산 투어(Underground Mine Tour) 가이드
야외 공원에 설치된 빅 니켈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지하 광산 투어는 박물관 내부로 진입해야 하기 때문에 다이나믹 어스의 입장료를 내야 해요. 18세 이상 22달러, 65세 이상 및 13-17세 20달러, 3-12세 18달러로 3인 가족에 세금 포함하여 70달러(65,000원) 정도로 싼 편은 아니었지만 흔히 할 수 있는 광산 투어가 아니기에 흔쾌히 지불했네요. 투어 대기표에 적힌 시간에 맞춰 대기실에 들어가면 그룹 투어가 시작됩니다.
투어의 시작은 기념사진 촬영이었는데요. 광부의 이미지에 자신의 얼굴을 맞게 넣어 사진을 촬영하면 내부 투어 시 광부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가이드와 함께 투명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7층 깊이에 있는 광산으로 내려가는데요. 특이하게도 엘리베이터가 바로 내려가지 않고 중간에 멈쳐 암석으로 된 벽면에 쏜 광물의 형성 및 채굴에 관한 영상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지하 광산 입구에 도착하면, 안전을 위해 헬멧을 착용하고 본격적인 투어 안내를 받습니다. 가이드 도중 공포, 어지럼증 및 호흡 곤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불편함을 느끼면 언제든지 다른 직원의 도움으로 중도에 나갈 수 있다고 미리 알려줬어요.
광부들이 착용했던 안전모가 시대별로 전시돼 있었는데요. 맨 오른쪽은 1800년대 초기 광부들의 작업모로 양초를 모자에 꽂고 일했다고 해요. 가운데는 1950년대 전등이 달린 작업모로 배터리를 가지고 다녀야 했어요. 맨 왼쪽은 현대 광부들의 작업모로 LED 라이트와 귀 보호대가 달렸으며 반사테이프가 붙어 있었어요.
투어의 입구이자 출구가 되는 곳에는 에어록(airlock)이 있었는데요. 지하 광산의 투어를 위해 특별 공기 시스템으로 외부의 공기를 직접 투입하기 때문에 광산의 내부 공기가 출입문을 통해 유출되지 않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광산 내부 습도는 약 80%이고, 온도는 약 13도로 매우 쌀쌀하고 습합니다. 여름이라 할지라도 긴팔 또는 얇은 점퍼를 챙기시면 좋아요.
1800년대 지하 광산
지하 모델 광산의 투어는 시대순으로 진행되어 광산업의 발달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사진은 1800년대 지하 광산의 입구 부분으로 천장이 매우 낮고 통로도 좁았어요. 키가 큰 사람은 머리를 살짝 숙이고 들어갔지만, 저는 당당히 걸어갔기에 그 당시의 광부에 적합한 신체 조건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ㅋ
광석이 함유된 돌무더기, 광부들의 채굴 도구, 발파 도구 및 방법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어요.
1800년대의 수갱으로 모습이에요. 광산에서 채굴한 광석을 외부로 옮기기 위해 수직으로 파 내려간 갱도로, 광부가 수갱에서 떨어진 돌무더기에 맞아 다치거나 죽기도 했다고 해요.
1950년대 지하 광산
1950년대 광산에는 통로마다 전등이 설치돼 있었어요. 1800년대 광산에서 촛불을 껐을 때에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암흑 그 자체였거든요. 또한, 1800년대보다 통로도 넓어지고 천장도 더 높아져서 키가 큰 사람도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었어요.
1950년대 광산에는 잠시 앉아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어요. 기계 및 시스템의 발달로 채굴한 광석을 카트에 실어 선로를 따라 외부로 옮겼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곳에서는 발파 작업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암반에 구멍을 뚫고 다이너마이트 폭약을 집어넣는 장약 작업을 한 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폭발 시 일어나는 굉음과 섬광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어요.
현대 지하 광산
이전보다 현대 광산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기계 자동화입니다. 사진 속의 기계는 터널 확장을 위한 점보 드릴입니다.
광산 산업에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기기들을 소개해줬는데요. 규모도 점점 커지고 꽤 많은 업무들이 기계 자동화에 의해 대체되어가고 있었어요. 좌측은 굴삭기, 우측은 광산 전단기예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직접 채굴하거나 기계에 올라타 작업을 했는데 현재는 무선으로 기계를 작동시켜 작업을 하는 분야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1800년대에 머리에 양초를 꽂고 무거운 곡괭이와 삽을 들고 채굴하던 방식에서 크게 발전된 모습입니다. 사진은 이중 안전을 위해 작업 현장을 울타리로 치고 무인 굴삭기를 무선으로 작동해 채굴하는 모습이에요.
광부들의 다목적실이었는데요. 작업복도 갈아입고, 식사도 하며, 응급처치도 받을 수 있는 곳이었어요.
작업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CCTV 상황 데스크도 함께 있었어요. 이곳에서 작은 샘플로 천연가스의 냄새를 맡아보는 체험도 했는데, 달걀 썩는 냄새와 비슷하더라구요.
다시 에어록을 통과해 헬멧을 반납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어요. 엘리베이터가 지상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마자 색깔 단추로 만든 빅 니켈의 작품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이후 내부 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요. 이에 관해서는 조만간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한 다이나믹 어스 과학박물관의 지하 광산은 박물관 바로 근처에서 2014년까지 운영했던 광산의 변천사를 그대로 모델로 삼아 방문객의 안전과 편의를 더해 만든 공간으로, 지구과학 및 광산업에 관한 역사를 실감 나게 배울 수 있어 유익하고 즐거웠어요. 하지만, 19-20세기에 걸쳐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급급해 천연자원 개발 과정 속에서 자연환경이 무참히 파괴되었는데요. 파괴된 환경을 재생하기 위해 엄청난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 현재의 서드베리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실수와 후회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자연환경 파괴 및 인간 소외가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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