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 버그 데이(Ottawa Bug Day)
온타리오 곤충 학회(Enomology Society of Ontario)에서 매년 가을이 되면 오타와 버그 데이를 주최하는데요. 작년에 처음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던 기억이 나서 올해도 다녀왔어요. 작년에도 무척 인기가 많아 신기했던 기억이 났는데 올해는 인기가 더욱더 많아 다시 한 번 놀라고 왔네요. 사람들을 열광케 했던 곤충의 매력을 향해 가볼까요?
캐나다 오타와 연구 개발 센터
버그 데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국립 곤충 컬렉션의 본거지이자 전시관인 오타와 연구 개발 센터에서 열렸어요.
미래 대체 식량, 곤충
미래 식량난의 해결사로 곤충을 대체 식량으로 손꼽고 있는데요. 간식용 곤충뿐만 아니라, 구운 귀뚜라미를 통째로 넣은 초콜릿 쿠키와 귀뚜라미 가루를 넣은 마카룬(macaroon)도 시식할 수 있었어요. 아이는 작년에 호기심으로 맛보더니 올해는 그냥 스쳐 지나가더라구요.ㅎㅎㅎ
바퀴벌레 레이스
가장 핫한 코너는 바퀴벌레 달리기 시합이었어요. 투명 상자 안의 바퀴벌레 중 한 마리를 각자 지목한 후 바퀴벌레를 동시에 출발시켜 도착점에 먼저 도착하는 벌레를 지목한 사람이 우승자가 되는 시합이었어요.
살아있는 곤충 관찰하기
게임이 끝나면 직접 만져볼 수 있었는데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만져보던데 저는 도저히 만질 수 없었어요.
박각시나방 애벌레(Tobacco Hornworn, 학명 Manduca sexta)는 하루 종일 담뱃잎을 갉아먹으며 평균 1mg의 니코틴을 흡수하여 체내에 저장했다가 포식자의 공격을 받으면 독성을 배출하는 특이한 애벌레예요. 주로 북미 전역에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애완동물로 기르거나 파충류 종류의 애완동물 먹이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칠레 로즈 타란툴라(Chilean Rose tarantula, 학명 Grammostola rosea)는 칠레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거미로 다른 거미보다 색깔이 밝고 약간 분홍빛을 띠고 있어요. 성격이 순한 편이어서 초보자용 애완동물로 많이 길러지나 몇 종류는 복부의 뒷부분 털을 뽑아내면 독성이 나와 심각한 피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보기만 해도 무서운데 많은 사람들이 손에 올려놓고 가까이에서 관찰하더라구요.
유액을 분비하는 독나방 애벌레(Milkweed Tussock Caterpillar, 학명 Euchaetes egle)로 호랑이 무늬의 먼지떨이(?) 같았어요. 독성을 가지고 있어 박쥐나 다른 육식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합니다.
검은 제비꼬리 나비(Black Swallowtail butterfly, 학명 Papilio polyxenes)의 애벌레예요. 딜(dill), 파슬리(parsley), 야생 파스닙(parsnip) 등을 먹고 자랍니다.
아메리칸 자이언트 노래기(American Giant Millipede, 학명 Narceus americanus)로, 곤충이 아닌 다족류의 노래기류예요. 캐나다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에서 가장 큰 노래기로 북아메리카 동부 전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어요. 떨어진 잎이나 죽은 나무를 갉아먹으며 벤조퀴논(benzoquinone)이라는 고약한 냄새를 풍겨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리크 나방(Leek Moth, 학명 Acrolepiopsis assectella)의 유충은 마늘, 파, 양파 등 채소의 줄기를 뜯어먹으며 손상시키는데요. 잉글랜드에서 발생하여 유럽으로 퍼지기 시작했다고 해요. 서양 대파라 불리는 릭(leek)에 리크 나방이 기생했을 때 생기는 변화를 실제로 볼 수 있었어요.
또한 실제로 보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잠자리, 모기 등의 살아 있는 유충도 볼 수 있었어요.
곤충 만들기
별도의 방에서는 어린이 만들기 코너가 있었어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곤충을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곤충 표본 관찰하기
전시장 곳곳에 관찰 현미경이 놓여 있어 곤충의 표본을 유심히 관찰할 수 있어 좋았어요. 이곳에서는 곤충의 구조와 무늬를 자세히 살필 수 있는 곳이었어요.
브라질 화이트니 타란튤라(Brazilian whiteknee tarantula, 학명 Acanthoscurria geniculata)으로,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기생하는 독거미인데요. 거미의 구조별로 뜯어놔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어요. 다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고 성격이 유순하여 애완동물로 키우기도 하지만, 다른 독거미처럼 털에 독성이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자연 및 과학박물관을 가도 곤충 표본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종류가 매우 제한적인데요.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곤충 표본을 현미경으로 하나씩 관찰할 수 있어 좋았어요.
곤충 표본 만들기
곤충 표본을 관찰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었어요. 알코올로 연화된 상태의 곤충을 집게로 집어 채집 시기 및 장소를 태그 위에 올려둔 후 태그와 함께 고정하되 곤충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꽂아 완성했어요.
지역별 곤충 표본 살피기
곤충 표본들이 전 세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오타와 도시 등 지역별 또는 곤충 종류별로 구분돼 있었어요. 솔직히 살아있지 않은 곤충 표본은 대충 보기 쉬운데요. 이곳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주고 질문에 바로 답을 해줘서 즐겁게 구경할 수 있어 좋았어요.
올해 흥미롭게 봤던 것 중의 하나는 대벌레(stick insect)였는데요. 다른 박물관에서 흔히 보던 나뭇가지 색깔의 대벌레와 달리 분홍빛 대벌레가 보여 신기했어요.
야외 액티비티
올해는 야외 텐트도 세워졌는데요. 텐트에서 제공하는 잠자리채를 들고 직접 자연 속의 곤충을 채집해보는 이벤트도 있었어요. 이벤트가 열렸던 곳은 연구 목적으로 운영되는 캐나다 중앙 실험 농장에 있어 주변에 다양한 종류의 곡식과 동식물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벌집을 직접 만들어 집에서 벌을 모으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었어요. 무독성 풀을 바른 종이를 돌돌 말아 원통이나 구멍을 뚫은 나무 상자에 넣어 걸어두면 벌이 모인다고 해요. 또한, 캐나다 전역의 벌 표본과 오타와 지역의 벌 표본도 볼 수 있었어요.
작년에는 실내에서 페이스페인팅을 제공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서였는지 올해는 야외 텐트로 옮겼더라구요. 5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아이들의 얼굴과 팔 등에 다양한 종류의 곤충을 그려 넣어줬어요.
열정적인 자원봉사자들
전시장 곳곳에는 83명의 자원봉사자가 행사를 도왔는데요. 작년과 마찬가지로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방문객들의 질문 세례를 마다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 자세히 설명해줘 관찰의 흥미를 더욱 북돋아 주는데 큰 몫을 하고 있었어요. 그동안 참여했던 수많은 축제와 이벤트 중에서 자원봉사자의 열정과 지식은 단연 최고였던 것 같네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열정적으로 질문하면서 이벤트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오는 이벤트 같아요. 보기에는 하찮고 징그러운 벌레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먹이 사슬 유지 및 식물의 종자 번식 등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생물학적 과정을 이해하는 연구 재료로도 유익하게 활용되고 있지요. 또한, 풍부한 단백질 제공원으로 미래 대체 식량으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곤충의 가치가 더 주목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버그 데이(Bug Day)의 모습을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누리는 가을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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