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열린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캐나다 공연
2017년 올해 한국 광복절 72주년과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 국기원 소속 태권도 시범단이 캐나다 동부 지역 토론토, 몬트리올, 오타와에서 순회공연을 열었는데요. 제가 사는 수도 오타와에는 8월 15일 광복절에 마지막 공연을 열린다고 하여 캐나다 친구 가족을 초대해 함께 다녀왔어요. 짜릿했고 뭉클했던 그 순간을 향해 함께 가볼까요?
캐나다 오타와 종합 문화 예술 센터의 공연장
@lplusd.co
오타와에서 열린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2009년에 문을 연 오타와 유일의 종합 문화 예술 시설인 Shenkman Arts Centre에서 열렸어요. 2017년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해 캐나다 대사관과 한국 문화원이 주최하는 한국 문화 공연들이 이곳에서 자주 열리고 있어 더욱 친숙해진 곳이지요.
@trizart-alliance.com
태권도 공연은 아트 센터 중 가장 큰 홀인 500석의 Harold Shenkman Hall에서 열렸어요. 지난 인기리에 마친 한국 공연에서는 중간마다 공석이 몇 개씩 보였는데요. 이번 태권도 공연에는 공석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공연장이 모두 꽉 찬 데다가 외국인 비율이 매우 높아 캐나다 내 태권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활동
공연장 입구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소개하는 대형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어요. 매번 행사때마다 대사관 및 한국문화원 관계자분들이 한국을 알리는 입간판을 세우느라 고생하신 덕분에 방문객들의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 같아요.
공연 전 관객의 착석이 진행되는 동안 하키, 스키, 컬링 등 동계 올림픽 스포츠 종목과 김연아 선수 등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에 관한 영상이 나왔어요.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공연 전 행사
올해 4월에 신임된 신맹호 주 캐나다 한국 대사님의 인사말로 공식적인 행사가 시작됐어요. 한국 문화 공연마다 직접 나오셔서 행사에 관한 소개를 해주시며 한국 문화와 공연의 위상을 높이는데 힘쓰실 뿐만 아니라 간략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인사말로 다소 어색해하는 외국인들의 긴장감도 잘 풀어주시는 것 같아요. 본인도 태권도 유단자이지만, 아주 오래 전이라고 강조해 감탄과 웃음을 동시에 이끌어냈어요.
캐나다 태권도 협회의 사무총장 대리언 맥도날드(Darlene MacDonald)가 나와 캐나다 태권도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고 이종수 관장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는데요.
고 이종수 관장은 캐나다에 처음으로 태권도를 소개하고 태권도장을 세워 지난 50년 동안 40만 명의 태권도인을 길러냈으며 22년 동안 캐나다 국가 대표 선수의 감독을 맡는 등 제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총력을 다해오시다가 지난달에 별세를 하셨습니다. 소개 이후 고인을 위해 잠시 묵념의 시간을 함께 가졌어요.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오타와 공연
@greattaekwondo.kukkiwon.or.kr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은 1974년 창설 이후 전 세계 120여 개국 이상을 순회하며 공연을 펼치면서 태권도 보급과 함께 한국 문화를 알리는 외교사절단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요. 매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 5단 이상의 태권도 사범 및 태권도 전공 학생 70여 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캐나다 순회공연은 여자 단원 2명과 남자 단원 18명 총 20명으로 구성되었어요. 본격적인 시범이 시작되면서 품새, 겨루기, 호신술, 격파가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K-POP 댄스를 태권도의 절도 있는 동작으로 표현하여 매 순간마다 큰 호응을 이끌어냈어요.
비언어 퍼포먼스였기 때문에 외국인이 보기에도 부담이 없었으며, 단지 화려한 묘기만이 아닌 정신 수련과 겨루기 상대를 대한 예의와 절제된 동작을 통해 태권도의 정신과 예를 잘 표현하여 한국의 위상을 품위 있게 드높여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공연 내내 정말 다양한 송판 격파 장면을 볼 수 있어 놀라웠어요. 특히, 3미터가 훌쩍 넘는 높이를 공중부양하듯이 날아올라 격파하는 모습을 눈앞에 보고도 믿기지 않더라구요. 이외에도 10장 연속 격파하기, 단원들의 어깨를 걸어 날아올라 격파하기, 송판 던져 공중 격파하기 등 이전에 본 적 없던 멋진 격파 시범을 실컷 볼 수 있었어요.
격파의 하이라이트는 송판 20장 격파하기였습니다. 깔끔하게 성공해내자 관중들의 놀라운 감탄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어요.
안대를 두른 채 겨루기, 단장들의 겨루기 등 다양한 대련 시범 또한 선보였는데요. 그중에서도 1명의 여자 단원이 2명의 남자 단원을 제압하는 겨루기 시범이 제일 큰 호응을 받았어요. 한 편의 무협 영화를 본 것 같은 알찬 스토리와 눈앞에서도 보고도 믿지 못할 놀라운 공중 부양과 격파 솜씨로 공연이 끝나는 순간까지 강한 몰입과 짜릿한 감탄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태권도 시범을 위해 동작을 취할 때 나오는 몸의 형태가 참 멋지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 흑백으로 모아봤어요. 폼이라는 것은 이럴 때 나오는 것 같아요.^^
마지막 부분은 그동안의 엄숙하고 진지한 모드에서 선보인 시범들을 빠른 비트의 아리랑 노래와 함께 다소 경쾌한 분위기에서 함축해서 보여줬으며, 그 뒤를 이어 캐나다 국기와 태극기로 깃발 퍼포먼스를 선보였어요. 마음 가득 뭉클함, 아쉬움, 고마움이 뒤섞인 순간이었어요.
@facebook.com/embassyofkorea.canada
공연 본 소감을 세 마디로 줄인다면, 화려한 기술에 짜릿했고 완벽한 퍼포먼스에 개운했으며, 한국의 위상을 한껏 드높여줘 자랑스러웠습니다. 실수 한 번 없이 완벽하게 마친 공연을 보면서 그동안 국기원 단원들이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을지 조금은 가늠할 수 있겠더라구요. 사진은 8월 11일에 열린 토론토 공연 때의 모습이에요.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오타와 공연 뜨거운 반응 및 기념 촬영
마지막 순서가 끝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모든 관객이 동시에 일어나 5분 넘게 기립 박수를 계속 보냈어요. 쌍엄지를 치켜세우며 뜨거운 환호를 보내는 모습에 국기원 시범단원들도 엄지를 마주 치켜세우고 손을 흔들며 관중의 환호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끊임없이 보냈어요. 뜨거운 환호를 보내는 관중의 모습에 눈물이 났고, 그 모습을 본 단원들의 눈시울이 붉혀지는 모습에 또 울컥했어요.
아마 시범단장 소개가 이어지지 않았다면, 기립 박수가 10분 넘게 지속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모든 공연이 끝난 후, 캐나다 및 태권도에서 유명하신 분들이 무대로 나와 시범단원들의 멋진 공연에 감사 및 격려 인사를 전하고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왼쪽부터 신맹호 주 캐나다 한국대사님 부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한인 최초 주의원이신 조성준 의원님, 캐나다 순회공연을 맡은 국기원 김상천 단장님, 온타리오 주와 오타와 시에서 각각 '이태은 날'을 제정할 정도로 저명하신 이태은 태권도사범님, 캐나다 태권도 협회 사무총장 대리언 맥도날드님입니다.
공연 후에는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 시범단과 인사를 나누고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시간도 주어졌는데요. 땀범벅이 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무대에 올라온 관중들에게 팔찌를 나눠주며 기념촬영에 응해준 단원들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어요.
줄이 워낙 긴 데다가 캐나다 친구와 이야기도 나눌 겸 앉은 자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나왔어요. 단원들이 격파한 송판 조각을 주워서 기념으로 가지고 가겠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제 친구도 만져보더니 진짜 단단한 송판을 어떻게 격파하냐며 놀라워 했어요. 딸 역시 송판에 기념 사인을 받아야 했다며 무척 아쉬워했어요.
캐나다 전역에 널리 퍼진 태권도의 인기
8월 15일 광복절을 맞이해 저녁 공연에 앞서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매년 여름 오전 10시에 실시하는 캐나다 위병 교대식과 함께 태권도 시범 공연이 열렸어요. 위 사진은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태권도 시범 공연(이태은 사범의 제자들)입니다.
캐나다 전역에 태권도장이 널리 퍼져 있으며 시립 문화센터에서도 태권도 수업이 개설될 만큼 한국 교포의 자녀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태권도의 인기가 아주 많아요. 저희 딸은 태권도를 배우다가 지금은 시간이 맞지 않아 쉬고 있는데요. 태권도를 함께 배운 캐나다 친구와 함께 국기원 시범 공연을 함께 봐서 더욱 좋아했어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순회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 국기원, 캐나다 한국 문화원, 캐나다 대사관, 토론토 및 몬트리올 총영사관이 공동으로 추진하였는데요.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 및 전시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관계자분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뜨거운 열정이 매번 느껴져 친정 식구가 가까이에 있는 듯한 든든한 기분이 듭니다. 또한, 저희 부부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딸과 현지 이웃 및 친구들과 함께 동반하여 한국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무척 감사도 되구요. 저 못지않게 공연을 즐기며 공연 후 훌륭한 공연에 초대해줘서 고맙다는 친구들의 상기된 미소에서 찡한 감동과 행복이 마음 가득 채워집니다. 캐나다에서 열린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공연(<-클릭 시 동영상으로 이동)을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태권도의 강인한 아름다움이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건강하고 씩씩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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