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열린 한국 전통문화 공연
캐나다 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re)이 주최하는 문화 행사가 열린다고 하여 다녀왔는데요. 이는 Traveling Korean Arts(해외 한국문화원 우수프로그램 순회사업)으로,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해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한류문화 확산의 거점인 해외 한국문화원과 함께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고 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국제 교류 프로젝트입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캐나다 한국문화원이 주최하여 진행한 이번 공연은 전통 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유희노리>의 무대였습니다. 타지에서 누린 흥겨운 한마당 살짝 엿볼까요?
공연은 캐나다 역사 박물관(Canadian Museum of History)에서 열렸습니다. 수도 오타와에 있는 많은 국립 박물관 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을 만큼 내부 전시가 매우 알차고 멋질 뿐만 아니라, 건축물과 주변 전경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에요.
예약 티켓을 소지한 자에 한하여 공연 전에 김밥, 떡갈비, 고기전, 샌드위치, 모밀차, 음료 등 한국 음식을 제공해줘서 맛있게 먹었어요.
공연 전에 조대식 캐나다 대사의 개회사가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한국문화원의 다양한 이벤트를 계기로 알릴 수 있게 되어 매우 즐겁다면서 관객을 환영해주었습니다.
공연의 주인공인 <유희노리>의 첫 등장은 무대가 아닌 관중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관객과 함께 하는 전통 공연에서 흔히 보는 모습이지만, 외국인에게는 매우 생소하게 느껴진 것 같았어요.
<유희컴퍼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 출신들로 구성된 젊은 연희 집단입니다. '연희'란 탈춤, 풍물, 굿을 포함한 한국 전통공연예술을 말하는데요. <유희컴퍼니>의 유희노리 공연은 전통 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전통적인 소리와 장단을 보다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더라고요. 최근 벨기에, 체코 프라하, 오스트라바, 프랑스, 홍콩, 중국 등 전 세계를 다니며 우리의 전통연희를 알리고 있다고 합니다.
첫 공연인 유희나리는 장구, 북, 꽹과리, 징, 바라 등 악기를 가지고 공연을 시작했는데요. 다른 것은 익숙했지만, 바라라는 악기는 처음 보는 악기라 매우 신기했어요. 자바라는 얇은 놋쇠로 된 두 개의 원반을 양손에 들고 맞부딪쳐서 소리 내는 전통 타악기로, 서양의 심벌즈와 비슷하게 생겼더라고요.
저는 무대에서 3번째 줄 중앙에 앉았는데요. 제 앞 1~2번째 줄에 앉은 분들은 다 외국인이었어요. 생소한 악기와 리듬, 춤사위, 의미를 알 수 없는 구음에 초반에는 호기심 있는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보더니, 점점 빨라지면서 열기를 내뿜는 악기의 리듬을 따라 몸을 움직이면서 흥겨워 하더라고요.
두 번째 공연인 고인돌은 장구를 이용해 원시인 흉내를 내는 공연으로, 공연 중에서 웃음 코드가 제일 많았던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원시인의 언어 같기도 하고, 전통 타악기의 구음 같기도 한 소리를 내면서 원시인 흉내를 내면서 공연을 하는 모습에 외국인 관객들도 웃으며 즐겁게 관람하더라고요.
무대에서 내려와 자신들이 했던 원시인의 말소리 같은 소리를 외국인 관객에게 시켜보면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어요. 한국어도 영어도 아니었지만,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는 큰 몫을 한 것 같았네요.
본 살풀이 공연으로, 전통 한복을 입은 여성 공연자가 나와 독무를 췄는데요. 한국 무용의 아름답고 우아한 선과 한복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공연이었어요. 이때 무대 한쪽에는 태평소, 아쟁, 북 등이 연주되었는데요. 세로로 부는 관악기인 태평소와 7현으로 된 현악기인 아쟁은 캐나다 10년 동안 살면서 처음 들어 본 것 같아요. 딸과 함께 다양한 한국 전통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원푸리 공연으로, 전통적인 상모돌리기에 현대적 모습이 가미된 아주 신명 나는 공연이었는데요.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인데, 서양의 탭댄스와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가 가미된 느낌도 나더라고요.
화려한 색감을 지닌 한복을 입고 무용을 하면서 북을 치는 공연자의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선 만큼이나 활짝 웃는 미소가 예뻐서 한국 무용이 참 곱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은 <유희노리>의 이름을 딴 U喜공연이었어요.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쳐서 그 흥이 한껏 돋아졌는데요. 공연 도중에 악기 연주채로 2m 이상 높이로 올려 서로 주고받아 감탄이 나오게 했고, 악기와 맞지 않는 악기 연주채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상모 돌리기는 외국인들에게 굉장히 흥미로워 보였나 봐요. 특히, 2m 이상의 원을 돌리는 상모 돌리기는 큰 박수를 받았어요. 빠른 리듬에 맞춰 상모를 돌리는 모습에 감탄하면서 박수를 열광적으로 보내는 모습에 괜히 제가 뿌듯해졌네요.
공연 제일 마지막 부분에는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서 다 함께 호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그 흥이 절정에 다다랐던 것 같아요. 일방적인 보여주기 방식의 공연이 아닌,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함께 어울리도록 노력하는 공연자들의 모습이 돋보였던 시간이었어요. 공연이 끝나자 공연자들이 무대에 떠날 때까지 앉지 않고 기립 박수를 뜨겁게 보냈습니다. 공연의 일부를 동영상으로 담았습니다. -> 유희노리 유튜브 동영상 바로가기
1985년부터 캐나다 수도 오타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약 한 달동안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60개 이상의 거리에 크리스마스 라이트 장식을 하는데요. 공연장을 떠나 집에 오는 도로 곳곳에 라이트 장식이 있어 오는 길도 무척 즐거웠어요. 조만간 상세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희노리>의 '유희'는 유(You)와 희(기쁠 喜)를 합친 말로 '당신을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요. 모두가 하나가 되어 신명 나게 한바탕 놀았던 연희 퍼포먼스를 통해 저희 가족의 마음에도 기쁨이 가득 찼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한국 문화가 더 널리 알려지기를 응원해봅니다.
'축제 및 이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 건국 150주년 새해 축하 행사에 다녀왔어요 (42) | 2017.01.02 |
---|---|
캐나다 겨울 축제 TOP 10 이한치한이다 (46) | 2016.12.29 |
19세기 캐나다 미니어처 전시회를 통해 보는 북미 기부 문화 (36) | 2016.12.11 |
캐나다 크리스마스 핸드메이드 마켓, 유니크함의 절정을 보다 (33) | 2016.12.09 |
캐나다와 한국 음악이 만난 한국문화원 콘서트 (32) | 2016.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