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동부에서 꽤 유명하다는 비치로 여행 가는 길에 1천8백 명이 사는 소도시 Deseronto의 다운타운을 잠시 들렸어요. 그곳에서 본 앤티크 중고 가게가 인상적이어서 나눔 해볼까 합니다. 캐나다 깡 시골에 있는 골동품 가게에서는 어떤 물품이 있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상호는 The Great Deseronto Antique Emporium입니다.
Emporium은 큰 상점이라는 뜻이에요. 다운타운에 있는 다른 가게들을 보니, 규모가 큰 상점은 맞긴 맞더라고요.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진열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동안 다녔던 중고 물품 가게는 카테고리별로 진열대에 전시해두는데, 이곳은 IKEA처럼 실제 공간을 꾸며서 물건을 진열해둬서 인상적이었어요.
위 찻잔은 잉글랜드 본차이나 식기 중에서도 인기 많은 Royal Albert Old Country Rose 컬렉션이에요. 본차이나(Bone China) 식기는 동물의 뼛가루를 넣어 만드는데요. 영국 런던에서 최초로 발명한 것으로, 현재까지도 made in England를 최고로 알아주지요.
1825년에 생산한 Bell 모양의 세라믹 디캔터(decanter)니다. 디캔터는 주류를 담아 상에 낼 때 쓰는 병을 말해요. 사진 속의 디캔터는 스카치위스키(Scotch Whisky)를 담은 병이었는어요.
샐러드 스푼과 포크예요. 캐나다 상차림은 식탁에 음식을 담은 큰 그릇을 두고 각자의 접시에 조금씩 덜어먹는 뷔페형으로 많이 먹는데요. 큰 그릇에 있는 음식을 옮길 때 사용하는 스푼과 포크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앤티크 찻잔과 찻주전자가 꽤 많았고, 대부분 잉글랜드 본차이나 제품들이었어요. 찻잔을 세트로 사기도 하지만, 앤티크 찻잔을 낱개로 사서 모으는 사람들도 꽤 많아요.
차기 중에서 가장 비싼 물품은 사진 속의 Vintage EAPG purple Croesus였어요. EAPG는 미국 초기 유리 공예의 패턴(Early American Pattern Glass)을 가리켜요. Croesus는 B.C. 6세기의 리디아(Lydia)의 최후의 왕이 큰 부자로 유명하여, 현재까지 '부유함'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어요.
왼쪽에 손잡이가 달린 그릇은 커피나 차에 넣는 우유나 크림을 담는 creamer(약 13만 원)이고, 가운데는 버터나 크림치즈를 담는 butter bowl(약 30만 원)이며, 오른쪽은 설탕을 담는 sugar bowl(약 20만 원)이에요. 여러 중고 시장에서 여전히 비싸게 팔리고 있는 제품이에요.
차를 대접할 때 함께 내놓는 찻주전자, 설탕 그릇, 우유(or 크림) 그릇 세트와 찻잔들이 꽤 많았네요. 캐나다의 발달된 차 문화를 중고 물품 가게에서도 느낄 수 있었어요.
1920년대에 크게 유행을 했던 Carnival glass works로, 다양한 무지개 빛깔을 내는 압형 유리 제품이에요. 그 당시에는 고가의 식기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빈티지'라는 명찰을 달고 $40(4만 원)에 판매 중이었네요.
그 외에도 다양한 모양의 소금 & 후추통도 보이네요. 노란 병아리는 달걀 홀더(egg holder)요. 요리에 사용할 달걀을 놓거나, 혹은 찐 달걀 요리를 식탁에 내놓을 때 사용해요.
그 외에 식기 세트(tableware)도 많았어요.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는 전자제품이나 장식품이 아닌, 그릇을 중고로 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는데요. 의외로 많습니다. 캐나다인은 굉장히 검소하고 소박한 편이기에, 물건을 한 번 사면 무척 오래 사용하는 편이에요. 중고 물품에 관한 거부감이 없어 중고 물품 시장이 굉장히 발달돼 있어요.
앞에 놓인 종이 상자는 영국에서 만든 1800년대 후반 Renown 이발기(hair clipper)로, 토론토 T. Eaton 주식회사를 통해 캐나다에 판매된 제품입니다.
뒤에 있는 주황색 상자는 1930년대 각연초(살담배)를 담아놓는 양철 상자(World's Navy Plug Smoking Tobacco)였어요. 각연초를 찾아보니, 말린 담뱃잎을 칼로 썰어서 사용하는 것이더라고요.
1900년대 Hills Bros 커피 양철통, 코카콜라(Coca-Cola) 유리병, 하인즈(Heinz) 유리 식초병 등이 보이네요. 다소 엉뚱한 위치에 서 있는 파란색 담배 재떨이도 보이네요.
이외에도 1900년대에 사용했던 다양한 장난감, 열쇠고리, 담뱃갑, 성냥 등이 있었어요.
앤티크 중고 물품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품 중에서 가장 비싼 물품인 것 같네요. 청동으로 만들어진 고대 유럽 전사와 시계에서 강한 포스가 느껴지네요. 가격은 $1,350(약 135만 원) 정도 였습니다.
다양한 장식품도 보이네요. 사진 속의 은색 조각상은 북미 원주민 새 토템 조각상입니다. 원주민이 사용했던 조각상은 기다란 통나무를 조각하여 화려하게 색칠하여 만드는데요.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도 볼 수 있어요.
딸이 너무 귀여운 것을 발견했다면서 제 손을 잡아 이끌어 따라가 보니, 파랑새가 짠! 하고 나타났어요. 어쩜 이리도 사랑스러워 보이는지ㅎㅎ
영국 여왕이자 캐나다 국가 원수인 엘리자베스 2세의 젊을 때 모습이 새겨진 장식용 그릇이에요. 1952년에 26세 나이로 즉위해, 65년째 군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국 역사상 최장수 통치자입니다. 2016년 올해 90세 생일을 기념해 영국 왕실에 딸, 손주, 증손자 등과 함께 한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이곳은 다른 어느 중고 물품 가게보다도 엘리자베스 2세에 관한 물품이 굉장히 많았어요. 사진 속 물품은 1977년 여왕 즉위 25주년 기념해(silver Jubilee year)의 사진이 찍힌 쟁반이었어요. 1977년 10월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사진:좌)와 그의 남편 공작 필립(사진:우)이 캐나다에 방문해 화제가 되었지요.
1908년에 설립한 미국 뉴욕 소재 피아노 제조 회사의 Ampico 피아노로, 고품질 피아노를 생산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1941년에 문을 닫게 되었어요. 중고 피아노로만 볼 수 있는 브랜드이네요.
1900년대 초반 White Rotary 재봉틀이에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네요.
캐나다 예비부부는 턱시도나 웨딩드레스를 직접 사서 입는 편이었지만, 근래에 들어 대여하는 예비부부도 많아지고 있어요. 직접 사게 되면 보관하기도 하지만 다시 되팔기도 해, 중고 물품 가게이나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서도 웨딩드레스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찾은 앤티크 중고 물품 가게의 특징 중 하나는 앤티크 물품으로 가득 찬 레스토랑과 내부로 연결되어 있어요. 그곳에서 1800년대 영국 상류층 여성의 차 문화인 afternoon tea를 경험할 수 있어, 저희도 다녀왔는데요. 그에 관한 소개는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저희는 캐나다 대도시 4위인 오타와에 살고 있는데요. 대도시에 있는 중고 물품 가게는 그만큼 찾는 이들 많아, 독특하거나 오래된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요. 제가 찾은 곳은 도시 인구 1,800명의 아주 작은 소도시에 있는 앤티크 중고 물품 가게로, 캐나다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오래된 물품이 많아 굉장히 신기했답니다. 타임캡슐을 타고 오래전 캐나다의 상류층부터 중산층까지 두루 돌아보고 온 기분이 들었네요.
삶의 흔적은 어디에나 남습니다. 내 삶의 흔적이 미래의 어느 날에 더욱더 값지게 빛나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도 알차게 채워가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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