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인구 3,516만 명 중 그리스계 캐나다인은 2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0.7%에 해당하는데요. 이민자 중에서도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수 문화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캐나다 다문화주의로 인하여 그리스 문화를 알아가는 기회를 종종 생긴답니다.
그중의 하나는 바로 캐나다 그리스 축제 <Greek Fest>입니다. 1976년 8월 15일에 처음으로 열려 2016년 올해 4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가 깊은 연례 행사예요. 축제도 무려 10일 동안 열린답니다. 그럼, 최초의 근대 올림픽이 열렸던 나라 '그리스'의 문화를 즐겁게 알아갈 수 있었던 캐나다 그리스 축제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그리스 음식
축제 무대입니다. CTV(텔레비전), Pepsi(펩시), Best Western(호텔), Molson Canadian(주류) 등 굵직한 기업체의 후원을 매년 받고 있어요.
분명 브런치를 막 먹고 왔는데, 축제 현장을 뒤덮고 있었던 맛있는 냄새를 쫓아가고 있는 저를 발견했네요. ㅎㅎ 이곳은 그리스 음식 판매 텐트입니다. 양옆으로 쭉 이어져 있어 규모가 작지 않았어요.
음식 판매 텐트 옆에 자동 케밥 그릴로 고기를 굽고 있었어요. 어떤 종류의 고기냐고 물어보니, 양고기와 쇠고기를 섞은 거라고 해요. 익힌 고기를 자동톱을 사용해 얇게 슬라이스하고 있었어요.
뜨핫~ 동물의 머리, 눈, 이빨까지 고스란히 다 보이는 바비큐가 보였어요. 어떤 동물이냐고 물으니, 양이라고 해요. 무게를 재서 원하는 만큼 사거나, $400(40만 원)에 양 한 마리를 통째로 살 수 있었어요.
저희가 선택한 음식은 그리스 꼬치 요리 치킨 수불라키 플래터(chicken souvlaki platter)였어요. $15(약 15,000원)였어요.
그리스 샐러드(Greek salad)는 토마토, 올리브, 그리스산 염소 치즈 페타 치즈를 곁들인 양상추에 새콤한 올리브오일 소스를 뿌린 샐러드예요. 캐나다에서 인기가 꽤 많습니다.
주류(맥주, 칵테일) 판매 텐트입니다. 캐나다 주류법상 허가를 받은 곳에서 주류를 사고팔거나 마실 수 있어요. 길거리, 공원, 산, 바다, 차 안 등에서 마실 수 없습니다.
쿠킹 세미나도 열렸어요. 오타와에 있는 그리스 베이커리 Nutty Greek Bake Shop에서 가족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 방식으로 그리스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 줬답니다.
캐나다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리스와 지중해 음식 체인점 <Jimmy the Greek>입니다. 1963년 그리스에서 온 Jim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음식점을 창업하면서 점차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그리스 전통 예술
축제 내내 들렸던 그리스 음악은 동양과 서양의 정서를 모두 담겨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더라고요. 남자가 들고 있는 악기는 그리스 부주키(bouzouki)라는 현악기로, 울림통 뒤쪽이 둥그스름하고 낮은 음부터 튜닝이 되는 특징이 있답니다.
오타와 그리스 커뮤니티 센터의 댄스 스쿨 Hellenic Community Dance School을 다니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전통 춤을 추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강강술래와 유럽의 탭댄스를 섞어 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ㅎ
오타와 그리스 커뮤니티 센터의 댄스 스쿨을 다니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그리스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에요.
오타와 그리스 민속 극단 La Troupe Folklorique Grecque Syrtaki에서 전통 춤을 선보여 주고 있어요.
남녀가 혼합되거나, 쌍을 이뤄 추는 춤이 많더라고요.
가족 중심 문화의 축제
제의 분위기 메이커
피에로 분장을 한 광대들이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었어요.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네가 나를 찍는 동안 나는 너를 찍겠다며 스펀지 카메라를 들이밀더라고요. 그리고서는 즉석 사진이 바로 인화되었다며 제 손에 광대 스티커를 쥐여줬어요.^^;;
주립 온타리오 동부 어린이 전문 병원 CHEO(Children's Hospital of Eastern Ontario)에서 나온 곰 인형이 무대 앞에서 춤을 추며 흥을 돋우고 있었어요.
캐나다 그리스 축제가 8월 15일에 열리는 이유!
8월 15일은 광복절로 우리나라의 법정 공휴일인데요. 성모 마리아의 승천일(Assumption Day)로 그리스의 법정 공휴일이기도 해요. 캐나다에서도 이 날을 기준으로 매년 그리스 축제가 10일 동안 열립니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어느 축제를 가나, 어린이 공간은 항상 있어요. 가족 중심 문화를 축제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어요. 텐트 한쪽에 마련된 어린이 공간에서 마술사가 등장해 마술을 보여줬어요.
마술이 끝난 후, 풍선으로 동물 만들기를 하여 어린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줬어요. 기다란 풍선이 순식간에 여러 동물로 변화하는 모습과 미스터 빈을 능가하는 마술사의 표정 연기로 유쾌했던 시간이었네요.
다른 한 쪽에서는 페이스 페인팅도 하고 있었네요. 흰 고양이로 변신한 아이가 변신한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고 있는 모습이 귀엽네요.^^ 이날, 저희 딸의 뺨에는 무당벌레가 앉았어요.
바디페인팅을 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캐나다에서 타투나 헤나에 관한 관심이 정말 많은데요. 실제로 여름철에 길거리에서 문신한 사람들을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어요. 그래서인지 축제 때마다 바디페인팅, 타투, 헤나 등을 해주는 모습을 매번 보게 되네요.
그리스 커뮤니티 센터
축제가 그리스 커뮤니티 센터와 그리스 정교회의 주차장에서 열려 그리스 커뮤니티 센터 Hellenic Community Center도 축제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어요. 복도에는 그리스 배경에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을 기념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입간판이 마련돼 있었어요.
1층 메인 홀에서는 그리스와 캐나다를 소재로 한 예술가의 작품들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었어요. 지중해 그리스 느낌이 물씬 나는 액세서리들이에요.
그리스를 그린 미술 작품도 판매 중이었어요. 파란 하늘과 바다, 원색 계통의 건물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스 국교는 그리스도 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로 무려 그리스 인구 98%나 믿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그리스 정교회는 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의 국교로 발전하여 퍼져 나간 기독교의 한 교파입니다. 정교회가 그리스 문화권 내에 자라나고 선교되었다는 의미에서 그리스 정교회라고 부르며, 현재는 정교회 앞에 각 국가명을 붙여 부릅니다. (예: 대한 정교회, 러시아 정교회 등)
예수, 마리아 등이 그려진 액자나 조각품 등이 많았어요.
시원한 느낌이 가득한 그릇들입니다. 그리스 공예 기법으로 만든 그릇들이라고 해요.
그리스와 지중해 식품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허브, 티, 올리브, 치즈, 스프레드 등이 유명하며, Krinos라는 브랜드가 대표적이에요.
엑스트라 버진 그리스 올리브오일입니다. 올리브오일은 이탈리아산과 그리스산이 품질이 가장 좋다고 하지요.
지중해 청정 소금으로 유명한 그리스 소금과 사탕도 보였어요.
고대 그리스 아테네 출신의 장군이자, 역사가, 철학자인 크세노폰(Xenophon)이 사용했던 배 모형도 보이네요. 크세노폰은 그리스 용병대 장군으로 페르시아 원정에 참전하여 탈출에 성공하지만, 이후 아테네와 스파르타 전투에서 아테네를 대적하게 되어 조국 아테네에서 추방당하게 됩니다. 스파르타 왕의 배려로 저술 활동에 매진하게 되어 <소크라테스 회상> 등 역작들을 다수 내게 됩니다. 플라톤과 함께 소크라테스의 제자로도 유명하지요.
최초의 근대 올림픽 개최국, 그리스
그리스 커뮤니티 센터 복도에는 그리스와 관련된 상징물들이 전시돼 있었어요. 잠깐, 살펴볼까요?^^
1. 밀로의 비너스-아프로디테(Aphrodite)
1820년에 그리스 에개해에서 발견한 B.C. 120년 경의 조각상, 현재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
2. 원반 던지는 사람(Discobolus)
그리스 아테네 조각가 미론(Myron)이 만든 B.C. 450년 경의 조각상
3. 쿠로스(Kouros)의 머리-고졸기 미소(archaic smile)
웃고 있는 사람의 형상을 담은 B.C. 550년 경의 조각상
4.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 성화
5. 사모트라케의 니케(Samothrace of Nike)-날개 달린 승리의 여신(a Goddess of Victory)
1863년에 그리스 에개해에서 발견한 B.C. 190년 경의 조각상, 현재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
최초의 근대 올림픽 개최국, 그리스를 캐나다에서 열린 축제를 통해 알아갈 수 있어 즐겁고 유익했던 시간이었어요. 말로만 하는 정책 또는 한시적 정책이 아닌, 소수 인종의 고유한 문화 정체성을 한결같이 존중하며 함께 나누는 캐나다 다문화주의의 실질적 행보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양궁, 사격, 펜싱, 유도 등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 현재 10위권에 진출했습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 모두, 다치지 않고 힘껏 달려주기를 올림픽이 끝나는 날까지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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