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올해 2016년에 5년 차를 맞이하는 연례 축제가 있는데요. 바로 오타와 Grassroots 축제입니다. 영어 'grassroots'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정부나 전문가에 의한 축제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주최하고 참여하는 축제라는 점에 그 의의가 있습니다.
숙련된 예술가부터 경험이 전혀 없는 보통 사람까지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시민들이 모여 즐거움을 만들어갔던 축제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축제는 매년 4월 말경에 2~4일간 열립니다. 주말 낮 시간대에 하는 행사는 무료이고, 저녁 시간대는 다양한 콘서트가 진행되어 티켓을 사야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액티비티가 낮 시간대에 있다고 해서 저희는 프로그램 시간대에 맞춰 방문했습니다.
가족이 모여 드럼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생각보다 드럼 개수가 넉넉해서 좋았어요. 앞에서 설명해주는 리듬을 천천히 따라가면서 연습한 후, 다 함께 드럼 연주를 완성했는데요. 드럼 치는 손맛과 경쾌한 소리에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ㅎ
드럼 스틱을 가지고 앞서 연습한 리듬대로 중앙에 놓인 큰 드럼을 쳐 보았어요. 같은 리듬이어도, 손과 스틱에서 나는 소리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오타와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판매 물품으로 내놓은 입찰식 경매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입찰식 경매(silent auction)는 판매자가 정한 마감 시간 안에 최고의 금액을 쓴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경매입니다. 저희도 맘에 드는 사진이 하나 있어서 입찰에 응했는데 낙찰받지는 못했네요.
곳곳에서 작은 공연이 연이어져 있었는데요. 위 공연은 홈스쿨링 받는 5~10세 아이들의 모임인 'The sparrows'의 합창이었습니다. 참고로, 캐나다 학생의 3%가 홈스쿨링 교육을 받고 있으며, 그중에서 백인이 8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타와 전통문화 센터의 50세 이상의 시민 합창단인 'Folka Voca'의 합창이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노년층의 활동이 매우 활발한 것 같아요.
다른 액티비티를 하다가 중간부터 본 공연이라서 어디에서 온 그룹인지 모르겠지만, 어린 친구들의 탭 댄스 공연도 있어 딸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ㅎㅎ
오타와는 4월에도 함박눈이 내립니다. ^^;; 그래도 4월 말이 되면 겨우내 쌓인 눈이 다 녹아 이 무렵에 정원과 텃밭에 심을 꽃모종과 채소 모종을 심기 시작합니다. 축제에서 봄맞이 활동으로 화분 꾸미기와 강낭콩 심기가 있어서 딸이 신났습니다.
화분에 강낭콩을 하나씩 올려두고 심고 있었어요. 자원봉사자가 콩을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또 차후 어떻게 관리해줘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셨네요. 다 심고 나서 현장에서 물까지 줬습니다.
자원 봉사자의 무료 페이스 페인팅 이벤트가 있었어요. 사진 속 아이는 핼러윈(Halloween) 분장을 해달라고 해서 받았고, 저희 딸은 나비를 그려달라고 했네요.
납땜하여 악기를 만드는 액티비티가 있었어요. 안전을 위해서 보호 안경을 착용하고 납땜 중입니다.
다 완성한 후 배터리와 연결된 전선으로 키보드를 누르니 전자 피아노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신기했어요. >.<
지역 예술가의 일렉트로닉 밴드 공연을 들은 후, 각자 가지고 있는 악기의 역사와 특징을 하나씩 다 설명해줬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직접 악기를 만질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있어 좋았어요.
왼쪽 악기는 밴조(Banjo)로 컨트리·포크·클래식·아일랜드 전통 음악이나 블루그래스(bluegrass)에 자주 사용하는 발현 악기입니다. 원형의 틀 위에 플라스틱이나 가죽을 씌우며, 현 개수는 4~6 현 사이라고 합니다.
오른쪽 악기는 도브로(Dobro)라 불리는 리조네타 기타로 금속 반향 판이 달린 어쿠스틱 기타입니다. 주방 세제의 대명사가 '퐁퐁'이 된 것처럼, 도브로 회사의 리조네타 기타의 인기가 높아 '도브로'가 리조네타 기타의 통칭이 되었다고 하네요. 도브로는 하프를 연주하듯이 줄을 뜯어서 소리를 낸다고 해요.
왼쪽 악기는 일렉트로닉 오토하프(Autoharp)로 단추를 누르면 화음을 내는 하프 같은 악기로 하프보다 화음을 훨씬 쉽게 연주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악기는 시가 박스 기타(Cigar Box Guitar)로, 1800년대 잎담배(Cigar)를 담은 나무 상자로 만든 기타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해요. 흑인이나 빈민가에서 시가 박스 기타를 만들기 시작해 대중화되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네모 모양이지만, 간혹 사진처럼 세모 모양도 있습니다. 시가 박스 기타는 2~4 현을 가지고 있고, 내부에 일렉트로닉 장치를 달아 사용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약 4시간 정도 머물다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과 민속 음악, 현대 음악, 댄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무척 많았습니다.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던 '보통 사람들'의 축제 재미있게 보셨나요?^^ 오타와 'grassroots' 축제는 가족 중심의 문화 행사에 초점을 맞춘 축제로, 다양한 액티비티, 공연, 워크숍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즐길 수 있어 더욱 알찬 시간을 보내고 왔던 것 같아요.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이끌어냈던 시민들의 축제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어제와 똑같아 보이는 '평범한' 오늘이지만, '특별한 오늘'이 될 수 있도록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함께 파이팅! 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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