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한국 우표를 발견한 <캐나다 전국 우표 전시회>

1950~60년대 대한민국 우표를 발견한 <캐나다 전국 우표 전시회>


제가 사는 캐나다 오타와에 우표 판매 및 전시회가 열린다고 해, 평소 우표에 관심이 많은 딸을 위해 함께 찾아갔어요. 전국에서 무려 40명 이상의 우표 딜러가 모인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오타와 RA 센터


우표 전시회가 열린 곳은 캐나다 오타와 RA Centre입니다. 

7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RA 센터는 공공 스포츠, 피트니스, 레크리에이션 활동 센터로, 테니스클럽과 헬스클럽뿐만 아니라, 스쿼시, 배드민턴, 축구, 하키 등 5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타와 RA 센터


RA 센터 앞에는 축구장과 태양열 라이트 시설이 있고, 그 뒤로 에어(air) 텐트로 지은 체육관이 보이네요. 


ORAPEX 캐나다 전국 우표 전시회


우표 전시회라고 해서, 작은 장소에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우표를 전시하는 정도의 수준일 줄 알았는데요. 제 생각을 훌쩍 넘어서서 규모가 꽤 컸어요. 올해 55번째를 맞이한 ORAPEX(Ottawa RA centre Philatelic EXhibition)는 캐나다 전국 우표 전시회이자, 미국 우표 수집 사회의 세계 우표 수집 시리 중 하나였습니다. 


이탈리아 폴란트 우표


우표 판매대를 먼저 둘러봤어요. 왼쪽은 이탈리아 우표, 오른쪽은 폴란드 우표입니다. 참고로, 폴란드가 영어로는 Poland, 폴란드어로는 Polska 이어서, 폴란드 우표에는 Polska라고 적혀 있어요. 


1950~60년대 한국 우표


세계 우표를 보는 재미가 제법 있어서 한 장씩 넘기고 있는데, 뜨악! 대한민국 우표가 보이는 거예요. 왼쪽에 있는 우표 전체가 대한민국 우표로, 정가가 95달러였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캐나다에 사는 저희는 대한민국 우표를 가지고 있을 일이 거의 없는데, 캐나다 우표 딜러에게는 있었네요. ㅎㅎ 


전신 개설 75주년 & 16회 올림픽대회 기념우표


반가움에 저쪽에 있던 남편도 불러서 함께 봤어요. 거의 다 제가 처음 보는 우표네요. 

전선과 제비가 그려진 1960년(단기 4293년) 9월 28일에 발행한 전신 개설 제75주년 기념우표도 보입니다. 오른쪽 맨 끝에 있는 우표는 1956년에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한 제16회 올림픽대회 기념우표로, 현재 한국에서 2,750원에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철도 창설 제60주년 & 제2회 총선거 기념우표


1961년(단기 4294년) 11월 16일에 발행한 결핵예방 강조주간 기념우표도 보이네요. 한국에서는 1,800원에 판매 중입니다. 1959년(단기 4292년) 9월 18일에 발행한 철도 창설 제60주년 기념우표와 1950년(단기 4283년) 5월 3일에 발행한 제2회 총선거 기념우표도 있었어요. 제2회 총선거 기념우표는 당시 액면가 30원에 30만 장을 발행했다고 하는데요. 현재 한국에서는 1만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네요. 


참고로, 옛날 우표라서 연도가 단기로 표시되어 있는 우표가 많았는데요. 단기는 단군기원(단군이 즉위한 해인 기원전 2333년)을 말하고, 서기는 기원후(예수가 태어난 해)를 말합니다. 단기에서 2333년을 빼면 서기가 나오고, 서기에서 2333년을 더하면 단기가 나오겠지요?^^


로터리 창설 제50주년 & 유엔 창립 제10주년 기념우표


맨 왼쪽부터 설명을 하자면, 1955년(단기 4288년)에 3월 15일에 발행한 로타리 창설 제50주년 기념우표(20환, 25환, 71환)입니다. 로터리는 1912년에 창설한 로터리 클럽으로, 사회봉사와 세계 평화를 표방하는 실업가 및 전문직업인들의 민간단체입니다.  

그 옆으로 1955년(단기 4288년)에 발행한 유엔 창립 제10주년 기념우표(20환, 55환)와 1960년(단기 4293년) 8월 15일에 발행한 정부 수립 제10주년 기념우표(20환, 40환)이 있었네요. 맨 끝은 북한 우표인 조선우표가 있었는데요. 1965년(단기 4298년)에 발행한 문화봉사선 조선우표였습니다. 


캐나다에서 대한민국 역사의 흔적을 발견하니,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하반기도 우표 전시회가 열린다고 하던데, 하반기에는 미리 공부 좀 해서 대한민국 우표를 사볼까 싶네요. 


세계 우표


대한민국 외에도 호주, 태국, 에티오피아 등 다양한 세계 우표가 있었어요. 우표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특색을 담다 보니 각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매력이 다 달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제법 있었어요.


우표 수집가


저는 즐겁게 구경했지만, 전국 곳곳에서 모인 우표 수집가들은 평소에 보기 힘든 우표를 사기 위해 진지하게 우표를 고르고 있었어요. 너무 진지해서 겉은 고요하지만 치열한 기운까지 느껴지더군요. 


세계 우표 판매자


이 우표 전시회를 위해 전국에서 온 40명 이상의 우표 딜러가 모였는데, 각각의 우표 딜러가 소장하고 있는 우표의 수는 어마어마해 보이더군요.  


다양한 세계 우표


이곳은 제가 처음 봤던 곳보다 세계 우표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우표 딜러의 판매대였어요. 독일, 프랑스, 핀란드, 루마니아, 포르투갈, 그리스,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러시아, 헝가리, 이집트, 중국 등 각국의 우표가 다 있더라고요. 테이블에 앉아서 우표를 보는 사람들은 저마다 돋보기와 쪽집게를 들고 수많은 우표를 하나씩 하나씩 넘기며 고르고 있었어요.


여러 나라 우표


낙인이 찍힌 우표를 나라별로 분류해 한 팩에 모아 파는 곳도 있더라고요. 40~80달러로 팔고 있었어요. 이런 거 보면, 집에 편지 오는 거 버리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모아둬야 하나 싶네요.ㅎㅎㅎ


캐나다 편지와 엽서


세계 각국의 우표뿐만 아니라, 우체국 낙인이 찍힌 우표가 있는 편지와 엽서도 판매되고 있었어요. 오래된 편지와 엽서를 캐나다 10개 주와 3개의 준주대로 분류를 해뒀더라고요. 


오래된 캐나다 엽서


위 엽서는 1912년 2월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에 사는 사람이 받은 엽서였어요. '시간이 돈'이라더니, 세월이 지나니 뭐든지 오래된 것은 희소성으로 인하여 다 돈이 되네요. 


캐나다 오타와 노르트담 대성당


엽서를 주마다 도시마다 분류를 해둬서, 제가 사는 오타와 엽서도 찾아 보았어요. 오타와의 주요 명소가 그려진 엽서가 많더라고요. 사진은 오타와 다운타운에 있는 노르트담 대성당의 외부와 내부 모습이 그려진 엽서의 모습입니다. 내가 즐겨 찾는 곳의 예전 모습을 엽서로 보니 기분이 묘해지더라고요. 


고가 우표


고가의 우표만 파는 판매대도 있었어요. 우표 한 장에 적게는 90달러, 많게는 1,000달러가 넘어가는 것까지 있더라고요. 너무 가벼워 손에 올려놔도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우표 한 장의 가격은 상당히 무겁네요. ^^;; 


우표 판매 전시회


고가의 우표도 판매되고 있는지라, 곳곳에 경비들이 배치되어 수시로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기차 우표


나라별, 지역별 분류뿐만 아니라, 주제별로도 우표가 판매되고 있었어요. 기차가 그려진 우표만 모아놓았네요.


캐나다 전국 우표 전시회


전시회 중앙에는 스탠드형 우표 전시대가 세워져 있었어요.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우표, 엽서, 편지봉투 등을 전시해뒀어요.


영국 조지 6세 & 엘리자베스 2세 캐나다 첫 방문 기념


영국 조지 6세(George VI)와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의 1939년 캐나다 첫 방문 기념우표가 붙은 편지봉투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외에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을 포함한 16개국 영국 연방 국가와 기타 국외 영토와 보호령의 왕입니다. 1953년 2월에 서거한 부왕 조지 6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얼마 전 90세 생일을 맞이해 손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었지요. 


첫 항공 우편


나라와 나라, 지역과 지역을 오가는 첫 항공 우편을 기념하는 곳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건너간 첫 항공 우편


아프리카 수단 말라칼(Malakal)에서 탄자니아 므완자(Mwanza)를 건너간 첫 번째 항공우편이라고 해요. 이후 영국으로 건너갔네요.  


우표 수집가


우표 딜러도 많았지만, 우표 수집가의 수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이기는 하더라고요.  


우표 수집 앨범


다 둘러본 후 출구 쪽으로 나오려니 수집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다양한 표 앨범이 있네요. 아이도 용돈으로 5센트(50원) 짜리 우표를 100장가량 샀기에, 잘 보관하라고 작은 앨범 하나 사줬어요.  


우표 소개 책자


캐나다 우표의 발행 번호와 당시 액면가, 색깔, 현재 거래 금액을 적어놓은 책자도 판매 중이었어요. 우표를 수집하는 사람에게 거래 지침서가 되겠더라고요. 


우표 수집 돋보기


작은 크기의 우표를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돋보기도 판매되고 있어요. 우표 수집을 위해 필요한 것이 많군요.^^;; 


우표 수집 집게와 자


크기가 작고 얇은 우표를 손상하지 않고 집을 수 있는 집게와 길이를 측정할 수 있는 도 판매 중이었어요. 우표를 찾고 있는 우표 수집가마다 손에 하나씩 들려 있더군요. 우표 앨범을 샀더니, 아이가 수집하니 주는 거라면서 5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집게 하나를 무료로 주셨어요. ㅎㅎ 


대한민국 & 조선 우표


하나에 50센트(50원) 주고 샀어요. 조선우표는 북한 우표인데,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샀어요. 대한민국 우표는 반가움에 무조건 샀네요. 물론 비싼 한국 우표는 못 샀지만요.ㅎㅎ


각국 세계 우표


이것도 아이에게 주려고 고른 세계 우표예요. 미국, 뉴질랜드, 콜롬비아, 이탈리아, 포르투갈, 중국,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 잠비아 등 다양한 국가 우표이네요. 1개당 10원에서 100원 주고 샀어요. ㅎㅎ


우표 수집 앨범


그 외 80여 장의 우표는 아이가 직접 고른 우표예요. 집에 와서 앨범에 종류별로 사 온 우표를 행복한 표정으로 하나씩 감상하면서 정리하더라고요.ㅎㅎ 몇 장 안되는 줄 알았는데, 4페이지는 되더라고요. 아이는 꽃, 나비, 새, 물고기 등 자연과 관련된 우표를 많이 골랐네요. 


캐나다 우표 전시회 후 그림일기


우표 전시회를 다녀온 날 그린 딸의 그림일기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토끼 인형이 다람쥐 우표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림일기에 그렸어요. 닮았나요?ㅎㅎㅎ 이날 딸이 산 우표 중 가장 좋다는 이 우표는 헝가리 우체국(Magyar Posta)에서 발행한 것으로 청설모(sciurus Vulgaris)가 그려져 있어요. 딸은 한국어, 영어, 불어 3개 국어를 번갈아 가면서 그림일기를 쓰고 있는데요. 가족의 또 다른 추억 창고도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점심을 먹고 갈까 하다가 얼른 둘러보고 점심 먹으러 가자고 들어간 우표 전시회인데, 딸이 우표를 자꾸 더 보고 싶다고 해서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 나왔어요.  


캐나다에서 다양한 세계 우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옛날 우표까지 볼 수 있어 참 좋았어요. 오래전부터 우표를 수집하는 아버님과 티스토리 이웃인 나프란 님도 이곳을 보셨으면 참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타와 RA 센터에서 열리는 <캐나다 전국 우표 전시회>는 2016년 가을에도 열린다고 해요. 딸이 날짜 잊지 말고 그때도 꼭 가자며 벌써부터 고대하고 있네요. 가을 우표 전시회에서는 가치가 있는 우표 몇 장을 사볼까 해요.


삶의 활력과 기쁨이 되는 취미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어요. 게다가 우표 수집은 한 나라의 역사를 담은 것이 대부분인지라, 희소성으로 인하여 가치가 상승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더군요. 캐나다와 우표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활기찬 하루로 보내시길요!^-^/

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