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박물관 - 키네틱 아트(Kinetic Art) 컬렉션
키네틱 아트는 움직이는 예술 장르로 빛, 바람, 소리, 물, 안개, 연기, 불, 손, 기어, 모터 등 어떠한 수단이나 방법에 의하여 움직임을 나타내는 작품의 총칭이에요. 미국 보스턴 여행 시 공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을 투어하면서 MIT 박물관에 다녀왔는데요. 관람 중 인상 깊게 남았던 키네틱아트전이 있어 오늘 나눔 하고자 합니다.
미국 키네틱 아티스트, 아서 갠슨(Arthur Ganson)
MIT 박물관에 전시 중인 미국 키네틱 아티스트 아서 갠슨의 영구 컬렉션의 모습이에요. 아서 갠슨(Arthur Ganson)은 20년 동안 키네틱 조각품을 만들었으며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기계공학과에 상주하는 입주 작가(artist in-residence)로도 활동했어요. 또한, 애니메이션 어린이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미국 강연회 TED에서 강연하기도 했습니다. (아서 갠슨의 TED 강연 바로가기) 아서 갠슨의 작품은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MIT 박물관(MIT Museum)와 하버드 카펜터 시각예술센터(Harvard’s Carpenter Center for the Visual Arts), 텍사스 주의 디코도바 박물관(DeCordova Museum), 뉴욕시티의 라코/마레스카 갤러리(Ricco/Maresca Gallery), 샌프란시스코의 익스플로레이토리엄(the Exploratorium) 등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Cory's Yellow Chair, 1982년
1982년에 만든 'Cory's Yellow Chair'로 아티스트의 대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스튜디오 구석에 놓인 아들 Cory의 노란 의자가 12개 조각으로 폭발하는 상상을 하게 된 아티스트가 자신의 상상을 작품으로 실현한 모습이에요. 노란 의자가 12개의 조각으로 분열되었다가 다시 원상태로 복귀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상상을 현실로 실현시킨 그의 능력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Machine with Oil, 1990년
1990년에 만든 'Machine with Oil'로, 아티스트가 '내가 만약 기계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라는 자문에 '나는 석유로 몸을 씻는다'라는 자답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스틸로 만든 기계가 모터로 작동하면서 석유를 끼얹고 있는 움직임을 표현하였어요. 오일 샤워가 이런 거군요^^;
Child Watching Ball, 1996년
1996년에 만든 'Child Watching Ball'로 움직이는 공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모터가 작동하면서 와이어에 매달린 공이 움직이면 아이의 머리가 공을 따라 함께 좌우로 이동합니다. 작품의 의도와 메커니즘이 신선했지만, 보자마자 섬뜩함을 느꼈던 것은 작품에 대한 나의 무지였을까라는 자문이 생기는 작품이었어요- -;;
Machine with Black-Eyed Peas, 1997년
1997년에 만든 'Machine with Black-Eyed Peas'입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모터에 의해 움직였다면, 이 작품은 오른쪽 앞부분에 달린 손잡이를 직접 돌려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손잡이를 돌리면, 멍든눈 완두콩(black-eyed pea)이 각각 제자리에서 동글동글 움직이며 돌아가요. 아티스트는 부드러운 파도가 해변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해요. 파도에 조금씩 움직이는 모래알을 완두콩으로 표현한 것 같은데, 저는 콩 볶는 기계로 사용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ㅋㅋ
Machine with Wishbone, 1998년
1998년에 만든 'Machine with Wishbone'입니다. 위시본(wishbone)은 닭고기나 오리고기의 목과 가슴 사이에 있는 V자형 뼈로, 뼈의 양 끝을 두 사람이 잡고 서로 잡아당겨 긴 쪽을 갖게 된 사람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불러진 이름이에요. 아티스트가 저녁 식사 후 위시본을 가지고 노는 중 그 모습이 오랫동안 말을 타고 있던 카우보이의 모습과도 같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보이지 않는 힘에 따라 움직이는 위시본과 기계의 공생 관계를 작품으로 표현했어요. 이 작품을 보면서 문득 얽혀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힘을 내고 있는 오늘날의 청년들의 모습이 떠올려졌어요.
Machine with 11 Scraps of Paper, 1999년
199년에 만든 'Machine with 11 Scraps of Paper'로, 시리즈 작품 중에 하나인데요. 첫 번째 버전은 황동을 흰색으로 칠하여 사용했고, 이 작품은 흰 종이를 사용했어요. 영어에서는 되도록이면 하나의 문장에서 같은 단어를 두 번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아티스트도 시리즈 작품이지만, 다른 재료를 각각 사용하여 다른 느낌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좌우 그림이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흰 종이가 메커니즘의 의해 조금씩 펄럭거리는데요. 심심하신 분은 틀린그림찾기 놀이처럼 좌우 사진의 다른 점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네요^^;
Another Housefly, 1999년
1999년에 만든 'Another Housefly'로, 첫 번째 작품을 보완하여 다시 만든 작품이에요. 모터의 동력으로 전구 주변을 도는 집파리로, 앞다리의 움직임까지 표현하였더라구요. 파리의 움직임을 키네틱 예술로 볼 줄이야!^^
Machine with abandoned doll, 2001년
2001년에 만든 'Machine with abandoned doll'로, 잔뜩 더럽혀진 인형이 기계로 떠받힌 상태로 움직이고 있어 섬뜩한 기운이 맴돌았어요. 아티스트가 우연히 길가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된 인형이 마치 구해달라고 소리 지르는 것 같이 보여 인형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하고자 만든 기계라고 해요. 인형을 떠받들고 있는 기계의 와이어가 모터로 작동되면서 마치 엄마의 품이나 흔들 요람에서 아기를 재우듯이 흔들거리고 있었어요. 작품마다 엉뚱한 상상과 철학적인 사고가 함께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
Thinking Chair, 2002년
2002년에 만든 'Thinking Chair'입니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예전 스튜디오 근처에 있던 돌더미 위를 뱅뱅 돌며 깊은 생각에 종종 빠지곤 했는데요. 어느 날 자신이 걷던 돌더미와 비슷하게 생긴 평편한 작은 돌을 발견한 아티스트는 각 사이클마다 다른 감정을 갖게 된 경험을 평편한 돌더미와 노란 의자, 모터의 동력으로 '생각하는 의자'를 표현하였어요. 평범한 듯하면서도 철학적인 아서 갠슨의 작품이야말로 생각에 잠들게 하는 것 같네요.
Machine with Violin, 2006년
2006년에 만든 'Machine with Violin'은 아티스트가 누군가로부터 바이올린을 건네받으며 무언가 만들어 달라고 받은 부탁을 실현시킨 작품입니다. 말의 꼬리로 만든 바이올린의 활 대신 깃털로 대체한 후 깃털이 모터로 움직이면서 바이올린을 키는 모습을 표현했어요.
Ganson's Palette
예술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재료들도 전시 중이었어요.
MIT 박물관 볼거리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박물관에는 키네틱아트 컬렉션 이외에도 인공지능 로봇 전시관, 전자공학 해커스페이스, 두뇌 특별전, 과학 포토그래피와 홀로그래피, 3D 프린터 체험 교실, 시각전문연구센터의 과학예술 작품전 등 볼거리가 아주 많았어요. MIT 박물관의 주요 볼거리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아서 갠슨의 키네틱아트, 새로운 경험과 감동
아서 갠슨은 자신의 조각품을 기계 엔지니어와 안무의 조합으로 봅니다. 철사, 톱니바퀴, 기어, 와이어, 기름, 종이, 달걀 껍질, 깃털 등 다양한 물체가 복잡한 상호 작용을 통해 움직이고 있었어요. 아티스트는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했거나 경험했을 법한 것들을 작품으로 실현하되, 아이 같은 순진무구한 유머와 깊은 철학적 개념을 교묘하게 섞어둬 메커니즘의 작동을 바라보면서 저마다의 의미를 찾기 위해 작품을 탐구하게 만들더라구요. 물리학의 원리와 예술 그리고 삶의 철학이 고루 스며든 '움직이는 조각품'은 지나가는 발걸음을 충분히 멈추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어요. 키네틱 아트전을 흥미롭게 보셨기를 바라며,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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