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을 기부하는 캐나다 석재 조각 축제

캐나다 석재 조각 축제(Canadian Stone Carving Festival)

2017년 올해 8회를 맞이하는 캐나다 석재 조각 축제가 수도 오타와 다운타운에서 열려 다녀왔어요. 조각가 간의 교류 및 공예와 기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된 축제로,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각국에서 온 조각가들이 한데 모여 3일 동안 18시간에 걸쳐 작품을 완성한 후 경매에 부쳐 기부금을 마련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좋은 일에 기부하고 문화 예술을 알리는데 힘쓴 조각가들의 땀나는 현장을 함께 살펴볼까요?^^

캐나다 수도 오타와 차 없는 거리, Sparks Street

캐나다 수도 오타와입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정치, 경제, 관광 등의 핵심 랜드마크가 다 모여 있는 다운타운에 스파크 거리(Sparks Street)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명동 거리와 비슷한 거리로, 번화한 상업 중심지이자 연중 내내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해요. 연례 립(Rib) 페스티벌, 국제 버스커(Busker) 축제 등이 열리는 축제의 현장이기도 하지요.

오타와 다운타운 스파크 거리입니다

2017년 캐나다 석재 조각 축제는 캐나다 건국 150주년 기념하기 위해 수도 오타와 중 가장 중요한 유산 거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파크 거리(Sparks Street)에서 열렸어요. 스파크 거리는 1800년대 초반 다운타운의 핵심 지역인 바이타운(Bytown)의 초기 소유주였던 아일랜드 출신 노동자 니콜라스 스파크(Nicholas Sparks, 1794-1862)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거리로, 20세기 초반 거리가 번성할 당시 프랑스풍 보자르(beaux arts) 양식의 건물이 많이 지어졌으며 운치가 넘치는 거리입니다.

2017년 캐나다 석제 페스티벌

캐나다 석제 축제입니다

스파크 거리의 중앙에 캐나다 석제 축제(Canadian-Stone-Carving-Festival)를 위한 텐트가 세워졌어요. 다른 해에는 보다 넓은 장소에서 축제가 열려 이벤트를 위한 무대도 마련됐는데 아무래도 그리 넓지 않은 거리에 축제가 열리다 보니 전체적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어요.

캐나다 돌 조각가들입니다

축제에 참여한 조각가들의 모습이에요. 2017년에는 총 40명이 참가했다고 해요. 날이 그리 덥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조각 시 나오는 파편과 먼지에 싸여 작업을 해야 했어요.

석공입니다

외모로만 봐도 장인 정신이 가득 느껴지는 조각가의 모습이에요. 감사하게도 조각하는 도중에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였고, 사진 촬영도 요구하면 흔쾌히 응해주셔서 더 즐겁게 볼 수 있었어요.

조각가들이 사용한 석제 수공구들

석제 수공구들입니다

참가자는 3일에 걸쳐 18~20시간 동안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오로지 수공구만 사용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요. 큰 끌을 돌에 대고 하얀 망치로 끌의 끝부분을 툭툭 치면 돌이 조금씩 다듬어지더라구요. 다듬어지는 동안 나오는 돌가루는 브러시로 쓸어서 제거했어요.

돌 조각 도구들입니다

끝이 다양한 조각칼은 섬세한 작업을 할 때 사용했어요.

라임스톤 조각 중입니다

조각가에게 어떤 종류의 돌이냐고 물으니 라임스톤(석회암)이라고 해요. 생각했던 것보다 조각 도구에 돌이 쉽게 깎여서 신기했어요. 사진은 송곳을 꽂아 수동으로 기아를 돌려서 구멍을 뚫고 있는 모습이에요.

캐나다 돌 조각 축제입니다

쓱쓱 싹싹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톱니 칼로 돌을 자르고 있었어요. 우리나라 맷돌이 저절로 연상되는 조각품이었어요. 석재와 석제는 발음이 거의 같아 뜻이 헷갈리기도 하는데요. 석재(石材)는 돌로 된 재료, 석제(石製)는 돌을 다듬는 작업 또는 돌로 만든 제품을 말합니다.

다양한 석제 디자인

돌에 그림을 그려 넣고 있습니다

돌에 직접 도안을 그리기도 했고 먹지를 사용해 보다 섬세하게 작업하기도 했어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해 캐나다의 상징 단풍잎(Maple leaf)을 돌에 그리고 있는 조각가의 모습이에요. 동그란 돌은 어디서 구했냐고 물으니, 네모난 석회암을 2일에 걸쳐 자르고 다듬어 만들었다고 해요. 마치 기계로 다듬은 것처럼 매끈하여 신기했어요.

비손 들소 조각품입니다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연상하여 작업하기도 했고 참고가 될 만한 사진을 보면서 작업하기도 했어요. 사진은 북아메리카와 유럽에 서식하는 들소인 비손(Bison)의 사진을 보면서 조각하고 있는 조각가의 모습이에요.

캐나다 석제 축제 석공입니다

신문지로 만든 모자를 쓰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열심히 조각에 몰두하고 있는 조각가의 모습이네요.

돌로 만든 꽃입니다

이야기를 잠시 나눴던 분의 작품 일부로, 꽃은 이미 완성했고 꽃 받침대를 만들고 있었어요. 석재에 철사를 꽂아 수술과 암술을 표현해서 이색적이었어요.

석회암으로 조각한 부처상입니다

부처상을 조각하고 있는 조각가에게 얼마나 걸려 여기까지 완성했냐고 물으니 12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북미에서는 불교를 믿지 않아도 장식품으로 부처상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석제 어린 양 작품입니다

어린 양을 조각하는 모습이에요. 돌에 고불거리는 양털을 표현하느라 고생했겠더라구요.

캐나다 석제 축제 주최측 홍보 텐트

캐나다 석재 조각 축제 주최자입니다

석제 축제를 주최한 Smith & Barber-Sculpture Atelier Inc.의 홍보 텐트 모습이에요. 석조로 된 문화유산을 복원하거나 벽난로, 출입구, 계단, 동상, 분수 등에 필요한 석재를 조각하는 곳이에요.

돌 마스크와 이파리 작품입니다

홍보 텐트에서는 돌을 새겨 만든 마스크와 이파리를 개당 60달러(54,000원) 판매 중이었어요.

캐나다 축제 기념 티셔츠입니다

2017년 캐나다 석제 축제 기념 티셔츠도 개당 20달러(18,000원)에 판매 중이었어요. 2016년 기념 티셔츠를 입고 조각 중인 석공들도 보였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기념 티셔츠를 줘도 잘 입지 않는데요. 북미에서는 직접 돈을 주고 사고 축제 기간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즐겨 입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북미 대학이나 관광 도시의 티셔츠나 스냅백 등을 현지에서 쉽게 살 수 있으며 착용하는 사람들을 또한 흔하게 볼 수 있어요.

돌 조각 망치입니다

특이하게 생긴 망치가 있어 물어보니, 패턴을 한 번에 가지런히 낼 수 있는 조각용 망치라고 해요.

돌 조각 체험입니다

홍보 텐트 한 쪽에서는 조각가들이 직접 사용하고 있는 석회암 큐브를 직접 조각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었어요. 안전을 위해 보호 안경을 착용하고 2명의 관계자의 안내와 함께 돌을 조각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경매 및 기부

석재 조각상입니다@http://canadianstonecarvingfestival.com

축제 마지막 날 오후에는 조각가들이 완성한 모든 작품을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경매가 진행되며, 수익금은 오타와 빈민 및 노숙자를 위한 단체(OIM, Ottawa Innercity Ministries)에 기부됩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캐나다 석제 축제의 완성품들이에요. 2012년에는 0.6만 달러(535만 원), 2013년에는 0.8만 달러(713만 원), 2014년과 2015년에는 1.1만 달러(980만 원), 2016년에는 1만 달러(890만 원)의 수익금이 모여 유니세프(UNICEF), 해비타트(Habitat)와 오타와 빈민 등을 위해 기부됐습니다.

북미, 유럽에서 자비를 들여 축제에 참가하며 자선을 위한 기금 마련에 자신의 재능을 흔쾌히 기부하며 대중들과의 소통을 즐겁게 누렸던 조각가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네요. 캐나다 석재 조각 축제를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으로 다른 사람에게 작은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