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는 학교 개학 준비를 어떻게 할까?

한국은 어느새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시작되었는데요. 6월 말에 여름 방학이 시작된 캐나다는 아직도 방학이 끝나지 않았네요.


캐나다 여름 방학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6월 마지막 주에 시작해 9월 첫째 주까지 약 2달간입니다. 대신 겨울 방학은 크리스마스와 신정 전후로 약 2주 밖에 하지 않아요. 

우리나라에서는 3월에 새 학년이 시작하지만, 북미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9월에 새 학년이 시작해요. 그래서 이맘때가 새 학년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오늘은 캐나다 학교 개학 준비는 어떤 모습일지 소개해볼게요.^^


캐나다 교육청 홈페이지



개학 준비물에 관한 안내는 해당 관할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저희는 오타와에 살기 때문에, 오타와 교육청 홈페이지의 학부모 탭 하단 메뉴에 올려놓은 준비물 PDF를 출력했어요.


사무용품 유통 업체 스테이플즈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무용품 유통 업체 Staples(미국)입니다. 전 세계에 약 2천여 개의 매장이 있어요. 개학을 앞둔 시점이라, 이맘때가 가장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지요. 

병설 유치원 및 초등학교(1~4학년) 준비물


캐나다에서는 만 4세가 되면, 병설 유치원(2년 과정)에 들어갑니다.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사립 유치원을 가는 아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병설 유치원에 다닙니다. 큰 변동 사항이 없는 이상, 만 6세가 되면 해당 초등학교의 1학년이 되는 거지요. 아래는 병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의 준비물입니다. 


연필 12자루(12 pencils)


연필


고학년들은 샤프를 주로 쓰기도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정도까지는 대체로 연필을 더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병설 유치원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우개 2개(2 erasers)


하얀 지우개


하얀 지우개를 준비하기를 선호합니다. 캐나다에서 파는 모양과 색깔이 있는 지우개는 대체로 지우개의 질이 좋지 않아, 잘 지워지지 않아요.--; 


크레파스 세트(1 package of crayons)


크레욜라 크레파스


연필의 1/2 사이즈만 한 작은 크기의 크레파스 세트입니다. 보통 천 원 안팎으로 매우 저렴해요. 


색연필 세트(1 package of coloured pencils)


미국 브랜드 색연필


색깔 펜 세트(1 package of coloured markers)


마커 색깔 펜


한국의 주방 세제의 대명사가 '퐁퐁'이라면, 북미에서 색칠 도구의 대명사는 'Crayola'입니다. 다른 브랜드도 있지만, 가격과 기능을 고루 따졌을 때 Crayola를 따라오기 어렵더라고요.


자(1 metric ruler)


학용품


mm, cm 등 미터법 단위가 있는 자를 metric ruler라고 해요. 병설 유치원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위(1 pair of blunt scissors)


학생용 가위


blunt scissors는 끝이 뭉툭한 가위를 말해요. 안전을 위해서 가위 끝이 날카롭지 않는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딱풀 2개(2 glue sticks)


미국 브랜드 딱풀


glus stick은 우리나라 딱풀처럼 고체형 풀을 말합니다. 



초등학교(4~8학년) 준비물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초등학교 1학년부터 8학년까지 있습니다. 9학년부터 12학년은 고등학교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위의 준비물에 추가적으로 더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계산기(1 calculator)


캐나다 학교 수학 계산기 사용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수학시간에 계산기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수학 시간과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삼각자 세트(1 geometry set)


삼각자 세트


삼각자, 각도기, 컴퍼스 등이 들어있는 세트입니다.


바인더 3개(3 binders)


색깔 바인더


과목마다 나눠주는 학습 자료들을 한데 모아 묶어놓는 바인더도 필수 준비물입니다.


낱장 노트 2묶음(2 packages of 3-hole lined refill paper)


미국 캐나다 공책


캐나다에서는 공책 대신에 3개의 구멍이 뚫어진 노트를 사용합니다. 낱장으로 되어 있어 원하는 만큼 바인더에 끼워 사용해요.  


바인더 탭(binder dividers)


바인더 탭


바인더에 낱장의 종이를 끼워 사용하기 때문에, 분류 탭이 있으면 과목별로 나누는 데 유용해요.


줄 공책 6권(6 lined notebooks)


미국 캐나다 줄 공책


바인더에 끼우는 낱장의 종이 대신에, 스프링으로 묶어진 노트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트에 사용되는 질감이 좋고 튼튼한 종이와 달리, 두께가 매우 얇아 잘 찢어집니다. 


리포트 커버 파일 6개(6 duotangs)


리포트 제출


리포트 커버 파일입니다. 학교 숙제로 프로젝트를 제출해야 할 때 사용됩니다. 


볼펜 3자루(3 ballpoint pens)


볼펜


형광펜 2자루(2 highlighters)


문구류 형광펜


Tip. 

참고로, 교육청에서 제공한 개학 준비물(school supplies)은 개학날까지 반드시 꼭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닌, 권장 사항입니다. 개학 이후에 자신의 필요에 따라 사도 늦지 않아요.


또한, 저희 딸이 다니는 공립 학교인 경우 병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위의 준비물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어요. 반에 이미 색칠 도구와 종이가 준비되어 있어 개인 물품은 가져오지 않아도 된다는 담임 선생님의 가정 통지문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대신, 1년 동안 학급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학년 초에 $20(2만 원)을 따로 걷는 경우도 있고, 또는 가정 통지문에 학급에 필요한 물품을 알려주고 자원하는 학부모의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학년인 경우에는 학급 교사의 재량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아 개학 이후에 준비물을 준비해도 늦지 않아요.

  


그 외 개학 준비물


책가방(backpack)


미국 캐나다 책가방


개학을 앞두고 가장 많이 사는 물품은 바로 책가방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한국과 달라 참 신선했는데요. 가방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거예요. 책가방 평균 구입 비용이 15~30달러(15,000~30,000원) 사이가 가장 많은 것 같아요. 


가방이 싼 만큼 기능이 많지 않고, 튼튼하지도 않아요. 얇은 가방 재질 때문에 가방 안 내용물이 비와 눈에 젖거나, 잘 닳거나 찢어지기 쉬워요. 그러기에 학년마다 1~2개의 저렴한 가방을 사서 1년 정도 메고 버리는 분위기입니다. 어린아이들은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진 가방(1~3만 원 대)을 선호하고, 고학년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JanSprot, Swiss 가방(2~8만 원대)을 주로 메는 것 같아요. 


도시락 가방(lunch bag)


북미 도시락 가방 디즈니 캐릭터


대부분의 캐나다 학교에서는 급식 제도가 없어, 개학을 앞두고 책가방과 함께 도시락 가방을 함께 사야 해요. 급식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메뉴가 한정된 급식을 하기에는 특정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요. 또한, 채식주의자나 무슬림(돼지고기 등을 먹지 않고, 할랄 푸드만 먹음) 학생들 역시 많기 때문이에요.


도시락 통(lunch containers)


북미 도시락


도시락을 담기 위한 도시락 통과 물통 또한 함께 판매되고 있어요.


필통(pencil case)


학용품 필통


시장바구니 같지만.....필통입니다.ㅎㅎ 캐나다에서는 철제 필통은 거의 볼 수 없고 대부분 천으로 된 필통이 많아요. 다양한 문구류를 함께 담기 때문에 크기도 매우 큽니다. 필통에 구멍이 3개 뚫려 있어, 바인더에 종이와 함께 끼울 수 있도록 된 것도 있어요. 


사물함 자물쇠(lock)


개인 사물함 자물쇠


학교에 개인 사물함이 있는데요. 개인 사물함에 필요한 자물쇠나 미니 정리함 등도 학년 초에 가장 많이 팔리는 물품 중 하나예요.


노트북, 프린터 등(laptop, printer)


노트북 컴퓨터 프린터


사무용품 전문 판매점인 Staples에는 각종 노트북, 컴퓨터, 프린터, 잉크 등도 판매하고 있어요. 고등학교나 대학교 개학을 앞두고 노트북이나 프린터를 사는 학생들도 많고, 이 무렵에 세일도 많이 하기 때문이에요.


책상, 의자 등(desk, chair)


사무용 학생용 책상 의자



개학 준비물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나와 필요한 물품을 고르고 있어요. 사무용품 전문점이 아닌, 대형 마트 분위기도 잠깐 살펴볼까요?^^


대형 생활 식품 마트


대형 생활 식품 마트 월마트


이곳은 월마트(Walmart)입니다. 


캐나다 학년 시작


개학을 앞둔 한 달 전부터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 입구에 있는 진열대에 학교 준비물이 가득 진열돼 있어요. 개학 후 1주일 정도 지나면, 추수 감사절 및 핼러윈 진열대로 변신합니다. 


Tip.

사무용품 전문점인 Staples는 대체로 가격이 비쌉니다. 학교 준비물을 가장 싸게 파는 곳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같아요. 

대부분 학교는 9월 첫째 주 화요일(월요일은 시민의 날, 법정 공휴일)에 개학을 하는데요. 9월 둘째 주 정도 되면 학교 준비물이 최소 40%에서 최대 90%까지 세일하므로, 급한 준비물이 아니라면 천천히 사거나 내년을 위해 미리 사두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답니다.  

 

학용품


필요한 물품이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쪽에 한데 모여 있어 준비물을 고르고 사기에 편리해요.


캐나다 학교 개학 준비물


2년 전에 사둔 준비물이 그대로 있네요. 매번 담임 선생님께서 개인 물품을 가져올 필요가 없다고 해서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둔 물품들이에요. 딸이 3학년으로 진학하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위의 올린 사진을 쭉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매사에 근검절약 정신이 강한 캐나다인의 소박한 성향이 개학 준비에도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아요. 책가방, 도시락 가방, 학용품 등 디자인과 종류 역시 우리나라의 학용품에 비하면 매우 단조로운 편이에요. 해마다 새로운 제품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보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네요. ㅎㅎ


학부모가 되고 보니, 신학기를 앞두고 고급 브랜드의 책가방, 아동복, 스포츠 의류를 사야 하는 심리적인 부담감이나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각 개인이 가지는 소비의 형태와 습관에 관해서는 무엇이 옳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과잉 소비로 이어진다면 한 번쯤은 개개인이 자신의 소비에 대하여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내게 소중한 아이를 빛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요.


캐나다 학교 및 소비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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