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찾아간 일본 벼룩시장의 모습

벼룩시장(Flea Market)에서 물건을 거의 사지 않는 편이지만, 가기를 좋아해요. 요즘에는 보기 힘든 오래된 물건도 볼 수 있고, 캐나다 가정에서는 주로 어떤 물건을 사용해 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거든요. 

얼마 전에 다녀온 벼룩시장은 조금 특이한데요. 오타와에 사는 일본인이 했던 벼룩시장입니다. 일본 문화를 접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때마침 근처에 갈 일도 있고 해서 잠시 들려 보았어요. 저와 함께 캐나다에서의 일본 문화를 느껴보러 가볼까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오타와 일본 문화 센터(Ottawa Japanese Cultural Centre)입니다.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 나무가 이곳이 오늘의 행사장이라고 알려주고 있는 듯하네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2층으로 된 문화 센터에서 벼룩시장이 진행 중이었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규모는 작더라고요. 일본인이 많을 줄 알았는데, 서양인도 많이 왔더라고요. 캐나다인의 벼룩시장 관심은 정말 큰 것 같아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세라믹 도자기 차 세트


1층 한쪽에서는 경매가 진행 중이었어요. 경매는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자선 행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데요. 일본 벼룩시장에서도 경매를 통해 얻은 수익 전액을 오타와 일본 문화 센터에 기부한다고 해요. 

사진은 일본 세라믹 도자기 차 세트입니다.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옻 그릇


경매물품 중 가장 핫한 물건이었는데요. 일본 전통의 옻칠을 한 나무 그릇으로 주로 손님이 왔을 때 서빙할 밥을 담아 테이블에 내놓을 때 사용한다고 해요. 중고도 최소 75달러 이상으로 판매가 된다고 하던데, 제가 갔을 때 입찰 가격이 20달러에 시작해 50달러가 이미 훌쩍 넘어서고 있었어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서예 도구


서예 도구도 있었어요. 한국의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서예 도구를 보니 반갑더라고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헤이안 시대 Hinamatsuri 인형 축제


특이한 인형세트가 눈에 띄었어요. 'Hina-Ningyō'라는 헤이안 시대의 전통의상을 입은 장식용 인형입니다. 매년 3월 3일, Doll's Day나 Girl's Day라고도 불리는 'Hinamatsuri' 날에 황제, 황후, 참석자, 궁중 예술인 등의 인형 세트를 진열해놓는다고 해요. 의상은 다르지만, 우리나라 궁중 잔치를 연상케도 하네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나막신 게타


일본 나막신인 게타(Gata)입니다. 나무굽 두 개에 타원형이나 직사각형의 나무를 덧대고, 구멍을 세 개를 뚫어 하나오라는 끈을 묶어둔 신발인데요. 일명 쪼리라고 불리는 플립플롭(flip-flop) 형태이네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덮밥 초밥 오니기리


일본 게살 마요 덮밥도 판매중이었어요. 한국의 삼각김밥과 같은 일본의 주먹밥 오니기리와 유부초밥도 있었어요. 밥 공기 2/3정도의 양으로 5달러에 판매되고 있었어요. 벼룩시장에서 왠지 일본 음식도 팔 것 같아서 점심시간에 맞춰 온건데, 함께 간 가족이 다 먹지 않게다고 해서 저도 못 먹었어요. -- ;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과자


Homemade Sen이라고 적혀 있어서 어떻게 만든 거냐고 물어보니, 튀기고 양념을 바른 후 다시 구워 만든 과자라고 하더라고요.  맛있어 보여서 2.5달러 주고 하나 샀는데요. 우리나라 고구마깡과 비슷한 맛인데 식감은 조금 더 묵직했어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장식품


일본 느낌이 물씬 나는 장식품도 많았어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1층을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왔어요. 2층은 2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그중 하나입니다. 잡다한 생활용품과 장식품이 있더라고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다다미 방


이곳에서 한쪽에 짚을 넣어 돗자리를 씌워 꿰맨 일본 전통식 바닥재인 다다미를 볼 수 있었어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기모노


1평 남짓한 다다미방 옆으로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기모노는 판매 물품은 아니었고요. 벼룩시장이 열린 곳이 일본 문화 센터라서 원래 있었던 것 같더군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그림 액자


풍속화 같은 그림도 있었어요. 수영, 빨래, 배타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물을 즐기는 모습이네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부채


1달러도 안 되는 물품이 꽤 많아서 아이에게 1달러를 주고 사고 싶은 물건을 골라 보라고 하니, 크리스마스 쥐 인형을 골랐다는!!! 오타와의 긴 겨울과 작별 인사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라니.... 게다가 수많은 동물 중에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쥐였다는ㅠ.ㅠ 아이에게 진짜 갖고 싶냐고 거듭 물어보니, 올해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두면 예쁠 것 같다고 하네요. 컥! 그렇게 크리스마스 산타 모자를 쓴 쥐 인형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세탁기에서 목욕하고, 아이 침대 위에서 지금 놀고 있어요. -- ;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짚신


짚신이 색다르게 보여서 사고 싶었는데요. 늘 보던 어른 샌들 모양의 짚신이 아니라, 유아 부츠 모양의 짚신이더라고요. 뒷마당에 두면 예쁠 것 같아 사려고 했는데, 아이가 무섭다고 해서 못 샀어요. 나도 쥐 인형 무섭다며 뒤끝 작전으로 회유했지만 실패했네요.ㅋ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다양한 생활용품과 장식품이 많았어요. 벼룩시장의 가격이 원래 저렴하기는 하지만, 이곳은 다른 벼룩시장보다 더 저렴했던 것 같아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냉장고 자석 초밥 기모노


이것은 뭘까요?^^ 초밥과 젓가락이 놓인 김발, 아니 이쑤시개 냉장고 자석입니다. 이쑤시개 위에 초밥을 어떻게 만들어 붙였는지 신기했네요.ㅎㅎㅎ 한쪽에는 기모노를 입은 여성도 보이네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기모노


여기부터는 2층의 또 다른 방으로 주로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위 사진은 기모노를 입은 인형들이었는데요, 장식 외에 특별한 용도가 더 있는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일본 현지 소식을 3개의 언어로 생생하게 소개해주고 계시는 티스토리 이웃 블로거 T.Juli님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네요.ㅎㅎ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펠트로 만든 꽃


화사한 색깔을 자랑하는 펠트로 만든 꽃입니다. 고리가 있어 평소에 장식으로 활용하다가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트리에 걸어 오너먼트로 활용할 수 있겠더라고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기모노 여성 카드


패션 감각을 뽐내는 여성이 주인공인 입체 카드이네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수묵화 카드


여백의 미가 물씬 느껴지는 수묵화 카드도 보였네요.


캐나다 일본 벼룩시장 플리마켓 기모노 젓가락 집


마지막으로 본 거였는데요. 일회용 젓가락 집에 종이접기로 만든 기모노를 입고 있는 인형을 붙여 놓았더라고요. 평범한 젓가락 집에 일본의 상징인 기모노의 화려함을 더해 눈길이 가게 하는 상품이었어요.  


캐나다는 세계에서 최초로 다문화주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나라로, 자국 사회를 '모자이크 사회'라고 부릅니다. 국가가 다문화주의를 국가경영의 기존 이념으로 삼고, 여러 가지 법과 제도의 개선과 수많은 프로그램의 운영으로 다양한 인종, 언어, 역사,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존중받으면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 사는 동안 축제와 이벤트, 프로그램 등으로 예전에 겪어 보지 못했던 다른 나라의 문화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바로 옆에 있어도 접해보지 못 했던 일본의 문화를 캐나다에서 하는 벼룩시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니 기분이 묘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일본인 친구가 없는데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오늘의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일본 구마모토현, 남미 에콰도르 등 대형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는데요. 아직도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위안부 할머님들께서 2011년 일본 대지진에 이어, 이번 구마모토현 지진에도 피해 복구를 위해 써달라며 위로금을 전달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발생하였고 그 피해가 계속 더해지고 있는 지금, 악플은 멈추고 생명의 존엄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티스토리 이웃 블로거이신 jayhoon 님도 강진이 일어난 곳인 관서지방에 거주하고 있어, 염려가 되는데요. 아무쪼록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더 이상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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