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방문하신 시부모님을 모시고 킹스턴에 있는 유명한 명소인 천섬(Thousand Islands)을 다녀왔어요. 천섬을 향해 온타리오 주 시골 길을 달리던 중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벼룩시장'이었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비상설 노천 중고시장이지만, 부모님께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구경에 나섰네요.
벼룩시장 구경에 앞서, 벼룩시장에 대해서 잠시 짚어보고 가볼까요?
* 벼룩시장이 뭐예요?
온갖 중고품 및 수제품을 팔고 사는 만물시장을 말합니다.
* 벼룩시장의 기원은 언제, 어디에서 왔을까요?
벼룩시장의 원래 명칭은 19세기 말경 프랑스 파리에서 중고품을 전문으로 팔았던 'marché aux puce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 왜 벼룩시장이라고 불렀을까요?
벼룩시장은 영어로 flea(벼룩) market, 불어로는 marché aux puces(벼룩) 입니다. '벼룩이 포함될 수 있는 중고물품'을 거래한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하네요.
* 중고시장에 대해 캐네디언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캐나다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중고물품 거래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벼룩시장의 기원이 저소득층 및 특정 수요자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가정 수입의 많고 적음에 따라 소비지가 크게 좌우지 되지 않는 편입니다.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데 굉장히 오픈되어 있으며, 중고 마켓이 한국보다 훨씬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캐나다 시골 마을에서 열린 벼룩시장을 함께 구경해 보실래요?^^
주차장 앞에 교회가 있길래, 교회가 주관하는 벼룩시장인가보다 했는데, Verley Art라고 씌어있는 지역 갤러리가 있더라구요. 참고로, Frederick Horsman Varley(1881-1969)는 캐나다 일류 초상화 화가 중 한 명입니다. Varley 갤러리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술작품이 있었답니다. 저작권 보호상 사진 촬영은 하지 않았습니다.
갤러리 주차장부터 시작하여 벼룩시장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과연 캐나다 벼룩시장에선 무엇을 판매하고 있는지 함께 줌인해서 볼까요?
벼룩시장에 가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입니다. 다양한 중고서적이 달랑 1달러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7권에는 5달러로 추가 할인도 해주네요.
다른 쪽에는 홈메이드 쨈과 피클, 소스를 팔고 있었어요. 이 역시 벼룩시장의 핫 아이템입니다. 쨈이 한국보다 싼 편이지만, 캐네디언들은 쨈을 집에서 많이 만들어 먹습니다. 저두 한번 만들어 먹기 시작한 이후로는, 시판용 쨈이랑 bye~하게 되더라구요.
벼룩시장에 액세서리가 없음, 심심하죠.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액세서리들이었습니다. 가격대는 물론 싼 편은 아니지만, 독특한 디자인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답니다.
이런 시골 마을에 열리는 벼룩시장치고는 규모가 크더라구요. 그래서인지 북적거릴 만큼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끓임 없이 이어지고 있었어요.
오색빛깔을 뽐내고 있는 밧줄입니다. 밧줄 쓸 일이 종종 생기는데, 일반 마트에서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팔고 있어서, 조금 구입했습니다.
밧줄을 팔고 있는 뒤편에는 각종 밧줄이 한가득 전시된 트럭이 있더라구요. 벼룩시장이 열린 지역 주변에서 사업하는 업자인가 봅니다.
벼룩시장의 소소한 재미는 다양한 인테리어 데코들을 두루두루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한국에서는 사계절 두루두루 활용되는 실용적이면서도 모던한 인테리어 컨셉이 인기라면, 캐나다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데코로 집 안의 분위기를 시즌별로 바꾸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발렌타인, 부활절, 추수감사절, 할로윈, 크리스마스 등 특정일에 맞춰서 다양한 데코로 집 안팎을 꾸민답니다. 일 년에 한 두번 쓰고 넣어두는 장식품이지만, 몇 년간 쓰면 질리겠지요. 그러다 보니, 벼룩시장에 가면, 가정집에서 쓰다가 내놓은 계절별 혹은 특정일과 관련된 장식품들을 자주 볼 수 있답니다.
벼룩시장에는 중고물품도 있지만, 특정수요를 위한 수공업품도 볼 수 있어요. 원목으로 만든 야외 가구가 전시돼 있었네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모던한 가구보다 엔틱스럽고 자연스러운 원목가구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저도 이곳에서 한참 머물며 구경을 했네요. 원목으로 만들어져서 무겁더라구요. 원목으로 만들어졌는데도 가격이 나쁘지 않아, 작은 티테이블 하나 사오고 싶었는데, 여지없이 남편에게 퇴짜를 맞았습니다. - -;;;
저희 딸이 가장 오래 머문 곳입니다ㅎㅎㅎ 반지 등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는 텐트였는데요. 저는 액세서리에 관심이 없어서, "하~ 예쁘다!"하고 지나치는데, 딸은 저를 닮지 않았나 봅니다. 껌딱지같이 딱 붙은 딸이 귀여웠는지, 아빠가 반지를 사주네요. 내 제안은 아주 쿨하게 거절하더니ㅠㅠ 단가의 차이겠지 하고 스스로를 위로해보았네요- -;;
알록달록함이 가득해 눈에 확 띄는 텐트가 있었는데요. 뭔지 가까이 다가가니, 핸드메이드 주방 타올과 티팟 워머, 플레이스 매트를 팔고 있었어요. 북미의 주방과 다이닝룸의 문화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소품들입니다.
중고 DVD, 블루레이 디스크, 비디오 테이프를 팔고 있는 곳이었어요. 벼룩시장에서 볼 수 있는 규모치곤 꽤 커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아이가 쪼르르 달려간 곳을 따라가 보니, 귀여운 장난감과 인형 등 어린이 관련 물품들로 채워진 텐트도 있었어요. 벼룩시장 중 가장 거래가 많은 것 중의 하나인 곳이기도 합니다. 북미 부모들은 영유아기 때 사용하는 장난감과 유아용품들을 중고거래에서 많이 구매해 사용한 후, 다시 되파는 경우가 많답니다.
아이의 방의 물건을 통째로 옮겨놓는 듯한 배치가 눈에 띕니다.
대개 야외 벼룩시장은 주차장에서 많이 하는 편인데요. 제가 찾은 벼룩시장은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잔디밭에서 열리고 있어서인지, 운치가 더 느껴졌답니다.
이 지역에서 운영 중인 듯한 화훼 농장과 양봉 농장도 벼룩시장에 참여했네요.
캐나다는 꿀이 유명합니다. 100% 자연산인데도 가격이 한국대비 저렴합니다. 설탕물을 먹인 벌로 하는 인공적인 양봉을 하지 않고, 깨끗한 자연에서 벌집에서 그대로 채취한 순수 천연 벌꿀이라, 교민들이 귀국 선물로 꿀을 많이 사 간답니다. 실은 캐네디언 친구 몇 몇에게 꿀에 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캐나다가 식품의 안전에 최고로 까다로운 나라라는 신뢰가 있어서인지 천연 벌꿀에 대한 여부에 의심이 전혀 없더라구요.
캐나다는 전 세계 메이플 시럽 생산량의 85%를 담당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캐나다 국기 중앙에 빨간 단풍잎인 메이플 리프가 있을만 하죠?^^ 캐나다 재래시장 및 벼룩시장에 가시면, 캐나다의 특산품인 메이플 시럽을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캐나다 메이플 시럽에 대한 설명과 연례행사인 메이플 슈거 축제에 대한 소개가 궁금하시다면, 이전글을 참조하세요^^
다양한 헤어 악세사리도 판매중이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렇게 화사한 악세사리는 솔직히 흔치 않아, 다가가서 살펴보니 역시나 made in China였습니다. 도매로 다량 구입해 판매중인 것 같더라구요.
박물관에 옮겨놔도 될 것 같은 물품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시긴을 돈주고 살 순 없긴 하지만, 옛적에 사용하던 물품들의 가격은 고공행진입니다.
한참 구경하다가, 이 나무함이 무척 맘에 들더라구요. 하나 업어갈까 싶어서, 가격을 물어보니 65달러이래요- -;; 제가 없는 기술을 동원해서라도 나무함을 만들고, 스텐실기법과 토치를 사용해 꾸미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 같네요. 그래도 아쉬움에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
사람들의 관심사는 가지각색인가 봅니다. 저마다의 관심이 머무는 곳에 머물러 요리조리 둘러보며, 벼룩시장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짐짝처럼 차량 뒷칸에 턱 올려놓은 것들인데, 제 눈에는 왤케 이뻐보일까요? 군더더기 하나 없이 모던함의 극치를 추구하던 제 취향은 캐나다의 삶이 한 해 두 해 늘면서 점점 변해가고 있는 듯 합니다. 자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내츄럴한 것들에 눈이 더 가곤 합니다.
벼룩시장 같은 곳에서는 둘러보는 여유만 챙기시면 안됩니다. 구석구석까지 뒤지는 꼼꼼함이 있어야 득템할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다양한 견과류를 판매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견과류에 대해 문의하시는 손님에게 열정 강의를 해주셔서, 농업식품박물관의 이벤트를 참여하는 기분까지 들더라구요ㅎㅎ
베이킹과 피클, 음식소스 등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캐네디언 식단과 밀접한 곳이다보니, 사람들의 발길이 쭉 이어지더라구요.
규모도 작지 않은 데다가 푸른 잔디밭 위에 나무로 된 오두막(hut)이 마련되어져 있어, 제법 그럴듯한 벼룩시장이었습니다.
아이가 벼룩시장에서 득템한 반지입니다. 저 닮아서 손이 참 안 이쁘네요- - ;; 블링블링한 새 반지가 얼마나 좋은지, 여행지에 도착할 때까지 이 손가락 저 손가락에 끼워보며 새 반지를 산 기분을 만끽하더라구요^^
저와 함께 한 캐나다 어느 시골 마을의 벼룩시장 이야기가 재미있으셨나요?^^ 계획하지 않았던 잠시 멈춤이었지만, 저희에게는 즐거운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또 여행의 묘미이지 않을까 싶네요. 가지려는 욕심보다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겸허함과 가진 것을 누릴 줄 아는 현명함과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넉넉함이 있는 제 삶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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