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네디언 가정에 초대받아 다녀왔어요

참 감사하게도 저희 가정을 늘 가족처럼 돌봐주시는 주변에 몇 가정 있는데요. 오늘 초대해주신 가정도 그 중의 한 가정이랍니다. 캐나다는 명절이 되면 대부분 가족과 친지단위로 모이는데, 저희가 토론토에 사시는 친지 댁에 못 가게 되면, 그 때마다 저희를 불러 주시는 고마우신 분들이죠. 요 근래에 저희 가정에 살짝 힘 빠진 일이 있었는데, 혹 저희들이 낙심될까봐 여러 번 초대해주시면서 신경써 주시고, 저희가 다시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자, 이럴 때 파티해야 한다면서 초대해주셔서 이번에 또 다녀왔답니다. 

 

잠시 여담을 하자면, 캐나다는 사진과 동영상 관련 초상권 관련 법도 잘 정비되어 있고, 잘 실행되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동의 없이 모르는 사람의 카메라 앵글에 자신이 포함되는 것에 반색을 표하며 자리를 피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주 피사체가 아닌 지나가는 행인으로 찍혔더라도 자신의 얼굴임을 인지할 수 있다면,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법적 분쟁을 일으킨다 해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니, 여행하실 때 주의하시면 좋겠네요. 피사체의 중심이 사람이라면, 동의를 구하시고 사진찍으시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개인적인 소장을 원하신다면, 멀찍히 떨어져서 줌을 바짝 당겨보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네요ㅎㅎ   

 

암튼 저 역시 초대를 받게 되면, 그 분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집안 구석구석은 사진 찍지 않구요. 만약 사진에 담고 싶다면 양해를 구하고, 초대 받은 음식 위주로 찍는답니다.  

 

일요일 점심 초대를 받아, 개인접시에 담은 음식의 모습입니다. 점심 메뉴치곤 저녁 디너처럼 풍성합니다. 저희를 초대해주신 분이 요리를 정말 잘하시고, 즐겨하시는 분이라서, 초대받을 때마다 매번 다른 메뉴로 대접을 받아, 먹을 때마다 감탄이 저절로 나오곤 한답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Grilled Pork Tenderloin

이 날의 메인 디쉬 입니다. 저희가 도착하기 직전에 BBQ 그릴로 구워 놓셨더라구요. 돼지고기 안심부위이구요. 밑간과 소스를 발라서 구우셨다고 하네요^^ 안심이라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Steamed Carrots

캐네디언 대표 사이드 메뉴 중 하나가 당근찜이 아닐까 싶습니다. 캐네디언 사이드 메뉴로 매쉬드 포테이토(삶은 감자를 으깨서 밑간한 것), 당근찜, 그린 샐러드를 자주 먹는답니다. 

미니 당근을 물에 넣고 익힌 후, 삶은 물을 따라 버리고 당근에 각종 양념을 한답니다. 기본적으로 버터, 소금, 후추를 하구요. 여기에 작게 썰은 채소를 추가해 함께 볶거나, 기타 소스를 취향에 따라 추가해 섞어서 먹기도 합니다. 양념을 어떤 것을 넣었는지 여쭤보지 않았지만, 맛을 보니 간장과 바베큐 소스를 조금씩 넣으신 듯 했습니다. 

 

Steamed corn

옥수수콘은 제가 사진을  찍지 않았네요. 그래서 구글 이미지에서 캡쳐해 잠시 빌려왔습니다^^;; 옥수수콘 역시 당근찜처럼 사이드로 자주 등장하는 메뉴입니다. 특히 사계절 내내 먹긴 하지만, 아무래도 여름철 사이드 메뉴로 많이 먹네요^^

당근찜과 비슷한 조리법입니다. 옥수수을 삶거나, 혹은 옥수수캔을 사용해, 삶아진 옥수수 낟알들 준비하신 후, 0.5~1큰술의 버터와 소금, 후추 등을 넣어 데워주시면 된답니다. 옥수수찜 역시 취향에 따라 볶은 채소, 치즈, 허브, 기타 소스 등을 첨가해서 먹기도 합니다.  

 

layered salade

전 초대음식 중에서 이런 샐러드는 처음 봐서 뭐냐고 여쭤봤습니다. layered salade 라구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와서 구글링을 해보니, 다양한 스타일의 layered salade가 있더라구요.

대부분의 샐러드는 다양한 채소를 섞은 후, 위에 소스를 뿌려 먹잖아요. 하지만 layered salade는 'layered' 단어 뜻 그대로 채소와 소스 등을 층층히 쌓아올린 샐러드를 말합니다.

채소는 한번에 다 섞거나 색깔별 혹은 종류별로 층층히 쌓아 올리기도하며, 채소의 종류와 가짓수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 합니다. 사진 속의 하얀 소스가 샐러드의 주요 소스인데요. 대체로 마요네즈 + 사워크림 or 요거트 + 소금 + 후추 + 설탕을 취향껏 비율에 맞춰 넣어 섞어 만듭니다.

layered salade 만드는 방법을 요약 하자면, 종류별로 층층히 쌓아 올린 채소 - 마요네즈:사워크림 소스 - 체친 체다치즈 - 베이컨을 올려서 층 쌓기를 마무리하는 샐러드랍니다. 사워크림의 깔끔한 맛 때문에 전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랍니다.

사워크림(sour cream)은 한국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아시겠지만, 유제품 크림에 유산균을 배양하여 발효시킨 크림으로, 신맛이 나는 크림입니다. 마요네즈와 비슷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워, 베이킹이나 샐러드 소스, 요리 소스로 많이 사용한답니다. 아웃백 가시면 구운 통감자위에 얹혀 나오는 크림이 바로 사워크림이죠.

 

baked fried rice

요 메뉴는 저희가 가면 자주 해주시는 요리입니다. 매번 맛있게만 먹다가 갑자기 조리법이 궁금해 여쭤봤더니, 오븐에서 만든 볶음밥이라구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아, 밥을 볶은 후, 오븐에 넣어서 데워요?"라고 다시 여쭤보니, 쌀을 오븐에 넣는다구 하더라구요. 오븐안에서 밥이 된다구?? - -;;;;;;;;;; 저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 궁금증에 또 꼬치꼬치 물었습니다ㅎㅎㅎㅎ 

쌀을 씻어서 오븐 용기에 담은 후, 넣고 싶은 채소나 고기류를 섞어준대요. 그리고 물이나 육수 + 간장 + 참기름 등을 넣어주고 오븐에서 190도의 온도에서 쌀이 익을 때까지(대략 30~40분) 익히면 된다고 하네요. ㅎ 

그림속의 쌀은 장립종이라서 낟알의 모양이 긴 쌀이구요. 저희가 먹는 쌀은 단립종으로 낟알이 짧은데, 한 번 단립종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조리법이네요.

 

쌀의 종류와 캐나다 마트에서의 한국 쌀 찾는 법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sponge cake with berries

오늘 초대해주신 분의 탁월한 요리 솜씨는 디저트에서 절정을 보이는데요. 매번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홈메이드 디저트를 먹어서 넘 행복합니다. 이번에는 두 가지의 옵션을 주셔서ㅋㅋ 위 사진은 제가 선택한 디저트입니다. 물론 2가지 다 먹어보라고 권유하셨지만, 메인 디쉬를 다 먹고나니, 넘 배가 불러서 아쉬운 가득 담아, 사양했습니다.ㅎㅎ

베리와 함께 곁들여 먹는 스펀지 케이크는 캐나다에서 식후 디저트로 많이 먹는데요. 뽀송뽀송한 케이크에 생크림과 꿀이나 설탕에 절인 혹은 생 베리들을 얹혀서 먹는 디저트입니다.

스폰지 케이크, 생크림, 베리절임 모두 홈메이드 >.< 였습니다. 저는 단 것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제 입맛에 딱 맞았답니다.  

 

chocolate cake with chocolate syrup

이건 남편이 택한 디저트입니다. 초콜렛 케이크에 초콜렛 시럽, 생크림, 로즈베리를 얹힌 케이크 입니다. 달콤한 초콜렛 케이크를 더 달콤한 초콜렛 시럽과 함께 >.<  이는 마치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우리와 식성과 비슷한 듯 합니다ㅎㅎㅎ

초콜렛 케이크, 생크림, even...초콜렛 시럽까지 모두 홈메이드 였습니다 >.<

 

즐거운 대화와 함께, 눈과 입이 즐거운 음식을 즐긴 후, 이 것 저 것 하며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혼자만 어린 아이였던 딸은 기세가 눌리거나 지루해 하기는 커녕, 우리들의 대화 사이에서 쉴 새 없는 틈새 공략으로, 자신의 생활에 대해서 재잘재잘 이야기하기 바빠보이더라구ㅎㅎㅎ게다가 성경요절 암송해보라구 제안하셔서, 8구절을 한꺼번에 암송했더니, 기특하다면서 $2나 선물도 받았네요^^;;

 

집주인 분과 저희 딸의 1:1 게임 중인데, 저희 딸은 정정당당한 승부사는 저 멀리 던져놓고, 어떻게든 이겨볼려고 잔머리로 밀어부치고 있는 중입니다. 내가 너 그렇게 키웠더냐- -;; ㅎㅎ

 

함께 초대 받은 손님 중에서 피아노를 잘 치는 대학생이 있어서, 피아노 연주도 들었습니다. 엄청 빠른 리듬을 타며 피아노를 장난감가지고 놀듯이 가지고 놀아서, 하나의 뮤지컬을 눈 앞에서 보고 있는 듯한 유쾌한 순간이었습니다^0^ 이 학생의 누나가 현재 한국에서 영어교사 중인데, 한국인 남친이 생겼다면서...얼굴도 알지 못한 누나의 소식을 우리가 한국인이라며, 꼬박꼬박 전해줍니다ㅎㅎ

 

오늘 초대받은 집은 내부도 정말 이쁘지만, 정원이 정말 이쁘답니다. 수영장이 있어서, 딸이 은근슬쩍 수영장에 발을 담가봅니다ㅎㅎ

 

무슨 사진이게요? 엄마~아~~엄마~~아 엉덩이가 뜨거워>.< 동요가 생각나는 포즈지만, 수영장 물에서 놀다가, 엉덩이 부분이 흠뻑 젖어, 엉덩이가 차가워~~~~진 딸의 모습입니다ㅋㅋㅋ

 

이 날 아침 기온은 6도 정도였는데, 점심시간이 지나가 갑자기 25도를 웃돌았습니다. 날이 더워져서 딸이 수영장 물가에서 계속 노는 것을 보시더니, 수영장에서 카누타라고  카누를 꺼내주셨네요ㅎㅎ 저희 딸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ㅎㅎ 호수랑 강에서 카누잉은 했기 때문에 항상 저희와 함께 타봤지, 혼자 타는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5분 정도 노 가지고 끼앙거리더니, 방향 잡는 것이 손에 익혀졌는지 수영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외로운 타지 생활이지만, 한 해 두 해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된 캐네디언의 가정들의 사랑으로 많은 힘을 얻고 있네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이지만,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은 그 벽을 넘어서서 느낄 수 있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ㅎㅎ 오늘 하루,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며 훈훈한 행복을 누려보시길 바래요! 저두 초대받아 먹어본 음식들은 조만간 시도해, 또 다른 행복을 누려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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