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의 부엌 '켄싱턴 마켓'을 소개합니다!

캐나다 제1위 대도시 토론토로 4박 5일간 여행 중 토론토 중심부에 있는 켄싱턴 마켓을 다녀왔어요. 켄싱턴 마켓(Kensington Market)은 오래전부터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다문화의 동네에 있어 여느 시장보다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었어요. 


1920~30년에 켄싱턴 마켓은 '유대인의 시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해요. 약 6만 명의 동부 유럽 유대인과 일부 이탈리아인이 켄싱턴 마켓 주변에 거주하면서 유럽에서 가져온 물품이나 고국 물품을 만들어 판매하였기 때문이에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켄싱턴 마켓 주변에 살던 유대인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고, 중앙 아메리카,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수단, 이란, 베트남, 칠레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정치적 난민으로 온 이민자들이 이 지역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또한, 1890년대 이후 차이나타운이 켄싱턴 마켓의 동쪽에 자리 잡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북미에서 가장 큰 차이나타운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근래에는 예술가와 작가들이 이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토론토 문화생활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는 켄싱턴 마켓은 2006년에 캐나다 국립 사적지로 지정될 만큼 역사와 의미가 깊어 토론토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 중 하나가 되었답니다. 그럼, 저와 함께 시장을 둘러볼까요?^^ 


캐나다 동부여행 토론토 켄싱턴 마켓


켄싱턴 마켓을 가기 위해 토론토 다운타운을 향해 가고 있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높은 타워는 토론토의 상징인 CN 타워로 켄싱턴 마켓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CN 타워가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로 손꼽혔는데요. 현재는 일본 도쿄 스카이트리(Skytree:634m, 2012년)와 중국 광저우 타워(Canton Tower:660m, 2010년)에 이어 캐나다 토론토 CN 타워(CN Tower:553m, 1976년)는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타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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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자메이카, 아이티, 콜롬비아, 멕시코 등의 국가가 있는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연안인 '카리브 지역(Caribbean)'의 물품을 팔고 있는 상점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캐르비안'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정식 명칭은 '카리브 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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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레게 음악이 들리는 음악 상점이었어요. 중남미의 작은 나라인 자메이카를 전 세계에 널린 알린 레게의 전설 밥 말리(Bob Marley)가 저절로 떠올려지더군요. 레게 컬러라고 하는 검정, 빨강, 노랑, 초록으로 간판이 되어 있었는데요. 평소 밥 말리의 팬이자, 레게 컬러 마니아인 하하가 스컬, 정형돈, 노홍철과 함께 한 <무한도전 자메이카 특집>에서 레게 소울이 충만했던 모습이 생각나더라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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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담긴 액체 통에 나무 막대를 꽂아 은은하게 향을 퍼트리는 디퓨저(diffuser)가 판매되고 있었어요. 저는 디퓨저는 향이 없는 나무 막대기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나무 막대기에도 다양한 향이 있어서 신기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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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다 보니, 채소와 과일을 파는 상점이 많았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종류가 매우 다양했고, 마트에서 구할 수 없는 외국 채소와 과일이 많아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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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또 다른 청과물점의 내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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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인 빈티지 및 중고 의류 상점입니다. 가게 초입부터 강렬한 색감과 소품으로 이목을 끌게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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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코스튬과 동물 가면이 꽤 많아 다른 중고 의류와 액세서리점과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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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와 중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가죽과 청(jean)으로 만든 제품이겠죠?^^ 매장 한가운데에 가죽과 청으로 된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들이 가득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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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업으로 만든 액세서리들을 파는 상점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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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빈티지 장식품을 파는 중고 상점이었는데요. 빈티지의 매력이 입구에서부터 물씬 풍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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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부터 실내 자전거인 헬스 사이클도 보이고, 오래전에 사용했던 치과 치료대까지 판매하고 있었어요. 희귀성 때문에 비싸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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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물건을 정리하지 않고 산처럼 쌓아 놓고 파는 잡동사니 중고 상점도 있었어요. 덕분에 보물찾기하듯이 뒤지면, 보물 같은 물건이 하나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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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지나가는데 먼저 앞서가던 딸이 "읔!"하고 코를 막았어요.^^;; 가까이 가서 보니, 인도에서 온 각종 향신료와 차를 파는 상점이더라고요. 카레의 주성분인 강황과 다양한 허브가 섞여 있는 매우 강렬한 향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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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중고 의류와 액세서리 상점이었는데요. 마치 새 물품처럼 정돈과 디스플레이가 매우 잘 된 상점이어서인지, 손님들이 꽤 많더라고요. 스냅백부터 시작해 넥타이, 스카프, 가방, 부츠, 파티복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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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에 이끌려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전문점으로 들어 갔어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다양한 끈을 활용해 만든 액세서리였어요. 수작업으로 만든 제품이라 그런지, 가격이 매우 비싸서 딸 아이 하나 사줄까 하고 들어갔다가 둘러만 보고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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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정육점입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쉽게 보는 빨간 불빛이 나오는 정육점과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계산대 뒤에 있는 칠판에 소의 부위별 명칭을 정리해둔 것이 인상적이어서 찍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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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육류의 종류와 양을 말하면 잘라서 담아줍니다. 가공되지 않은 다양한 부위의 고기부터 가공된 소시지와 햄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더라고요. 또한, 고기를 요리할 때 사용하는 각종 소스와 향신료, 고기와 함께 먹는 다양한 홈메이드 피클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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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치즈 가게입니다. 사진에는 매우 작게 보이지만, 안으로 한참 들어갈 정도로 규모가 제법 컸어요. 다양한 치즈에서 풍겨 나오는 향이 생각보다 꽤 강하더라고요. 


캐나다 동부여행 토론토 켄싱턴 마켓


캐나다 치즈부터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치즈뿐만 아니라, 소, 염소, 양의 젖으로 만든 치즈 등 종류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대학 시절 치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남편의 도움을 받아 몇 가지 치즈를 사 왔어요.  

사진에서 하얀 두부처럼 보이는 치즈는 페타(Feta) 치즈인데요. 그리스 및 다른 발칸반도 국가에서 만들어진 연질 치즈로 2,000년 이상의 역사가 있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 중 하나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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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종류의 올리브부터 올리브유, 락솔트(rock salt), 파스타까지 함께 판매되고 있어요. 재료를 둘러보고 있으니, 치즈가 듬뿍 올려진 파스타가 먹고 싶어지더라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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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생선가게입니다. 캐나다인은 연어, 참치, 바닷가재, 새우 외엔 해산물을 거의 먹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처럼 해산물이 풍부하지 않은데요. 중남미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이 많아지면서 마트에서 판매되는 해산물이 전보다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는 있어요. 


캐나다 동부여행 토론토 켄싱턴 마켓


캐나다 식품위생법상 해산물은 일정 기한 동안 냉동을 해야 합니다. 생물처럼 보이는 것도 냉동 후 다시 해동해서 차게 보관한 것들입니다. 어촌에 사시는 작은 아버지 덕분에 문어, 전복, 삼치 등 각종 신선한 해산물을 원 없이 즐겨 먹고 자란 저로서는 서양 마트에서 냉동고에서 꽁꽁 얼려져 있는 바다 향이 거의 나지 않은 해산물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생선 가게나 중국 마트에 가면, 서양 마트에서 파는 해산물보다 조금 더 신선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찾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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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나다에서는 말린 과일, 견과류, 곡물, 초콜릿, 사탕 등을 종류별로 큰 통에 담아 원하는 만큼 담아서 살 수 있도록 판매되는 곳이 꽤 많아요. 개인 상점뿐만 아니라, 전국 체인형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판매 방법은 햇빛과 공기, 사람의 손길에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유통기한도 적혀 있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잘 사지 않습니다. 


캐나다 동부여행 토론토 켄싱턴 마켓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이었어요. 귀걸이, 목걸이, 팔찌 반지 등 액세서리부터 가죽으로 만든 골무, 다이어리, 열쇠고리까지 매우 다양했어요. 핸드메이드 제품이라 가격이 무척 높았네요. 


캐나다 동부여행 토론토 켄싱턴 마켓


문이 닫혀 있는 어느 가게에 그려진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이었는데요. 그림 내용 때문인지 몰라도 저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릴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ㅎㅎ 


캐나다 동부여행 토론토 켄싱턴 마켓


저희가 주차했던 주차 빌딩의 옥상입니다. 켄싱턴(KENSINGTON) 글씨 위에 앉은 갈매기와 CN 타워가 인상적이어서 찍어 보았어요. 


캐나다 동부여행 토론토 켄싱턴 마켓


켄싱턴 마켓 동쪽에 있는 차이나타운까지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찍은 콘도미니(condominium)인데요.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아파트를 여기서는 콘도미니엄 또는 콘도라고 부릅니다. 사진 속 빌딩은 Concord Cityplace 콘도로 두 빌딩을 다리로 연결한 게 무척 인상적이었네요. 2베드룸에 평균 5억 정도로 매매되고 있더라고요. 차 안에서 딸에게 "나중에 네가 결혼하면 우리가 반대편 콘도에 살테니, 아빠 엄마 보러 저 다리를 건너 올래?"라고 물으니, 딸이 무서워서 저기는 못 살겠대요.ㅎㅎ 저는 그때쯤 되면 지금보다 더 치솟아 있을 집값이 무서워서 못 살것 같네요. ^^;;


시장에서 되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현재 우리가 사는 오타와도 좋지만, 나이 들어도 캐나다에 여전히 살고 있으면 한국 먹거리뿐만 아니라 각국의 다양한 먹거리가 풍성한 토론토로 이사와 살자고 했네요. 그렇게 된다면, 전 그때쯤 켄싱턴 마켓을 들려 저녁 먹거리를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ㅎㅎ


'토론토 부엌'이라 불리는 켄싱턴 마켓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물품을 통해 다문화 시장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토론토를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은 잊지 마시고 꼭 들려보시길 바라요.^^


겨울이 길고 추운 캐나다도 이제 서서히 봄이 다가오고 있어요. 마당에 쌓인 눈이 존재를 감출랑 말랑하며, 봄과 기 싸움 중이랍니다. 우리나라는 벚꽃이 만개할 완연한 봄일 텐데요. 화사한 봄기운을 한껏 누리시는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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