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학교에 우스꽝스러운 머리로 보냈더니 상 타왔어요!

매년 11월 '남성 건강 운동'에 참여하는 캐나다

 

11월은 영어로 'November'이지요.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Movember'도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11월만 되면 주변의 남자들이 갑자기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합니다. 캐나다 11월에 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Movember(모벰버)' ='Mustache(콧수염)' + 'November(11월)'

 

11월이 왜 Movember가 되시는지 눈치채셨나요? 매년 11월이 되면 '남성 건강에 관한 인식 제고'를 위한 Movember 운동이 캐나다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ovember 운동은 글로벌 자선단체인 Movember 재단에서 2003년도부터 추진하는 운동인데요. 고환암, 전립선암뿐만 아니라 빈약한 정신과 무기력한 신체 등 남성 건강에 관한 관심을 향상시키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모인 자선 기금이 약 8천억 원가량 된다고 하네요.

 

 

이 운동의 상징은 남성의 콧수염(Mustache)입니다. 이 운동에 동참하고 싶은 남성은 11월이 1일에 수염을 깨끗하게 깎은 후 11월 한 달 내내 콧수염을 길러, Movember 운동의 움직이는 광고판(billboard)이 됩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11월이 되면 콧수염을 기른 남자들을 다른 때보다 더 많이 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

 

 저희 딸이 다니는 캐나다 공립 학교에서도 매년 11월이 되면 Movember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 운동을 참여하기 위해, 콧수염(Mustache)과 우스꽝스러운 머리(crazy hair)를 해오라는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주위 환기 효과를 위해 콧수염에 우스꽝스러운 머리를 더한 듯싶었습니다.

Movember 운동에 참여한 저희 딸의 crazy hair 구경하실래요? >.<

 

하얀 티셔츠를 활용해 Movember 티셔츠를 만들어 보았어요. 알파벳 I, 하트, 콧수염을 펠트에 그려서 오린 후, 티셔츠에 시침질로 고정해 주었어요. 평소에 블링블링한 옷을 좋아하는 아이의 취향을 고려해 하트에 작은 큐빅도 달아 주었네요. 'I love NY'가 아닌, 'I love Movember' 티셔츠가 완성되었네요. 

 

머리는 모루를 넣어 땋은 후 모양을 잡아 주었어요. 원래는 삐삐 머리처럼 옆으로 쫙~ 펴주려고 했는데, 아이가 그건 넘 창피하대요~ㅋㅋ그래서 겸손하게 살짝 구부려줬습니다.ㅋㅋ

가을을 상징하는 주황색으로 머리핀도 만들어서 꽂아 주고, 코에 붙일 콧수염도 펠트에 그려서 오린 후 양면테이프로 고정해 주었어요.^^;;

기념샷을 찍는다고 하니, 우스꽝스러운 헤어 스타일에 맞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내서, 배꼽이 빠질 듯이 웃느라고 사진 찍는 내내 손이 후덜덜했네요.^^;;

 

처음 해보는 거라서 학교에서 보낸 안내문에 맞게 했는지 조금은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날 아이가 Movember 경연에서 이겼다고 상장을 받아 왔더라구요.ㅋㅋㅋ

 

아이가 받아 온 상장이에요. 8개 반 아이 중에서 1등으로 뽑혔대요. 아핫^^; 약간 당황스러운 상장이었지만, 좋은 취지이니 어쨌든 감사 됩니다.  

상장에는 안내문에서의 'crazy hair' 대신에 'wacky hair'라고 적혀 있네요. wacky는 '익살스러운, 괴짜의'의 뜻을 가지고 있어요. 하단에는 Movember의 상징인 콧수염 달린 안경이 그려져 있네요. 

 

갑자기 웬 하키 사진이냐구요?^^ Movember 경연대회에서 1등한 부상으로 하키 경기 관람권 4매를 받아 왔어요. 딸 덕분에 Canadian Tire 센터에서 친구네와 함께 하키 구경 잘 하고 왔네요.^^

 

학급별 경연에서도 딸 아이 반이 우승했어요. 우승 기념으로 선생님께서 단체 사진을 보내주셨더라구요. 흑백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이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하고 왔네요. 밋밋해 보이는 아이들은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헤어 컬러 스프레이로 다양하게 꾸미고 왔다고 하네요. 이런 사진은 컬러로 주셨음 좋았을 텐데^^;;

 

이건 다음 해인 2014년에 한 Movember 운동때 찍은 사진이에요. 이때는 학교에서 경연대회를 하지 않고, 참여만 했답니다. 작년에 활용했던 방법과 비슷하게 또 티셔츠를 꾸며 보았어요. 흠흠...전 창의력을 어디 갖다 버렸나 봅니다. - -; 

 

헤어 스타일도 비슷하게 했는데요. 아이에게 아이디어를 묻자, 토끼 인형을 머리에 올리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컥....세상 물정을 아직 몰라서 그런지, 말하면 다 되는지 아나봐요.... -- ;; 그래도 아이의 기대에 부응해보겠다며 끼앙끼앙거리며 토끼 인형을 머리에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네요.ㅋㅋㅋ

학교 가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면서, 베스트 프랜드와 기념샷을 찍어 보았어요. 분명 서양 아이인데, <선녀와 나무꾼>에 나오는 선녀의 헤어 스타일로 동양미를 발산하며 나타나 깜짝 놀랐어요.^^;;

늘상 만나는 학교 친구들이 우스꽝스러운 머리를 하고, 콧수염을 붙이고 학교로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이슈화가 될 것 같네요.>.<

 

Crazy Hair 경연대회에 참여한 다른 학교 아이들  모습이에요. 저희 딸은 점잖은 거였네요.ㅎㅎㅎ다양한 아이디어를 참조해, 내년 Movember에는 아이와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봐야겠어요.

 

어린아이들이 Movember의 깊은 뜻을 다 헤아리지 못하더라도, Movember에 관한 학창시절의 추억이 있기에 성인이 되어도 Movember 운동을 그리 낯설어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남성 질환을 위한 운동을 해야 한다며 운동의 의의를 지루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이런 경연대회나 이벤트를 통해 남성 건강에 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평상시에 무심했던 아빠, 할아버지, 삼촌 등의 건강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는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Movember 재단은 남성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전립선암, 고환암, 정신건강, 신체건강  네 가지에 초점을 두고, 매년 학술 및 임상 기관을 통해 개선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남성 건강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립선 : 캐나다 남성이 가장 흔하게 진단받는 암이라고 합니다.

환암 : 캐나다 15~29세의 젊은 남성이 가장 흔하게 진단받는 암이라고 합니다.

정신건강 : 캐나다 남성들의 11%는 생애 중 주 우울증(major depression)에 걸립니다.

신체건강 : 캐나다 남성의 25%만 일주일 운동 시간 150분에 충족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열심히 뛰고 있는 이 세상 모든 남성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파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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