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2번 치과 정기검진을 다니고 있어요.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는 수많은 충치탓에 불량치아를 가지고 있는 신세이지만, 성인이 된 후 잘 관리해서 더 심해지고 있지는 않네요. 치과 정기검진을 마친 후, 치과 의사선생님이 저에게 하루에 2번 양치질, 최소 1번의 치실질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시더라구요. 알았다고 대답하고 치료실을 나오는데, '응? 하루에 2번?, 3번이 아니고?'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치과쌤 말이 맞더라구요. 미국, 캐나다 치과협회는 '하루에 최소 2번' 양치질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에 귀가 닳도록 들었던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의 3-3-3 양치질 법칙과 사뭇 달라서 갸우뚱했네요. 하루에 양치질 3번도 부족해서 4~6번 하는 사람을 한국에서 흔치 않게 봐왔기 때문이에요.
'최소 2번'이라는말은 하루에 양치질은 최소 2번은 해야 하고, 그 이상 하면 좋다는 뜻이지 하고 넘겼는데요. 북미에서는 양치질을 하루에 2번 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더라구요.^^;; 권고사항을 참 잘 지킨다는ㅎㅎㅎㅎ
하루에 양치질을 아침과 저녁 이렇게 두 번 한다면, 한국과 조금 다른 문화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제야 '다름'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어요.
가장 큰 다른 점은 바로 "북미에서는 공중 화장실에서 양치질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식사하고 돌아와 자신의 칫솔을 들고 화장실에 모이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보는데요. 북미에서는 그런 경우를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저도, 남편도 8년 동안 살면서 본 적이 없네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하지 않은지, 또 그런 사람이 혹시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지더라구요. 한 번 호기심이 발동하면 끝없이 검색하는 성격인지라, 그에 대한 이슈와 댓글을 300개 이상 찾아 읽은 것 같네요. 사람들의 의견을 읽다 보니, 저두 그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 나눔해보고자 합니다.
북미에서는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공중 화장실도 많지만, 하나의 방으로 되어 있어 한 명씩 사용하는 공중 화장실도 제법 많이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지 않고 또 받고 싶어 하지 않는 북미인 성향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한 명씩 사용하는 공중 화장실임에도 불구하고 양치질하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 대부분 매끄럽지 않음을 알게 되었네요.
좋지 않게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이 양치질할 때 입안을 물로 헹궈서 뱉는 모습이나 혹은 양치질하고 난 이후에 남겨진 흔적을 보게 되는 것을 대개 싫어하더라구요. 공중 화장실에서의 양치질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댓글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gross'였습니다. 한국말로 하면 '역겨운'이라는 뜻인데요. 다른 사람이 양치질한 이후의 세면대, 거울, 바닥에 남아있는 흔적에 대해 매우 'gross'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다른 하나는 '불청결'이었습니다. 가족이 아닌 여러 사람이 대소변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중 화장실에서 양치질하는 것이 더 불청결한 행위라고 보더라구요.
반면 자신은 공중 화장실에서 양치질하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직장인 중 점심시간에 양치질하는 동료를 종종 보았다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공중 화장실에서 양치질하게 되거나 해야 한다면, 다수가 사용하는 공중 화장실보다 한 명씩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양치질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서비스업의 종사, 치과 정기 검진 전 치아 청결, 양파나 마늘 등 냄새가 강한 식사 후, 혹은 밤샘 근무나 긴 비행시간으로 인한 입냄새 제거 등의 이유로 양치질이 필요할 때는 불가피하게 공중 화장실에서라도 양치질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양치질한 흔적을 절대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당부도 꼭 함께 있더라구요.
결론적으로는 공중화장실에서의 양치질에 대해 북미인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Not egregious, but weird"이더라구요.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한" 행동이라는 것이지요.
북미인들의 댓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자신의 치아 청결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상대방을 위한 배려를 위해서 양치질을 하는데, 같은 행위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는 거구나 싶었네요.
문화는 '다름'이라고 생각해요.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그 특징과 매력이 각각 있다고 봅니다. 선진국이라고 무조건 옳은 문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문화는 그 나라의 역사, 지형, 종교, 국민성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기에 '모델'은 될 수 있지만, '정답'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면, 나와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함으로써 서로의 성향을 존중해주는 태도는 필요한 것 같아요. 캐나다는 다문화주의이다 보니, 다양한 인종과 그들의 문화를 겪는 기회가 조금 더 많이 생기는데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저 역시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방법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지 알게 되기도 한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문화충격샷을 발견하게 되면, 또 나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리 연쇄 테러로 전 세계가 충격과 공포, 그리고 슬픔으로 얼어붙어 있는데요.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던 바타클랑 극장의 미국 록 밴드 공연을 보러 갔다가 겨우 생존한 바우더리가 페이스북에 쓴 글을 공유하고 싶네요.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앞으로도 인간의 선함을 믿기를 바란다. 테러범들이 승리하지 않도록 말이다."
희생자들의 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현재 위독한 상황에 있는 80명의 부상자분들 꼭 다시 일어서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Pray for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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