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주민을 만나다
캐나다에 처음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는 약 3만 년 전으로, 고대 아시안이 이곳으로 건너와 원주민이 되었어요. 이후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프랑스(뉴프랑스)와 영국(뉴잉글랜드) 식민지 하에 있다가 독립하여 올해 2017년에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오늘날의 캐나다는 수천 년 동안 이 땅을 터전으로 삼았던 원주민들과 수백 년 동안 전 세계 각지에서 이주해 온 이민족들의 문화가 조화를 이뤄 문화, 풍습, 유산이 매우 풍요롭습니다. 오늘은 오타와 윈터루드 축제에서 만난 캐나다의 원주민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의 원주민, 알곤퀸
제가 만난 캐나다 원주민은 오타와 강을 중심으로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에 거주하는 알곤퀸 족(Algonquin)입니다. 현재 총 인구가 16,900명으로, 캐나다 원주민 중에서도 소수 부족입니다. 1603년에 퀘벡의 최초 건설자인 사뮈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 알곤퀸 부족을 발견해 유럽인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북미에서는 원주민을 Indian으로 부르지 않고, 캐나다에서는 First Nation으로 미국에서는 Native American으로 부릅니다.
원주민의 주거지
알곤퀸 부족의 주요 주거지는 자작나무껍질로 만든 나무 텐트입니다. 자작나무는 나뭇 껍질이 분리가 잘 돼 다양한 것을 만들기 쉽다고 해요. 밖에서 봤을 때는 작아 보였는데 내부로 들어가 보니 4~6인용 텐트 정도의 크기는 되더라구요. 내부는 나무향으로 가득 차 꽤 상쾌했고, 동물 털로 천장과 출입구를 가려 무척 따뜻했어요.
자작나무 텐트뿐만 아니라, 북미 원주민의 원뿔형 천막인 티피(teepee)도 있었습니다.
원주민의 생활 및 사냥 도구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다양한 용기가 있었어요. 나무껍질에 자연의 모습을 조각되어 있어 멋스러워 보였어요.
원뿔형 물건은 무엇에 사용하는 물건이냐고 물어보니, 무스(moose)의 울음소리를 내는 나팔이라면서 직접 소리를 들려주셨어요. 암컷이 울면 수컷이 그 소리 나는 곳을 찾아가서 짝짓기를 하는데, 그와 비슷한 소리를 내 무스를 유인해 사냥했나 봅니다. 무스는 북미산 큰 사슴으로, 유럽과 우리나라에서는 엘크(elk)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드럼통 크기의 컨테이너가 있어서 무엇을 위해 만든 거냐고 물어보니 조리기구래요. 모닥불을 피운 후 불이 거의 사그라들 때쯤 컨테이너 통을 씌우고, 통 안에 # 형태의 나무 받침대를 만들어 넣어 사용한다고 해요. 받침대에 감자, 고구마 등을 올려놓고 컨테이너 뚜껑을 덮으면 속까지 잘 익는답니다. 나무로 만든 조리도구라서 불에 타지는 않냐고 물어보니, 큰불을 사용하지 않는 데다가 나무 두께가 보기보다 두꺼워 잘 타지 않는다고 해요.
나무와 가죽끈으로 만든 화살도 있었어요.
원주민의 생활 및 경제 활동의 필수품, 모피
알곤퀸 부족은 캐나다 내 프랑스 군사와 무역 제휴 관계를 맺고 모피 교역을 매우 활발하게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곳곳에 다양한 모피들을 볼 수 있었어요.
늑대, 여우, 비버, 곰 등 동물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대로 살린 모피들을 볼 수 있었어요.
여러 동물 중에서도 곰의 털은 가던 발걸음을 다 멈추고 한 번씩 다 만져보고 지나가더라구요.
모카신(moccasin)은 북미 원주민들의 신발로,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납작한 신입니다. 화려한 색깔의 구슬이나 실로 만든 섬세한 문양으로 포인트를 줍니다.
동물의 가죽과 털을 분리하는 작업을 그대로 재현한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원주민의 토테미즘
알곤퀸 족은 두루미, 늑대, 곰, 아비새(loon) 등 다양한 동물을 숭상하는 토템 신앙이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새, 특히 독수리의 파란 깃털은 매우 상징적인 것이라고 설명해줬어요.
캐나다의 상징 중 하나인 비버(beaver)도 보였어요.
원주민의 음악
원주민의 노래와 드러밍을 따라 화려한 문양을 가진 드럼을 직접 쳐볼 수도 있었어요.
나무로 만든 딸랑이와 같은 악기였는데요. 흔들면 레인스틱(rain stick) 소리가 나더라구요.
나무를 다듬는 전통 기계로 드럼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어요.
원주민의 이동 수단
터보건(toboggan)은 앞쪽이 위로 구부러지고 좁고 길게 생긴 썰매입니다. 그 옆에 테니스 채처럼 보이는 것은 전통 스노슈잉(snowshoeing)으로 나무와 가죽끈으로 엮어 만들어 눈 위를 걸을 때 착용하는 신발이에요. 직접 신고 이동할 수 있도록 곳곳에 비치돼 있었어요.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스노슈잉도 있었어요.
나무로 만든 스키를 타고 가길래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 재미난 포즈를 취해주셨어요.ㅎㅎㅎ
원주민의 놀이
자루 안에 들어가 캥거루처럼 뛰어 경주하는 액티비티가 있었어요.
일종의 장대 멀리 던지기와 같은 게임으로, 나무 스틱을 눈으로 만든 좁고 긴 길을 통과하면서 가장 멀리 보내는 게임이었어요.
길이가 1단계(사진)부터 3단계까지 대략 10미터 정도는 되었는데, 다 통과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한 고등학생이 10미터를 통과해서 주변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네요.
캐나다 축제에 참가할 때마다 다양한 북미 원주민을 접할 기회가 생깁니다. 퀘벡 축제에서는 북극 지방의 에스키모 이누이트(Inuit) 족을 만나고 왔는데, 오타와 윈터루드(Winterlude)에서는 알곤퀸 족을 만나 그들의 문화와 생활 풍습을 엿볼 수 있었네요. 미국 원주민(<-클릭)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 원주민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느끼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따스한 행복이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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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앙 텐트가 작아보였는데 4명은 들어간다니 상당하네욤
모피교역으로 알려진 땅이지만
저렇게 진짜 모피가 걸린걸 보면 역시 후덜덜 합니다 ㄷㄷㄷㄷ -
원주민들의 생활 방식이나 물건들을 만든 솜씨가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아시안들이 건너갔었던 거군요. 아시아인들이 좀 섬세한건 맞는듯. 암튼 북미 지역에선 특히나 원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정말 좋은거 같아요. 제법 흥미로우셨을거 같아요.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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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말을 조롱하는 짤이 떠올라서 혼자 웃었네요. 불법이민자들은 다 자기나라로 가라는 말에 원주민이 그래? 언제 갈건데? 하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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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하나하나가 다 신기하게 보여요~^^
아 인디언이라 하지 않는군요. 그냥 그것은 통념이었나봐요.
제대로 된 것을 따라야겠죠~^^
아마 "톰소여의 모험"에서의 인디언 조, 이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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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원주민이 정말 아시아인이었나요? 놀랍네용~~ 가만 있어봐.....캐나다가 어디 붙어있는 나라였지??.....ㅎㅎ주말에는 늘 그랬듯 인터넷 오프하고 잘 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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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년 전의 인간의 삶을 현대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
원주민들의 삶이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행복하고 건강한 한주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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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그만큼의 세월이 흐른 미래는 또 어떠한 모습일지
지금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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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원주민을 볼때면, 지금의 모습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Bliss 님 덕분에 캐나다에 호기심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서 포스팅 즐겨보고 있네요. ㅎㅎ
캐나다의 역사가 짧다고 생각했는데 이 포스팅을 보니 그들의 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었네요. ^^ -
테니스채를 닮은 스노슈잉이 인상적이었어요.
저걸 어떻게 신고다니지?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원주민 이야기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봤는데... 참 삶의 모습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다름을 존중할 줄 아는 지금의 캐나다 문화가 참 멋집니다. ^^ -
캐나다 원주민의 삶을 볼 수 있는 축제이네요. 2월 남편이 직장에서 많이 힘들었어요. 나쁜 결과가 아니길 기도하고 있답니다. 꾹 누르고 갑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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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고 사진찍는 오로라공주 2017.02.20 17:36 신고
역시 캐나다 축제는 멋져요! 저는 티피랑..스노우슈가 너무 좋아요. 나중에 큰 마당이 생기는 집에 갈게되면 티피를 짖고 싶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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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캐나다의 생생함이 전해져오네요~티피는 저 추운 나라에서 추위를 어떻게 버티는지 궁금하네요ㅋㅋ 모피는 실제 동물의 그것이죠? 신기하기도 하고 동물이 조금 불쌍하기도 하네요.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은 활동인것 같습니다^^ 너무 흥미로운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