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사람이다!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오늘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네요. 저는 지난주에 남편과 함께 캐나다 오타와 대사관에 방문해 재외투표를 하고 왔네요.  


선거 관련 기사를 보다가 문득 여성의 참정권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 궁금해졌어요.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국권을 되찾게 되고, 1948년 제정헌법에 따라 남녀의 평등한 참정권이 인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주주의 국가의 수립과 함께 여성의 참정권이 큰 어려움이 없이 헌법으로 보장되었지만, 서구의 여성들은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독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장기간의 격렬한 투쟁을 통해 힘들게 얻은 역사가 많더라고요. 오늘은 그중에서 캐나다 여성의 참정권에 큰 역할을 한 '다섯 명의 여성'을 소개하고자 해요.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있는 국회의사당입니다. 2017년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대비하여 보수공사가 한창입니다. 3월 말에 찍은 사진인데 눈이 한가득이네요. 4월 중순인 지금도 다 녹지 않았어요.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캐나다 국회의사당은 본관(Center Block), 동관(East Block), 서관(West Block)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국회의사당 본관과 동관 사이에,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다섯 명의 여성(The Famous Five)의 동상이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진지한 토론 분위기가 느껴지는 동상 중 한 여성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이 있는데요. 그곳에 "여성은 사람이다."(Women are Persons.)라고 적혔습니다. 양성평등권 실현의 첫걸음이 될 수 있었던 "Women are Persons"이 탄생하게 된 과정을 살펴볼까요?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캐나다 여성들, 불공평한 법에 이의를 제기하다


캐나다는 1763년 영국이 프랑스와 맺은 파리조약 이후 영국의 식민 상태로 있다가, 1867년 '영국령 북아메리카 조례(British North America Act, BNA Act)'에 따라 자치령으로 독립했습니다. 

캐나다 최초 헌법의 근간인 '영국령 아메리카 조례' 중 한 조항에 관한 여성들의 이의 제기로 여성의 참정권을 향한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조항은 '영국령 아메리카 조례' 제24조로, "총독(대통령급)은 그 자격이 인정된 사람(qualified Person)을 상원의원(Senator)으로 지명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상원의원은 당연히 남성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요.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그 자격이 인정된 사람(qualified Person)'에 왜 '여성(women)'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합니다.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여성의 참정권에 관한 인식이 전혀 없다


1927년 8월 27일, 다섯 명의 여성(The Famous Five)은 영국령 아메리카 조례에 있는 '그 자격이 인정된 사람(qualified Person)'에 '여성(women)'이 포함되어 있는지 해석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합니다.  

1928년 4월 24일, 캐나다 대법원의 만장일치로 "여성은 '사람'에 속하지 않는다."(Women are not such 'Persons'.)는 결론을 내립니다.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새로운 판례가 나오다


다섯 명의 여성(The Famous Five)은 대법원의 보수적인 해석에 굴하지 않고 캐나다의 최고 항소법원인 영국의 추밀원(JCPC, Judicial Committee of the Privy Council)에 캐나다 대법원 해석에 관한 이의를 제기하게 됩니다. 


1929년 10월 18일, 영국의 추밀원(JCPC)는 "'Persons'에 'men'과 'women'이 모두 포함된다."며 캐나다 대법원의 판결을 뒤엎습니다. 이 판례를 <Persons Case>라고 부릅니다. 이 판례로 인하여, "Women are Persons."가 인정이 되었습니다.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여성의 정치적·사회적 지위가 달라지다


1930년 2월 15일, <Persons Case> 판례가 나온 지 넉 달 후 Cairine Wilson이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이 되었으며, <Persons Case> 판례는 이후에도 캐나다 여성의 참정권과 양성평등권 구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1979년 이후로 <Persons Case> 판례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여성의 평등에 이바지한 5명의 여성에게 총독 상(대통령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The Famous Five'의 여성들이 앨버타 주 출신이어서 1999년 앨버타 주 캘거리에 있는 올림픽 광장에 <Women are Persons!>라는 기념물을 세웠고, 이듬해인 2,000년에 온타리오 주 오타와에 소재한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정원에도 설치되었습니다. 


국회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The Famous Five


캐나다 여성의 참정권과 양성평등권에 큰 역할을 한 다섯 명의 여성입니다.

- Nellie McClung : 앨버타 주의회 의원

- Louise McKinney : 영연방 최초 여성의원

- Emily Murphy : 최초 여성법원의 판사

- Irene Parlby : 앨버타주 최초 여성 장관이자 영연방의 두 번째 여성장관

- Henrietta Muir Edwards : 국립여성위원회의 의장, 여성 노동자 변호사


의사당 동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


이곳은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기욤 패트리의 고향이기도 한 캐나다 퀘벡 주입니다. 위 동상은 퀘벡 주 의사당의 오른쪽에 세워진 "The Famous Quebec Women" 동상으로,  퀘벡 주 여성의 참정권에 이바지한 여성들의 모습을 기념한 것입니다. 참고로, 퀘벡주는 캐나다 13개의 주·준주 중에서 여성 참정권이 가장 늦게 주장된 주입니다. 


남녀의 성으로 법률적·사회적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양성평등의 원칙을 주장하기 위해 극단적인 표현과 방법을 사용한다면, 거부감부터 생겨 배타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요.  

헌법에 보장된 양성평등이 우리 사회에 잘 구현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상대방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없는지 잘 살피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 같아요. 또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만큼 책임과 의무도 함께 갖는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지요. 

 

투표하신 모든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소중한 한 표가 모이고 모여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라봅니다. 

22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