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을 위한 저녁 상차림 3~4주차

시부모님과 함께 한지 한 달 차 될 무렵인 지난 2주간의 저녁 메뉴들을 올려봅니다. 항상 맛있다고만 해주셔서 좋아하는 음식을 전혀 인지 못 한 채 요리했는데, 조금씩 두 분의 식성을 알아가고 있어요. 

올린 사진을 쭉 보니, 한국과 캐나다를 자유롭게 오고 가는 음식들이 많네요. 솔직히 말하면, 이민 생활을 하면 할수록, 한국과 캐나다 사이에서 국적을 못 찾아 어정쩡하게 있는 듯한 요리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ㅎㅎ 한국 식품마트에서 음식 재료와 소스를 다 구입해서 하자니 엥겔지수만 높일 뿐, 향수병을 달래줄 만한 기가 막힌 음식은 또 안 나오네요. 아마도 제 요리실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나오지 않는 탓도 있겠지요. 어쨌든 한국음식 비슷하게 해서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요. 한국 식품 재료를 사지 못하거나, 타 도시에서 공수하시는 한인분들도 계시니까요. 

 

그럼, 저희집 저녁 식탁을 채웠던 2주간의 음식들을 살짝 보실래요?^^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어머님께서 국수 요리를 좋아하신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잔치국수를 해보았어요. 단백질을 채우기 위해, 치킨 로즈베리 샐러드와 함께 먹었습니다. 흰살생선을 캐나다 마트에서 사서 흰살생선도 부쳐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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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와 김치를 볶아 만든 청국장입니다. 옆집 캐네디언이 "무슨 냄새지?"라고 자꾸 의문이 들게 하는 청국장의 향이 은근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청국장의 진한 맛을 잊고 살기엔 넘 맛있어요.

아스파라거스 매운 양념 볶음 청경채 굴소스 볶음 등 밑반찬과 곁들여 맛있게 먹었습니다.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소시지 브로콜리 토마토 스파게티입니다. 바게트도 마늘소스 발라서 마늘빵으로 만들어 함께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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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가루를 살짝 입은 돼지고기를 기름없이 오븐에 구워 돈가스를 만들었어요. 파인애플 파프리카 꼬치도 만들어, 함께 구워 먹었습니다. 고기요리에 사이드 메뉴로 파인애플이 들어가면, 소화가 잘됩니다. 파인애플에 함유된 단백질 분해효소가 고기의 단백질을 적당히 분해해 소화를 돕기 때문이에요.

돈가스 소스도 직접 해먹는 편인데요. 간장, 케찹, 굴소스, 사과즙, 양파즙, 크림, 마늘가루 등을 넣고 한소끔 끓여서 소스도 완성해보았습니다. 텃밭에서 키운 쑥갓과 깻잎을 양상추와 함께 겉절이 양념으로 무쳐보았어요. 국을 좋아하시는 아버님을 위해, 바지락 청경채 국도 깔끔하게 끓여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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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칼국수 vs. 바지락 칼국수 중 여러분은 어떤거 좋아하세요?^^ 이전에 몰랐는데, 어머님께서 닭고기를 잘 안 드셔서, 저희들은 닭 삶은 육수로 닭 칼국수를, 어머님은 멸치 다시마 육수로 바지락 칼국수를 해서 먹었답니다. 육수만 다르고, 고명은 거의 같아서 생각보다 아주 번거롭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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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아버지의 날(Father's Day)과 어머니의 날(Mother's Day)로 나누어져 있답니다. 캐나다의 특별일인만큼 아버지의 날을 맞이해서 서양식으로 작은 파티를 준비해보았답니다. 단호박 치즈구이, 미니 양배추 맛살 허브 볶음,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볶음, 매운 참치 쌈장을 얹은 오이 초밥통마늘과 함께 구운 스테이크를 준비해보았어요.   

 

스테이크 집에서 하기 겁나신다구요? 집에서 스테이크 맛있게 하는 법 공유합니다.^^

 

아래는 캐나다 아버지의 날에 저희집에 있었던 작은 파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여름에 한 번쯤은 생각이 나는 새콤달콤한 쫄면입니다. 고명을 준비해봤어요. 텃밭에 키우고 있는 어린 깻잎과 쑥갓도 한몫을 하고 있어요. 얼마 되지 않은 텃밭 채소이지만, 요리에 활용될 때면 뿌듯 뿌듯합니다. 레몬즙, 사과즙, 양파즙을 듬뿍 넣어 초고추장 소스도 만들었어요. 배추된장국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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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을 정말 즐기시는 어머님을 위해, 매콤하게 만든 낙지 볶음입니다. 낚지 볶음은 국물이 나오지 않게 볶는 것이 생명인데요. 낙지의 조리시간은 최대한 단축하고, '전분'을 양념소스에 넣는 것이 핵심입니다. 나중에 상세 레시피를 올릴게요.

아스파라거스 쌈장 무침과 텃밭에서 따온 어린 깻잎을 들깨와 함께 볶아 만든 깻잎들깨나물도 반찬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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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김치입니다. 두부를 지지고, 신김치에 소시지즈를 넣어 볶아, 함께 내놓았습니다. 아래는 묵밥인데요. 어머님께서 손수 도토리를 따서 물에 불리고 말리고를 수차례 반복해, 곱게 빻은 도토리가루로 도토리묵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묵밥도 해먹었습니다. 물냉면보다 몇 배나 맛있어서, 먹는 내내 "아, 어머님 넘 맛있어요. 행복해요." 이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어요ㅎ고명으로 오이채, 무생강절임, 호박무침, 신김치무침, 달걀지단을 준비해서 함께 먹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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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 정말 좋아하시는 LA갈비도 한가득 구웠습니다. 저희 가족도 모두 좋아해요. LA갈비 안 좋아하는 한국인 많지 않을 것 같긴 하네요. 도토리묵을 쑤어서 절반은 묵밥으로 먹고, 남은 절반은 다음날 도토리묵 무침으로 먹었어요. 도토리 무침에는 쑥갓이 생명인데^^;; 쑥갓은 없었지만 제 입안에서는 춤을 췄습니다. 하..캐나다에서 홈메이드 도토리묵을 이렇게 원 없이 먹다니요^^ 감사 됩니다. 멸치는 볶기보다, 무쳐야 제맛이에요^^ 저는 고추장도 사용하지 않고, 고춧가루와 간장을 기본양념으로 해서 무치는데요. 어머님께서 고추장 들어간 멸치무침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한 번 해보았습니다. 친구가 부모님 선물이라면서 예쁜 블루베리 케이크를 사서 깜짝 방문해, 케이크와 과일과 함께 행복한 티타임도 가졌네요^^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로스트 비프를 슬로우쿠커에서 8시간 구웠습니다. 햇살 탓인지 고기가 타게 보이네요^^;; 고기는 전혀 타지 않고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올려도 찢어질 만큼 들부들 잘 익었습니다. 머쉬드포테이토와 고기에 고기를 요리하는 동안 나온 즙에 각종 육수와 허브, 전분 등을 넣어 만든 그래비(Gravy)를 끼얹어 먹는답니다. 부모님께서 서양 요리가 조금 느끼하실까 봐, 배추된장국도 끓여서 드렸어요.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아이가 돈가를 좋아하다 보니, 자꾸 요청이 들어와 또 하게 되었네요. 돼지고기 목살과 닭가슴살을 튀김옷을 입혀, 오븐에서 기름 없이 바삭하게 구웠습니다. 그리고 탕수육소스처럼 새콤달콤하게 파인애플 소스도 만들었어요. 어머님께서는 간장과 케첩으로 만든 소스보다, 새콤달콤한 파인애플 소스가 더 좋다고 하시네요. 깔끔한 청경채 바지락, 블루베리 그린 샐러드도 만들어 곁들어 먹었어요.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저희를 가족처럼 돌봐주시는 캐네디언 두 가정을 모셨습니다. 시부모님 계실 때 한 번 모시고 싶더라구요^^ 그때 만든 음식들입니다. 단호박 고구마 치즈 구이, 마늘빵, LA갈비, 옥수수버터찜3색 파프리카와 아스파라거스 볶음, 새우 참치 오이 핑거푸드, 13가지의 채소가 들어간 그린 샐러드와 샐러드 소스인 토마토 마리네이드입니다.

 

시부모님 저녁 상차림


상차림을 완료하고, 즐거운 식사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두 맛있게 드셔서 감사가 되었답니다. 한국에서는 그리 낯설지 않은 요리인데, 메뉴마다 레시피를 많이 물어보시더라구요. 디저트로 체리와 멜론을 준비하고, 홈메이드 베리 스펀지 생크림 케이크도 준비해봤습니다. 손님 오시기 직전에 생크림을 만들고, 블루베리와 딸기는 메이플시럽에 절여 준비해둬서, 디저트 준비하는데 수월했네요. 저희가 즐거웠던 그 시간에 대해서 조만간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나다에서 사는 저희의 식탁 이야기가 잠시나마 눈요기가 되셨나요? 요리를 잘하시는 저희 어머님께서 늘상 그러십니다. 아무리 맛있게 음식을 하셔도 둘만 먹으니 맛이 없으시대요. 아마도 저희가 식사 시간 때마다 기분 좋았던 것은 맛있는 음식이라기보다는 함께 하는 식사의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으신가요? 얼굴을 마주 보며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함께 식사의 즐거움을 누리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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