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운 말로 배워보는 북미의 에티켓 ]
캐나다에 사는 년수가 늘면 늘수록, 대부분의 캐네디언들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젠틀한지 익숙할만도 한데, 피부로 또 느끼고 느낍니다. 어른들을 가리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를 캐나다 학교에 보내고 보니,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 역시 기본 매너를 잘 지키는데다가 학교생활을 통해서 끊임없이 연습되어지는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캐네디언들이 얼마나 '에티켓'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예전에 비해서 이민, 취업뿐만 아니라, 유학생, 교환학생, 인턴, 워킹홀리데이, 해외여행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외국에 나갈 기회가 정말 많아진 것 같습니다. 영어에는 까막눈 수준인 제가 캐나다에 살게 될지 몰랐으니까요. 외국에 나가게 되었을 때, 그들의 기본 매너를 어느 정도 알고 간다면, 현지 생활 혹은 여행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오늘은 제가 느끼고 경험했던 서양의 기본매너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사람들도 예를 중시하는 백의민족이기에 "감사합니다.", "고마워요."라는 말은 정말 많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들은 "Thank you."는 거의 "안녕하세요?" 수준입니다. 무슨 뜻이냐구요?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횟수만큼 "Thank you."를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주 아주 사소한 것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 생활화 되었습니다.
캐나다에 길을 지나가다가 부모님이 자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아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Did you say 'thank you'? :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니?
"What should you say? : 뭐라고 말해야지?
지나가는 사람이 "너 이쁘구나.", "네 옷이 넘 귀엽다."라는 말에 부모가 대신 답해주기보다는, 아닌 아이에게 "Thank you."로 응답하게 합니다.
캐네디언 가정집에 초대받아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소금이 자기 손에 닿지 않아, 남편이 아내에게 "Pass me the salt, please." 라고 부탁해 소금을 받자마자, "Thank you."라고 말하더라구요. 저는 그 대화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뭐, 당연한거라고 하면^^;; 할말은 없겠지만, 가족들에게 사소한 도움을 받고, 고맙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저로서는 그러한 자연스러운 감사표현의 문화가 익숙치 않았답니다. 부탁은 자주 했던 기억은 정말 많은데, 그에 응해 고맙다는 말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 조금 부끄러워지네요. 하~ 이렇게 떨어져서 살 줄 알았으면, 곁에 있을때 잘해드릴껄 말이죠ㅠ
"Thank you."라는 말은 남발해도 문제될 것이 없는 말 중에 하나이죠. 하지만 여러분이 그 말을 인색하게 쓴다면, 혹 마음이 꼬인 사람은 당신을 무례하게 볼 수도 있답니다.
저희를 곁에서 아들 딸처럼 무척 이뻐해주셨던 캐네디언분이 있으셨습니다. 늘 자기 집을 'your second home'이라고 생각하라면서, 저희가 가까이 살았는데도 자기네 방으로 캠프ㅋㅋ오라고 초대도 자주 해주시고 재워주셨던 분이셨어요. 지금은 다른 주로 이사를 가셔서 자주 만나뵙지는 못하지만ㅠ 7년째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답니다. 물론 지금도 영어를 못하지만, 그때는 캐나다로 바로 온 직후라 버벅..버벅...거리는 제 영어에도 늘 따뜻한 미소와 함께 한없이 기다려주시는 강한 인내를 가지셨던 분이셨죠.^^;;
그 분이 저희와 함께 하면서, 딱 한 가지 지적하셨던 것은 "please"였습니다. 캐네디언과 함께 있다보면, 저와 남편끼리 말할 이야기여도, 함께 있는 분들을 위해 예의상 영어로 대화를 해야하기 때문에, 영어로 대화를 합니다. 그러면 곁에서 듣고 계시다가, "Say 'please', please."라고 자주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희 대화를 되돌아보면, 'please'라고 말했던 적이 거의 없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영어를 못해서 그랬다고 핑계댈 수도 없는 것이, "May I get me the salt, please."나 "Could you pass me the salt, please."라고 말할 수 없더라도, "Salt, please."만으로도 충분히 기본 매너는 지킬 수 있으니까요. 'please'는 자신의 요청을 '명령'처럼 들리지 않게 할 수 있는, 커피를 부드럽게 해주는 크림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 셈이죠.
캐네디언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아빠, 엄마, 안녕 다음으로 제일 빨리 가르치는 말이 "Please"와 "Thank you."입니다. 그만큼 그 말이 얼마나 일상생활에 많이 쓰이며, 그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겠죠.
이번에는 영어 교과서에도 자주 볼 수 있는 말, '실례합니다.'의 뜻을 가진 "Excuse me." 입니다. 저는 캐나다에 오기 전에 이 말을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보는 등 요청사항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다양하게 사용되어지더라구요. 특히, 기침할 때는 상대방이 듣던 말던 혼잣말처럼 꼭 합니다.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인식하고 양해를 구하는 표현이죠.
"Excuse me, (please)." 사용의 예는 아래와 같습니다.
뭐라구요?, 다시 말씀해주실 수 있으세요?라는 의미로 했던 이야기를 되물을 때
함께 식사를 나누다가 중간에 잠시 자리를 떠야 할 때
누군가의 대화에 끼어들 때
상대방 앞을 지나쳐 가야할 때 : 부딪히지는 않았지만, 다른사람이 가는길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할 때 : 하지만 'Pardon me, please.", "I bag your pardon." 등이 더 formal 합니다.
기침 할 때 : 상대방이 기침할 때는 "God bless you." or "Bless you." 내가 기침할 때는 "Excuse me."
"Thank you."와 "You are welcome." 은 한 셋트입니다. 상대방이 "Thank you."를 하면 반드시 "You are welcome."이나 그에 상응하는 표현을 하셔야 합니다.
영어를 배우면서 제가 고치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You are welcome." 입니다. 캐네디언에게 "Thank you." 라는 말을 듣게 되면, 단순하고 쿨하게 "You are welcome."이라고 말하면 쉽게 끝나는 것을, 한국에서의 겸손의 표현에 익숙한 저는 "아이고, 뭘~", "어머..아니에요, 아니에요. 제가 감사하죠." 라고 대답했습니다. 어떻게 영어로 말했냐구요? "No, no, no, no, I thank you." - -;;;
물론 상대방이 제가 무엇을 말할려는지 눈치챘겠죠. 그래서 더 민망합니다. -- ;; 민망한 것을 알면서도 쉽게 안 고쳐져서 정말 애먹었습니다.^^;;;;;;
상대방이 "Thank you."라고 말했는데, 미소나 무응답으로 대답하시면, 무례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꼭 "You are welcome." 혹은 "My pleasure.", "I was happy to do it."이라고 표현하셔야 합니다.^^
상대방이 "Thank you very much."라고 한다면, 나 역시 "You are very welcom."이라고 해주면 더 센스있겠죠? 저는 이왕 하는거 화끈하게 "You are very welcome."이라고 자주 말해요.
"Thank you."를 과장을 조금 더해 숨 쉬듯이 하는 캐네디언에게 "I'm sorry."도 역시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줬으면, 반드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이 아주 조금 늦게 답을 했다거나, 대화중에 자신이 볼펜을 바닥에 떨어뜨려 대화의 흐름이 아주 잠시 끊길 때도 "I'm sorry."라고 합니다.
제가 영어를 잘 못해서 버벅거리는데도, 상대방은 저에게 "I'm sorry."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그 뜻은 다시 말해달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수 많은 표현 중에 "I'm sorry."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눈치가 빠른 몇 몇 캐네디언들은 영어표현이 서툴러도 상대방의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예측해서 받아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방의 의도와 다르게 혹은 앞서가서 해석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자신이 이해될때까지 되묻습니다. 상대방이 되묻게 되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더 얼어붙기도 하죠. 하지만 되묻는것은 상대방이 영어실력이 부족해 답답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되묻는 것이 다반사이니, 상대방이 되물어도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다시 말하시면 된답니다.
저희 딸 학교에 자원봉사를 가는 날이었습니다. 어떤 1학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운동장에서 놀다가 부딪힐 뻔 했습니다. 부딪혔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부딪히지 않았다고 하기도 뭐하고, 충격이 거의 없는 스침이라고 할까요?ㅎㅎ 그런데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불러 세웁니다. "너 왜 나한테 미안하다구 말 안해?"
저 말이 서양의 기본매너가 어느정도인지 잘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되어지더라구요.
서양에서는 상대방의 위치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1m정도의 공간을 그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서 있던, 움직이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부딪히지 않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의 길을 방해할 것 같다면, "Excuse me."라고 말해야합니다. 왜냐구요? 자신의 행로가 상대방에게는 뜻하지 않는 행로로 받아들여져서 상대방이 놀래거나, 불편함(행로의 불편함, 시선 제한의 불편함 등)을 느끼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이죠.
상대방에게 아주 사소한 잘못을 했다면, 의성어나 표정으로 대신 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I'm sorry." 혹은 "So sorry about that." 등의 말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셔야 합니다.
캐네디언의 초대를 받았을 때, 알아두면 좋을 테이블 매너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쉬운 다섯 가지 영어로 서양의 기본매너를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한 전업주부맘입니다. 캐나다에 살게되면 영어가 저절로 쏼라쏼라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영어표현이 익숙치 않구요.^^;; 서양의 문화도 아직 많이 모릅니다. 일상생활에서 나누는 소소한 수다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북미 정보&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이 되어서야 찾아온 봄 기운 in 오타와 캐나다 (1) | 2015.05.04 |
---|---|
캐나다 은행들의 통 큰 고객 유치전 보실래요? 내게 맞는 캐나다 은행 찾기 (9) | 2015.04.25 |
캐나다 오타와 대중교통과 요금제도를 알아보자! (29) | 2015.04.21 |
한국과 다른 캐나다 스마트폰 단말기와 휴대폰 요금 살펴보기 (10) | 2015.04.16 |
캐나다의 영웅 테리 팍스(Terry Fox)의 희망은 아직도 살아있다! (4) | 2015.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