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음식문화

캐나다에 있는 중국 슈퍼마켓 모습

Bliss :) 2018. 11. 22. 00:37

오타와 소재 중국 슈퍼마켓 Green Fresh Supermarket

캐나다에 산 지 11년이 다 되어가지만 수년 동안 중국 슈퍼마켓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래전부터 고무로 만든 가짜 달걀,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가짜 죽순, 젤라틴으로 만든 가짜 새우 등 먹지 못하거나 해로운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엽기적인 기사를 접한 이후로 불안한 마음에 캐나다 현지에 있는 중국 마트임에도 불구하고 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오타와 한인 마트에는 한국 채소가 거의 없어 한국 요리를 하려면 서양마트, 한인마트, 중국마트를 돌며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는데요. 가능한 중국마트에서는 한국 브랜드 식품 위주로 사거나 요리에 꼭 필요한데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한국 채소만 구입하고 있어요. 몇 번 다니다 보니 한국 제품을 서양마트나 한인마트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해 나름 괜찮더라구요. 그래서 7~8년 동안 한 번도 발을 들이지 않았던 중국 마트를 근래에는 두어 달에 한 번씩 들리곤 하네요. 오늘은 제가 사는 수도 오타와에 있는 중국 슈퍼마켓 모습을 나눔 하고자 합니다.

신세계 초시 (Green Fresh Supermarket)

다운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중국 슈퍼마켓입니다. 이름은 한자로는 신세계 초시 (新世界 超市), 영어로는 그린 프레쉬 슈퍼마켓 (Green Fresh Supermarket)이에요. 주소는 29 Selkirk St, Vanier, ON K1L 6N1 입니다.

과일 및 채소 코너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환한 불빛 아래 가지런히 놓인 채소와 과일의 화려한 컬러가 눈에 들어왔네요. 이전에 들린 몇몇 중국 슈퍼마켓은 입구에서부터 진동하는 특유의 음식 냄새가 나서 거부감이 살짝 들었는데 그런 냄새가 나지 않아 좋았어요. 나중에 둘러보고 나니 조리된 음식을 거의 판매하지 않아 그런 듯해요.

안쪽으로 들어와서 출입구 쪽을 찍어본 모습이에요. 나름 모던한 디자인인 듯해요.

중국 마트에 오는 첫 번째 이유는 한국 과일 때문이에요. 서양마트에는 서양 배만 팔고 한국 배는 거의 판매하지 않으며 일부 팔아도 단맛이 매우 적어요. 한인마트에는 주로 가을과 겨울 시즌에만 주로 상자로 판매하기 때문에 오타와에서 사시사철 한국 배를 낱개로 구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인 듯해요. 주말에 오실 한국 손님을 위해 한국 배와 한국 감을 구입했어요.

중국 마트에 오는 두 번째 이유는 한국 요리에 쓰일 채소와 버섯 때문이에요. 캐나다에도 중국 이민자들이 많아지면서 서양마트에도 중국 채소가 몇 종류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일반 채소보다 수요가 적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거나 재고가 없어서 돌아오는 경우가 빈번한데요. 이곳에는 한국 요리에 자주 쓰이는 숙주, 깻잎, 부추, 마늘종,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고추 등이 항상 있어서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 찾아오기도 해요. 특히, 중국마트에서는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 등은 서양마트보다 25~50%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손님초대요리 마늘종 삼겹살말이 레시피미세먼지 배출에 좋은 숙주 부추 볶음 레시피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해산물 및 육류 코너

채소와 과일 코너를 지나니 해산물과 육류 코너가 나오더라구요. 서양마트에서는 바로 먹거리 코너를 제외하고 직원이 코너에서 소비자를 1:1로 응대하는 경우가 매우 적은데요. 있다고 해도 대부분 판매 물품을 준비, 정리, 점검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중국마트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수산물과 육류 코너마다 직원이 있어 손님의 주문에 따라 식품을 바로 준비해줘 함께 간 딸의 눈에는 신기해 보였나 봐요^^

중국마트의 또 다른 점은 바로 신선한 해산물을 살 수 있다는 점인데요. 캐나다 서양마트는 제철 바닷가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해산물은 전부 냉동 또는 냉동 후 해동하는 형태로 판매하고 있으나 중국마트에서는 우리나라 횟집 수족관처럼 수족관에 다양한 어류와 조개류를 보관하며 판매하고 있기도 해요. 그래서 해산물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중국마트를 자주 찾기도 합니다. 고등어 김치찜 황금 레시피북미에서 가장 많이 먹는 해산물 종류 10가지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중국마트의 육류 가격이 가장 저렴하지만, 저는 주로 대부분의 고기는 서양마트에 사고 한국 요리에 들어가는 고기는 한인마트에서 구입하기에 육류 코너는 쓱 지나가고 있는데... 랩 사이로 삐져 나온 무시무시한 닭발을 보고 말았어요. 중국마트에 오면 특이한 식재료가 많아 실은 못본척 지나가려고 애쓴 적이 많았는데....mature chicken의 닭발 사이즈가 동공에 걸렸....@.@

잡곡류

잡곡류도 원하는 만큼 담아 살 수 있더라구요. 서양마트나 작은 가게에서도 견과류, 잡곡류, 캔디류 등을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보관하며 판매하는데요. 개인적으로 공기와 사람의 손에 노출되기 쉽고 유통기한, 원산지, 재료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잘 사지 않게 되더라구요.

1번 통로 - 양념류

1번 통로에는 중국 양념들이 쫘악~ 진열돼 있었어요. 중국 소스들을 볼 때마다 블로그에서 이금기의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계시는 소스킹님이 저절로 떠올려지네요ㅎㅎ

맞은편 냉장고에는 중국 만두피, 생면, 생두유 등이 있었고 매일 요구르트와 초립동이 김치, 천하장사 소시지가 판매되고 있었어요. 한국의 요구르트, 김치, 소시지는 중국마트마다 쉽게 볼 수 있는 듯해요. 캐나다에서 파인애플맛 요구르트를 처음 본 딸이 맛이 궁금하다길래 하나 사 왔네요.

2번 통로 - 아시안 양념류

2번 통로에는 아시아 소스 및 재료들이 있었어요. 특히, 일본 제품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3번 통로- 음료류

3번 통로에는 중국 차와 음료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었어요. 선반이 빈 곳이 의외로 많아 궁금했는데 이전에 한국 배 사러 한 번 다녀간 적이 있던 남편 말로는 리노베이션 중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일러주더라구요. 그래서인지 통로별 선반뿐만 아니라 게시판마다 품목 카테고리명이 적힌 공간이 비워져 있었구나 싶었네요.

2~3번 통로에서 발견한 한국 식품들이 반가웠어요. 대부분 미주 한인 식품업체 자체 브랜드 중 하나인 '초립동이' 제품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가격은 다른 곳과 비슷했습니다.

4번 통로 - 라면류 및 간식류

4번 통로에는 라면과 과자가 있었어요. 한국 라면은 불닭볶음면과 신라면 이외에는 없더라구요. 과자도 롯데 빼빼로와 초코파이 외에는 잘 보이지 않았네요. 서양마트보다 한국 라면과 과자 종류가 적은 듯해요. 라면 소비국 TOP 20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5번 통로 - 건조 식품류 및 생활/주방용품

5번 통로에는 중국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건조식품들이 많이 보였어요.

맞은편에는 다양한 식기류, 냄비류,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구매한 식품들

계산대는 4번까지 있었으나 분주한지는 않은지 2~4번 계산대 앞에는 물품을 쌓아 올려 사용이 불가했어요. 그래도 제가 머무는 동안 꾸준히 사람들이 오더라구요. 다만, 다른 아시아 식품이나 서양 제품이 많지 않아 대부분 중국인 고객 같았어요.

포장된 식품은 한국 브랜드로만 구입했어요. 며칠 전 한인마트에서 20만 원 정도 장을 이미 봤기에 한인마트나 서양마트에서 구할 수 없는 채소와 버섯 위주로 골라 담았어요. 3만 원 정도의 장이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알차게 구입한 듯싶네요. 가게 규모도 적당해서 쇼핑 중 피로감이 덜해 좋았어요.

캐나다 최대 아시안 슈퍼마켓 체인 T&T

'T&T'는 대만계 캐나다인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기반을 잡고 시작한 아시안 슈퍼마켓이었는데요. 2009년 7월 2,000개 이상의 슈퍼마켓 체인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Loblaw에서 인수했어요. 중국 식품이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한국 제품과 다른 아시아 제품도 꽤 많이 판매되고 있어 종종 다닐만해요. 특히, 라면 종류가 서양마트와 한인마트보다 더 많습니다. 가격은 오타와 한인마트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합니다. 캐나다 T&T에 있는 한국 상품들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아시아 식품에 관한 이전 글들

중국 식품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자주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오타와에서 한국 요리에 꼭 필요한 채소와 버섯 종류를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고 한국 브랜드 식품을 한인마트나 서양마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곳이어서 조금씩 친숙해지고 있네요. 이번 주말에 한인마트, 서양마트, 중국마트에서 각각 구입한 식재료로 손님초대요리를 완성해볼까 합니다. 한국 택배 문화나 원스톱 쇼핑과 비교했을 때 다소 번거로운 장보기이지만, 그래도 타지에서 원하는 식재료를 어느 정도 구할 수 있기에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인데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삶의 활력을 되찾아가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