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볼거리

캐나다 퀘벡 주립공원, 자연과 예술 사이를 거닐다

Bliss :) 2018. 8. 31. 00:02

[오타와 근교 명소] 캐나다 퀘벡 주립공원(Plaisance National Park)

제가 사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Ottawa)는 영어권 지역인 온타리오 주(Ontario)에 속해 있지만 불어권 지역인 퀘벡 주(Quebec)와 맞붙어 있어 두 주를 오가며 여행할 기회가 제법 많은데요. 퀘벡 주는 '캐나다 속의 작은 프랑스'로 불리는 곳으로,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후손에 의해 프랑스 문화가 지배적인 지역이라 다문화로 구성된 캐나다의 다른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많은 곳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tvN <도깨비>의 해외 로케이션 촬영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퀘벡 주의 주도 퀘벡시티(Quebec City)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요. 오늘은 외식 겸 나들이로 떠난 퀘벡 주 몬테벨로(Montebello) 여행 중 들린 공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를 잇는 페리

서울이 한강을 기준으로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듯이, 수도 오타와(Ottawa)도 오타와 강을 기준으로 영어권 온타리오 주와 불어권 퀘벡 주가 나뉘는데요. 먼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두 주를 오가는 페리가 곳곳에 아주 많아요. 저희도 공원과 호텔을 가기 위해 페리를 탔습니다. 편도 차 1대당 $9입니다.

페리로 온타리오 주에서 퀘벡 주로 넘어가는데 2분도 채 안 걸려요. 그래도 그 짧은 찰나 강바람을 쐬고 싶어 차 밖으로 나왔더니 셰퍼드 도그(목양견)으로 유명한 벨기에 말리노이즈(Belgian Malinois)도 강바람에 저처럼 기분 좋아 보이더라구요ㅎㅎㅎ

Plaisance, Quebec

페리에서 내리면 Plaisanc 주립 공원 사무실이 보여요. 퀘벡 주에 있는 Plaisance는 인구 천 명이 거주하는 작은 시골 마을로, 온타리오 주 오타와(Ottawa, ON)에서 50분(70km), 퀘벡 주 몬트리올(Montreal, QC)에서 1시간 40분(150km)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어요. 저희는 근교 도시 몬트벨로(Montebello)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에 가는 길에 산책하기 위해 잠시 들렀어요.

보랏빛 향기, 부처꽃

공원 비지터 센터를 향해 가는데 보라색 야생화 꽃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놀라웠네요. 차로 달리면서 봤는데 규모가 수 킬로미터는 되는 듯해요. 나중에 도착해 똑같이 보이는 꽃이 있어 앱으로 검색해보니 부처꽃이더라구요.

Plaisance National Park

1885년에 설립한 Plaisance National Park은 퀘벡 주에서 관리하는 주립 공원입니다. 퀘벡 주는 캐나다 공용어 중 프랑스어를 우선시 여기는 지역이라서 Parc national de Plaisance으로 불립니다. 북미에서 국립/주립 공원은 입장료가 있는데요. 이곳은 18세 이상 세금 별도 $8.6(8천 원)이었습니다. Plaisance National Park에 관한 기본 정보가 궁금하다면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디스커버리 및 비지터 센터(Discovery and Visitors Centre)

공원 디스커버리 및 비지터 센터 안에는 안내 센터, 기념품 가게, 전시관, 휴식 공간이 있었으며, 캠핑 예약 및 무동력 보트(카약, 카누 등)와 자전거 대여가 가능했어요.

흐린 날씨였지만 카누와 카약을 타거나 낚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올해 여름 캐나다 퀘벡도 폭염이 잦아 퀘벡 주에서만 9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어요. 그래서인지 흐린 날씨여도 40도 무더위가 아닌 것에 감사가 되더라구요.

공원의 현대예술작품들(In Situ Art Symposium)

Plaisance 주립공원의 총면적은 28.3㎢로, 서울 강남(39.5㎢)보다는 작고, 강북(23.6㎢)보다는 큽니다. 공원이 넓다 보니 도보로 다 둘러볼 수 없어 차로 이동했는데요. 비지터센터에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시각 예술 조각품을 전시한 곳이 있어 둘러보았어요.

퀘벡 주 예술단체 'Centre d'action culturelle de la MRC de Papineau'에 소속된 퀘벡 주의 예술가들이 2년마다 야외에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In Situ Art Symposium(프랑스어: Symposium d'Art in Situ) 작품들이었어요. 심포지엄의 목적은 시각 예술가의 연구와 작업을 지원하고 현대 시각 예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인식과 지역 주민의 문화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해요. 파란색 깃발은 퀘벡 주 깃발입니다.

Gatineau 출신 Mustapha Chadid의 작품입니다. 높이가 다른 돌 위에 철판이 폭포가 흐르는 것처럼 설치돼 있었고 실제 여행과 상상 속의 여행을 즐기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이 새겨져 있었어요.

Saint-André-Avellin 출신 Mèlodie Coutou의 작품입니다. 예술가는 캐나다 퀘벡 주의 원주민 출신의 엄마와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아빠를 둔 혼혈아인데요. 환경 속에서 깎이고 닳아진 자연물과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해진 개체들을 모아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작품을 만들어 원주민의 문화와 인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표현하였어요. 거북이 등껍질을 달력으로 삼은 캐나다 원주민의 놀라운 지혜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Montreal 출신 Marie-Eve G. Rabbath의 작품입니다. 심리학자이자 예술가인 작가의 작품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아시아 등에 전시됐는데요. 인식의 시작을 나타내는 순간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해요. 공원에 전시된 작품 중 규모가 가장 컸으며 개인적으로도 가장 와닿는 작품이었어요.

민물의 플랑크톤을 보고 미생물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으로, 알곤퀸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의 변천사를 표현하는 여러 패들에 미생물의 구조를 기하학적으로 그려 넣은 작품입니다.

캐나다 공용어는 영어와 프랑스로, 대부분의 다른 주는 영어 위주이되 프랑스어도 함께 기록돼 있는 반면, 프랑스 후손들이 주로 사는 퀘벡주는 거의 모든 안내판이 영어 없이 오직 프랑스어만 기록돼 있는데요. 작품 설명 역시 오직 프랑스어로 기록돼 있어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어려웠지만, 공원에서 여러 현대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퀘벡 주와 온타리오 주를 흐르는 오타와 강(Ottawa River)

작품을 따라 걷다가 피크닉 테이블이 보여 잠시 쉬면서 눈앞에 펼쳐진 오타와 강의 전경을 즐기기도 했지요.

피크닉존에서 강가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다가가는데 스르륵....... 예상치 못한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뱀뱀뱀!!!!! 그것도 새까만 뱀이어서 정말 놀랐네요-0-

소스라치게 놀란 가슴 붙잡고 꿋꿋하게 강가로 갔더니 노란 카누가 보였어요. 물을 가득 메운 수생 식물 사이를 꿋꿋하게 헤쳐가는 엄마와 아들!!!!-0- 방금 전에 본 시커먼 뱀만큼이나 강력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손 흔들며 어떠냐고 물으니 너무 좋다며 손을 흔들어 줍니다. 칼쓰마와 노련미 최고심!ㅎㅎㅎ 서울 강북 크기만 한 이 공원의 65%는 물과 습지로 이뤄져 있다고 해요. 저희 집 앞에도 흐르는 오타와 강의 또 다른 매력을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갈대도 어느새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해 후딱 지나간 여름에 아쉬움이 남네요.

또 다른 캐나다 퀘벡 주립공원 Oka National Park

이곳에서 1시간 거리에 또 다른 퀘벡 주립공원 Oka National Park가 있는데요. 몬트리올과 오타와에서 가깝고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최적의 시설로 강력 추천하고 싶은 비치예요. 오카 주립공원(Oka National Park) 후기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캐나다 페어몬트 호텔 몬테벨로 지점 전통 뷔페

공원 산책을 마친 후 당일의 목적지인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어요.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캐나다 여행의 버킷리스트로 손꼽히는 페어몬트 호텔(Fairmont Hotel) 중 몬테벨로(Montebello) 지점이 공원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어요. 페어몬트 르 샤토 몬테벨로(Fairmont Le Chateau Montebello)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조트호텔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선데이 브런치(Sunday Brunch) 뷔페가 매우 유명합니다.

퀘벡 주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

1인당 7만 원하는 호텔 뷔페를 배불리 먹었는데도 수영과 산책을 즐기고 나니 다시 배가 고파지더라구요. 집에 가는 길에 퀘벡 주 아이스크림 체인 La Crémière과 바로 옆 푸틴 가게 들러 푸틴과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네요. 퀘벡 주 가티노 수제 아이스크림 맛집 La Cigale퀘벡 전통튀김감자요리 푸틴(Poutine) 축제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퀘벡 주 농촌 모습

퀘벡 주에서 온타리오 주로 넘어오는 동안에 수많은 농촌 지역의 모습도 볼 수 있어요. 농장에서 키우는 소, 말, 양, 염소, 닭은 기본이고 간혹 흰기러기떼, 칠면조, 사슴 등 야생 동물을 보기도 해요. 캐나다구스로 유명한 한국에서 보기 힘든 흰 기러기떼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다른 농장에서는 가축의 겨울 먹이를 위해 사일리지(silage)를 돌돌 말기 바쁘더라구요. 저 멀리 보이는 큰 탑들은 곡식 저장고인 사일로(silo)이에요.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이지만 모두 기계화가 되어 있어 규모가 확실히 한국보다 큰 듯합니다.

가는 길에 노을도 볼 수 있어 완벽한 행복감으로 하루를 마감했지요.

퀘벡 주와 온타리오 주를 흐르는 오타와 강

이날 본 오타와 강은 총 길이가 1,271km로 퀘벡 주와 온타리오 주를 걸쳐 흐르고 있어 저희 집 근처에서도 볼 수 있어요ㅎㅎㅎ 온타리오주 오타와 Petrie 아일랜드에서의 노을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실은 제가 사는 온타리오 주 오타와에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페어몬트 호텔이 있지만, 레스토랑 만큼은 퀘벡 주 페어몬트 호텔이 훨씬 더 유명한 듯해요ㅎㅎㅎ 뷔페를 먹기 위해 집에서 90분을 달려야 했지만 오가는 길에 퀘벡의 매력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