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국경지대의 아름다운 풍경

미국-캐나다 국경지대의 어제와 오늘

북미 캐나다와 미국은 세계 국토 면적 순위에서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로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국경 총 길이는 8,891km로, 119개의 국경 심사대가 있습니다. 오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뉴욕주를 연결하는 국경지대의 강변 공원을 나눔 하고자 해요.

캐나다 온타리오주 프레스콧 (Prescott, ON)

프레스컷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프레스콧은 세인트로렌스 강 북쪽 해안의 작은 마을로, 2016년 기준 인구 4천 명이 살고 있습니다. 수도 오타와(Ottawa)와 킹스톤(Kingston)에서 차로 1시간 거리(100km)에 있어요. 6월 말에 여행 도중 들렀다가 소나기가 내려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일주일 후에 다시 방문했어요^^

강변 공원 (RiverWalk Park)

공원입니다

프레스콧 마을에는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워터프런트를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온타리오주 트레일 중에서 가장 긴 강변 산책로 중 하나로 역사 문화유산, 등대, 항구, 피크닉 공간, 놀이터 등이 마련돼 있어 평화로운 산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피크닉 쉼터(Picnic Shelter)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지역 유산을 살필 수 있는 헤리티지 트레일, 오른쪽에는 항구가 있는 마리나 트레일이 있어요.

1812년 전쟁의 흔적 (Heritage River Trail)

1812년 전쟁입니다

북아메리카 동부는 3,058km 길이의 세인트로렌스 강을 기준으로 미국과 캐나다가 나뉘는데요. 트레일에는 미국과 캐나다(당시 영국령) 간의 벌어진 1812년 전쟁에 대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어요.

군사 요새, 포트 웰링턴 국립역사유적지 (Fort Wellington National Historic Site)

군사 요새입니다

그냥 보면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처럼 보이지만, 프레스콧에 있는 군사 요새입니다. 1812년 전쟁 이후 미국으로부터 캐나다(당시 영국령)를 보호하기 위해 지어졌어요. 전쟁 후 사용하지 않다가 1838년에 최초의 요새가 있던 자리에 요새를 재건축하여 1863년까지 영국군이 이 지역을 떠날 때까지 사용했으며 이후 캐나다 민병대가 1923년까지 사용한 후 캐나다국립공원 관리국(Parks Canada)에 위임하였습니다. 1920년에 국립사적지(National Historic Site)로 선정된 곳이기도 해요.

미국산 식물이 자라는 캐나다 땅

식물입니다

유산 트레일 한쪽에는 야생풀과 야생화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세인트로렌스 강이 흐르고 있어 평화로움의 절정을 보여줬어요. 1784년 프레스콧을 설립한 에드워드 제섭(Edward Jessup)은 강 건너 미국 뉴욕주에서 대토지를 소유하며 거주하다가 미국독립혁명(American Revolution) 이후 캐나다 온타리오주 프레스콧에서 영국 군인이자 정치인으로 일하다가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였는데요. 당시 그가 미국에서 가져온 다양한 식물로 인하여 이곳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발견할 수 없는 희귀한 식물군들이 자라고 있다고 해요. 걷는 동안 풀 사이에 금지 구역처럼 줄로 표시해 둔 곳이 있어 전쟁의 흔적인가 싶었는데 희귀 식물의 보호를 위한 조치였나 봅니다.

19세기 페리 선착장 및 철도역 (Ferry dock & Rail yard)

19세기 페리 선착장의 흔적이 강가에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1854년에 프레스콧에서 1시간 거리인 수도 오타와 바이타운(Bytown)까지 가는 철로가 개통되었으며 이후 페리 터미널과 역이 추가로 개설되었어요. 1884년에 캐나다 태평양 철도회사 (Canadian Pacific Railway)에 위임되어 사용되다가 1970년대에 문을 닫았어요. 그래도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어 묘한 매력이 느껴졌네요.

항구와 마리나 (Sandra S. Lawn Harbour and Marina)

마리나입니다

유산 트레일에서 군사 요새, 희귀한 식물군, 19세기 철도역과 선착장을 둘러본 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오른쪽에 있는 마리나 트레일로 입성했어요. 마리나(Marina)는 방파제 시설이 되어 있어 보트 및 요트가 안전하게 드나들거나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뜻해요. 항구를 미국에서는 'Harbor'라고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u'를 넣어 'Harbour'라고 해요. 색깔을 뜻하는 'color'도 캐나다에서는 'colour'라고 적어요. 미국과 캐나다 영어 차이점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방파제 (Breakwater)

방파제입니다

마리나에 있는 등대와 돌로 쌓아 놓은 방파제는 강변 공원의 운치를 더해주는 듯해요.

캐나다 국경관리청 소속 사무실 (CBSA office)

국경관리청입니다

캐나다 국경관리청(Canada Border Services Agency, CBSA) 소속 사무실로, 마리나 사용자는 이곳에 반드시 들러 입국 심사 및 사용료 지불을 거쳐야 하는 곳이에요. 공원 방문객에게도 화장실, 수도, 음료 자판기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돼 있었어요.

등대 (Prescott Lighthouse)

등대입니다

1900년에 건설된 등대로, 1903년부터 1985년까지 창고(depot)로 사용했으며 제2차세계대전 중에는 전쟁 물자를 제조했다고 해요. 현재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으며 여름에는 타워에 올라가 프레넬 렌즈를 감상할 수 있어요. 미국 뉴욕주 19세기 등대 박물관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피크닉 지역 (Picnic area)

피크닉입니다

일주일 전 천둥번개 치기 10분 전에 아이스크림만 사 먹고 돌아왔는데, 다시 가보니 뒤편에 피크닉 공간이 있더라구요. 여러 그룹들이 바비큐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셰익스피어 가든 (Shakespeare's Gardens )

가든입니다

캐나다에서 여름이 되면 전국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공원에서 셰익스피어 공연을 유료 또는 무료로 볼 수 있는데요. 영연방국가 중 하나인 캐나다에서 찾을 수 있는 영국 문화 중 하나인 듯해요. 제가 사는 오타와에서는 공원에 야외 무대를 설치해 공연하는데, 이곳 프레스콧에는 아예 셰익스피어 정원과 야외 원형극장이 마련돼 있어 눈길이 갔어요.

분수입니다

셰익스피어 정원 입구에는 시원한 분수도 있었어요. 또한, 정원 곳곳에는 셰익스피어 동상과 연극에 관련된 조형물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어요.

항구입니다

셰익스피어 정원에서 바라본 항구 모습이에요.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한 정원에서 일몰 직전의 고요한 항구를 바라보니 너무나 평화롭더라구요.

셰익스피어 축제 (St. Lawrence Shakespeare Festival)

원형극장입니다

프레스콧에서는 2003년부터 항구를 배경 삼아 7~8월에 '세인트로렌스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을 열어 야외 원형 극장에서 셰익스피어 연극을 상영하고 있어요. 이번 주부터 연극이 시작된다고 하더니 일주일 전에 없던 무대 장치가 그새 설치돼 있더라구요.

무대입니다

원형극장을 찍고 있는데 남푠이 갑자기 앵글 안으로 들어와 할 수 없이 찍고 있었어요ㅎㅎ 그런데 사진에서 보이는 지나가는 커플이 저를 보더니 "무대 위에서 둘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찍어줄까요?"라고 먼저 묻더라구요. 그래서 "고마운데 우리 둘이 그런 사이 아니에요~ㅋㅋㅋ 제가 두 분 찍어줄까요?"라고 하니 자기네도 그렇다고ㅋㅋㅋ 애틋한 사랑은 연극으로 만족하기로!ㅎㅎ

밴쿠버 올림픽 로고 이눅슈크 (Inuksuk)

이눅슈크입니다

아름답게 꾸민 정원 맨 위에 우뚝 서 있는 이눅슈크(Inuksuk) 모습이에요. 캐나다 원주민이 쌓은 돌무더기로, 이정표나 사냥터의 표시 및 음식 저장소로 사용했어요. 2010년 동계 올림픽의 로고로 사용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요.

해적선 놀이터 (Playground)

놀이터입니다

해적선 콘셉트의 놀이터는 항구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어요. 딸이 이곳에서 묘기를 보여준다고 까불다가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부딪혀 이마가 금세 부어올랐는데도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인지 전혀 안 아프다며 태연한 척해 엄청 웃겼다는ㅋㅋㅋㅋ 집에 돌아온 후에도 명연기였다며 놀려 먹고 있어요ㅎㅎ 캐나다 운하에서의 해적선 모험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프레스콧 지역의 산업과 역사

유산입니다

온타리오 호수에서 발견한 19세기 닻, 19세기 프레스콧의 주요 산업이었던 주류업을 상징하는 위스키 배럴, 19세기 프레스콧의 제철업을 상징하는 석쇠 단지, 1812년 전쟁 당시에 사용했던 18세기 말~19세기 초 대포의 복원 조형물 등이 공원에 설치돼 있어 지역의 산업과 역사를 살필 수 있어 좋았어요.

트레일입니다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트레일이 잘 형성돼 있어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니 너무 상쾌했어요. 일몰 방향은 아니었지만, 해넘이로 인한 노을빛이 하늘에 연하게 스며들기 시작해 더욱 아름다웠어요.

캐나다 해안경비대 (Canadian Coast Guard)

해안경비대입니다

정박 중이었지만 엄청난 소음을 내고 있었던 선박이 있어 가까이 다가가보니 캐나다 해안경비대 소속 선박이더라구요. 일주일 전에도 있었던 걸 보니 국경지대이기에 이곳을 주요 정박지로 삼고 있는 듯해요.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아일랜드에서 발견한 캐나다해안경비대(CCG) 소속 호버크래프트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폭풍 전야

폭풍입니다

일주일 전에 한가롭게 트레일을 거닐다 초를 다투며 점점 어두워져가는 하늘을 봤어요. 캐나다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익숙해있던지라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주차장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어요. 차에 올라타자마자 거센 바람과 함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라구요^^;; 일주일 뒤에 다시 찾은 트레일은 좋은 날씨 덕분에 동일 시간대에 갔는데도 평화로웠어요.

프레스콧 시계탑 (Clock Towers in Prescott)

시계탑입니다

1887년에 프레스콧에 최초의 현대식 벽돌 학교가 설립되었으며 당시 선생님의 기부로 세워진 시계탑이에요. 원래의 시계탑은 1935년에 화재로 무너지게 되어 1937년에 현재의 시계탑으로 복원되었어요. 시계탑 주변으로 크고 작은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 함께 둘러봐도 좋겠더라구요.

풍차 (Battle of the Windmill National Historic Site)

풍차입니다

언덕 위의 아름다운 등대처럼 보이지만, 피로 물들인 역사 유적지인데요. 캐나다가 영국 식민지하에 있었던 1838년에 캐나다 반란군과 미국의 일부 동조자들은 강 건너 미국 땅에서 무기를 모은 후 이곳 풍차를 침략해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수일 만에 영국군과 현지 민병대에 포위되어 11명이 처형되고 60명은 호주로 망명됐습니다. 전투 후 풍차는 군사기지로 사용됐으며 1872년에 등대로 전환돼 1987년까지 사용됐습니다. 현재는 국립사적지(National Historic Site)로 선정됐으며 낮 시간대에 방문도 가능하나 저희는 늦은 시각에 도착해 내부는 볼 수 없었네요.

미국-캐나다 국경을 오가는 다리 (Ogdensburg–Prescott International Bridge)

현수교입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사는 저희 가족이 미국 여행할 시 국경 심사를 받기 위해 매번 거쳐가는 다리에요. 1960년에 완공된 다리로, 미국 뉴욕주 오그덴스버그(Ogdensburg)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존스타운(Johnstown)을 연결하는 현수교입니다.

국경 심사대와 차량 추격전

국경입니다

드라이브 하면서 일몰까지 감상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데 미국 오갈 때마다 들리는 국경심사대가 보였어요. 미국 입국할 때마다 범죄인 다루듯이 심사해 은근 스트레스받는 곳... 그런데 차량 통제하길래 교통사고가 났나 살펴 보니 차량 추격전이 막 끝난 상황인지 픽업트럭 한 대가 수풀 도랑에 처박혀 있고 연방경찰차 1대가 심각하게 찌그러져 있었으며 다른 연방경찰차 5대가 모여 있더라구요ㅎㄷㄷㄷ 영화에서나 보던 추격전이 실제로 일어나긴 하는구나 싶었네요. 소심해서 현장샷은 못 찍었어요^^;; 캐나다 연방기마경찰단의 뮤지컬쇼캐나다 연방경찰의 오픈하우스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다양한 국경지대를 둘러봤지만, 인구 4천 명의 시골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놀라웠어요. 3,058km 길이의 세인트로렌스 강을 배경 삼아 항구와 등대의 운치를 만끽하고 국립사적지인 군사 요새와 풍차에서 역사를 배우며 셰익스피어의 가든과 원형 공연장에서 영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캐나다에 살면 살수록 살아 있는 박물관 같은 작은 시골 마을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흥미롭게 보셨기를 바라며 오늘도 미소 가득한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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