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허시혼 박물관과 조각공원 소개

현대미술이 숨 쉬는 허시혼 박물관과 조각공원 (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

워싱턴 D.C. 여행 시 들린 허시혼 박물관과 조각 공원은 근현대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화려한 현대 미술 작품을 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게다가 북미 미술관 입장료가 1인 10~35달러로 꽤 비싸지만, 이곳은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스미소니언 소속 미술관으로 부담이 업어 좋아요. 그럼, 근현대 예술의 향연을 누리러 함께 가볼까요?

세계 최대 규모 박물관 집합체, 스미소니언 협회

스미소니언 협회입니다

스미스소니언 협회(Smithsonian Institution)는 영국의 화학자이자 광물학자인 제임스 스미스슨(James Smithson)이 미국에 남긴 유산을 기금으로 하여 1846년에 설립한 학술기관인데요.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기관의 집합체로 워싱턴 D.C.(18곳)와 뉴욕시티(2곳)에 소재하는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을 무료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어요. 연간 3천만 명 이상의 방문자들이 찾아 매년 12억 달러 (1조 3,506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지출된다고 해요. 사진은 캐슬(The Castle)이라는 별명을 가진 스미소니언 본부 건물 (Smithsonian Institution Building)입니다. 행정사무소와 방문자 센터가 함께 있는 건물로 워싱턴 D.C. 투어 전 가볍게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셔널 몰 (National Mall)

내셔널 몰입니다

박물관은 워싱턴 디시의 주요 명소가 모여 있는 내셔널 몰에 위치해 있어요. 내셔널 몰(National Mall)은 미국 국회의사당(동쪽 끝)과 링컨 기념관(서쪽 끝) 사이에 있는 거대한 잔디 광장으로 스미소니언 협회 소속 박물관과 미술관 11개가 모여 있으며 국회의사당, 워싱턴 기념관, 백악관, 링컨 기념관 등 워싱턴 디시를 대표하는 주요 건축물이 몰 주변에 모여 있어 다니기 수월해요.

허시혼 박물관 (Hirshhorn Museum)

허시혼 박물관입니다

1974년에 설립한 허시혼 박물관은 사업가 조셉 허시혼(Joseph H. Hirshhorn)이 수집해 기증한 작품을 기반으로 세워진 박물관으로 같은 광장에 있는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과 달리 주로 19세기 이후의 근현대 예술작품이 전시 중입니다. 내셔널 몰 중에서 가장 현대적으로 지은 건축물로 둥근 원형으로 지어져 있어 광장 안에서 찾기 쉬워요. 건물 앞 서 있는 작품은 알루미늄으로 붓터치를 표현한 미국 예술가 Roy Lichtenstein의 'Brushstroke, 1996'입니다.

광장입니다

건축물은 고리 형태로 가운데가 뻥! 뚫려 있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지상 1층 부분은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외부 광장이었고 광장 한 가운데에는 대형 분수가 있었어요. 12월 말이라 분수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네요.

조각입니다

건축물을 따라 형성된 잔디밭에 조각품과 벤치가 놓여 있어 좋았어요. 위 작품은 영국 예술가 Tony Cragg의 'Subcommittee, 1991'의 작품입니다.

돌덩어리입니다

입구에 놓인 비상한 예술품은 오가는 사람들의 셔터를 끌어모았네요. 자동차를 부순 무게 4,000kg 이상의 웃는 얼굴의 바위예요. Jimmie Durham의 시각예술작품으로 특별한 메시지는 없지만 "자연의 것이 우리의 허세보다 강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페테리아 (cafeteria)

카페테리아입니다

내셔너 몰에 있는 다른 스미소니언 박물관 중 보안검색해야 입장이 가능한 곳도 있어 대기 시간이 꽤 길었는데요. 이곳은 별도의 보안검색이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좋았어요. 1층은 카페테리아와 2층 전시실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어요.

컴퓨터 기술을 예술로! 라파엘 로자노헤머 특별전 (Rafael Lozano-Hemmer): Pulse

로자노헤머입니다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예술가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의 전시예요. 컴퓨터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객과 다양한 소통을 만들어내는 공공 미술가입니다. 2018년에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이 서울 용산으로 이전하여 개관한 기념으로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전시됩니다.

컴퓨터 기술입니다

제가 본 작품은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Pulse Index, 2010'와 'Pulse Tank, 2008'였어요. 전시장 안에는 수 백 개의 백열전구로 채워진 대형 벽면이 전시돼 있었는데요. 전시장 한쪽에 놓인 센서에 손을 올려 컴퓨터가 맥박을 감지하도록 한 후 손을 떼면 자신의 심박동 수가 그래프와 파동 형태로 스크린에 나타납니다. 또한, 벽면의 각 전구는 이전 방문객의 심장 박동에 따라 깜빡거려요. 컴퓨터 기술의 활용과 관람객의 상호작용으로 미술을 완성시키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세계적인 추상화가 션 스컬리 (Sean Scully) 특별전: Landline

션 스컬리입니다

아일랜드 태생의 세계적인 추상화가 션 스컬리(Sean Scully)의 'Landline' 특별전도 감상할 수 있었어요. 션 스컬리는 사람 크기의 캔버스에 수평의 색띠를 연속해서 그리거나 종종 패널을 삽입해 추상화를 그립니다. 특히, 하늘과 물이 맞닿는 수평선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해요. 수평의 색띠만으로 구성된 다양한 추상화가 인상적이었고 작품이 실내 평면의 갤러리가 아닌 원형으로 된 복도를 따라 전시돼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작품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전시됐습니다.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Study of the Human Body

프랜시스 베이컨입니다

아일랜드 태생의 영국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괴상하고 대담하며 극단적인 우울함으로 인간의 폭력성과 존재적 불안감을 표현한 화가로 유명한데요. 실제 동성애자로 평범치 않은 삶을 살아오기도 했습니다. 위 작품은 'Study of the Human Body, 1982-1984'로 남성과 여성의 목, 팔, 다리가 없는 토르소를 그린 모습인데 색감과 기괴한 표현에 눈길이 저절로 가더라구요.

잉게 만 (Inge Mahn): Schulklasse

잉게만입니다

독일 조각가 잉게만(Inge Mahn)의 'Schulklasse(School Class), 1970'입니다. 잉게 만의 졸업 작품으로 석고를 가지고 교실을 책상과 의자, 교탁을 만들었는데요. 잉게 만은 자신이 자주 접했던 일상적인 객체를 일부 축소화하고 불편하게 만들어 사회 질서 및 권력 구조에 대한 심리적 및 사회학적 공감을 유도했다고 해요. 실제로 '교실'은 흰 석고의 재료 특성상 전체적으로 밝아 보이는 듯했으나 거칠고 차가우며 비좁게 느껴졌어요.

시프리앙 가이야르 (Cyprien Gaillard): Pruitt Igoe Falls

시프리앙 가이야르입니다

프랑스 파리 태생의 화가 시프리앙 가이야르(Cyprien Gaillard)의 약 7분짜리 비디오 작품 'Pruitt Igoe Falls, 2009'도 볼 수 있었어요. 시프리앙 가이야르는 건축 역사에 관심을 갖고 폐허를 통해 파괴와 폭력 등 시간의 연속성 속에 사는 인간의 흔적을 살핍니다. 개인적으로 여운이 남았던 영상이었네요.

부부 화가 에드워드 킨홀즈 & 낸시 레딘 킨홀즈 (Edward Kienholz and Nancy Reddin Kienholz): In the Infied was Pastty Peccavi

에드워드 킨홀즈입니다

스스로 미술을 독학한 미국 출생의 화가와 그의 부인 에드워드 킨홀즈 & 낸시 레딘 킨홀즈(Edward Kienholz and Nancy Reddin Kienholz)가 공동으로 작업한 'In the Infied was Pastty Peccavi, 1981'입니다. 킨홀즈 부부는 대부분 버려진 생활품들을 가지고 실체 크기의 오브젝트를 만들어 정치, 종교, 권력, 전쟁, 성별, 죽음 등에 대해 비판적인 의문을 던집니다. 2014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작품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위 작품은 침대에 앉아 엄청 강렬한 헤드라이트를 바라보고 있는 여성을 표현했는데요. 피임에 관한 종교적인 태도를 꼬집는 작품으로, 미래의 제한된 선택에 직면할 때조차도 희망, 절망, 불안감을 가진 여성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마크 브래드포드 (Mark Bradford) 특별전: Pickett's Charge

마크 브래드포드입니다

미국 태생의 추상 페인팅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Mark Bradford)의 'Pickett's Charge'입니다. 각각 13.7미터가 넘는 8개의 추상적인 그림이 3층 원형 홀 복도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둘러싸고 있었어요. 박물관 건축물의 구조를 전시에 제대로 활용한 작품이었습니다. 2017년 11월부터 2021년까지 전시됩니다.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 (Ron Mueck): Untitled (Big Man)

론 뮤익입니다

호주 태생 극사실주의 영국 조각가 론 뮤익(Ron Mueck)의 'Untitled (Big Man), 2000'입니다. 실제 사람보다 훨씬 크고 매우 사실적인 조각품으로 보자마자 흠칫했는데요. 색소를 입힌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었다는데 튼살, 주름, 지방까지 자세히 묘사해 신기했어요. 다리 사이로 성기까지 너무 적나라하게 표출되어 딸이 놀래서 도망갔어요ㅋㅋㅋ 그나마 이 아저씨는 몸 전체에 털이 하나도 없었는데, 론 뮤익의 다른 작품을 보면 털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팝아트의 거장 클래스 올든버그 (Claes Oldenburg): Soft Bathtub (Model) - Ghost Version

클래스 올드버그입니다

스웨덴 태생의 미국 팝 아티스트 클래스 올든버그(Claes Oldenburg)의 'Soft Bathtub (Model) - Ghost Version'입니다. 제목을 보기 전까지는 실체를 절대 맞출 수 없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ㅎㅎㅎㅎ '부드러운 욕조 (모델) - 유령 버전, 1966' 제목이 재밌습니다. 실제 작가는 1960년대 내내 부드러운 조각들을 제작했으며 이후 공공기념물에 관심을 갖고 일상적인 물건을 반(反)기념비적인 성향을 담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클래스 올든버그 작품 서울 청계천에도 있다!

스프링입니다

서울 시민에게는 친숙한 공공예술작품이겠네요. 클래스 올든버그는 부인과 함께 서울 청계천 광장에 세워진 '(Spring)스피링'을 디자인한 조각한 조각가이기도 합니다.

조각 공원 (Sculpture Garden)

조각 공원입니다

허시혼 박물관은 내부뿐만 아니라 박물관 주변에도 60개 이상의 다양한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는데요. 네셔널 몰 잔디 광장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해줬던 것 같아요.

같은 잔디 광장 내셔널 몰 안에 더 유명한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이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투어 중 짬을 내어 다녀왔는데요. 유명한 아티스트의 현대미술 작품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라웠습니다. 특별전이 매우 다채로워 자주 들러도 갈 때마다 새로운 관람을 누릴 수 있을 듯해요. 특히, 고리 형태의 건축물은 안팎으로 전시 중이었던 현대미술작품의 매력을 증폭시켜 줬던 것 같아요. 오늘도 소확행의 실천으로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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