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날아온 새해 선물

한국 친구의 따스한 새해 선물

6일간의 겨울 여행을 마치고 12시간을 달려 12월 마지막 날 이른 아침에 집에 도착했어요. 장기간의 드라이브로 지친 가족들은 짐 정리하자마자 침대에 뻗었고 정오가 훌쩍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눈이 떠졌네요. 물 한 컵을 마시고 정신을 들 무렵 벨 소리가 들러 나가보니 하얀 눈발 사이로 택배 하나가 저희 집안으로 들어왔네요. 아이공.... 친구야ㅠ 택배 상자에 적힌 친구의 이름을 발견한 순간 반가운 마음 반, 미안한 마음 반이 들었네요.

10년지기 친구 가족

친구입니다

10년 전 토론토 온라인 맘카페를 통해 처음 만나 2년 정도 왕래하다가 친구가 중국으로 이민 후 한국으로 역이민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약 3년 전 친구네가 저희가 사는 동네로 이사 와 꿈만 같은 재회를 했지요. 반가움도 잠시 5개월 후에 다시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5개월간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며 지내 아직도 그날들의 추억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고 코끝이 찡해지도록 그리운 친구 가족이에요.

묵직했던 국제 택배 상자

EMS입니다

상자가 워낙 크고 묵직해서 혼자 들 수도 없어 자고 있던 남편을 불렀어요. 며칠 전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누며 온몸이 아파 누워 있다고 해서 몸 잘 돌보라며 당부했건만 그 몸으로 이렇게 크고 무거운 상자를 보냈다니.... 친구의 마음이 헤아려지면서도 혼내고도 싶은 마음이었어요 ㅠㅠ

선물입니다

친구가 물건을 어찌나 꾹꾹 눌러 담았는지 상자의 테이프에 칼집을 넣은 순간 물건이 토하듯이 위로 뿅뿅 솟구치더라구요. 상자 안의 물건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니 커다란 커피 테이블이 꽉 찼어요.

친구가 챙겨준 딸의 선물들

스티커입니다

스티커...가 릴레이 하듯이 끝없이 나와서 놀랐어요. 딸이 좋아하는 몰랑 캐릭터부터 딸의 영어 이름 스티커까지ㅠㅠ 주문 제작 이름 스티커가 흔치 않은 캐나다이기에 딸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몰랑이입니다

한국 캐릭터 몰랑이(Molang)도 작년에 보낸 친구의 선물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한국인 캐릭터 디자이너 윤혜지에 의해 탄생한 캐릭터이며 프랑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현재 한국에서도 EBS에서 방영 중이에요. 딸은 작년에 몰랑 캐릭터 상품을 받은 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종종 시청하고 있어요. 몰랑이 인형, 필통, 연필, 스티커, 미니 다이어리까지 딸이 선물 하나하나 살펴볼 때마다 환호를 지르며 신나했어요.

문구입니다

헬로키티 필통, 페코 샤프, 홀로그램 테이프, 카카오톡 어피치 우산와 무지 밍크링도 있었어요. 한국처럼 아기자기한 캐릭터 상품이 많지 않은 북미이기에 딸은 처음 본 물건이 마냥 신기하나 봐요.

가족 선물들

양말입니다

세 가족의 양말까지 듬뿍 넣었더라구요. 한국산 양말의 퀄리티가 훨씬 좋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알고 있는 딸이 양말 선물을 보고 반겨 했어요. 추운 겨울에 유용한 수면양말까지ㅠㅠ

잠옷입니다

세 가족의 잠옷까지ㅠ 북미에서는 한국처럼 커플 의상이 많지 않아 어른과 아이가 같은 옷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딸이 엄마랑 똑같은 잠옷이라며 너무 좋아했어요!ㅎㅎㅎ

과자입니다

한국 과자와 라면도 듬뿍 챙겨줘서 정리했더니 한국 편의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ㅎㅎㅎ 반가운 마음에 풀무원 직화 짜장을 그날 저녁에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남편이 라면이 이렇게 점점 진화하면 중국집 망하겠다고ㅎㅎㅎ

친구 어머님의 선물

핸드메이드 그릇입니다

친구의 어머님이 그릇을 직접 만드셔서 보내셨어요ㅠㅠ

핸드메이드입니다

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네요. 친구 어머님이 직접 그리신 그림들과 직접 만드신 그릇들을 비행기로 여러 차례 보내주셔서 저희 집이 채워지고 있네요. "소중하니까 쓰지 말고 컬렉션으로 전시해야겠어요"라는 딸의 말에 적극 동감이 되었어요.

친구가 보내준 가족 잠옷을 입고 한국 과자를 챙겨 지하에 모여 넷플릭스 영화를 즐긴 후 2019년 카운트다운을 통해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어요. 3년 전 헤어진 이후에도 세 가족 생일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또 고마운데 매번 서프라이즈 국제 택배로 저희 가족을 놀래키는 친구와 어머님을 통해 선물 그 이상의 것을 받게 되네요. 친구 가족을 떠올릴 때마다 함께 한 유쾌한 추억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고마움과 그리움에 코끝이 찡해오기도 합니다. 멀리 있지만 늘 마음속에서 힘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바로 새해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큰 선물이지 않을까 싶네요. 지난 한 해 동안 따스한 소통으로 이 공간을 채워주신 이웃님들께 감사 인사드려요. 2019년 새로운 한 해 기분 좋은 순간들로 가득 채워지길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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