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께 차려드린 캐나다 아침상 1-2주차

3년 전에 한국에서 시부모님 찾아뵙고, 만 3년만에 시부모님께서 캐나다 저희 집에 오셨습니다. 원래는 작년에 오고 싶어하셨는데, 친정 가족이 약 3개월간 저희와 함께 머물렀던지라, 시간이 맞지 않아 올해로 미뤄졌거든요.

 

올해 초부터 전화드릴 때마다 곧 만난다는 생각에 엄청 들떠 하셨는데, 그 날이 어느새 다가와 시부모님께서 오신 지 벌써 2주가 지나 갔습니다. 타지에 살면서 제대로 된 효도를 못 해드려 늘 마음 속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묵직했었는데, 이제껏 밀린 효도를 한꺼번에 하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해 하루 하루를 채워나가고 있답니다.

 

날이 더해질수록 얼굴빛이 환해지시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뵈니, 저 역시 행복하네요. 쉴 새없이 움직이느라 쌓인 피곤함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졌다가도, 반짝 반짝 빛나는 가족의 얼굴을 보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인연도 없는 사람들과의 군대 서열에서도 2년이나 버텼는데, 2개월간 내 가족인 시부모님 모시는 것쯤이야......라고 생각하기도 해보지만, 그 효력이 언제까지 갈지는 군대 안가봐서 저도 장담못합니다ㅋㅋㅋㅋ 2주간 시부모님께 차려드린 아침상을 공개합니다^^ 실은 전 아침 안 먹거든요^^;;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이 제겐 아침이죠. 남편은 10분이라도 아침잠을 더 자고 싶어해서, 아침과 점심 도시락 2개씩 싸 주고 있어요. 아주 평범한 평사원인데, 회사가 특이하게도 개인별로 방 하나씩 배정해줘서, 자신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평소 저희 집에는 주말외엔 보기 힘든 아침상이지만, 시부보님께 이것 저것 해드리고 싶어서 차려 본 아침상입니다. 저와 함께 저희 집 아침상 눈으로 드실 준비 되셨나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a breakfast tree 라고 이름을 붙여봤어요^^ 크림치즈+ 블루베리잼, 크림치즈+로즈베리잼, 땅콩버터+바나나, 채소딥소스+다진채소를 바게트에 얹혀 나무 모양으로 꾸며보았습니다. 바게트에 바른 블루베리잼과 딸기잼은 모두 홈메이드이랍니다. 커피와 과일얹힌 요거트도 함께 차렸습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오이+새우+블루베리 핑거푸드, pulled pork 치즈 오븐구이 샌드위치, 3가지 베리와 바나나가 들어간 요거트 스무디입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pulled pork는 전날 밤 디너 메인이었는데요. 다음 날 아침요리에 사용하기 위해 일부 미리 덜어놔서, 아침에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pulled pork는 8시간동안 슬로우쿠커에서 푹 익힌 부드러운 돼지고기 요리로, 햄버거 패티나 샌드위치 햄처럼 빵 사이에 넣어 먹는 고기요리입니다. 맛과 질감은 우리나라 장조림과  흡사합니다. 저는 빵 위에 고기를 넣고 치즈와 파슬리가루를 뿌려진 후, 오븐에서 토스트해 먹었습니다. pulled pork 맛에 한 번 빠지면, 햄버거가 시시해진답니다ㅎ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에그 프리타타 입니다. 서양식 채소계란찜이에요^^ 얼마전 요리쿡 조리쿡 카테고리에 올렸더니, Daum 메인과 투데이 블로그, 티스토리 요리 Best에 동시에 올라줘서, 부모님 주무신 후 잠 줄여가면서 포스팅한 보람을 느끼게 해 준 요리였어요^^ 레시피는 아래에 있습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이건 아침은 아니구, 간식으로 드신 거에요. 산책을 한 시간씩 다녀오시곤 해서, 출출해 하시더라구요.

 

아침상 사이드 간식으로 드리고, 교회에도 가져갈려고 만든 팝케이크에요. 공 모양으로 빵을 구워서 위에 초콜렛, 스프링클 등으로 꾸밀 수 있는건데, 재료가 없어서 초콜렛만 살짝 뿌려줬네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오븐에서 구운 따근따근한 시나몬롤과 사워크림을 곁들인 고구마 등을 과일과 곁들여 차렸습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캐나다 아침의 대표는 당연히 팬케이크에 메이플시럽이죠!! 오렌지 그린 샐러드와 파인애플 바나나 스무디와 함께 차렸습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캐네디언들은 메이플 시럽 수프에 팬케이크를 담가먹듯이, 제가 뿌린 2배 정도의 양만큼 아주 듬뿍 뿌려 먹습니다^^;; 달콤함을 덜기 위해 각종 베리를 곁들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과일이 대체로 신 맛이 강하거든요. 그리고 팬케이크 위에는 보통 버터를 녹여서 먹지만, 저희 집은 크림치즈를 정말 좋아해서, 크림치즈를 얹혀 먹는데요, 버터보다 훨~~씬 맛있어요>.<

메이플 시럽의 모든 것을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에 있는 이전글을 참조하세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불고기 토르티야 입니다. 전 다양한 토르티야 요리를 자주 해먹는 편인데요. 그 중에서 킹 오브 킹! 입니다. 한국의 불고기맛을 대체할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이삭토스트를 흉내 내보았습니다^^ 남푠이랑 데이트할 때 서로 용돈이 넉넉치 않아서 자주 사 먹었던 추억의 먹거리네요ㅎㅎ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토스트 위에 케찹과 매운 마요로 하트를 그려서 쑥쓰럽지만 "제 마음이예요." 라고 말씀했더니, 좋아하시더라구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캐나다의 대표 아침 메뉴인 잉글리쉬 머핀입니다. 어머님께서 과일을 특히 좋아하셔서 과일을 항상 빠지지 않고 하루에 2 번씩 드리고 있네요. 당뇨가 있으셔서 많이 드리지는 못하구 있어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일주일 정도는 시부모님께서 다 맛있다면서 캐나다 사람 입맛인 것 같다시며 잘 드시더니, 일주일이 지나니 서양식 아침식사가 조금 힘들어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찹쌀 새알심 넣고 단호박죽 끓여 드렸네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산책 후 드셨던 간식 상차림 입니다. 요거트를 굉장히 좋아하셔서, 거의 매일 드리고 있어요. 요거트 위에 각종 과일과 씨리얼, 견과류를 얹어 만들었어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이 건 A & W 햄버거 체인점에서 breakfast로 나오는 메뉴입니다. 햄버거 체인점 중에서 A & W아침메뉴가 제일 그럴싸하게 나옵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아침상 차릴려고 보니 국과 김치만 있어서, 황급하게 만들어 본 소세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입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부모님 산책 나가시기전에 드신 아침입니다. 월남쌈과 3가지 베리, 바나나, 요거트를 넣고 만든 스무디와 체리를 곁들였습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2시간 동안 압력밥솥에서 푹 익힌 부드러운 돼지 안심과 함께 오이, 깻잎, 부추, 홈메이드 무채피클, 3색 파프리카, 적양파 등을 넣어 돌돌 말았습니다. 

 

고구마 샐러드 토르티야입니다. 홈메이드 건포도 호두 머핀과 추억의 과일 황도와 함께ㅎㅎㅎ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고구마 건포도 샐러드와 3색 파프리카, 오이, 새싹야채 넣고 돌돌 말았더니, 색감이 나름 괜찮네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이 날 아침에는 저 보시자마자, 한식으로 해달라고 부탁하셔서 급하게 준비해봤습니다. 아무래도 느끼함의 절정이 오신 듯 하네요^^;;; 오이사과샐러리무침과 참치채소전, 치킨윙과 함께 새우콩나물국을 끓여드렸어요. 근데..한국음식 손이 넘 많이 가고, 설거지감도 엄청 늘어나긴 하네요- - ;;

이제까지 저에게 미안해서 말 안하고 참고 드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ㅎㅎㅎ한식으로 아침을 종종 해드려야겠다 싶더라구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멸치다시마 육수에 콩나물과 새우로 끓인 시원한 국입니다. 역시 아침으로 국 드시는 것을 좋아하시더라구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한식을 드셔도 서양의 느글거림은 한 방에 가시지 않는 듯 해, 담날은 매콤한 순두부찌게 끓여 드렸습니다.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이젠 한식으로 아침을 쭉 가야하나 고민됩니다만ㅎㅎㅎ매일은 못하겠어요^^;; 눈 감고 서양식도 몇 번 넣어서 교대로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캐나다 아침상 breakfast

메이플햄, 그린빈, 맛살, 실파, 적색 파프리카로 산적 꼬치를 만들었습니다. 아침에 반찬은 많이 드시지 않으시는 것 같아, 딱 6개만 했네요. 잣과 대추로 데코(?)를 하긴 했습니다만, 뭔가 제자리를 못 찾는 듯해 보입니다.

 

전에는 차리지 않았던 아침상과 점심을 차리다보니, 집안 일이 훨씬 많아져서, 조리도구와 개수대 앞에 껌딱지처럼 달라붙어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제가 손이 엄청 빠른 편인데도...갑자기 두 세 배 늘어난 집안 일이 힘들긴 하더라구요. 게다가 하루에 기본 4시간씩 하는 블로깅과 병행할려니 하루 종일 졸음이 가득한 상태이긴 해요ㅎㅎㅎ

 

그래도 행복해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또 오늘 점심과 저녁은 뭐하지?라고 또 생각하게 됩니다. 시어머님께서 요리 솜씨가 매우 뛰어나셔서, 솔직히 신경이 더 쓰이긴 합니다. 며느리 음식이 맛이 있어서 행복해하신다기보다는, 며느리가 차려준 음식상을 오랜만에 받으시니 행복해하시는 것 같네요.

 

남들에게 자랑거리 되게 더 성공했음 좋겠고, 돈도 잘 벌어서 용돈도 두둑하게 해드리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늘 함께 해드리면서 알뜰살뜰 형편껏 모셔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셋 다 못하고 있는 못난 장남과 큰 며느리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만큼이라도 저희들의 작은 섬김을 통해 잠시나마 위로를 받으시고 행복한 추억을 가득 안고 귀국하셨으면 좋겠네요.

 

다음 번에는 위에 올린 음식 중 몇 가지 레시피와 디너 요리모음을 올려보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하면서, 행복도 함께 먹을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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