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서양 무로 만든 이색적인 여름 물김치

빨간 서양 무가 물김치가 되다

캐나다 전통 가족 문화이자 여름 필수 액티비티인 베리 따기 체험을 하기 위해 캐나다 퀘벡 주에 있는 농장에 따러 다녀왔는데요. 딸기 따기 전에 농장에 있는 농산물 판매소에서 판매 중인 갓 수확한 농산물도 사려고 둘러봤더니 신선한 서양 무가 한가득 팔고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비트 무 피클을 만들어볼까 하고 서너 개 집어 들었다가 이파리가 생각보다 신선하길래 물김치를 해 먹으려고 다섯 묶음을 사 왔어요. 오타와에도 한인 마트 아름 슈퍼가 있지만, 열무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빨간 서양 무를 가지고 물김치를 해보기로 했어요. 여름에 잘 어울리는 물김치를 만들러 함께 가볼까요?^^

Step 1. 재료 사기

퀘벡 주 농장입니다

퀘벡 주 가티노 Potager Eardley 농장의 농산물 판매소예요. 다른 농장보다 훨씬 넓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다녀올 때마다 항상 즐거운 추억과 신선한 먹거리를 한 아름 안고 오는 것 같아요.

서양 빨간 무입니다

제가 물김치를 하기 위해 고른 빨간 서양 무예요. 왼쪽의 빨간 서양 무는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흔히 보던 것이었지만, 오른쪽에 그라데이션이 있는 서양 무는 이곳에서 처음 봤어요. 보통 마트에서 2~3달러에 파는데 이곳에서는 1.5달러에 팔아서 5묶음을 사는데 6달러(5천 원) 밖에 들지 않았어요.

Step 2. 재료 준비하기

  • 재료: 서양 무 5묶음(약 1~1.2kg), 양파 1개, 고추 5개, 실파 10개
  • 절임: 물 1리터, 소금 3큰술
  • 양념: 건고추 한 줌, 고춧가루 3큰술, 액젓 2큰술, 마늘 1큰술, 생강 1작은술
  • 밀가루풀: 밀가루 2큰술, 물1.5리터, 소금 1큰술, 오렌지 주스 200ml(1팩)
  • 꿀팁: 오렌지 즙 또는 오렌지 주스 200ml

Step 3. 소금물에 절이기

소금물 절이기입니다

서양 무를 깨끗한 물에 씻어주세요. 무가 한입 크기이긴 하지만 씹기 쉽도록 반으로 갈랐고, 이파리는 길지 않아서 자르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어요. 물김치에 이파리를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나기 때문에 적당량을 사용하면 좋아요. 손질하여 씻은 열무를 절이기 위해 물 1리터에 소금 3큰술을 넣고 저어서 소금을 충분히 녹여주세요.

무 절이기입니다

무를 살짝 절여야 맛있어요. 저는 무와 이파리가 모두 작아서 15분 정도 했더니 딱 맞았어요. 만약 한국 열무를 사용한다면 30분 정도 절이면 될 것 같아요.

Step 4. 절인 무와 이파리 씻기

서양 빨간 무입니다

소금물에 절인 무와 이파리를 찬물에 빠르게 헹궈 물기를 살짝 빼주세요. 최대한 짓누르지 않고 살살 만져야 풋내가 나지 않아요.

Step 5. 양념 만들기

건고추 불리기입니다

어머님께서 텃밭에서 직접 키워서 말린 후 잘라 보내준 빨간 건고추예요. 무를 절인 후에 양념에 들어갈 건고추 한 줌도 물에 담가 불려줬어요.

김치 양념 레시피입니다

불에 물린 건고추 한 줌에 생수를 약간 부어 믹서기에 간 후, 고춧가루 3큰술, 액젓 2큰술, 마늘 1큰술, 생강 1작은술, 설탕 1작은술을 넣어 섞어 주세요. 저는 약간 매콤하게 만들었는데 매운맛이 싫다면 고춧가루를 2큰술만 넣어주셔도 됩니다.

Step 6. 김치 부재료 준비하기

김치 부재료 다듬기입니다

김치에 들어갈 양파 1개, 고추 5개, 실파 10개도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해줬어요. 매운맛이 싫다면, 빨간 고추는 2~3개 정도만 넣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서양 마트에 갔더니 빨간 고추와 노란 고추가 함께 팔고 있어서 한 팩을 사와 넣어 봤어요.

Step 7. 밀가루 풀 만들기

밀가루 풀 만들기입니다

김치 양이 많거나 오래 두고 먹는다면 밀가루 풀을 쑤어서 넣어줘야 하는데요. 양이 많지 않아 금세 먹는다면 생수에 밀가루를 풀어 바로 사용해도 좋아요. 물 1.5리터에 밀가루 2큰술과 소금 1큰술을 넣고 잘 섞어 주세요. 만약 국물이 자작한 물김치가 아닌 김치를 만들고 싶다면, 이 단계는 생략하고 Step 8로 과정을 이어가면 됩니다.

Step 8. 재료 섞기 - 성공 비법은 오렌지 주스!

채소와 김치 양념 버물리기입니다

절인 무와 이파리에 썰어 놓은 양파, 고추, 실파, 김치 양념을 넣고 잘 섞이되 재료가 짓눌리지 않도록 살살 버물려 주세요.

김치에 오렌지 주스 넣기입니다

어느 정도 양념이 고루 섞였으면, 오렌지 즙 또는 오렌지 주스를 넣어 한 번 더 섞어주세요. TV조선 '살림 9단의 만물상'에서 소개된 연 매출 25억 반찬가게의 히트 메뉴 중 하나인 열무 김치 담그기의 황금 비법이에요. 보통 열무 1단에 오렌지 1개이고, 오렌지가 없다면 오렌지 주스를 사용해도 좋아요. 저는 서양 무 다섯 묶음에 오렌지 주스 1팩을 사용했어요.

여름 물김치입니다

양념이 고르게 섞인 김치에 Step 7에서 만들어 놓은 밀가루 풀을 부어주면 물김치 완성입니다!

Step 9. 숙성 후 맛있게 먹기

여름 빨간 무 물김치입니다

반나절 또는 1일 정도 그늘진 실온에 둔 후 냉장고 넣어두고 드시면 됩니다. 무가 크지 않아서 금세 익어 하루 지나면 바로 먹을 수 있었어요. 사진은 만든지 10일이 지난 모습이에요. 김치를 막 담갔을 때의 빨간 색감은 많이 사라져서 아쉬웠지만, 김치의 물에 자연 색소에 담긴 영양소가 다 배여있을 것이라고 위로해보았어요. 막 만든 따근따근한 잡채와 시원한 물김치와 함께 먹으니 환상의 콤비를 이루더라구요. 텃밭에서 키운 깻잎으로 김치도 만들어 함께 먹었네요. 캐나다 텃밭에서 키운 한국 채소를 활용한 요리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빨간 서양 무로 물김치를 처음 해보았는데요. 열무로 만든 물김치보다 약간 덜 시원했고 무의 식감도 덜 아삭거렸어요. 그 부분을 제외하고 물김치를 만드는 데에는 전혀 손색이 없었어요. 열무김치와 열무 물김치 동시에 담그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결혼하기 전에도 요리하는 것을 워낙 즐겨 했던지라 맛과 식감에 욕심을 내는 편이었는데요. 캐나다에 처음 이민 왔을 때에는 재료가 없거나 구하기 쉽지 않아 먹고 싶은 요리를 해 먹을 수 없다며 불평했고 또 요리를 해도 한국에서 요리했던 맛이 나오지 않는다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10년을 살다 보니 '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오늘 소개한 요리처럼 묘한 퓨전 요리를 만들어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네요.^^ 한국은 폭염 경보가 연이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무더위에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라며 새로운 한 주도 시원한 소식이 가득하길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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