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내 프랑스 역사
1608년 프랑스의 탐험가 사뮈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 개척한 퀘벡 주의 수도인 퀘벡시티(Quebec City)는 18세기 중반까지 프랑스 식민지의 중심지였습니다. 북아메리카로 함께 진출한 영국군을 방어하기 위해 돌로 쌓기 시작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Old Quebec)는 북미에서 유일한 요새 도시이자,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입니다. 1985년에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지정되었고, tvN <도깨비>의 캐나다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오늘은 구시가지에 프랑스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를 소개하고자합니다.
오늘 소개할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Notre-Dame des Victoires)는 퀘벡시티 구시가지의 로어 타운(Lower Town)의 로열 광장(Place Royale)에 있는 로마 가톨릭 교회입니다. 영어권에서는 가톨릭 교회, 우리나라에서는 성당이라고 하지요.
어퍼 타운(Upper Town)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de-Québec Church)의 일부로 1687년에 건축이 시작되어 1723년에 완료되었습니다. 작년 4월에 약간 늦은 시간대에 찾아갔더니, 문이 굳게 닫혀 내부를 볼 수 없었어요.
작년 8월에 다시 찾았더니, 로열 광장은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었네요. 두 건물 사이에 매달아 놓은 알록달록한 보트 조형물이 관광지의 활기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것 같았어요.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는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교회입니다. 1929년에 역사적인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1988년에 캐나다 국립 사적지(National Historic Site of Canada)으로 지정되어 관광 명소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성당의 내부 모습입니다. 각 도시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았어요.
천장에 배 모형이 매달려 있어 눈길이 갔는데요. 이 배는 the Brézé으로, 1664년에 영국군과 맞서싸우기 위해 프랑스 Carignan 연대와 Marquis 후작이 타고 온 배의 모형이라고 해요. Marquis 후작이 퀘벡시티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타고 온 배의 작은 모형 복제본을 만들어 노트르담 대성당의 금고에 보관해뒀다가, 1955년부터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에 있게 되었습니다.
제단을 보면 요새화된 성의 양쪽에 두 명의 천사가 1690년과 1711년의 깃발을 들고 있고 중앙에는 성모 마리아 조각상이 보이는데요. 이는 퀘벡의 역사와 교회의 시초를 상징하고 있어요. 성당 이름인 Notre-Dame des Victoires을 우리나라 말로 하면 승리의 성모 마리아라는 뜻인데요.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는 1690년(Phipps 제독의 공격)과 1711년(Walker 제독의 공격)에 있었던 영국군의 공격에 대한 프랑스의 승리를 기념하며 도시 최초의 정착지에 세워졌기에 프랑스계 캐나다인에게는 의미기 꽤 깊은 곳입니다. 성모 마리아가 요새 도시인 퀘벡시티를 위험으로부터 2번이나 보호해줬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성모 마리아 조각상의 양쪽 면에 그려진 벽화도 퀘벡의 역사와 교회의 시초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가 지어진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대립으로 인한 7년 전쟁(1756년–1763년)(이 일어나 프랑스 식민지의 중심이었던 퀘벡시티에서의 격전은 매우 치열했는데요. 프랑스군은 퀘벡시티에서 벌인 아브라함 평원 전투(1759년)에서 제임스 울프(James Wolfe) 장군이 이끄는 영국군에게 패하게 됨으로써, 퀘벡 주는 영국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식민지 전쟁에서는 영국이 주요 승리를 거두어 1763년 파리조약의 체결로 북아메리카와 인도에서 프랑스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 대영제국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도깨비>에서 공유의 비석이 세워진 언덕이 바로 이곳이지요.
아브라함 평원 전투이 있기 전 영국의 폭격으로 성당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가, François Baillairgé 건축가에 의해 1816년에 복원 작업이 끝났습니다. 현재의 성당은 19세기 초반에 완성된 모습입니다.
교회 측면에는 van Dyck의 Le Christ en croix(십자가의 처형) 등 17~19세기에 그린 그림들이 여러 작품이 걸려 있었습니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어 작품은 사진에 담지 못했네요.
성당의 뒷부분인 출입문 위쪽에는 파이프 오르간이 있었어요.
성당 왼쪽에는 누워있는 예수님의 조각상이 있었어요. 맞은편에 있는 방에서는 가이드 투어가 있어 참여했는데요. 불어만큼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느라 진땀을 빼면서 미안해하길래 괜찮다면서 살짝 나왔습니다.
촛불 봉헌대도 있었는데, 다른 성당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이었어요.
교회에서 남쪽 방향으로 10m 정도만 걸으면, 올드 퀘벡에서 유명한 벽화인 La Fresque des Québécois가 보입니다.
퀘벡 역사의 주요 인물을 담은 5층 규모의 프레스코화로 퀘벡시티의 벽화 중에서 가장 유명합니다. 성당을 둘러보시면서 함께 꼭 둘러보세요. 벽화 앞 파라솔 밑에서 하프를 연주하는 분도 <도깨비>에서 나와서 반가웠네요.
벽화가 그려진 건물의 1층에는 캐나다 퀘벡 공예 협회에서 인정받은 예술가와 장인들의 작품들을 모아서 판매하는 CMAQ 수제품 판매 가게가 있어요.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가득 차 있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 같네요.
교회가 있는 로어 타운에서 걸어 올라가 어퍼 타운에 있는 몽모랑시 공원으로 왔어요.
공원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 구글 위성 지도로 확인해보니, 본래의 불어 이름 Parc Montmorency 옆에 한국어로 <도깨비 공원>이라고 뜨네요.ㅎㅎ이곳 역시 촬영지 중 한 곳이었지요.
세인트 로렌스 강이 보이는 공원에서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 쪽을 찾아보니, 5층 건물의 벽화와 교회 십자가가 보이네요.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는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Catch Me If You Can의 촬영지로, 2004년 D.J. 카루소 감독의 Taking Lives의 촬영지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아래는 캐나다 퀘벡 시 여행에 도움이 될만한 이전 글을 모아보았습니다.
프랑스계 개척자들의 중심지였던 퀘벡시티는 지금까지도 프랑스 문화, 종교, 언어를 오늘날까지 이어가고 있어요. 매년 6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에 스토어에서는 영업을 위해 영어를 구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불어를 구사하며 도로 표지판, 간판, 팸플릿 등 모두 불어로 쓰여 있어요. 캐나다의 가장 오래된 도시인 퀘벡시티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지역인 로열 광장에 세워진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는 노트르담 대성당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적인 의미와 민족의 긍지는 매우 깊어 보였어요. 어찌 보면 소수 민족으로 전락할 수 있는 실패의 역사라고 볼 수 있겠지만,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의 전통문화를 지금까지도 이어오는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모습이 있었기에 캐나다 어느 도시에서도 느낄 수 없는 퀘벡시티만의 고유한 매력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이 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이번 주 5시간을 다시 달려, 퀘벡으로 다시 여행갈 예정이에요. 오늘 하루도 여러분의 매력이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가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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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교회의 하나하나의 장식, 그리고 모습들이 아름답네요~
전 특히 그 안에서 듣는 파이프 오르간의 선율이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내부는 조금 썰렁하지 않나요?
천장이 높아서 그런 기분이 느껴질 텐데, 그만큼 위엄있는 모습들이 참으로 기품이 넘칩니다~ -
노트르담 교회가 아담해 보이는데 안은 또 나름 칼라풀하네요. ^^
캐치 미 이프 유캔의 촬영지였군요...체포 장면이었던가?
그 장면이었던 같기도 하고....ㅎㅎ
한국은 벌써 입춘입니다. 입춘대길!~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Bliss:)님!~ ^^ -
성당은 한국에서도 겉만 보고 안에 들어갈 기회는 별로 없네요
덕분에 내부 이모 저모를 봅니다
도깨비 드라마로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정말 멋진곳이더군요^^ -
음... 프랑스인들의 고유 유전자일까요? ㅋ
정말로 소수민족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문화과 자긍심을 지금도 지켜나가는 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트르담 대성당은 꼬꼬마시절 봤지만, 수많은 비둘기에 대한 기억이 더 강렬하게 남아 있어요. ㅎㅎ
참 아름답고, 멋진 풍경들과.... 성당 내부의 모습들이네요.
특히, 모형 배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에요. ^^
도깨비 보면서 참 반갑기도 했었지요. -
퀘백이 5시간 밖에 안되는 거리라니 너무 좋네욤 +_+
드라마는 전혀 제 취향이 아니라 끝까지 보진 못했지만
그 엄청난 명성은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사진만 봐도 아름답습니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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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에서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성당인듯해요. 성당이 주는 특유의 느낌과 분위기가 있거든요. 규모가 크건 작건 간에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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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노트르담성당 내부가 다른 성당과 좀 달리 보이는군요.
성당에 대해선 잘모르지만요.
벽화가 그려진 건물도 재미나 보이고 드라마 도깨비신부 덕분에 친근감이 생기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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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 갔다왔었죠 ㅎㅎㅎ notre는 우리의 dame는 귀부인을 뜻합니다. 마담(madame)과 ma'am이 노트르담의 담입니다! 우리의 귀부인님... 즉 성모죠, 이렇게 해서 전 새계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습니다! 와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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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네요. 꼭 한번 구경 가고 싶네요. 도깨비를 즐겨본 후 퀘벡으로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았어요. 꾹 누르고 갑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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