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선물 가게에 가면 캐나다인의 취향이 보인다

지난주 가을 단풍 여행을 가는 길에, 인구 2,500명이 사는 작은 도시 Thurso를 지나가게 되었어요.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선물 가게가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잠시 들러볼까 싶어서 신호등을 건너자마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들어가 보았네요. 여행의 즐거움은 꼭 목적지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더라고요. 전에는 미리 시간대별로 루트도 다 짜놓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지만, 여행 중 다양한 변수로 인하여 내가 계획하지 않았던 곳에서 즐거움을 얻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단풍이 주는 자연의 즐거움을 느끼기 전에 누렸던 사람들의 손길이 주는 눈의 즐거움을 소개해봅니다.

캐나다 퀘벡 주 선물 가게

가게 이름은 Boutique Cadeau 5-10-15입니다. 저희가 여행 갔던 곳이 프랑스어권인 퀘벡(Quebec) 주여서, 모든 도로 교통 표지판과 스토어 간판은 불어로 되어 있어요. 영어로는 5-10-15 Gift shop, 한국어로는 5-10-15 선물 가게이네요. 5-10-15는 선물 가게의 기본 가격($)으로, 물품이 대체로 5천 원에서 1만 5천 원 사이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같아요. 

여행 기념으로 딸에게 작은 선물로 하나 사줄까 해서 들어갔는데요. 세상에나...겉으로는 작은 선물 가게인 줄 알았는데, 들어가 보니 2천 평이 넘는 꽤 규모가 큰 가게이더라고요. 인구가 2천5백 명의 소도시에 이 규모라면, 작은 백화점 크기가 맞네요.

포드 퓨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게 바로 옆의 주차장에는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전기를 공급하는 유료 충전소가 있었어요. 저희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포드 퓨전을 타고 있었던지라, 가게를 둘러보는 동안 야무지게 충전할 수 있어 좋았네요. 온타리오 주보다 퀘벡 주에서 전기 충전소를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전기 충전의 시스템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네요.

크리스마스 산타

2천 평이 넘는 가게였지만, 비 오는 날의 주말 아침인지라 손님은 저희뿐이었어요. 그래서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구경을 하기 시작했어요. 주인이 산타 할아버지와 사진 찍으라는 말에 제법 큰 딸아이는 마다 하지 않고 쪼르르 달려가 포즈를 잡아주네요.ㅎㅎㅎ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도 이제 2달 밖에 남지 않았군요.

아프리카 장식품과 북미 원주민 드림캐처

북미 원주민과 아프리카 동물을 연상케 하는 나무 조각품과 서아프리카 북 젬베(jembe)도 보였어요. 오른쪽은 캐나다에서 꼭 사야 할 물건 중 하나인 드림캐처입니다. 드라마 <상속자>에서 극 중 박신혜가 이민호에게 선물해줘 유명해진 드림캐처는 북아메리카 원주민이 사용하던 버드나무 고리인데요. 망으로 덮인 버드나무 고리에 구슬과 깃털로 매달아 만든 드림캐처를 머리맡이나 창문에 걸어 놓고 자면, 악몽은 드림캐처의 거미줄(망)에 걸려 들어오지 못하고, 좋은 생각만 가운데 구멍을 통해 마음속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캐나다에 오면, 원주민이 직접 만든 드림캐처를 살 수 있답니다.

빈티지 주유소 주유기

빈티지 스타일의 주유소 주유기도 보입니다. 영어로 주유소는 gas station이라고 하지요. gas는 가솔린을 말합니다. 처음에 명칭만 듣고 LPG 가스 충전소인 줄 알았네요.^^;; 집안보다는 레스토랑 등에서 빈티지 느낌을 내는데 딱 좋을 것 같아요.

장식품 인형

익살스러운 인형도 보였어요. 경찰, 수리공, 페인트공, 미용사, 의사, 경찰, 부동산 업자 등 여러 가지 직업을 나타내는 인형이어서 딸이랑 같이 퀴즈 풀듯이 하나씩 구경하느라 재미있었어요.

빈티지 나무 액자

나무판자 서너 개를 연결해 그 위에 그림을 그려 넣은 액자도 북미에서 심심치 않게 보는 것 같아요. 내추럴한 빈티지가 주는 편안함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조명 장식

사진에서 보이는 규모의 방이 10개 정도 더 있다고 보면 될 정도로 내부가 넓었어요. 예전부터 천장에 달아서 사용하는 직접 조명보다 스탠드 같은 간접 조명을 선호하는 북미여서 그런지, 조명 관련 장식품도 꽤 발달되었고 대중화된 것 같아요. 남편은 지도 욕심이 많아서인지 안에 조명이 있어 빛이 나는 지구본을 유심히 구경하더라고요. 집에 지도와 관련된 장식품이 이미 충분한 관계로 살짝 다른 곳으로 손잡아 끌어 당겼습니다. ㅎㅎㅎ

오일 램프

제가 갖고 싶어 하는 목록 중 하나인 오일 램프입니다. 이 물건은 조금 대중적인 스타일이고요. 저는 조금 더 앤티크스러운 오일 램프를 하나 장만하려고 호시탐탐 세일을 노리고 있네요. 지난 퀘벡시티에 있었던 핸드메이드 가게에서 본 오일 램프를 사 오지 않은 게 자꾸 후회가 되네요. 캐나다에서는 양초와 오일 램프를 평소에도 즐겨 사용하는 것 같아요.

와인 홀더

와인을 담는 홀더예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로봇 이미지에 와인을 담아놓으니 색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웨이터처럼 보이는 로봇이 들고 있는 팻말에 Bienvenue라고 쓰여 있는데요. 환영합니다!라는 뜻이에요.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에 두면 잘 어울리겠더라고요.

조화 북미 장식 문화

사시사철 때에 맞게 집안팎을 꾸미는 장식 문화가 매우 발달된 북미에서는 조화가 굉장히 많이 팔려요. 계절이 바뀔 무렵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조화를 사서 집안 곳곳을 꾸민답니다. 그래서 장식 전문점에서는 늘 빼놓을 수 없는 물품 같아요.

엔틱 다이얼 전화기

앤티크 스타일의 전화기가 예뻐서 가격을 보니, 10만 원이 훌쩍 넘었네요. 가게 상호가 5$-10$-15$ 선물 가게라더니, 상호를 정할 때 세월에 따라 물가 지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나 봐요...

드래건 장식

으스스 한 장식품도 많았네요. 드래곤, 해골에 조명을 더한 장식품입니다. 핼러윈 유령의 집에 분위기 낼 때 딱 안성맞춤이겠어요.@.@

장식품 빈티지 자동차

빈티지 스타일의 운송 수단도 선물 가게에서 빠지지 않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기차, 경운기, 클래식 카, 트랙터 등 예전 차량의 모형만으로도 빈티지한 느낌이 묻어 나오네요.

견인 차량 장식품

제가 제일 맘에 들어 했던 차량인데, 견인 차량이라는 게 함정이네요.ㅎㅎ 대부분 좋지 않을 일이 발생할 때 보게 되는 차량이니, 이렇게 여기서 보는 차량으로 만족해야겠어요. 외부에서 봤을 때는 그리 커 보이지 않아서 10여 분 후다닥 둘러보고 나오자고 들어간 건데, 안의 내부가 테마별로 꾸며진 방이 계속 연결되어 있어서 30분이 훨씬  넘게 구경했네요. 옷, 액세서리, 인형 등도 있었지만, 주로 장식품을 판매하는 가게라서 그런지 딸은 특별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고 마다했고, 저는 작은 액자 하나 사 와서 집 입구에 걸어뒀어요. 또 이렇게 여행길의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돌아왔네요. 액자를 볼 때마다 그날의 여행에서 얻은 즐거움도 함께 떠올려질 것 같아요. 점점 쌀쌀해지는 가을날, 면역력이 가장 약해지는 때라고 하니,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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