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타리오 지속 가능 에너지 협회에서 주도한 <그린 에너지> 이벤트에 다녀왔어요. 그린 에너지(Green Energy)는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에너지로, 태양 에너지가 가장 흔하고 그 밖에 풍력, 수력, 지열, 조력, 생물 자원(바이오매스), 파도 에너지 등이 있지요. 저희가 참여했던 <Green Energy Doors Open>은 캐나다 전국을 돌며 연중 내내 열리는 재생 가능 에너지 프로젝트로, 그린 에너지에 관련된 개인, 지역 사회, 사업자, 제조업자 등이 다양한 목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는 2학년 과학 커리큘럼을 통해서 그린 에너지를 처음 배웠는데요. 아이에게도 그린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계기도 되고, 저희 부부 역시 관심이 있던 분야라서 방문하게 되었네요. 그럼, 착한 에너지인 그린 에너지의 매력을 보러 함께 가볼까요?
이벤트는 3일 동안 오타와 곳곳에서 열렸으며, 저희는 오타와 랜스다운 공원의 Horticulture 건물에서 열리는 이벤트장을 찾아갔어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모였더라고요.
이벤트 중에서 태양열 패널(Solar Panel)이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태양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설비로,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유행이 되었으나 잔고장이 많아 시들해지다가 기술력이 많이 발달해 주택, 시골 농장, 캠핑 차량 등에 설치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다시금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해요.
캐나다는 지역마다 날씨의 특징이 다소 다르지만, 한여름을 제외하고 해가 그리 길지 않은 데다가 지붕 위로 많은 눈이 오랜 시간 동안 쌓여 있어 단독 주택에 설치하기에는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시나 주(province)에서 운영하는 체육 시설과 기업체의 옥상 등에 태양열 패널을 설치하는 곳이 자주 보여요.
제가 가장 흥미로웠던 그린 에너지였는데요. 생물자원(바이오매스)의 일종으로, 지렁이를 통해 각종 썩는 쓰레기를 우수한 부식질로 만들어주는 방법이었어요. 지렁이가 있는 상자 안에 음식 쓰레기뿐만 아니라, 종이로 만든 일회용품, 신문지, 티슈, 머리카락, 동물 털, 섬유 등을 넣으면 검은 흙으로 바꿔준다고 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흙은 영양 성분이 매우 풍부해 실내 또는 정원의 식물을 튼튼하게 키우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여름이 지나간 시점이라 미뤘지만, 내년 여름을 위해 구입 정보를 받아왔어요. 매년 돈을 주고 비료를 사지 않아도 되고, 음식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무척 유익한 공부가 될 것 같아 좋아 보이더라고요.
여름에는 자외선이 매우 강하고, 겨울에는 매우 추운 캐나다의 날씨에 맞춘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창문, 방충망, 블라인드를 소개하는 곳이었어요. 빛은 그대로 흡수하되 92% 이상 자외선을 차단시킬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햇빛에 의한 실내 온도 상승을 막아 냉방비를 절약할 수 있고, 겨울에는 난방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여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네요. 창문에 뾱뾱이를 붙여서 절약 효과를 보는 사람이 많듯이, 창문이 냉난비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인 것 같아요.
화학물질의 오염 또는 생활 먼지, 때, 자국 등을 화학 청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지우는 극세사(microfiber) 천을 판매하는 곳이었어요. 극세사 천의 사용 방법을 보여달라고 하니, 거울에 바셀린을 바르고 지우는데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닦이더라고요. 신기한 했던 것은 채소와 과일을 닦는 극세사 천(사진에서 초록색 천)도 있었는데, 채소와 과일의 부패를 막기 위해 한 겹 씌우는 오일 또는 왁스 성분을 물 없이 말끔하게 닦아주더라고요. 물도 아끼고,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어요.
염소젖(산양유, goat milk)으로 만든 비누, 바디워시, 바디 버터, 바디로션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어요. 천연 목욕제품의 사용은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실천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네요.
해바라기씨 오일, 금잔화 추출물, 밀랍(beeswax)로 만든 천연 상처 연고였어요. 전 이미 비슷한 제품을 갖고 있던지라 설명만 들었네요.
자전거로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자전거였어요. 페달을 밟아 전기 에너저를 발전시키면서 저장된 전기로 바퀴에 달린 전기 모터가 뒷바퀴를 굴려주는 방식입니다. 유럽에서도 특히 독일이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면 교통비와 기름값을 아끼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출퇴근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어요.
LED 태양열 정원 등과 스탠드도 판매 중이었어요. 정원 등은 주택 마당의 데크나 계단에 부착할 때 사용합니다. 둘 다 필요한 건데 디자인이 평범해서 구경만 했네요.
건물 밖에서는 전기차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테슬라 모델 S, 닛산 리프, 쉐보레 볼트, 기아 쏘울, 다임러 AG 스마트 등을 직접 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어요. 또한, 오타와 칼튼 대학생이 만든 전기 경주용 차도 봤어요.
그린 에너지에 관한 관심은 단지 캐나다뿐만이 아닌데요. 화석 연료를 태워 얻는 에너지가 아닌, 지구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그린 에너지를 활용하는 범위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요. 특히, 비영리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주도 하에 미국의 초대형 IT 업체가 재생 가능 에너지 활용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어요. 애플은 2012년부터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부터 얻고 있으며, 이를 데이터 센터에만 국한하지 않고 제품 생산 시설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2009년부터 시작하여 현재 미국 전역의 페이스북 데이터 센터의 50%가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100%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인도 등 IT 기업을 중심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 활용 운동이 확산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전국 재생가능 에너지 활용 비율은 전체 에너지의 0.7%에 불과하여, OECD 국가 중 꼴찌입니다. 삼성 SDS, LG CNS, LG 유플러스, KT, SK C&C, 네이버, 다음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 중 재생 가능 에너지 전환을 약속한 기업은 네이버뿐입니다. 전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환경에 대한 책임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그린 에너지에 조금 더 높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린 에너지를 생산하는 다양한 방법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으로도 환경을 보존하면서 착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캐나다 그린 에너지 이벤트를 재미있게 보셨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도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하루 되시길 바라요.^^
'축제 및 이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미의 똑똑한 핼러윈 사용법 (35) | 2016.10.31 |
---|---|
곤충이 주목 받고 있다! 캐나다 Bug Day (24) | 2016.10.05 |
착한 에너지가 떠오르고 있다! (32) | 2016.09.27 |
마리 앙투아네트 여왕의 초상화가를 통해 얻은 용기 (18) | 2016.09.16 |
녹색 에너지의 힘을 느낀 캐나다 전기차 전시회 (17) | 2016.09.11 |
스웨그가 넘쳤던 캐나다 힙합 축제 (17) | 2016.09.05 |
-
멋진 행사네요. 자건거로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시스템이 저희 집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 번 해본 적이 있네요.
운동도 할겸 뭔가 충전도 시킬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생각이 들어서요... ㅋ
천연 비누나 세제는 써봤고... 나머지는 오늘 새롭게 알게된 것들이 많네요.
극세사 천도 한번 써보고 싶네요. ^^ -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현장이였을것 같아요..성인들도 이런곳 방문하면 환경에너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볼것 같아요.. 오늘도 멋진 포스팅 감사합니다.^^
-
석유가격이 오르면 대체에너지 사용비중이 높아질 거라 생각했는데.....세일가스라는 복병이 나타나 석유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네요...
-
요즘 지구가 더 많이 아파하는거 같아 이제는 더 미룰 수 없이 친환경, 자연재생 에너지 등으로 전환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은 여전히 산업 화학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니 참 뭐든 더디다는 생각 밖에 하지 못하네요. 조금만 정치인들이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미래의 후손들 그리고 현재의 우리들을 생각해줬음 하는 바램이 큽니다. 덕분에 캐나다의 그린 정책의 현재를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유익한 정보 얻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
그린에너지 너무 좋네요. 친정집이 태양열을 설치해서 여름에 마음 놓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어요. 설치비는 비싸도 여름의 더위와 누진세를 생각한다면 괜찮을 듯 했어요. 저도 다음에 전원주택을 짓는다면 태양열 설치하고 싶어요.
블리스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꾹 누르고 갑니다. -
태양열 좋기는 하지만 설치비, 고장 등이 많지요.
캐나다는 눈이 많이 내리므로 불편할 느낌도 들고요,
좋은 에너지 활용은 좋군요. -
태양열 등 자연에서 온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요즘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이라고 다들 선호하는데
전기를 만드는 방법이 말씀하신것처럼 태양열, 풍력 등 자연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나 화력 발전소 등에서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좋은 글입니다. ^^ -
미래의 자동차는 사실 전기자동자가 아니라 수소연료자동차입니다. 전기자동차가 환경을 보호해준다고 여기저기 선전하고 다니지만 실제로 전기자동차가 에너지 생산 및 소모를 시키는 과정에서 휘발유자동차가 지구를 오염시키는것과 거의 동급으로 오염시키고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전기자동차가 당장 직면한 일산화탄수 배출문제에 대해서 그나마 휘발유자동차에 비해 더 나은 정도의 장점이 있습니다. 수소연료자동차가 폭발문제만 해결하고 상용화가 가능하다면 지구가 앞으로는 덜 아파할 것입니다. 다만 기존 석유화학기업이나 테슬라 혹은 애플같은 전기자동차 관련업체들의 필사적인 견제와 영업방해를 당할것이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
요즘 태양열 신에너지를 이용한 기술이 정말 중요한거 같습니다. 태양열을 이용한 기술은 역시 자연의 힘입니다.! 누진세 걱정은 영원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
극세사 천이 제일 탐나네요+_+
지렁이 찾다가 잠들 뻔... 동물 털이라하면...음... 하루 미용...하고 털을 ...
국제 ....우편...음?ㅇ? 졸린가봐요... 나자꾸 뭐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 -
-
-
저도 한때는 태양열 에너지에 조금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 부문은 아직 우리나라가 취약한 부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빈약하면 더 관심을 두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는 여러 방면으로 유용한것 같습니다
블리스님의 다양한 관심이 경외롭습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되십시오^^ -
한국에서도 그린에너지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어요. 저희 회사에서도 관련 인증을 위한 노력들을 계속 하고 있는데 제가 느낀 점으로는 아직 체계적인 연구는 없다는 것이지요. 다들 하니까 따라하는 느낌? 행정가들에 의한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제대로 된 정책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좀 더 많은 기초과학 연구가 시간을 두고 이루어졌으면 하는데 말이지요.
잘 보고 갑니다. -
보여주신 내용에 비해서
한국의 그린에너지 정책은 완전 빵점이네요~
아마도 오랜 시간이 더더욱 필요할 듯 합니다.
이런 곳을 보면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고 스스로도 녹색혁명의 주역이 되어야겠다고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