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5일,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캐나다 전국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렸는데요. 오타와는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주캐나다대사관과 오타와한인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광복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캐나다에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딸에게 한국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에 가는 내내 설렘이 가득했답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많은 캐나다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적극적으로 한국의 해방을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 스탠리 마틴 박사, 아치볼드 바커 박사, 로버트 그리어슨 박사를 포함한 많은 캐나다 선교사와 의사들은 한국의 독립 운동가를 위한 장소와 자금을 지원하고 고문을 당한 독립운동가들을 치료하는 등 한국 독립운동가를 지원함으로써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한 한국 독립운동에 참여했습니다.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는 캐나다 위병교대식을 시작으로 만세삼창, 태권도 시범, 고전 무용, 사물놀이, 한국 전통 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로 채워졌습니다.
저와 함께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행사를 함께 보실까요?^^
캐나다 국회의사당 길 건너편에 위치한 안내센터 앞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투어 대기번호표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인데요. 비성수기에는 국회의사당 본관으로 바로 가서 30분 이내에 투어가 시작하는 표를 받을 수 있지만, 성수기에는 투어를 원하는 관광객이 많아 안내센터에서 표를 미리 배부받아야 투어가 가능하답니다.
저희는 투어가 아닌 국회의사당 건물 외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기 때문에 곧바로 길건너 국회의사당으로 직행했습니다.
국회의사당 본관 앞 잔디밭에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중앙석은 참전용사 및 캐나다 대사관 관계자들의 지정석으로 마련되어져 있었습니다.
캐나다 대사관에서 캐나다 국기와 태극기 및 배지를 나눠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캐나다 국기 배지는 기념품 가게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캐나다와 한국 국기 함께 있는 배지는 처음 봤어요^^ 핀이 아닌 자석으로 고정하도록 되어 있어서 옷에 달기 편하더라구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신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 배지와 국기 둘 다 좋아하는 딸이 두배로 좋아하더라구요^^
조대식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 부부이십니다.
한국 참전 용사와 그들의 가족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책갈피 크기의 깔끔한 광복절에 관한 소개지를 받았어요. 설명은 뒷면에 있어요.
오늘의 행사를 위해 토론토에 사는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의 손자와 손녀도 초청받아 함께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Dr. Frank W.Schofield, 한국명 석호필)는 캐나다 출신 선교사이자 수의사로, 한국 독립운동가를 지원함으로써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한 한국 독립운동에 참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업적은 일제가 저지른 만행중 하나인 화성 제암리 주민 학살 사건을 세계에 알린 일입니다. 그의 공로로 스코필드박사는 한국 국립 묘지에 묻힌 유일한 외국인입니다.
그가 한국에 찾아올 당시 소아마비로 왼 팔과 오른 다리를 못 쓰는 장애인이었지만, 그의 한국명인 석호필(石虎弼)처럼 돌(石: 돌 석)처럼 용맹스럽게(虎: 범 호) 한국인을 돕는(弼:도울 필) 가슴이 따뜻하고 의지가 강한 독립호사였습니다.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의 손자와 손녀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증정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위병 교대식입니다. 매년 여름 오전 9시 45분에 매일 열리는 교대식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광복절 70주년 행사와 함께 개최되었습니다.
위병 교대식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오늘의 행사를 빛내주신 분들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고유 무술인 태권도 시범이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무척 많은데요. 캐나다 시립 문화센터에는 태권도 수업이 항상 있으며, 국립 학교에서도 태권도를 가르치는 시간이 있답니다. 한인뿐만 아니라, 많은 캐네디언이 태권도에 큰 관심을 보이며, 배우고 있습니다.
발차기로 송판을 격파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캐네디언 아이들입니다.
이번에는 검은 띠 캐네디언이 날라차기로 송판을 격파해 주변의 많은 캐네디언의환호를 받았네요.
흐트러짐이 없이 짜임새있게 시범을 보여줬습니다. 태권도를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볼 수 있다니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딸 아이에게 오늘 행사 중 무엇이 젤 좋았냐고 하니, 태권도였대요. 태권도 시범을 보인 언니와 오빠가 정말 멋있다고면서, 자기도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하네요^^
날라차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시범이 끝나자 캐네디언이 한국어로 사범에게 예를 표했고, 다 함께 큰절을 올렸습니다.
오늘 태권도 시범은 오타와 한인의 상징이라 할 만한 이태은 사범의 제자들이 펼쳐준 멋진 무대였습니다. 사진 속의 양복을 입고 있는 분이 바로 이태은 사범이십니다.
캐네디언이 함께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무예인 태권도 영상을 함께 보실까요?
이태은 사범은 1977년 캐나다 오타와로 이민 와, ‘이태은 태권도학교’를 개설한 이래 오타와를 비롯한 인근 지역 일대에 약 60여 개의 태권도 도장 및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태권도 최고 단인 공인 9단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최고 단으로서 직접 지도하고 있는 분입니다.
특히 1988년부터 2001년까지 캐나다 태권도협회장을 역임하면서 태권도를 캐나다 정부의 공식 지원종목으로 지정받도록 하는 등 태권도의 보급과 위상 제고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이런 노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오타와 한인으로 유일하게 온타리오 주와 오타와 시가 각각 5월 31일을 <이태은 날>로 제정 공포하고 매해 기념하고 있답니다.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의 행진이 이어집니다. 캐네디언의 관심과 카메라 세례를 받았습니다.
딸에게 한국의 전통혼례의상을 가리키며 한국에서 결혼할 때 때 입는 옷이라고 알려주니, 급관심을 보이더라구요. 아빠, 엄마의 웨딩앨범에서 보던 한복이라면서 반가워합니다.
토론토에서 온 고전무용팀입니다.
고전 무용과 민요로 한국과 오늘의 행사를 빛내주신 분의 모습입니다.
행렬이 끝나고, 전통쇼가 이어졌습니다.
고전무용의 모습입니다. 많은 캐네디언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우아한 자태가 너무 고왔습니다.
한복 색이 정말 곱지요. 고딕 양식의 국회의사당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민요 들어 보실까요?
상모를 쓴 한인이 장구를 신명나게 치며, 사물놀이 시작을 알렸습니다.
상모의 하얀 리본 물결과 흥겨운 사물놀이의 리듬으로 분위기가 점점 고조가 되어, 캐네디언의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앉아있는 5명 중에 캐네디언이 3명이나 되어서 신기했답니다^^
사물놀이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제맛이지요? 동영상을 올려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속놀이 중 하나인 투호입니다. 화살 대신에 오자미를 던졌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행사의 장소가 캐나다 국회의사당이다보니, 보안상 화살 대신에 오자미로 대체한 거 같았습니다.
잠시나마 전통혼례를 올리는 신랑 신부가 될 수 있는 코너입니다. 저희도 기념촬영을 했지만, 많은 캐네디언도 즐거운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더라구요.
태극기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딸이 자원봉사자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태극기의 사괘와 태극문양의 스티커를 활용하여 태극기를 완성했습니다. 캐네디언뿐만 아니라, 교민의 자녀에게도 태극기를 바로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네요.
딱지를 접는 방법도 배우고, 태극문양 및 태극기 스티커로 문신할 수 있는 코너 였어요.
저희 딸의 손등에도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펄럭~ 아니...점잖게 게양되었습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떡메로 떡을 치는 체험을 하고 있더라구요. 서양 아이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떡메가 매우 무겁고 떡이 끈적거린다면서 힘들지만 재미있다고 하더라구요.
설을 전후한 겨울철에 주로 행해진 놀이인 제기차기입니다. 교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제기차기를 시도해보는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아 제기가 자꾸 땅에 떨어지곤 했지만, 점차 적응해가며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썰매타기와 함께 얼음이 어는 겨울철의 대표적인 놀이인 팽이치기입니다. '팽이'란 물체가 '빙빙 돈다', '핑핑 돈다'는 말에서 온 것으로 삼국시대 이전부터 행해진 놀이이라고 하네요.
캐네디언 아이가 한참을 시도하더니, 나중엔 제법 팽이치기를 잘 치더라구요. 나중엔 팽이와 채가 따로 노는 저희 딸에게 다가오더니 설명까지 해주며 가르쳐주었어요^^;; 캐네디언에게 한국전통놀이인 팽이치기를 배우는 기분, 묘하면서도 좋았습니다^^
팽이치기 쉽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는지, 한번 채를 든 사람들이 쉽게 채를 놓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딱지치기하기 위해서 딱지를 접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빠가 딸에게 딱지 접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겠다고 큰소리치며 데려가더니, 갑자기 기억이 안 난다면서 헤매더라구요. 결국, 행사 자원봉사자분의 도움을 받아 튼튼한 딱지 접기를 완성했네요^^;;
안면은 없지만, 삼삼오오 모여서 딱지치기도 함께 해봤습니다. 손에 익숙지 않지만, 사람들이 제법 재미있어하더라구요. 저도 그동안 딸이랑 왜 딱지치기놀이를 안 했나 싶더라구요. 덕분에 집으로 돌아와 세 가족이 딱지치기놀이를 또 했습니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남아준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의 손자와 손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경기도 화성에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의 기념비가 세워져서, 손녀가 최근에 한국에 방문했다고 이야기해주더라구요. 한국의 독립을 위해 큰 도움을 준 자신의 할아버지를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저희 역시 감사가 되었습니다.
종이 울려 캐나다 국회의사당 본관의 시계탑을 보니 12시였습니다. 기념행사가 끝나는 시각이었습니다. 약 두 시간 동안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광복(光復)은 '빛 광', '회복할 복'으로 '빛을 되찾다'는 의미이지요. 정부에서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8월 14일을 대체공휴일을 지정하기도 하였지요. 그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톨게이트비 무료, 고궁 무료 가방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였습니다. 뜻밖의 연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쁨의 날이니, 온 국민이 기쁘고 즐거워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건국기념일인 Canada Day에도 캐나다 전체가 들썩들썩할만큼 전국이 대축제의 장으로 변신하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광복의 기쁨과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일본과 맞서 싸워가며 나라를 지켰던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 있었던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의 광복절 기념행사는 타지에 있는 저희에게 다시금 고국과 순국선열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과 캐나다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오타와에 소재한 캐나다 국회의사당과 투어에 관한 설명은 이전글을 참고하세요^^
캐나다의 광복절인 Canada Day의 모습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전글을 참고하세요^^
'축제 및 이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 동네 아이들의 장기자랑대회 (8) | 2015.09.01 |
---|---|
캐나다 국회의사당 조명쇼로 역사를 배우다 (6) | 2015.08.20 |
캐나다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에 다녀왔습니다! (13) | 2015.08.16 |
캐나다 농촌 마을 축제는 어떤 모습일까? 연례 축제 Navan Fair (6) | 2015.08.10 |
캐나다 오타와 운하 축제 세계문화유산의 매력에 빠지다 (17) | 2015.08.05 |
유쾌한 재주꾼이 다모였다! 국제 버스커 축제 2015 (8) | 2015.08.02 |
-
캐나다 속의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가슴 뭉클해 지네요.
캐네디언의 태권도 시범과 제기차기, 그리고 떡메치기 하는 모습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주네요.
사실 전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 bliss님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긴 쉽지 않겠지만,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에는 공감합니다.
가슴 뭉클한 멋진 사진과 글에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일 밤 보내세요~~ :) -
머나먼 캐나다에서 뜻깊은 광복절을 보내셨네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지 않는 바람에 저는 여행에서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어쩐지 조금은 부끄러워지는데요. 저는 친구들과 광복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 시기에 숭고한 희생을 하신 분들을 나름 기리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한국에서는 '암살'이라는 영화가 대흥행에 성공하면서 광복 70주년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기도 했어요.
그곳 캐나다에서 이렇게 멋진 행사를 할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희생들을 bliss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좋은 자리에 참석하시고, 이리 좋은 글을 써 주시니 고맙고 고맙습니다. ^^
-
네^^ 가슴이 뭔가로 가득찬 기분이었네요. 저 역시 이전에 알지 못하던 석호필 박사에 대해서 알게 되어 정말 감사가 되었습니다. 가끔 피터준님 블로그에 쓰신 연평해전과 관련된 글에서도 그렇고, 저보다 훨씬 관심과 사랑이 많으신 걸로 생각되어지네요. 저야말로 무심하게 지내오다가, 타지에 나와있다보니 아무래도 한 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나라를 위해 크던 작던 희생한 사람들에 대해 항상 감사하며 그들을 잊지 않고 진심으로 기리는 캐네디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네요. 항상 긴글인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기분좋은 월요일 되시고, 건강한 한 주 되세요^^
-
-
-
우와! 광복절 행사가 너무 뜻깊네요. 멀리에서 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대단하네요.
우리나라는 광복절의 의미보다 연휴를 즐기는 것에 바빴거든요. -
포스팅 잘 봤습니다.
요즘에는 회사일도 바쁘기도 하고, 그래서 퇴근도 늦고....
집에 가면 아이들하고 산책도 해야 하고....
그래서 블로그짬이 안나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