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쿠커로 삼계탕/닭죽/치킨수프 만들기, 이보다 간단할 순 없다!

초복, 중복, 말복 영양식 간편하게 만들기

캐나다 동부는 90년 만의 무더위로 33~37도를 오가는 날씨가 계속 이어졌는데요.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입맛도 없어지고 주방에서 요리할 의욕도 점점 사라지더라구요. 그러던 찰나, 친구네 가족이 저희 집 근처 비치에 놀러 온다고 해서 초복도 다가온 김에 물놀이 후 함께 먹기 위해 삼계탕을 만들었어요. 슬로우쿠커를 사용하면, 더운 여름날 조리열과 씨름할 필요도 없고 외출하는 사이 저절로 요리가 완성되어 좋은 것 같아요. 그럼, 초간단 레시피 만나러 함께 가볼까요?^^

1. 재료 준비하기

• 재료: 치킨 1마리, 양파 1개, 대파 1개, 삼계탕 재료, 대추 한 줌, 마늘 한 줌, 생수 2.5L

캐나다에서 생닭 한 마리는 kg당 7~9천 원으로 비싼 편이에요. 평균 1마리당 1만 5천 원 정도 하며 세일을 하거나 크기가 조금 작은 닭인 경우 평균 12천 원 정도 해요. 다행히 저희 집에는 대식가가 없어서 닭 한 마리 사면, 삼계탕을 먹고도 남아 다음날 닭죽이나 치킨 스튜까지 해 먹을 수 있어요.

2. 껍질 벗기기(생략 가능)

흐르는 찬물에 생닭을 깨끗하게 씻어 주세요. 개인적으로 곰탕, 설렁탕, 도가니탕 등 뼈로 우려낸 하얀 국물을 잘 못 먹어요ㅠ 그래서 기름이 둥둥 뜬 고기 국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닭 껍질과 지방을 제거한 후 요리에 사용하는 편이에요.

3. 닭 데치기(생략 가능)

닭이 잠길 만한 양의 물을 끓인 후 생닭과 생강 한 토막을 넣고 3분 정도 데쳐 주세요. 생강과 함께 데쳐 주면 닭에 생강 냄새에 배이지 않으면서도 잡냄새가 사라져 좋더라구요. 생강을 생략해도 됩니다.

4. 닭 씻기

데친 닭을 찬물에 한 번 씻어주세요. 말끔해진 모습이에요+_+ 위 과정을 생략하고 생닭을 흐르는 찬물에 씻은 후 바로 슬로우쿠커로 직행해도 됩니다.

5. 슬로우쿠커에 재료 담기

슬로우쿠커에 대파(굵은 실파)를 깐 후, 닭 등부분이 아래를 향하도록 놓아두세요. 그러면 살이 많은 가슴과 다리 부분의 살이 망가지지 않고 익혀져서 좋아요. 아이가 한방 재료의 진한 향을 좋아하지 않아 삼계탕 재료 1/2팩과 대추 1줌, 마늘 1줌, 양파 1개를 넣었어요. 생수는 보통 2.5L 넣으면 생닭이 딱 맞게 물에 잠깁니다. 슬로우쿠커는 긴 시간 조리하더라도 물의 양이 거의 줄어들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바라요.

작년 말복에 찍은 사진(High에서 1시간 지난 상태)이에요. 재료를 닭 안에 넣어도 되고 물에 넣어도 되고 편하실 때로 하시면 됩니다. 국물팩에 넣어서 하면 나중에 체로 건져낼 필요가 없어 편하더라구요

6. 원하는 시간에 따라 온도 조절하기

제가 가지고 있는 슬로우쿠커는 High/Low/Warm/Off 이렇게 4단계 나뉘어 있는데요. High에서 4~5시간, Low에서 7~8시간이면 맛있는 삼계탕이 저절로 완성됩니다^0^ 외출하기 직전 또는 잠자기 전에 준비하여 외출 후 또는 일어나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어 정말 간편해요. 외출 후 예정보다 늦게 도착해도 수분이 줄어들거나 고기의 맛이 거의 변하지 않아 노심초사할 필요 없어 좋아요.

테이블 세팅을 한 후 슬로우쿠커를 켜두고 친구네 가족과 집 근처 비치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캐나다인의 비치 활용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7. 찹쌀밥 짓기

씻은 찹쌀을 슬로우쿠커에 바로 넣어도 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닭고기 안에 찹쌀을 넣어 만든 삼계탕을 좋아하지 않아요. 밥알이 죽처럼 퍼지는 식감보다 입안에서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좋아해 찹쌀밥은 따로 합니다. 100% 찹쌀밥보다는 찹쌀과 현미찹쌀을 3:1 비율로 섞어서 만들면 식감이 더 쫄깃해 좋더라구요^^ 참고로, 북미에서는 찹쌀을 'sweet rice'로 불러요. 미국 캐나다 서양 마트에서 한국 쌀 찾는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완성

Low에서 8시간 둔 모습이에요. 살이 뼈에서 부드럽게 찢겨지면서도 퍼지지 않아 딱 좋아요^^

그릇에 고깃덩어리를 담은 후, 한쪽에 찹쌀밥을 담고 육수를 부으면 완성이에요. 저희 가족의 입맛대로 기름기가 적은 맑은 국물이 나왔어요. 입맛에 따라 소금, 후추, 실파를 넣어 먹어요^^

실은 친구네가 저희 집 홈메이드 냉면을 너무 좋아해서 냉면도 함께 준비했어요. 차가운 보양식과 뜨거운 보양식을 오가며 모두 2그릇씩 먹었네요^^;;; 조미료 노땡큐! 홈메이드 냉면 육수 만드는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저희 3가족은 닭 한 마리로 삼계탕을 하면 다 못 먹어요. 그래서 남은 닭고기와 육수로 다음날 종종 수프 또는 닭죽을 만들어 먹어요.

치킨 수프 만들기

• 슬로우쿠커->냄비: 위 방법대로 슬로우쿠커로 닭 삶기, 원하는 채소(양파, 샐러리, 버섯, 옥수수콘, 당근, 호박, 그린빈, 토마토 등)를 잘게 썰어 볶은 후 육수와 월계수잎을 넣고 끓여 주세요. 마무리하기 5분 전에 찢은 닭고기에 허브(말린 허브)를 넣으면 수프도 뚝딱 완성됩니다. 개인적으로 옥수수콘을 넣으면 식감이 좋고 서양 허브 대신 텃밭에서 키운 깻잎을 넣으면 맛있더라구요^^ 또는 토마토 소스를 첨가해 끓이면 새콤해서 맛있어요^^
• 슬로우쿠커: 찢은 닭고기와 육수를 넣은 슬로우쿠커에 원하는 채소와 허브를 넣고 Low에서 4시간 정도 두면 완성이에요. 채소를 볶아서 넣으면 맛도 더 좋고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슬로우쿠커로 닭죽 만들기

• 슬로우쿠커->냄비: 위 방법대로 슬로우쿠커로 닭 삶기, 불린 쌀과 원하는 채소(양파, 버섯, 당근, 대추 등)를 볶은 후 육수를 붓고 끓이다가 마무리하기 5분 전에 찢은 닭고기를 넣어 주세요. 그릇에 담은 후 잘게 썬 대추와 잣을 올려주면 더 이뻐요.
• 슬로우쿠커: 냄비에 쌀과 원하는 재료를 볶아 넣은 후(볶지 않고 그냥 넣어도 됨) 익힌 닭고기와 육수를 붓고 Low에서 4시간 이상 두면 완성이에요. 쌀 대신 밥을 넣어도 됩니다.

친구가 수술해서 닭죽을 끓여서 갖다 줬어요. 체력이 떨어지거나 아플 때 닭죽만큼 좋은 영양식은 없는 것 같아요.

수술한 친구의 어머니를 새벽에 공항에 모셔다드리면서 국제선 타기 전에 식사 제공이 되지 않은 국내선에서 허기지실까봐 대기 시간에 드시라고 닭죽을 조금 싸드렸어요.

슬로우쿠커를 사용하면 더운 여름날 뜨거운 열기와 함께 요리하지 않아도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잠자는 동안 또는 외출하는 동안 요리가 완성되어 있어 밥상 차리기가 훨씬 수월해져 자주 활용하는 편이네요. 이외에도 슬로우쿠커 돼지등갈비(pork ribs) 레시피 및 슬로우쿠커 풀드 포크(pulled pork) 레시피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초복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든든한 영양식으로 남은 여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