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주립공원] 폭포수로 무더위를 씻어내다

미국 뉴욕주 이타카 버터밀크 폴스 주립공원 (Buttermilk Falls State Park)

저희가 사는 캐나다 오타와에 36도, 체감온도 40도가 웃도는 무더위가 찾아왔어요. 11년 동안 살면서 이렇게 더운 날은 없어 기사를 찾아보니 90년 만에 찾아오는 무더위라고 해요. 딸의 여름방학이 막 시작하기도 했고 무더위도 피할 겸 미국 경마장 리조트로 피신 갔지요.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객실에서 늦잠을 자고 수영과 경마 구경도 하며 놀아도 늦은 오후가 되니 살짝 심심해지더라구요. 주변에 시원한 곳이 없나 찾아보니 폭포가 흐르는 주립 공원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풍성한 물거품이 이는 버터밀크 폴스(Buttermilk Falls)

버터밀크 폴스 스테이트 파크입니다

Buttermilk Falls State Park은 미국 뉴욕 주 이타카(Ithaca, NY) 남서쪽에 위치한 주립 공원으로 물이 휘몰아치며 나오는 풍성한 거품이 버터밀크와 비슷하여 붙여진 명칭이에요. 버터밀크(buttermilk)는 버터 제조 시 나오는 부산물로 얻어지는 우유인데요. 서양에서는 베이킹에 종종 사용되기도 하나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아 우유에 식초나 레몬즙을 넣고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지요.

입장료

입장료입니다

북미에 있는 대부분의 주립 공원은 성수기 시즌에 입장료를 받아요. 버터밀크 폴스 주립 공원은 6월 19일부터 9월 6일까지 차 1대당 8달러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5월 1일부터 6월 18일까지, 9월 11일부터 10월 18일까지는 주말만 냅니다. 현금만 받으니 참고하시길 바라요.

주차

주차장입니다

주차장은 공원 아래쪽(Lower Park)에 하나 있고, 위쪽(Upper Park)에 하나 더 있어 총 1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으며 입장료가 있는 대신 주차는 무료입니다. 성수기 인파에 비해 주차 공간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었네요.

피크닉

피크닉입니다

체감온도 40도를 기록하고 있는 무더운 날씨라서 주차장에서 폭포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하이킹을 포기할 생각으로 왔는데 폭포가 주차장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좋았어요. 야외활동이 불가한 무더운 날씨였지만 물가라 그런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더군요.

라운지체어입니다

차에서 라운지체어와 파라솔을 꺼내와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았어요. 북미 공원이나 비치에서는 그늘막 텐트, 파라솔, 의자, 돗자리,튜브 판매 및 대여 서비스는 없어요. 무겁고 귀찮아도 잠깐의 꿀휴식을 위해서는 들고 다녀야 합니다. 이곳은 아니었지만, 액티비티를 위한 비치발리볼 네트, 카누, 카약, 패들보트, 동력 보트 등은 유료 대여 가능해요.

수영장

수영장입니다

자, 이제 자리도 잡았으니 폭포를 보여줘... 라는 저희 바램은 무더위와 함께 날아갔고ㅎㅎㅎ 졸졸졸 흘러내리는 물줄기만 보였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방문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 초여름, 가을이라고 해요. 그때는 물이 풍성하여 아름다운 비경이 자아내지만, 한여름에는 물이 대폭 줄어들어 그저 그럴 수 있다는 후기가 왜 오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걸까요ㅎㅎㅎ

폭포수입니다

파라솔 밑에 누워 아쉬움을 사진으로 달래봅니다^^ 물이 많을 때에는 층층으로 내리는 폭포수가 정말 장관이네요.

수영장입니다

그래도 폭포 아래에는 물이 고이게 만들어 수영할 수 있었어요. 물 깊이가 그리 높지 않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보였어요. 처음 봤을 때에는 물이 드럽..... 아이를 보내도 될까 의심스러웠는데 알고 보니 바닥에 철분이 많이 탁하게 보일 뿐 물 자체는 맑았어요. 이곳 이외 다른 곳에서는 수영이 금지됐습니다.

물 온도입니다

현재 물의 온도까지 알려주는 게시판이 있어 눈길이 갔지요. 체감온도 40도의 날씨였는데 물의 온도는 20도로 무더위를 씻겨낼 만했어요.

안전요원입니다

수영은 6월 마지막 주말부터 노동절(Labor Day, 9월 첫째 주 월요일) 주말까지 안전 요원이 있을 때에만 가능해요. 보통 공원 비치나 수영장에 배치된 안전요원의 역할은 위험한 상황을 살피고 긴급 시 구조하는 것에 한정되어있는 반면, 이곳의 안전요원은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즉각적으로 지목하여 중지하도록 했어요. 비치볼 등 장난감을 가지고 물에 들어가지 말 것, 물속에 머리나 입을 집어넣지 말 것, 물장구를 심하게 치거나 뛰지 말 것 등등 다른 곳보다 굉장히 엄격한 편이었네요. 트레일을 따라 폭포 상층부까지 걸어서 올라간 어떤 사람이 트레일을 벗어나 폭포로 들어서자마자 확성기를 들고 물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경찰에게 바로 알리겠다고 엄포를 놔서 모두 긴장했지요. 아마도 사람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주립 공원의 환경을 보호하는 책임도 함께 있는 듯해요. 수영이라기보다는 개울가에서의 물놀이가 맞을 듯하니 참고하시길요.

조지 트레일(Gorge Trail)

트레일입니다

아이의 물놀이와 저의 음악 감상이 동시에 끝나 폭포의 상층부를 보기 위해 조지 트레일(Gorge Trail)을 따라 함께 걷기로 했어요. 남푠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Zzzz... 공원 내 트레일은 3개가 있어요. 폭포 위쪽을 향해 Gorge Trail(1/2 mile)과 Rim Taril(3/4 mile)이 나란히 있으며, 그 위로 Bear Trail(3/4mile)과 주차장이 하나 더 있어요. 안전을 위해 11월 10일부터 모든 산책로가 폐쇄되지만, 아래 주차장 쪽에서의 폭포 뷰는 가능해요.

하이킹입니다

조지 트레일(Gorge Trail)은 전망대까지 폭포를 따라 계단으로 되어 있어 오르기 쉬웠어요. 계단 입구에 나뭇가지가 뻗어 있어 마치 비밀의 화원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어요.

수영장입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수영장이 한눈에 다 보이네요. 40도의 무더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늘 아래에만 있는 모습이에요.

퇴적암입니다

폭포의 상층부는 실트암(siltstone), 하층부는 셰일(shale)로 되어 있는데요. 폭포의 상층부를 구성하는 실트암(분사암)은 하천, 호수, 해변에서 퇴적된 실트와 황사로 운반된 실트가 암석화된 퇴적암이고, 하층부를 구성하는 셰일(이판암)은 운반작용으로 생성되는 퇴적암 중 입자의 크기가 63㎛(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세립질의 암석이에요. 하층부의 셰일이 폭포수에 의해 침식이 잘 되어 협곡이 더욱 깊게 파이고 길게 뻗어가게 만듭니다.

계단입니다

100여 개쯤 되는 계단을 거의 다 올라서니 전망대가 보였어요.

버터밀크 폭포 전망대(Buttermilk Falls Overlook)

전망대입니다

계단 끝에 돌로 만든 멋스러운 전망대가 나타났어요. 뜨거운 공기를 마시며 계단을 걸어 올라왔기에 시원한 폭포수에 발을 담그고 싶었지만 "DO NOT ENTER"라고 씐 팻말이 보였네요. 아까 어떤 사람이 이곳에서 폭포로 진입하자마자 안전요원이 지금 당장 물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한 곳이더라구요^^;;;

암벽입니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뷰예요. 퇴적암의 침식 작용을 실감할 수 있는 거친 암벽이 눈에 크게 들어왔어요. 한여름보다는 눈이 녹아 물이 풍성한 봄과 초여름이나 가을 단풍이 지는 가을에 오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폭포입니다

아래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폭포 상층부의 모습이에요. 폭포의 높이가 총 50m이라고 하니 작은 폭포는 아니네요. 버터밀크 폭포가 가장 유명하지만, 이외에도 공원 안에는 9개의 폭포가 더 있다고 해요.

폭포수입니다

전망대가 하나 더 있다고 해서 갈까 말까 고민하며 몇 걸음 옮기고 있는데 내려오는 어느 가족이 "You have to go on and on and on...."(끝없이 가야 해요)라고 겁주길래 딸을 설득해서 다시 내려왔어요^^;; 꽤 무더운 날이었지만,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나름 힘이 되더라구요ㅎㅎ

편의시설

샤워실입니다

보통 북미 주립 공원의 비치에는 화장실이나 탈의실은 있지만 샤워실이 없는 곳이 많아요. 공원 내 캠핑장에만 샤워실이 있어요. 하지만, 이곳은 공원 입구의 화장실 안에 샤워실이 있었어요. 다만, 온수는 아니어서 물이 차갑다며 샤워하면서 소리 지르는 아이들이 좀 있었네요ㅎㅎㅎ

캠핑장

캠핑장입니다

공원 아래쪽(Lower Park) 주차장에서 캠핑장으로 가는 길이 연결돼 있어 드라이브를 잠시 했어요. 버터밀크 폴스 주립공원에는 45개의 야영장(전기 가능)과 7개의 통나무집, 트레일러 등이 있어요. 북미 캠핑장은 우리나라 캠핑장에 비해 부가 서비스 및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 모든 것을 개인이 가져와야 하며 비용도 2배 이상 비싸요. 캠핑은 5월에서 10월까지 가능합니다.

북미 폭포에 관한 이전 글들

나이아가라 폭포입니다

이외에도 북미 동부 인기 관광지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의 최고 전망,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더 높은 퀘벡시티의 몽모랑시 폭포(Montmorency Falls)의 절경, 퀘벡시티의 세인트 앤 협곡(Saint Anne Canyon) 폭포의 비경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여행 후 캐나다 친구에게 이야기 했더니 자기는 초여름과 가을에 갔는데 두 번 다 폭포수도 많아 멋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버터밀크 폭포의 매력을 알 수 있는 최적의 시기는 아니었지만, 40도의 무더위를 잠시 씻을 수 있는 장소였어요. 장마와 무더위가 오가는 날씨 속에 건강 유의하시고 시원한 추억 많이 만드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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