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군악대 밴드 공연, 절도 있는 매력에 빠지다

캐나다 총독 근위보병대의 군악대 밴드 공연

캐나다 수도 오타와(Ottawa) 여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위병 교대식(Changing of the Guard)인데요. 위병 교대식을 담당하는 캐나다 총독 근위보병대가 지난 캐나다 연례 겨울 대축제 윈터루드(Winterlude)를 맞이하여 밴드 공연을 연다고 해 다녀왔어요. 공연을 소개하기 전에 캐나다 군인과 위병교대식에 대해 먼저 알아볼까요?

캐나다 군인의 종류

캐나다 군인입니다

캐나다 군인은 연방 공무원에 속하는 직업군인으로 육군, 해군, 공군 3군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군은 정규군(풀타임)과 예비군(파트타임)으로 나뉘어 있어요. 캐나다 예비군은 전역자가 아닌 유사시를 대비하여 운영되고 있는 예비 병력을 가리킵니다. 캐나다 군인 종류 및 혜택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오타와 여행의 하이라이트, 위병 교대식(Changing of the Guard)

위병 교대식입니다

위병 교대식은 지금으로부터 58년 전 1959년 7월 2일에 캐나다 국회의사당(Parliament of Canada)에 처음 실시한 이후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요. 캐나다 총독 근위보병대(오타와)와 캐나다 근위보병 제1연대(몬트리올)가 도맡았다가 현재는 캐나다 전역의 부대에서 온 병사들이 두 연대의 관습과 전통을 이어가고 있어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근위대와 같은 붉은빛 제복과 곰 가죽 머리 장식을 한 위병이 백파이프와 드러머를 동반한 군악대와 함께 하는 교대식으로 매년 7~8월 오전 10시에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열립니다. 교대식 행진은 15분 전에 시작해요.

캐나다 총독(The Governor General of Canada)

캐나다 총독입니다

캐나다 정치체계는 우리나라와 달라 헷갈리는 부분이 생기는데요. 총독(The Governor General of Canada)은 국가 원수이자 국군 통수권자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대리자입니다. 현 총독은 2017년 10월에 임명된 여자 우주비행사 출신인 쥘리 파예트(Julie Payette, 사진 속 노란 점선)입니다. 하지만 의원내각제를 기반으로 한 의회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총리(Prime Minister of Canada)가 행정부의 수반으로 실질적인 국가 권력을 행사해요.캐나다 국가원수, 총리(수상), 총독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 총독 근위보병대(Governor General's Foot Guards, GGFG)

총독 근위보병대입니다

캐나다 총독 근위보병대(GGFG)는 예비 보병 연대로 약 200명의 군인과 장교가 3개의 중대와 1개의 밴드로 구성돼 있어요. 국내 및 국제에서 시행되는 정규군의 작전을 지원하는 최우선 예비 전투 부대로서 실질적인 훈련을 받고 있으며 수도 오타와(Ottawa)에 있는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National War Memorial of Canada)캐나다 총독관저(Rideau Hall)를 포함하여 수도 경비와 순찰을 담당하고 있어요.

캐나다 총독 근위보병대의 밴드 콘서트

오타와 시청입니다

군악대 연주회는 오타와 시청(Ottawa City Hall) 로비에서 열렸는데요. 하얀 눈이 덮인 시청 정원을 배경으로 삼아서인지 군인의 빨간 제복과 금관악기가 더욱 멋져 보이더라구요. 2층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연주회가 시작되어 첫 곡의 연주가 끝날 때까지 2층에 머물러 감상했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1층보다 2층에서 볼 때가 더 좋았다는!ㅎㅎㅎ

군악대입니다

1872년에 설립된 총독 근위보병대 밴드는 총 35개의 목관과 금관 악기로 구성됐으며, 이외에도 드럼, 북, 심벌즈, 탬버린, 트라이앵글, 실로폰 등 다양한 악기가 추가됩니다. 공공 음악회, 수도권 전역의 군사 행사, 고위 인사와 함께 하는 해외 방문 등에서 공연을 실시하고 있어요.

캐나다 국가입니다

관객 모두 일어서서 밴드 연주에 맞춰 캐나다 국가 '오 캐나다(O Canada)'를 제창했어요. 캐나다 국가는 그동안 성차별 논란이 꾸준히 있었는데요. 가사 중 '모든 그대의 아들들(all thy sons)’ 부분이 최근 국가 수정안이 가결됨에 따라 ‘우리 모두(all of us)’로 바뀌어 불릴 예정입니다. 요즘 한국도 그렇지만 캐나다 역시 성차별에 관한 논란이 여러 분야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네요.

밴드 공연입니다

군악대이기 때문에 군악이 주를 이루지만, 관객과의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스타워즈 등 인기 영화 OST를 연주하기도 해요.

군악대 지휘자입니다

그동안 군악대의 여러 연주회에 참관했지만, 이렇게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지휘자는 처음 본 것 같아요. 지휘자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았기에 표정과 손짓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요. 제복에 검을 꽂은 채 연주했지만, 지휘하는 내내 부드러운 미소와 손짓으로 단원들을 격려하면서 각 악기의 도입 부분을 정확하게 리드하는 카리스마까지 선보여 단원보다 지휘자를 쳐다보느라 더 바빴던 것 같아요. 중간에 노래까지 불러 입덕할 뻔^^;;

군악대 공연입니다

단원들 역시 수시로 지휘자와 눈을 맞추며 그의 리드를 전폭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 군악대의 단합력을 실감할 수 있는 연주회였어요.

군악대 콘서트입니다

1시간의 콘서트는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고 끝이 났어요.

오타와 시청입니다

오타와 시청의 넓은 천장 덕분에 소리 울림도 매우 좋았어요. 손에 꼽히는 군악대 연주 중 하나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6.25전쟁을 기억하는 캐나다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입니다

총독 근위보병대는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를 보초하면서 수도의 경비와 순찰을 맡고 있는데요.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National War Memorial of Canada)에는 제1차, 2차 세계대전과 함께 6.25전쟁 기간이 크게 새겨져 있어요. 캐나다는 6.25전쟁 당시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병사를 파견한 나라로, 26,791명의 캐나다 군인이 참전했고 그중 516명이 전사했습니다. 이외에도 여행하다 보면 전국 곳곳에 6.25전쟁의 전사자를 기념하는 기념비를 어렵지 않게 마주하게 됩니다.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참전 용사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 캐나다인의 애국심에 매번 놀라고 한국인으로서 반성하게 되네요. 그래서인지 캐나다 군인을 보게 될 때마다 빚진 마음에 미안함과 감사함이 동시에 들곤 해요.

오타와 여름 여행의 하이라이트 캐나다 위병 교대식(Changing of the Guard)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어느 나라이든 군악대가 지닌 절도 있고 웅장한 매력은 묘한 감동은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 같아요. 겨울 축제 야외 액티비티를 신나게 즐긴 후 따뜻한 실내에서 군악대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아름다운 음악으로 풍성한 하루 만들어가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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