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아버지 날] 남편을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

우리나라의 어버이날이 있는 것과 달리, 캐나다에는 아버지의 날(Father's Day, 6월 셋째 주 일요일)와 어머니의 날(Mother's Day,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나눠져 있어요. 


캐나다인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사는 남편을 위해 매년 딸과 함께 Father's Day를 항상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시부모님께서 캐나다에 방문하셔서 함께 Father's Day를 보냈는데, 올해는 저희 가족끼리 단출하지만 행복한 날을 보냈네요.  


캐나다 아버지의 날을 맞이해 남편을 위해 차린 상차림을 살짝 소개해봅니다>.<


테이블 세팅


실은 오늘 파티는 서프라이즈 파티였어요. Father's Day는 일요일인데, 불가피하게 주말 일정이 잡혀서 도저히 음식을 만들어 차려줄 시간적 여유를 찾기 어렵더라고요. 자의도 아닌데, 올해는 그냥 넘길까 하는 내적 갈등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아쉽더라고요. 

남편 손에 평소보다 가벼운 도시락을 쥐여 주고 출근 보내놓고는 테이블 세팅으로 파티 준비를 시작했어요.  


도토리 묵 쑤기


며칠 전에 묵사발이 먹고 싶다는 말이 생각나 메인 메뉴로 정했어요. 묵이 굳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토리부터 쑤기 시작했네요. 도토리 가루는 어머님께서 손수 도토리를 말려서 빻아 보내주신 건데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담긴 귀한 것이라, 아껴서 먹고 있어요. 상세한 레시피는 아래 있어요. 




묵사발 만들기


묵사발에 얹을 고명으로 채 썬 오이, 콩나물 무침, 김치 무침, 비트 무 피클, 달걀지단을 준비했어요. 



불고기 만드는 법


국민 파티 음식, 불고기예요. 남편이 다른 재료에 표고버섯 향이 베이는 것을 싫어해서, 표고버섯과 양파를 따로 볶아 담고, 이후에 양념한 쇠고기를 볶아 얹었어요. 섞어서 볶는 것보다 각 재료의 맛과 향이 살아 있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가지 아스파라거스 말이


오븐에 살짝 구운 가지에 파프리카, 무순, 데친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돌돌 말았어요. 평소에는 쇠고기를 구워서 넣는데, 메뉴에 불고기가 있어서 깔끔하게 채소로만 만들었어요. 가지 채소 말이를 위한 소스는 홈메이드 레몬 초고추장에 스위트 칠리소스를 섞어 만들었어요. 



오이 달걀 샐러드


오이의 가운데 부분을 파내고, 달걀 샐러드를 담았어요. 윗부분에 가루 낸 달걀노른자를 뿌렸습니다. 텃밭에서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깻잎으로 장식했어요.


버섯 치즈 구이


양송이버섯 치즈 구이를 하기 위해 버섯에 올리브오일, 파슬리, 바질, 소금, 간 통후추를 뿌린 후, 가운데 부분에 치즈를 올려 오븐에 브로일 기능으로 5분간 구웠습니다. 달걀노른자 가루가 남아서 뿌렸는데, 지저분해졌네요. 컥..


열무 김치


이날을 위해 일주일 전에 만들어서 오늘 첫 개시한 열무김치와 열무 물김치, 오이 피클이에요. 딱 알맞게 익어서 맛있게 먹었네요. 


이탈리안 소다


저희 부부는 술을 마시지 않기에, 대신 이탈리안 소다를 샀어요. 석류의 색깔과 향이 진해서 정말 맛있게 마셨어요. 그 옆에는 묵사발에 넣을 시원한 멸치 다시마 육수입니다.  


치즈 케이크


남편이 지난주에 치즈 케이크가 먹고 싶다는 말이 생각나 치즈 케이크 모둠을 샀어요. 실은 제가 더 먹고 싶어 손이 저절로 갔다는..ㅎㅎ


남편을 위한 상차림


상차림이 완성되어 어디만큼 왔나 남편에게 전화해보니, 10분 후에 도착한다고 하네요. 다행히 서프라이즈 미션이 실패하지 않았어요.  


I love you


아이가 꽃 농원에서 얻어 온 돌에 네임펜으로 I love You를 적었어요. 흔한 돌도 작은 글귀 하나로 근사한 데코가 되어 주네요.ㅎㅎ


캐나다 아버지의 날


짜잔! the Father & the Daughter, 오늘의 주인공들이네요. 날도 더운데 왜 했냐고 타박하면서 눈은 음식을 스캔하기 바쁜....안 해줬으면 어쩔뻔^^;; 


도토리 묵사발


오늘의 메인 메뉴 묵사발은 큰 그릇에 묵부터 한가득 넣고 갖은 고명을 올린 후, 소금 간 한 멸치 다시마 육수를 부어주면 됩니다. 입맛에 맞게 간할 수 있도록 간장 양념도 따로 준비했어요. 


선물 카드 만들기


Father's Day를 위해서 아빠 몰래 아이와 선물을 만들었어요. 만드는 방법은 리본에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쭉 연결해 붙인 후, 포스트잇에 카드 메시지를 적어 돌돌 말아 묶어 주면 됩니다. 쓰고 싶은 내용을 적으라고 했더니, 아래처럼 적었네요.ㅎㅎ


내가 아빠를 사랑하는 이유는...

1. 아빠는 정말 웃겨요. 아재 개그가 딸에겐 통하나 봅니다. ^^;;

2. 나와 놀아줘요.

3. 웃긴 노래를 불러요. 실은 웃긴 노래가 아니라, 음치 & 박치란다.

4. 항상 내게 뽀뽀해줘요.

5.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셔요.

6.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셔요.

7. 나와 엄마를 사랑해요. 


토끼 미술놀이


아이가 카드를 또 만들고 싶다고 해서, 하나 더 만들었어요. 상추 꼭지 부분에 물감을 묻혀 토끼 모양과 흰 종이에 스탬프 해 완성한 토끼 그림입니다.  


카드 만들기


요렇게 뒤집으면, 카드 메시지가 나와요. ㅎㅎ "I'm your biggest fan!"이라고 적고, 선풍기를 그리는 센스를 발휘했네요.ㅋㅋㅋ딸은 영어, 불어, 한국어를 번갈아가면서 매일 그림일기를 쓰고 있는데요. 3개 국어 중 한국어를 가장 어려워해요. 그래도 카드에 한국어를 몇 줄 써서 기특하더라고요.    


Thank you


저는 Thank you 카드와 현금을 선물로 준비했어요. 일 큰 지폐 10장을 선물했더니, 연애를 막 시작할 무렵의 표정을 10년 만에 봤....- -;; 


디저트


저녁을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지는 선선한 바람이 불길래 선물 개봉과 디저트 타임은 뒷마당에서 했어요. 


야생 토끼


선물을 개봉할 찰나에, 야생 토끼 한 마리가 뒷마당에 들어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네요. 캐나다는 주택의 마당에 야생 토끼, 다람쥐, 새, 너구리 등을 종종 볼 수 있어요.

Father's Day 선물로 토끼 카드를 만들었는데, 진짜 토끼가 왔다면서 아이가 더 신나했어요. ㅎㅎ


라벤더 방향제


아이가 학교에서 Father's Day를 맞이해 만든 선물이에요. 자신의 이니셜로 천을 꾸민 후, 라벤더 허브를 넣고 방향제를 만들어 가져왔더라고요. 


아래는 작년에 아버님과 함께 했던 Father's Day의 모습이에요.

 

평소에 자주 전하지 못 했던 고마운 마음을 특별한 날을 맞아 작게나마 표현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부하지는 않아도 마음의 부자는 되고 싶기에, 오늘 하루를 행복한 추억으로 담아 봅니다. 


건강한 음식으로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요, 이웃님들도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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