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매력을 듬뿍 담은 캐나다 튤립 축제 이야기

세계 최대 규모 튤립 축제인 캐나다 튤립 축제의 기원은 네덜란드 왕실과 연관이 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네덜란드를 침공할 당시인 1940년 6월에 네덜란드 왕실 가족은 캐나다 오타와로 피신하게 되었어요. 피신 중이었던 왕실 가족 중 줄리아나 공주가 출산을 앞두고 있었는데요. 네덜란드 법상 왕위를 계승하려면 반드시 네덜란드 영토에서 출생해야 했어요. 이를 안 캐나다 정부가 줄리아나 공주의 병실을 공식적으로 임시 치외법권 구역(네덜란드 영토)으로 선언하여 왕위 계승을 도와주었습니다.

 

전쟁 이후 본국으로 돌아간 네덜란드 왕실은 캐나다 정부에 대한 감사로 십만 송이의 튤립을 보내게 되고, 줄리아나 공주가 여왕이 된 1948년부터는 매년 만 송이의 튤립을 오타와에 보냈다고 해요. 이를 계기로 1953년 5월에 오타와 튤립 축제가 처음으로 시작되어, 매년 5월이 되면 약 2주 동안 튤립 축제가 열린답니다.   


캐나다 튤립 축제


튤립 축제의 실내 행사장에 찾아가니, 튤립 모형의 벤치 위에 네덜란드 줄리아나(Juliana) 여왕이 캐나다에서 출산한 마르흐리트(Margriet) 공주를 안고 있는 조각상이 있었네요. 

올해 2016년 튤립 축제는 예전에 하지 않던 새로운 장소에서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렸는데요. 오늘은 캐나다와 네덜란드 관계 그 이상으로 다문화의 매력을 듬뿍 담은 캐나다 튤립 축제 이벤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캐나다 튤립 축제 이벤트출처 : http://tulipfestival.ca

행사장이었던 애버딘 박람회장(Aberdeen Pavilion)입니다. 작년까지는 튤립을 심어놓은 공원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올해는 새롭게 실내 박람회장을 주요 행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어요. 


천하대장군 장승


헉! 이벤트장 입구에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장승이 서 있었어요. 무대 뒤편에 2017년이라고 적힌 이유는 2017년이 캐나다 건국 15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무용


도착할 당시 중국 무용단의 전통춤 공연이 진행 중이었는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공연을 선보였어요. 


중국 전통춤


중국 무용단들의 모습입니다. 같은 동북 아시아권이라서 그런지 친숙한 느낌도 늘었어요. 


러시아 무용


러시아 어린이 무용단으로, 튤립축제를 위해 오타와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매니토바 위니펙에서 왔더라고요. 어린아이들이 10곡의 노래와 춤을 실수 하나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서 무척 놀라웠습니다.  


러시아 민속 노래


러시아 민속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에요.


튤립 정원


2016년 튤립 축제의 실내 행사장에는 아름다운 튤립 정원이 있었는데요. 튤립 축제의 후원사인 정원 조경 설계 및 시공 회사에서 튤립, 잔디, 석재 등으로 정원을 꾸며 놓고 작은 홍보 팻말을 심어놓았어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 같아 보였네요.  


오타와 튤립 축제


인건비가 매우 높은 캐나다는 정원, 진입로, 현관 입구 등을 돌로 꾸미는 'Interlocking' 비용이 최소 5백만 원에서 시작해 대개 천만 원이 훌쩍 넘어갈 만큼 비싼데요. 튤립을 보면서, 조경 전문 회사의 정원을 꾸미는 아이디어까지 얻을 수 있어 또 하나의 색다른 볼거리가 되었답니다. 


튤립 조형물


매년 튤립 축제마다 볼 수 있는 튤립 조형물입니다. 왼쪽은 네덜란드와 캐나다의 우정에 관한 사진이 붙여져 있었고, 가운데는 영국 왕세손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과 그의 부인 캐서린 엘리자베스 미들턴의 결혼사진이에요. 오른쪽은 캐나다를 위해 전사한 군인을 기리는 평화의 탑(Peace Tower)과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그려져 있네요. 역사적인 것 외에도 예술적인 혼을 담은 조형물들이 많았습니다. 


국제 문화 공연


주말 내내 무대에서는 춤, 노래, 합주, 마술 등 국제 문화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이 매우 뜨거웠어요. 


아프리카 나무 조각품


무대를 중심으로 사면에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판매대가 세워져 있었어요. 이곳은 아프리카 물품을 파는 판매대로 아프리카의 나무 조각, 화려한 색깔과 패턴이 있는 의상 등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아프리카 드럼


서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포도주잔(goblet) 모양의 아프리카 젬베 드럼(Djembe drum)도 보이네요.  


타이완 대만


대만(Taiwan) 관광을 홍보하는 곳도 있었어요. 화려한 대만 의상과 튤립 못지않게 알록달록한 난초가 인상적이었네요.  


마술쇼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사이, 화려한 의상을 입은 광대가 등장해 마술쇼를 보여줘 사람들의 환호를 한껏 받았습니다.


관악기 합주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색소폰 등 관악기 합주(wind ensemble) 공연이었는데요. 이틀 동안 보았던 국제 무대 공연 중 제일 좋았던 공연이었어요. 윈드 앙상블은 처음 들었는데, 관악기의 부드러운 소리가 너무 좋더라고요.   


페루


남미 서해안의 공화국인 페루(Peru)의 음식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터키 마블링 예술


터키의 마블링 예술인 에브루(Ebru)를 하는 모습이에요. 에브루는 금속제로 된 큰 그릇 안에 기름 물을 담고 그 위에 여러 색상의 물감을 흩뿌리거나 붓질을 하여 무늬를 만든 후 그 위에 종이를 덮어 전사함으로써 화려한 무늬를 만드는 터키의 전통 예술입니다. 튤립 축제라서 튤립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튤립 그리기


수상 경력이 있는 캐나다 화가 고든 해리슨(Gordon Harrison)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유료 워크샵도 있었어요.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이 캔버스에 튤립을 그리는 과정을 볼 수 있었네요. 


핸드벨 공연


귀여운 꼬마 아가씨들의 핸드벨(Handbell) 공연이었어요. 맑고 독특한 종소리를 내어 '천상의 음악'이라는 평을 받는 핸드벨은 매우 다양한 음색을 지니고 있어, 벨 소리로 노래를 연주할 수 있답니다. 


팝 아트 튤립


팝 아트 Bex의 튤립 작품을 아이들이 색칠해 진열하는 코너가 있었어요. 


사랑 우정


색칠 자료마다 사랑(愛, 한자), 아름다움(Beaute, 불어), 우정(Friendship, 영어) 등 따스함이 느껴지는 단어가 여러가지 언어로 적혀 있었어요. 


붓글씨


한지에 붓글씨를 써주는 곳이었어요. 오랜만에 서예 도구를 보니 반가웠네요.


대나무 메모리폼


요즘 북미에서 대유행중인 대나무 메모리폼 베게(Bamboo pillow)가 판매 중이었어요. 메모리폼 베게에 대나무 섬유로 만든 커버를 씌운 것으로, 50~100달러로 정도로 비싼 편인데도 인기가 많습니다.


히잡


이슬람 전통의상인 히잡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스카프가 판매 중이었어요. 캐나다에도 히잡(hijab), 차도르(chador), 니캅(niqab), 부르카(burka)의 이슬람 전통의상을 고수하는 이민자들이 많은데요. 요즘에 여성들의 인권 신장을 내세운 페미니즘이 확장되면서 이슬람 전통의상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해요.


팬플룻 원주민 악기


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 악기도 보였네요. 인류 최초의 목관악기인 팬플룻(pan flute), 호리병박으로 만든 딸랑이 등이 있었어요. 


원주민 드림캐처


드림캐처(dream catcher) 모양의 귀걸이도 보이네요. 아메리카 원주민이 버드나무의 고리에 그물과 구슬로 장식한 것으로, 고리의 그물망이 악몽을 걸러 내준다고 믿어 머리맡이나 창문에 걸어뒀다고 해요. SBS 드라마 <상속자>에서 박신혜가 이민호에게 선물해줘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유행했었지요. 


캐나다 원주민 버진 울


캐나다 원주민이 만들어 입었다는 핸드메이드 버진 울(virgin wool) 카디건입니다. 버진 울은 공정을 거치치 않는 미가공 양모로 만든 것으로, 원주민을 연상케 하는 고래, 순록 등 동물과 함께 기하학적 패턴을 가지고 있어요. 두꺼운 양모 털실(heavy wool)로 짜서 묵직하면서 따뜻합니다.  


터키 커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추출법으로 커피를 만드는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입니다. 터키식 커피는 체즈베(Cezve) 또는 이브릭(Ibrik)이라는 기구에 곱게 간 원두 가루를 물과 함께 넣어 끓이다가 거품이 흐르기 직전에 불에서 꺼내 5~10초간 식힌 후 다시 끓이기를 3~5회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반복적으로 끓이는 동안 커피 성분이 계속 추출되어 상당히 진하고 묵직한 맛을 가지고 있어요.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가듯이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한 잔 사서 마셨는데, 풍미가 상당했어요.    


터키 카페트

페르시안 카펫이라고도 부르는 터키 카펫은 이동식 주거지에 살았던 터키 유목민의 필수품이었는데요. 장인 정신이 깃든 태피스트리(다채로운 염색사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 기술로 인하여 오늘날에는 호화로운 고급 카펫으로 명성을 얻게 돼 고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터키 전통의상


어느 나라의 옷이냐고 물었더니, 정확한 명칭은 못 알아들었는데, 터키 전통의상이라고 하네요.^^;;  


타투


일회용 문신(3~15달러)도 있었는데,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의 관심이 정말 많아 보이더군요.


이케나바 일본 꽃꽂이


일본의 전통적인 꽃꽂이 예술을 지칭하는 이케바나를 하고 있었는데, 서양인이 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어요. 예전에 캐나다 자연사 박물관의 일본 꽃꽂이 특별전, 오타와 역사박물관의 일본 정원, 몬트리올 식물원의 일본 정원 등을 본 적이 있는데요. 캐나다인이 일본의 꽃꽂이와 조경 기술에 관심이 무척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세계 음식


행사장 밖에도 인도, 터키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 트럭이 있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올해로 네덜란드가 제2차 세계대전 종결과 함께 해방을 맞은 지 71주년이 되었다고 해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작년과 모습이 거의 흡사하여 작년에 쓴 이전 글로 링크로 걸어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살펴보시길 바라요. 

캐나다 다문화주의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우정을 상징하는 튤립 축제를 캐나다 안의 다양한 민족과 함께 기념하고 축하하는 축제로 이끌어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 민족의 고유성을 존중해주는 배려와 끓임 없는 정책적인 시행이 있기에 오늘날의 캐나다가 '다문화주의 국가'로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내 행사장을 벗어나 형형색색 튤립이 가득한 축제의 모습은 아래 링크에 따로 담았으니, 즐거운 볼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 [축제 및 이벤트] - 놓치면 후회해! 매년 60만 명이 찾는 캐나다 튤립 축제


이상으로, 다문화의 매력을 듬뿍 담은 캐나다 튤립 축제의 이벤트 소개였습니다. 오늘 하루도 내 주변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풍성한 하루를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0^/   


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