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를 통해 과학을 배우다!

지난달 토론토 여행 중 온타리오 과학관(Ontario Science Centre)을 찾아갔는데요. 토론토 갈 때마다 자주 들리는 박물관이기도 하고, 현재 서커스 특별전이 있다고 해서 궁금했거든요. 온타리오 과학관에서 열렸던 서커스 특별전을 함께 둘러볼까요?^^  

토론토에 있는 온타리오 과학관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오타와에 소재한 캐나다 과학 기술 박물관의 연간 회원권(가족 $90, 개인 $45)을 사면 농업 식품 박물관과 항공 우주 박물관뿐만 아니라 캐나다 포함 전 세계 300여 개의 과학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국립 과천 과학관도 무료랍니다. 그래서 세금 별도 총 55달러(약 6만원)나 하는 저희 세 가족의 관람비를 내지 않고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  

박물관 무료 관람 정보와 연간 회원권 정보가 더 필요하신 분은 이전 글을 참고하세요.^^

[오타와 볼거리] - 캐나다 오타와 박물관 소개와 무료 관람 총 정리

서커스 특별전이 열리는 곳입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지 않아 좋더군요. 

중앙에 있는 서커스 천막을 연상케 하는 하얀 천막 안에는 서커스 무대와 서커스 의상이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이 다양한 역할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었습니다. 중고생들의 리얼한 퍼포먼스에 작은 서커스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더군요.  

어디선가 환호성이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줄타기(High Wire Acrobats) 곡예 체험장이 있었어요. 3m 높이의 쇠줄에 안전장치를 착용하고 걸어가는 거였는데,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균형 감각보다 평정심이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딸에게 해보자고 하니 쏜살같이 도망갔네요.ㅎㅎ 

서커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묘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있었어요. 

섬뜩한 묘기를 보여주는 전시였어요. 칼을 아래로 누르면 56cm의 칼이 Countess Vanessa 서커스인의 입부터 시작해 식도를 거쳐 위까지 내려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어요. 실제 X-ray라고 하니 무섭더라고요.ㅠ.ㅠ 아이는 멋모르고 눌렀다가 나중에 설명을 읽고 기겁하더군요.^^;; 

서커스나 마술쇼에서 흔히 하는 작은 상자 안에 들어가는 체험이었는데요. 아이가 어떻게 들어가냐고 머뭇거리더니, 쏙 들어가서 행복해합니다. 요건 아이들보다 어른이 해봐야 실감이 날 것 같네요.ㅎ

힘센 야수(Mighty Atom)와 쇠막대기를 구부리는 시합을 하는 체험이었어요. 쇠막대기에 50kg 이상의 체중을 실어 눌러도 쇠막대기가 휘어지는 정도는 머리카락 네 가닥 정도래요. - - ; 쇠막대기를 1cm 정도 휘어지게 하려면, 몸집이 큰 5명의 서커스 광대가 각 끝에 매달려야 한다고 합니다. 힘센 야수를 이기기 위해서는 막대기의 길이를 더 길게 만들던지, 친구를 데려오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네요. 

출처 : Wikipedia

인간 포탄(Human Cannonball)입니다. 후덜덜~ 이런 서커스를 왜 하는 건가요? - -; 실제로 인간 포탄을 시도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인간 포탄(Human Cannonball)의 원리를 배우는 공간이었어요. 펌프의 압력과 손의 힘을 조절하여 목표물을 향해 사람 대신 공을 쏘는 거였는데요. 농구를 할 때 공을 포물선을 그리며 던지는 것처럼, 정확한 궤도를 찾아내야 합니다. 물리와 수학에 의한 정확한 원리를 알고 있다 해도 '인간 포탄'은 말리고 싶어지네요. --;

출처 : Wikipedia

밸런스 바(Balance Bar)입니다. 서커스인이 높은 곳에 설치된 줄을 타면서 들고 있는 막대기입니다. 줄타기하면서 긴 막대기를 들고 있으려면 무게 중심과 균형이 필요하겠지요. 

서커스인이 사용하는 밸런스 바를 통해 회전 역학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광대(clown) 캐릭터를 소개하고 있어요. 왼쪽은 밀가루로 분장한 흰 얼굴 광대입니다. 중간은 웃긴 입에 울상짓는 얼굴을 가진 떠돌이 광대로 주로 서커스를 위한 준비 작업을 도왔다고 합니다. 오른쪽은 가장 많이 알려진 어릿광대로, 빨간 코를 착용하고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서커스의 언어인 Parlari에 관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었어요. Parlari는 유럽 국가 중에서 집시의 분포가 가장 높은 루마니아 집시의 언어로 주로 영국 서커스에서 사용됐다가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서커스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인 고릴라와 코끼리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체험이 있었어요. 코끼리가 하늘을 향해 코를 올려 소리를 낼 때 사람이 들을수 없는 작은 소리도 낸다고 해요. 고릴라는 무려 약 25개의 소리를 내어 의사 표현을 한다고 합니다. 아이 덕분에 저도 새로운 사실을 함께 배워가네요.

서커스 공연장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냄새를 통해 후각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체험 공간이었어요. 사람은 무려 1만 가지의 다른 냄새를 맡을 수 있지만, 다른 냄새보다 역겨운 냄새에 7배 이상 더 빠르게 반응한다고 해요.

서커스의 흥겨움과 긴장감을 높여주는 데 빠질 수 없는 바로 서커스 음악이지요. 실제 서커스 장면에 맞는 음악을 골라 연주해보는 공간도 있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서커스 쇼가 열리지 않았지만, 특별전 무대에서 서커스 쇼가 열리기도 했더라고요. 과학관 내에서 실제 서커스 장면을 보면 기분이 참 새로울 듯합니다. 아이와 함께 서커스 특별전을 둘러보고 나니, 진짜 서커스를 한 번 보러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과학관을 방문하기 전에는 과학과 서커스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20개 이상의 상호작용하는 전시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하는 동안 수학, 물리학, 해부학이 서커스의 묘기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배울 수 있도록 마련돼 있었어요. 위험천만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서커스를 소재로 삼아 과학을 탐험하게 하는 시도가 무척 새로워 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과학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렌즈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과학 경험은 지식의 경계에 도달하게 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 Dr. Hooley McLaughlin -